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다룬다. 600만 명의 유대인을 죽인 홀로코스트(The Holocaust)에서 아돌프 아이히만은 요직에서 자신의 뛰어난 행정 능력을 발휘했다. 재판 전, 대부분의 사람은 아이히만을 악의 화신으로 예상했지만, 재판 전 정신 감정이나 재판 중 그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했다. 여기에 착안한 아렌트는 평범한 우리들도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는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사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순을 느끼며 괴로워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p65, <한나 아렌트의 생각>


이 같은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은 답을 틀리게 말할 때마다 피험자가 450V까지 전압을 올린 것을 보여줌으로써 증거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누군가가, 그리고 나와 그 누군가의 가족이나 친구 누구든 히틀러의 나치 아래에서 행정업무를 하게 되면, 그 체제하에서는 불법이 아니니 노인이든, 여성이든, 아이이든, 600만 명을 죽이는 계획을 세우고, 운용하고, 개선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따르면 말이다.


아이히만도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도 그 자체만으로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우리 모두가 '인류'가 상황에 따라 극악무도해질 수 있다고 보편화시킬 수 있을까? 그 보편화는 불편하게도 '인정'하고 '관용'으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휴먼카인드에서 아이히만으로부터 아렌트가 탄생시킨 악의 평범성과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을 파헤쳤다.

브레흐만이 폭로에 가깝게 이야기해준 아이히만의 그 실체는 다음과 같다.

1960년 이스라엘 비밀 요원에게 체포될 당시 그는 네덜란드의 나치 친위대 (SS) 장교 빌럼 사센(Willem Sassen)과 몇 개월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사센은 유대인 학살의 홀로코스트가 나치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한 거짓이라는 것을 아이히만이 인정하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아이히만은 "나는 아무 후회도 없다!" 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1945년 이미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있다. "나는 웃으며 나의 무덤 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내 양심 속에 500만 명의 인간이 있다는 느낌이 나에게 엄청난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비뚤어진 생각과 환상으로 가득 찬 1,300쪽의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아이히만은 생각 없는 관료가 아니었다는 것이 명백하다. 그는 광신자였다. 그는 무관심이 아니라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  p274, <휴먼카인드>


아이히만의 재판 당시 검찰은 사센의 인터뷰 사본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아이히만이 그 문서가 진짜인지 의혹을 제기했다고 하고, 50년이 지나서 '독일연방 문서보관소'에서 원본을 찾았다고 한다.


내가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아서, 상부의 지시가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든 말든 그저 명령을 따랐다는 것도 새빨갛게 거짓임이 밝혀졌다.


공식 명령이 거의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히틀러의 추종자들은 자신의 창의성에 의존해야했다. 

이들은 단순히 지도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총통의 정신에 맞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를 위해, 그를 바라보고 일했다. p275, <휴먼카인드>


거대한 조립 공장의 한 파트에서 컨베이어 벨트 위로 밀려오는 조립품에 자신이 맡은 나사를 생각도 영혼도 없이 째깍째깍 조립한 것이 아니고, 더 많은 포드 T형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고민하고 애쓰고 몸과 마음을 불사르듯이, 아이히만은 더 많은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내고, 더 빨리 더 쉽게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능과 역량과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었고, 뿌듯해했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아이히만이 될 수 있을까? 브레흐만이 밝혀낸 사실들만 봐도 그렇지 않다. 하지만, 브레흐만은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잘 못  해석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다소 모호하게 이야기했고, 그래서 그녀의 생각과 글을 참조한 사람들이 자기 방식대로 해석했다고 한다.

브레흐만이 말끝을 흐렸다. 왜 그럴까? <휴먼카인드> 자체가 '편향'된 이분법적 사고를 깨기 위한 책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인간은 악하다.", "인간은 선하다.", "주어진 상황에서 누구나 바알이 될 수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와 같은 말 그 자체가 보편성을 띨 때, 우리는 편향된 가치관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쉽게 조정 당하고 의도된 대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보고 '악의 평범성'과 같은 말을 즉흥 삼행시처럼 말한 것은 그것이 보편성을 뛸 때, 어떤 파급 효과를 줄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본다. 그리고 모호함은 결백함이 될 수 없다. 특히 그녀와 같은 철학자의 모호함은 진실을 더 왜곡시켜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 역시 이번에도 인터넷 서점의 이 보라색보다 종이책 보라색이 진짜 에쁘다. 3%가 좋아할 것 같은 광고의 그 보라색)


하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하나를 더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녀는 아이히만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되돌아보지 않아서',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아서', 악이 된다고 한다. 사유하지 않아서 악이 된다고 한다. 한나 아렌트의 '사유' 은총알(silver bullet)은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에서 다루기도 했다.


"이어서 그녀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불쑥 사유의 힘에 호소한다. 근대의 부정적인 발전으로 인한 손상을 가장 덜 입은 것이 사유라는 것이다."

...

"사유도 우리의 미래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유는 활동적 삶의 활동 가운데서도 가장 활동적인 것이며 순수한 활동성의 면에서 모든 활동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p45, <피로 사회>


아렌트는 '행동'과 '사유'를 분리한 것만 같다. 그리고 '행동'의 해법을 '사유'로 삼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에게 행동과 사유는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유하지 않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카를로 로벨리의 최신작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은 자서전 형식으로 그가 가진 반항적이고 뜨거웠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어떻게 이론 물리학에 접목했는지 이야기하며,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이어, 양자역학에서 루프이론을 어떻게 생각해내고 또 발전시켜왔는지 동료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고백한다.


"실험을 통해 가설들이 확인된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응용된 적도 없다." p195,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단단하게 말한다.


"우리가 틀릴 수 있다" p207,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가 그의 네 번째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모두 틀릴 수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그래도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이다.


물론, "악의 평범성" 때문에, 인간이 악의 화신이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게 노력하자는 관점에서 보면 그 논리는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원래 악하기 때문에"라는 전제가 지배층에 의해 오용되고 남용되어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또한, "악의 평범성"의 "사유하지 않음"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 같은 논리는 죄에 대한 사회적 묵인을 초래할 수 있다. 가령, 술을 마셨기 때문에 어떤 행동은 정상일 때보다 가볍게 다루어야 한다는 식의 묵인 말이다.

작은 나이지만, 나는 "악의 평범성"이 "인류의 발전"에 득보다는 실이, 나아감보다는 퇴보가 더 많을 것 같아 이렇게 서평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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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08-17 00: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줄곧 고민하는 문제들(생계 문제 빼고...-.-;;)이 다 여기있네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초딩 2021-08-17 13:15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초란공님!
다 여기있다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
행복한 오후 되세요~

바람돌이 2021-08-17 02: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인간이 가장 어려운것 같아요.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친일파가 되고 누구는 독립운동가가 되죠.
사실 여기에는 많이 배웠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그런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역사가 증명하잖아요.
그걸 뭔가 한가지 이유로 규정짓거나 한가지의 기준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뭐 어렵겠어요?
다만 이런 논의들이 좀더 나은 사람들을 만들고 악인을 만들지 않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딩 2021-08-17 13:18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선택하는 사람들.
그 이유라는 것을 찾아나설 때, 잘 드러나지 않는 배경과 바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니 선택만으로도 논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복잡한 인간과 세상.
말씀하신 것처럼 거시적 관점에서는 우리 인간과 사회가 올바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 같고,
어떤 논쟁과 대립도 그 나아감을 깔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이 북친님들의 고견으로 더 다듬어지고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8-17 08: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도 맞다고 생각했고, 휴먼 카인드의 맥락도 맞다고 생각했어서 페이퍼를 읽으며 스스로의 생각이 의아했어요. 깊이 사유하지 않고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의 사고에 젖어 있는 저에게 경종을 울려주셨습니다.

초딩 2021-08-17 13:20   좋아요 3 | URL
사실, 휴먼카인드를 보고나서 ‘책‘과 또 저명한 ‘저자‘라고 무턱대로 맹신한 것 같아서 많이 반성하고 돌아보았습니다.
적극적 읽기, 비판적 사고, 이렇게 많이 말하는데, 참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저도 딸랑딸랑 자체 경종 울리고 있어요~
좋은 오후되세요~

그레이스 2021-08-17 09: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사유는 책임없음을 의미하지 않으므로, 단순 가담자였든, 괴수였든 시대의 판결과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렌트는 무사유에 대한 경종을 울린것이고 브레흐만은 악의 평범성 뒤에 숨은 무책임을 경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휴먼카인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악한 본성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이어서 그럴까요? 브레흐만은 아렌트의 주장을 다 버리지는 않은 것 아닌가싶습니다.
읽어봐야겠네요

초딩 2021-08-17 13:21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이 조곤조곤 짚어주셔서 더 잘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브레흐만이 아렌트 부분에서 마지막을 흐렸을 때, 좀 의아해하기도했는데, 지금 보니 또 이해가 갑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모나리자 2021-08-17 1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은 많은 책과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지요.
가장 근래에 읽은 작품이라면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에 ‘악의 평범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나와요.
맨 위의 책도 자주 인용되는 책인데 언젠가 읽어봐야겠어요.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초딩님.^^

초딩 2021-09-04 00:19   좋아요 1 | URL
^^ 답글 늦어 죄송합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항상 감사합니다!

가필드 2021-08-17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도 휴먼카인드 읽으셨군요 ^^

초딩 2021-09-04 00:19   좋아요 0 | URL
^^ 반갑습니다 가필드님 ^^
좋은 주말 되세요~

2021-08-18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4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1-08-19 0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힌만은 시키는대로 했던 게 아니고 알면서 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걸 재판에서는 다르게 말했던 건지도... 뭔가 하나로 말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여러 가지 생각하지 않으면 흘러가는 대로 다른 사람도 하는데 그러겠지요 나라도 안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면 좀 나을 텐데 싶어요 그것도 지키기 어려운 일이지만...

《피로사회》 책이 예쁘다고 쓰신 걸 보고 초딩 님은 보라색을 좋아하시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선

초딩 2021-09-04 00:20   좋아요 2 | URL
^^ 네 보라색 예쁜 것 같습니다.
답글 늦어 죄송합니다.
희선님 좋은 밤 되세요~

종이달 2021-09-02 14: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독서괭 2021-09-10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이글 제가 놓쳤었나봐요. 찬찬히 읽어봐야겠어요.

초딩 2021-09-11 13:53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09-10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2관왕 축하드려요~! 주말에 또 서점 가시겠네요 😄

초딩 2021-09-11 13:53   좋아요 1 | URL
^^ ㅎㅎㅎ 넵 오늘 갑니다 ^^
좋은 날 되세요~

그레이스 2021-09-10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초딩 2021-09-11 13:53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9-10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항상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09-10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3   좋아요 0 | URL
이하라님 감사해요 ^^

bookholic 2021-09-10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 님, 이달의 당선작 2관왕 2배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4   좋아요 0 | URL
아구 bookholic님도 축하드려요 ^^ 그리고 감사합니다

초란공 2021-09-10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2관왕 지키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4   좋아요 1 | URL
^^아 초란공님 ^^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09-10 2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2관왕 축하드려요**
초씨집안 화이팅^^

초딩 2021-09-11 13:54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도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1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관왕 하셨다구요. 와 연속타시죠.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5   좋아요 0 | URL
^^ 아구 네 북플님들 덕분에요 ^^
항상 감사합니다~

희선 2021-09-11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쉽게 나빠질 수 있을 거예요 그런 데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써야겠습니다 초딩 님 또 축하합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초딩 2021-09-11 13:55   좋아요 0 | URL
^^ 넵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11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 님. 당선작, 진심 축하드립니다. ^*^

초딩 2021-09-11 13:55   좋아요 0 | URL
앗 페크님 ^^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겨울호랑이 2021-09-1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페이퍼 당선 축하드려요! ^^:)

초딩 2021-09-11 13:55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페이퍼 당선 축하드려요 ^^
감사합니다!

니체 2021-09-11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해 주신 책 모두 읽고 싶네요. 당선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21:00   좋아요 1 | URL
어 니체님 감사합니다 :-)
니체님이 읽고 싶다고 하니 뿌듯하고 좋습니다~
 

몇 달 전 메일함을 보다, 제 북플 포스트의 제목으로 메일이 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이건 뭐지? 솔직히 소름까지 좀 돋았습니다. 누가 장난치는 걸까? 그런데, 발신자는 알라딘이었습니다.

메일을 보니, <북플/서재 뉴스레터> 였습니다.그전에도 그 메일들을 받았는데, 광고 메일 같아서 받자마자 삭제하거나 보관함으로 보냈습니다.

메일을 들여다보고 북플 서평 중에 7편이 소개되어있었고, 제 서평이 첫 번째에 있어서 메일 제목도 제 포스트 제목이었습니다.

그 순간, 이 것은 또 초씨 집안의 영광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로도 생각보다 자주 선정이 되어 <북플/서재 뉴스레터>가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우리 왕성한 활동과 고퀄의 독보적인 서평을 쓰시는 북플님들도 당연히 더 많이 그 뉴스레터에 계시고요.

사실, 저도 5년이 넘게 북플을 했지만, 북플 뉴스레터가 있는지 최근에 알게 되었고, 선정된 북플 친구님들도 모르실 것 같아서 오늘 축하 댓글을 드렸습니다. 이번주는 미미님, 새파랑님, 그레이스님, 단발머리님, scott님, mini74님, 그리고 부끄럽지만 제가 선정되어있습니다.



선정된 제 서평은 <인류세> 였습니다.

인류세 -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되지 말자.


그리고 북플이 검색 기능이 참 안습이라 뉴스레터에 있는 서평 링크를 열거합니다.

미미님: 내밀한 이야기들 https://blog.aladin.co.kr/759250108/12844401

새파랑님: <첫번째, 죽은 사람들>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읽기 https://blog.aladin.co.kr/782803100/12849679

그레이스님: 외투,읽지 못했던 존재의 욕망에 대하여 https://blog.aladin.co.kr/764042294/12851136

단발머리님: 고립은 고독의 사악한 쌍둥이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2842819

scott님: ‘인간의 운명과 역사에 관한 위대한 대서사시‘ https://blog.aladin.co.kr/bunningyears/12856327

mini74님: [마이리뷰] 루시 골트 이야기 https://blog.aladin.co.kr/767512114/12853851


알라딘에 가입한 메일로 뉴스레터가 오는 것으로 봐서, 알라딘 가입자에게 모두 메일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메일은 아래와 같이 옵니다. 사실 (광고)라고 정직하게 머리말을 달고 있어서 스팸 함으로도 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북플 뉴스레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발행되고, 매주 토요일 오전에 그 주의 서평 7편을 선정해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선정이 되면? 일단 너무 감격스럽고 또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방문자가 토요일 피크를 치고 월요일까지 평소보다 많습니다. 아래는 어제 토요일 방문자 수입니다. 첫 번째 서평이거나 제목이 눈길을 끌면 700명까지 하루에 방문하는 것을 경험했었습니다.


북플 뉴스레터가 오늘 매주 토요일 오전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한주 포스팅을 고민하는 다른 이유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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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15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8-15 23:45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08-15 2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다 제 플친님들이라 너무 반갑고 좋아용~ 초딩님 덕분에 이런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용!
초씨 가문에 영광이라니.. 웃겨서 막 웃었는데-제가 붕씨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 진짜 초씨이신 건 아니겠죠?ㅎㅎ

초딩 2021-08-15 23:45   좋아요 4 | URL
ㅎㅎㅎㅎ 현재 저희 문중의 자랑인 ‘초란공‘님이 계시기도합니다. 으하하하
붕씨 가문에 저도 현웃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초‘씨는 아닌데, ‘초‘씨 보다 더 인상적인 성이긴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초딩 2021-08-15 2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 검색 기능이 안습이라 뉴스레터 선정되신 분들 포스트를 주소와 함께 열거했습니다~

대장정 2021-08-15 23: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당연히 선정상품 있겠죠? 축하🎉🎉🎉🎊🎊🎊

초딩 2021-08-15 23:56   좋아요 4 | URL
ㅎㅎ 감격과 부끄러움과 웹 패이지 방문자 수입니다 ㅎㅎ

scott 2021-08-15 2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추카합니다 (인류세) 알라딘 북플은 오류 앱 ㅋ

초딩 2021-08-16 23:38   좋아요 0 | URL
^^ ㅎㅎ 북플 좀 더 개선되면 좋겠어요.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8-16 00: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 초딩님 때문에 좋은 정보를 알게 되었어요 😄 제 글이 저기에 끼어있는게 좀 부끄럽군요 ㅎㅎ

초딩 2021-08-16 23:39   좋아요 1 | URL
앗 새파랑님~
언제나 엄지 척이요 ^^
:-) 좋은 밤 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1-08-16 02: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갑자기 폭발하는 조회수에 의문이었는데 저 뉴스레터 덕인 걸 한참 후에 알았어요 ㅎㅎ수신거부가 되어 있어서 알라딘에 저도 뉴스레터 받게 해주세요!! 하고 한참 문의했는데 정작 받게된 이후로는 선정이 안 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 2021-08-16 23:40   좋아요 1 | URL
아 수신거부가 있었군요.
^^ 저는 열반인님도 곧 다시 뉴스레터에서 자주 뵐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파이버 2021-08-16 08: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한번씩 메일함에다가 ‘광고‘검색후에 싹 비워버려서 몰랐어요… 앞으로는 매의 눈으로★_★살펴봐야겠습니다~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8-16 23:41   좋아요 1 | URL
정말 구글 메일이면 알라딘 메일은 특별히 필터 걸어서 모셔둬야할 것 같아요 ^^ ㅎㅎ
아 갑자기 필터 좀 걸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1-08-16 08: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게 있었군요. 첨 알았어요! 메일함을 잘 확인 안 해서 ㅋㅋ 앞으로는 봐야겠네요.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8-16 23:50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괭이님.
북플앱이 꾸준히 개선되는데, 다른 SNS와 연동도하고 기능도 조금만 추가하고,
이벤트도 살짝 더 해주면,
참 멋진 서비스로 대한민국에 자리 잡을 것 같은데, 좀 아쉽습니다. ㅎㅎㅎ

저희 북플님들 고퀄 서평 보면, 브런치 저리가라라고 생각합니다. :-)

초란공 2021-08-16 08: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들이라 반가운 마음이네요~ ㅋ 초씨 가문의 영광이옵니다~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요~

초딩 2021-08-17 13:12   좋아요 0 | URL
^^ 네 다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매번 선정되어서 좋아요.
그리고 또한 선정하시는 분들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청아 2021-08-16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어제 알려주셔서 스팸함까지 확인했는데 없어서 확인해보니 제가 설정에서 뉴스레터 안받기를...ㅠㅇㅠ(바로 수신으로 변경)
그래서 더 궁금했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올려주셨네요!어쩐지 가끔 방문자가 왜 많은지 의문이 풀렸습니다 초딩님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08-16 14:00   좋아요 5 | URL
저도 수신거부로 설정되어 있었네요 ㅎㅎ 초딩님 아님 계속 몰랐을 거예요

청아 2021-08-16 14:13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입니다~♡ ㅎㅎㅎ😆

초딩 2021-08-17 13:12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이번에 수신거부도 있는걸 알았어요 :-)
이런걸 보면 가끔 (귀찮치않게) 알림을 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에 뭔가 설정 off하면 그게 뭔지 파악하기 힘들어서 no 할 수도 있으니 ^^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맑음 2021-08-16 1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서재의 아이돌 이시군요~!! 멋지십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흔치 않은 초씨 분들이 아주 좋아하셔서 더욱 훈훈합니다~!

초딩 2021-08-17 13:13   좋아요 2 | URL
^^ 앗 아이돌이라고 해주시니 전 또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ㅎㅎ
초씨는 아니지만 더 흔치 않은 성을 가졌답니다. ㅎㅎ
좋은 오후 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8-16 15: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일단 선정되신 플친분들 모두 축하드려요. 저는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열찌미 하는 분들은, 어디서나 열심열심. 이런 플친들 덕에 저는 좋은 책들 낚습니다요. ~~~^^

초딩 2021-08-17 13:13   좋아요 1 | URL
정말 우리 북친분들은 얼마나 큰 선물인지 모르겠어요 ^^
좋은 오후 되세요 행복한책읽기님 ^^

mini74 2021-08-16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씨집안의 영광 ㅎㅎ 너무 귀여워요 초딩님 저도 초딩님덕에 알게 됐어요 *^^*

초딩 2021-08-17 13:14   좋아요 2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니님에게 뭔가 도움을 드렸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행복한 오후 되세요~

희선 2021-08-19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 님 축하합니다 저는 뉴스레터 받아서 알고 있었습니다 다 알겠지 했는데 모르는 분도 있군요 초딩 님이 이렇게 쓰셔서 알게 되기도 했겠습니다


희선

초딩 2021-09-04 00:20   좋아요 1 | URL
언제나 지지와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종이달 2021-09-02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예쁘다.

모든 감상을 쓰기 이전에, 이 책이 너무 예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 어떤 사진과 그 사진에 덧칠된 필터 효과로는 이 단단한 책 표지를 손끝으로 쓰다듬으면 책의 활자들이 조금씩 묻어나와 내 피부에 스며들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할 수 없다.

이 책은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의 내가 지난날을 되돌아볼 때, 문득 특정한 어떤 '순간'과 그 순간으로 연결된 인물과 사건이 지금의 '나'를 결정지었다고 지배적으로 생각이 될 때의 그 순간이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순간들을 경험하지만, 우리의 완전한 세계가 고양되는 순간, (스탕달 Stendhal이 기술한 바와 같이) 모든 진액을 빨아들인 꽃들이 순식간에 한데 모여 결정을 이루는 바로 그 순간은, 언제나 단 한순간, 오직 한 번 뿐입니다. p17, <감정의 불안>


그 때의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결정지어 버렸던 것입니다. p103, <감정의 불안>


연속적인 시간 속에 '일상'은 한정된 공간에서 별반 다를 것 없는 '인물'들과 특별하지 않은 반복되는 일들로 구성되어있다. 날씨며 회의며 이벤트들은 불쑥불쑥 일상에서 특별하게 일어나는 것 같지만 그마저도 주, 달, 분기, 연마다 반복될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인생의 변화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습관으로 야금야금 시도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감정의 혼란>은 다른 방식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단속 평형이론과 같이 인생의 변화는 아주 짧은 시간에 심대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단속 평형이론(斷續平衡理論,punctuated equilibrium)은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 종의 진화 양상은 대부분의 기간 동안 큰 변화 없는 안정기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속한 종분화가 이루어지는 분화기로 나뉜다는 진화 이론이다.[1]

Ref: 위키백과 - 단속 평형이론




60대의 롤란트가 돌아본다.

그저 젊음을 방탕하게 즐기다 기숙사로 찾아온 아버지에게 민낯을 들켜서 어느 조용한 대학으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자신의 내면에 있던 문학에 대한 불꽃을 타오르게 한 교수를 만나 그가 사는 건물에 같이 살며 교수가 구술한 내용을 필사하고 정리하며 책을 써나가는 것에 몸과 마음을 모두 불사른다. 그런데 그 교수는 기이했다. 상냥했다가도 얼음송곳같이 대하고,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친절했다가 마구 화를 내고, 무기력하고 흐릿했다가 강의실의 모든 이를 지적으로 최고의 절정에 끌어올려 환희에 차게 했다. 젊고 매력적인 그의 아내와는 남처럼 지냈다. 그 교수는 그를 사랑했다. 그 교수는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이 아닌 사랑을 그에게 품었지만 참아왔다.

또 갑자기 사라졌던 교수가 롤란트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마지막 입맞춤을 한 후, 괴로워하는 그에게 교수의 아내가 이야기한다.


"괴로워하지 말아요. 롤란트, 괴로워 할 필요 없어요. 나는 다 알고 있었어요. 이미 이럴 줄 알고 있었다고요." p142, <감정의 불안>


문학에 눈을 뜨게 했고, 30년간의 교수 생활을 하게한 계기가 된 그 교수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에서 그 '순간' 중의 하나였다. 


활자의 스며듦을 느끼며 책장을 덮고, 나의 그런 '순간'들을 생각해보았다. 그것들은 이질적이었고, 결이 달랐으며, 계획되거나 의도되지 않았던 것들이며, 무엇보다도 나와 달랐다. 마치 내가 아닌 누군가가 잠시 나에게 들어와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습관의 총량으로 발현된 것이든, 우연히 일어난 일이든 말이다.


순간은 우리를 훨씬 더 변하게 만든다. p205, <감정의 불안>


책의 마지막은 츠바이크가 브라질에서 남긴 그 유명하고 가슴 저미는 유언장으로 맺는다.


바라건대 그들은 이 긴 밤이 지나면 떠오를 아침노을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너무 성급한 이 사람은 여러분보다 먼저 떠납니다. p213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어제의 세계>를 듣고 읽고 그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 번역된 문장들이지만, 그의 점잖고 지적이며 조곤조곤하면서도 단단하며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듯하면서도 깊게 그리고 통찰을 가지고 서사하는 그에게 완전히 빠졌다. 1920~1930년대 최고의 작가였고, 릴케, 프로이트 등 수많은 지성인과 친구였던 츠바이크는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가장 크게 나락으로 떨어진 작가 중의 한 명이며, 마지막 망명지 브라질에서 아내와 동반 자살한 이 비운의 위대한 문호 츠바이크에게 매료되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데모니슈'(demonisch) 즉, 인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 그리고 있는 것들이 많다." p9-11, <감정의 불안>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예술의 오스트리아 빈부터 두 세계 대전을 겪은 츠바이크야말로 어쩌면 '초월적'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집시같이 자유롭고 지적이며, 혜안을 가졌으며 유쾌하며 감성적인 크눌프가 헤세를 투영한 것처럼, <감정의 혼란>은 츠바이크가 현대사의 비극들을 겪으며 통찰하며 겪었던 '순간'들을 자신을 투영하며 쓴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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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14 2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상품페이지의 보라색은 조금 형광펜 느낌인데 사진 속의 보라색 책은 색감이 예쁘네요, 초딩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초딩 2021-08-14 22:50   좋아요 5 | URL
정말 보라색 예쁜데 알라딘 표지는 딴 책 같은 정도에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mini74 2021-08-14 2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사진 정말 좋네요 ~ 순간은 우리를 훨씬 더 변하게 만든다ㅠㅠ 내가 마치 내가 아닌 것 같던 젊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네요츠바이크 책은 다 좋은 거 같아요 *^^*

초딩 2021-08-14 22:51   좋아요 3 | URL
정말 젊은 날의 우연과 광기의 순간들이 생각 났어요 ㅎㅎ
진짜 츠바이크 책 다 사랑해요 😍😍😍

붕붕툐툐 2021-08-14 2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읽으셨군요~ 근데 저 같은 책 읽었는데 초딩님 감상 이렇게 좋은 거 어쩔~ 변화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포착하신 거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츠바이크 전작하고 싶었는데, 잠시 묻어두었던 열정이 살아나네용~ㅎㅎ

초딩 2021-08-14 23:20   좋아요 3 | URL
bookholic 님이랑 툐툐님 서재 보고 감정의 혼란 읽게 되었어요
우리 모두 츠바이크 해요~ ㅎㅎㅎ
이게 무슨 뜻이람 ㅎㅎㅎㅎ 암튼 좋아요 :-)
츠바이크 읽기 ~!

청아 2021-08-14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이렇게 예쁘게 찍으시다니~♡ 책 디자이너가 보면 무척 행복해할것 같아요ㅎㅎ 츠바이크를 읽기 전과 후로 저의 어떤 면이 달라진걸 느껴요. 말씀하신 초월성이 독자들의 마음을 관통하는 건 아닐지ㅎㅎ

초딩 2021-08-14 23:22   좋아요 3 | URL
절대 동감합니다.
정말 츠바이크를 전 이제야 만나다니 ㅜㅜ
그래도 만나서 또 감사합니다 ㅎㅎ
진짜 책 디자이너님의 안목과 솜씨에 감탄합니다

그레이스 2021-08-14 23: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0년 전에 츠바이크 읽을 때는 이렇게 서로 나눌 때가 없어서 혼자만 좋아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를 좋아하는 분들 글을 읽으면 그때 생각이 나네요. 여기에 스티븐 제이 굴드 인용 너무 탁월하시네요!

초딩 2021-08-15 23:39   좋아요 1 | URL
아 그레이스님 ^^
제이 굴드 인용 칭찬에 지금 약간 하늘 날고 있습니다 ^^
그리고 20년전에 읽으셨다니 또 엄지척입니다!

베터라이프 2021-08-15 0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번에도 초딩님 글에 댓글을 남겼지만 슈테판 츠바이크는 정말 파시즘의 전형적인 희생자라고 할 수 있죠. 벤야민도 역시나 그런 케이스죠. 당시 히틀러 치하의 독일이 과연 어땠을지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데요. 제가 허버트 스펜서를 가히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자본가들이 편애했던 사상가이기도 하지만 히틀러가 스펜서와 사회진화론을 엄청나게 탐독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마도 아우슈비츠의 죄악은 어느 정도 사회진화론에서 영감을 얻었을겁니다.

초딩 2021-08-16 23:42   좋아요 1 | URL
네 베터라이프님이 해주신말씀 기억납니다 ^^
그리고 그 때도 벤야민 말씀해주셔서 한 번 보려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진화론‘이 좀 많이 오용된 것 같습니다.
언제나 고견 감사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08-15 01: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순간은 영원하다는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그런 때를 만나고 그때를 알아본다면 좋을 텐데... 그런 게 이야기에는 잘 나타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상으로 나타내는 순간은 그리 짧지 않고 천천히 흘러가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초딩 님이 책이 예쁘다고 하셔서 책도 기뻐했겠습니다


희선

초딩 2021-08-16 23:43   좋아요 2 | URL
^^ 아 희선님의 예쁜 마음이 묻어나느 글과 시는 언제 봐도
마음이 정화되고 또 안식이 됩니다 ^^
돌이켜보면 참 감사한 순간인데 그 때는 몰라서 참 안타까울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08-15 02: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진짜 예쁘죠. 물론 소설은 더 좋지만요. 폭발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 - 단속 평형이론 오늘도 새로운 단어를 깨칩니다. 저 이제 글배우는 사람 같아요. ㅎㅎ

초딩 2021-08-16 23:44   좋아요 3 | URL
^^ 아 바람돌이님 ^^ 안녕하셨죠.
북플에 좋은신 분도 많고 배울분들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바람돌이님께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초란공 2021-08-21 1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굴드 아재닷!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굴드는 가끔 미국판 아재개그를 하는 느낌이 들어요 ㅋㅋ 츠바이크는 제가 다가가려고 하면 항상 달아나는 분입니다. 영접이 어렵네요... ^^;; 츠바이크 좋아하시는 분들 정말 많은 듯 한데요... 오늘 비도 오고...와인 한잔 하실 듯한 초딩님! ^^

초딩 2021-09-04 00:21   좋아요 1 | URL
정말 초란공님의 그 깊이와 지평
저 너무 좋아합니다 ^^
좋은 주말 되세요~

청아 2021-08-21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초딩 2021-09-04 00:21   좋아요 0 | URL
미미님 넘 감사해요~

mini74 2021-08-21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 초딩님도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04 00:21   좋아요 0 | URL
^^미님도 감사합니다~
 
인류세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4
얼 C. 엘리스 지음, 김용진.박범순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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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Cretzen)은 2000년 한 학술회의장에서 절망스럽게 외쳤다. p10


'인류세'가 무엇일까? 굉장히 머릿속이 멍해지는 단어이다. 46억 년의 지구 역사를 지질학에서는 누대(eon), 대(era), 기(period), 세(epoch)로 구성한다. 그렇다. 인류세는 그 중 마지막 단위인 '세'의 한 구분이다. 인류'세'. 흔히, 공룡이 멸종한 시기를 중생대 백악기라고 말할 때의 구분 단위이다. 현재를 "현생누대 / 신생대 / 제4기 / 홀로세"라고 한다. 홀로세는 1만 1700년 전에 시작되었고 따뜻한 간방기라고 한다. 그런데, 왜 현재의 '홀로세'를 두고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고 할까? 지질시대는 '층' 또는 '층서'로 조사 및 추론되어 구분된다. '층'은 우리가 아는 지층에 한 층 한 층 쌓인 그 겹을 말하고, 이렇게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것을 '층서학적' 기록이라고 한다. 그런 층서학적 기록은 '방사성 동위 원소 측정법으로 연대를 계산하는데, 짧은 탄소 14의 반감기가 5730년이다. 우라늄 235와 같은 경우는 약 7억 년이다. 짧은 '세' 중 하나인 현재의 '홀로세' 이전인 '플라이스토세는 약 250만 년이다. 홀로세가 1만 170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했으니, 현재의 '홀로세'는 이제막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이제 막 시작한 '홀로세'에 또다시 층서학적 의미인 '인류세'로 지질시대를 구분 지으려고 할까? 왜 그래야 할까? 지층에 쌓일 것도 없을 텐데 말이다. 그 이유는 '인류'가 지질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줄 만큼 우리의 이 지구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의 이해를 위해 '지구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구 시스템은  지질학자 에두아르트 쥐스(Eduard Suess)가 1875년 출간한 <지구의 얼굴>에서 암석권, 수권, 생물권이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블라디미르 베르나츠키(Vladimir Vernadsky)가 1926년에 <생물권>에서 지구에 대한 최초의 현대 과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The spheres of the Earth system, including the anthroposphere.

[Ref: Physical geography in the Anthropocene]


지구시스템의 인류권(anthroposphere), 생물권(biosphere), 대기권(atmosphere), 수권(hydrosphere), 암석권(lithosphere)의 각 권역이 에너지 및 물질교환을 하며 상호작용을 하는데, 전체 체계의 동력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이다. 이중 생물권은 대기권, 수권, 암석권 사이의 에너지 및 물질 교환을 조절하고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생물권은 지구시스템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마치 온도 조절 장치처럼 지구의 기후를 작용하는 억제피드백(negative feedback)과 강화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을 한다.

먼저 억제피드백을 보자. 태양 에너지가 많아져 지구가 뜨거워지면 유기체는 대기로부터 온실가스를 더 섭취하고 미세입자인 에어로졸을 방출해서 태양 에너지를 방출하는 구름 형성에 일조한다. 거꾸로 지구가 차가워지면 온도를 높이기 위한 온실가스를 더 방출하고 에어로졸 방출을 줄인다.

강화피드백은 Positive Feedback이라고는 하지만, 악순환 같다. 바닷물은 태양 에너지를 잘 흡수하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은 태양 에너지를 대부분 반사한다. 태양이 북극의 얼음을 녹이면 바닷물이 태양 에너지를 더 잘 흡수하고, 이것은 얼음을 더 녹게 해서 지구 온난화가 더 많이 진행된다.

그리고 이런 강화 피드백이 계속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인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혹은 체제 이동(regime shift)에 다다를 수 있다.

이 강화피드백의 악순환이 '인류세' 이야기의 골자이다.

2004년 국제지권생물권계획 보고서 <지구적 변화와 지구 시스템: 압박받는 행성>에서 스테판의 연구팀은 1950년 이후 인간 활동과 지구시스템의 모든 수치가 극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물 사용, 비료 소비, 이산화탄소 농도, 이산화질소 농도, 오존 고갈 등 모든 지표가 1950년을 기점으로 J 곡선을 그린다.



또한, 찰스 데이비드 킬링(Charles David Keeling)의 킬링 곡선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증감하지만, 점진적으로 우상향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지구 대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을 보여 준다.

[Ref: Keeling Curve, Wikipedai]


이 모든 지표의 상승은 무엇을 의미할까? 온난화이다. 즉, 지구가 온난화됨으로써, 우리 인간에 의해서 지구에 '여섯 번째 대멸종'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전달되는 열에 따른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지구 시스템이 인간에 의해 무너지고 강화피드백이 거듭되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상승하는 온도는 다시 정상화될 수 없고, 지구는 계속 가열되어 단지 해수면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필요한 산소와 동식물 생태계가 모두 파괴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심대한 대재앙과 멸종을 일으킬 수 있는 우리 '인간'에게 전 지구적으로 경고하기 위해 우리의 작태를 '인류세'라고 명하는 것이다.

'인류세'는 더 이상 신조어나 유행어가 아니다.  인류세라는 단어는 2014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면서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 인간의 활동이 기후와 환경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간주되는 시대. p261


The term Anthropocene has been adopted to refer to the era of geological time during which human activity is considered to be the dominant influence on the environment, climate, and ecology of the earth.

New words notes June 2014


the Anthropocene noun

the current age, viewed as the period during which human activity has had the greatest influence on climate and the environment

Oxford Dictionary


하지만, 우리 인간의 시대를 지구 역사의 주요한 한 층인 '인류세'로 명명함으로써 경고하고 지구(자연)를 보호하려는 운동을 모두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 부정적인 견해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인간의 '오만'이다. 층서학적으로 '세'를 구분하기에는 연대가 턱없이 짧고 지층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부족하니, 인류세는 과학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오만과 인간중심적 사고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을 자연보다 더 우위에 둠으로써 경외의 대상으로 보존하는 것보다는 소유하고 파괴와 오용을 더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모든 지구시스템의 교란이 대부분 선진국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단연 미국이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인도인 한 명은 미국인 한 명의 10분의 1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100명이 미국인 1명보다 더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것은 한 국가 내에서도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소비하고 각종 가스를 배출한다. 그리고 이렇게 부유한 사람들에 의해 전 지구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자본세(Capitalocen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신자본주의를 겨냥할 것이다.

미래의 언젠가 GAFAM(Google, Apple, Facebo 다섯 CEO만이 세금을 낼 것이고, 그 의미는 그 다섯 명만이 돈을 벌고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 몇몇 글로벌 기업들과 그 기업들과 결탁한 국가들에 의해 지구 역사 46억 년 이래 가장 큰 굉장히 사악하고 치명적인 변화가 지구시스템에 지구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것을 묵인하거나 방치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실 그것을 인류세라고하든 자본세라든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말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저지른 잘못은 그가 오만하게도 첨단기술을 사용하여 새로운 존재를 창조했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피조물을 그냥 방치했다는 점에 있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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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1 00: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덕분에 인류세라는 명칭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되네요. 또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한번 더 확인합니다. ^^

초딩 2021-08-14 21:52   좋아요 1 | URL
아 바람돌이님 안녕하세요~ 저도 ㅜㅜ 인류세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말인지 넘 궁금해서 읽었어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08-11 0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편하게 요약본으로 읽어도 이해가 다 잘돼~ 핵심이 쑉쑉 박히네용~👍
인류세가 인류가 내야하는 세금인가 핬는데, 이런 거였군요~ 저에게도 너무나 유익한 페이퍼였어요~ 묵인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늘어가네요~ 좋은 화두를 던져 주셔서 감사해용!!!
(이번 주는 출근이시죵?^^)

초딩 2021-08-14 21:53   좋아요 2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아 드뎌 평일이 다 갔네요. ㅎㅎㅎ
이제 또 북플친구님들과 수다 떨 시간이네요 월요일도 휴일이고요 ㅎㅎㅎ

새파랑 2021-08-11 08: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이렇게 인류세에 대해 배우고 갑니다. 간접 지식 체험~!@

초딩 2021-08-14 21:54   좋아요 2 | URL
^^ ㅎㅎ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오늘 저녁 시원하고 좋네요 ^^

mini74 2021-08-11 1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인류세. 전 세금인줄 알았어요. 이산화탄소의 많은 양을 바다가 녹였는데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많이 줄어서도 문제라고 하더라고요. 잘 배우고 갑니다. *^^*

초딩 2021-08-14 21:54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조도요
단어를 보는 순간 진짜 머리 속이 하얗게 되었어요. 이게 무슨말일까 ㅎㅎㅎㅎ
좋은 저녁되세요~

scott 2021-09-10 15: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작 !2관왕
인류세가 아닌 당선 추카金

초딩 2021-09-11 14:05   좋아요 2 | URL
Scott님도 금2개 축하드립니다 ^^ ㅎㅎㅎ
좋은날 되세요~

청아 2021-09-10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초딩님~^^*♥

초딩 2021-09-11 14:06   좋아요 1 | URL
미미님 ^^ 감사합니다~

mini74 2021-09-10 15: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딩님
당선 축하드랴요 *^^*

초딩 2021-09-11 14:06   좋아요 2 | URL
미니님 ^^ 감사해요~
좋은 날 되세요~

독서괭 2021-09-10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초딩 2021-09-11 14: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새파랑 2021-09-10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골당선 초딩님 축하드려요 ^^

초딩 2021-09-11 14:06   좋아요 2 | URL
앗 ㅎㅎㅎ 감사합니다.
새파랑님도요 ㅎㅎㅎ

모나리자 2021-09-10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4:06   좋아요 2 | URL
^^ 모나리자님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오늘도 맑음 2021-09-10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 초딩님~^^ 또 축하드려요~!! 늘 축하드릴일만 있었음 좋겠네요. 마음껏 즐기는 주말 되세요😍😍😍😍😍

초딩 2021-09-11 14:07   좋아요 2 | URL
앗 맑음님 ^^
항상 감사해요 ^^
넘넘 감사드려요 :-)

그레이스 2021-09-10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서니데이 2021-09-10 18: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09-10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4:07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 bookholic님도 축하드려요~
좋은날 안전한날 되세요~

페넬로페 2021-09-10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4:07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
감사합니다!

희선 2021-09-11 0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 님 축하합니다 앞으로는 인류가 지구를 더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초딩 2021-09-11 14:08   좋아요 2 | URL
^^ 네 맞습니다 ^^
희선님 좋은 날 되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2021-09-11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프레드릭 배크만의 <불안한 사람들> 때문에 읽었다. <불안한 사람들>에서 (특히 오디오북에서) 인자하고 소녀같이 수줍지만 로맨스 가득한 에스텔 할머니가 <베니스의 상인> 연극에 참여했고, 그때의 대사를 읊는 대목을 보고 몹시 읽고 싶어졌다. 에스텔 할머니는 앞집 할아버지와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책으로 인연을 맺어 서로 책을 교환해보며 노년에 하트 뿅뿅한 사랑을 한다. 책을 교환하다 마지막엔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 열쇠를 준다. 그리고 끝. Nothing happened. 하지만 에스텔은 그것이 자기가 한 불륜이라고 말한다. 귀엽다. 그리고 그 열쇠 덕분에 은행 강도는 완벽하게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에스텔 할머니가 <베니스의 상인>을 거론한 곳은 다음과 같다. <불안한 책>을 다시 꺼내 해당 부분을 겨우 다시 찾았다.




<베니스의 상인>에도 출연한 적 있어요.

...

"아, 나 그 작품 좋아해요. 멋진 대사가 있어요. 불빛 어쩌고 하는 거!" 에스텔은 명랑하게 외쳤지만 어떤 대사였는지 죽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불안한 사람들> p404


바로 그 순간 에스텔은 연극 대사를 기억해내고 이렇게 선포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저 불빛이 나의 집 현관에서 이글거리고 있구나. 저 조그만 촛불이 얼마나 멀리까지 빛을 비추는가! 그러니 이 타락한 세상을 선행으로 비추자꾸나." 

<불안한 사람들> p405


마지막으로 에스텔이 여러 지점에서 언급한 작가들은 등장 순서대로 다음과 같습니다. 

...

웰리엄 셰익스피어 (405쪽) 

감사의 말, 

<불안한 사람들> p483


일단, 에스텔 할머니가 너무 멋있어서 저 대사도 더욱 빛난다. 그런데 <베니스의 상인>은 나는 읽었던가? 줄거리도 가물가물하다. 어디서 소개 글을 읽었던가. 그래서 언젠가 잠실 알라딘에 갔을 때 "방금 팔고 간 코너"에서 보이자마자 집어 들었고, 읽었다.

그리고 찾았다. 프레드릭 배크만이 영어나 스웨덴으로 된 <베니스의 상인>에서 발췌한 부분을 스웨덴으로 <불안한 사람들>에서 썼고, 그것을 이은선 님이 한국어로 옮겼고, 나는 문학동네의 이경식 님이 번역한 <베니스의 상인>에서 같은 부분을 찾아야 하니, 그 문장을 찾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한 문장이 몇 번의 변신을 한 것을 다시 맞추는 작업 같았다. 불행하게도 <베니스의 상인>을 한창 읽을 때는 <불안한 사람들>에서 인용한 부분을 찾아야겠다는 당초의 목표를 잊어버렸다. 나는 바보니깐. 그런데 느낌이 딱 왔다. "우리 눈에 보이는 저 불빛이 나의 짚 현관에서 이글거리고 있구나." 저건 분명히 포우셔가 남장을하고 베니스로 가서 명재판 끝에 앤토니오를 구했지만, 곧 결혼할 남편 바싸니오가 남장을 한 자신이 간곡히 부탁하자 자기가 절대 남에게 주지 말라고 했던 반지를 끝내 줘버린 것에 단단히 화가 난 채 집으로 돌아가는 대목에서 했던 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포우셔: 저기 보이는 불은 우리 집 대청에 켜진 불이다. 작은 촛대가 참 멀리까지 빛을 던지고 있구나! 선행도 이와 같아서 사악한 세상에 빛을 비추고 있어. 

<베니스의 상인> p141


이쯤 되면 내가 무엇을 여기에 더할지 나 자신도 안다. 원문을 보고 싶었다. 다시 미국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를 사야 하나 고민했지만, 애플 iBooks에서 검색해보니 <베니스의 상인>이 공짜다! The Merchant of Venice!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at light we see is burning in my hall.

How far that little candle throws his beams!

So shines a good deed in a naughty world.”


 p178

Excerpt From

The Merchant of Venice

William Shakespeare

https://books.apple.com/us/book/the-merchant-of-venice/id916363781


번역만 보면 그래도 문동이 좀 더 잘 번역한 것 같다.


<불안한 사람들>, 문동 <베니스의 상인>, 애플 iBooks 공짜 버전의 의 세 부분을 모두 보았다.

문장의 해석은?

첫 문장에서는 자신이 준 반지를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사람에게 줘버린 곧 남편이 될 사람에 대한 분노가 느껴진다. 포우셔가 반지를 바싸니오에게 주며 이 반지를 그 누구에게도 주면 안돼요라고 말할 때부터 어리석고 저주받은 모든 남자의 불행이 예감되긴 했고, 정말 일어 터지고 말았다. 이젠 죽었구나. 딱 걸렸네. 그것도 남장한 연인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이 작은 책으로 세상에 많은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셰익스피어의 의지가 엿보인다. 셰익스피어의 책이니 절대 작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문장은 선한 것을 이 무례한 세상에 넓게 펼치자는 것인데, 무엇이 선한 것일까?


무엇이 선인지의 문제 이전에 부딪히는 의문이 있다. <베니스의 상인>을  다읽고 해설을 읽으면, 독자가 굉장히 어려워했던 문제를 해설도 똑같이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가 주인공이지?" 모두가 어중간하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곤경에 처한 앤토니오가 주인공이기에는 너무 싱겁다. 돈 빌려주고 샤일록을 멸시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좀 극적인 것을 그래도 찾아보면 몇 줄로 나오는 그의 상선이 난파한 것 정도. 앤토니오에게 돈을 빌리고 사랑을 얻은 바싸니오는 별로 귀감을 주기 힘들다. 젊을 때 흥청망청 잘 놀다 좋은 친구 덕에 포오셔에게 갈 여비와 선물 살 돈을 얻었고, 상자 찍기를 잘해서 포오셔와 결혼하게 될 행운을 누리지만 칠칠찮다. 반지도 줘버렸고. 포오셔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등장 횟수가 많지 않고 셰익스피어 자체가 여자를 아주 비중 있는 인물로는 두지만, 주인공으로는 잘 삼지 않는다고 한다. 돈에만 눈이 먼 유대인 샤일록일까?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큰돈을 벌었다고 온갖 멸시를 당하고 그 복수를 꿈꾸지만, 그 살 1파운드만 사람에게서 잘라내는 것은 현대의 첨단 기술로도 어림없어 결국 재판에서 대패하고 재산까지 몰수당하는 이 사람일까? 그 외 친구들은? 강남 따라 가기 좋아하는 친구들뿐이다.


주인공은 모르겠지만, 다시 '선'이 무엇인지로 돌아와 보자. 전하려는 바는 다음과 같음을 두 번 정도 생각에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셰익스피어는 이 극에서 기독교인들을 위선자들로 그리는 한편 박해받는 유대인, 인정이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강심장의 샤일록을 오히려 연민을 갖고 그렸다고 볼 수 있다.

<베니스의 상인> p228


셰익스피어가 유대인이라면 몰인정한 고리대금업자로 정의되던 자신의 시대의 보편화된 유대인상을 도외시할 수는 없었을 것임을 고려해보면, 기독교인들과 유대인에 대한 이와 같은 주장은 가히 진취적이고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베니스의 상인> p230


다수가 편견에 사로잡혀 극소수인 유대인 샤일록을 매도하고, 그의 절규와 같은 계약 이행 또한 도리어 화가 되어 샤일록은 파산하게 되지만, 그 모습이 권선징악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앤토니오도 바싸니오도 그리고 그들의 모든 친구도 당당하게 그 승리의 주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 모두를 구한 포우셔가 통쾌하게 재판을 이기지만, 결국 그 '반지'로 그녀는 씁쓸함을 느꼈고, 바싸니오도 앤토니오도 담백하지 않으며 비굴해 보일 뿐이다. 그런 것들이 결말 자체를 희석해주며 비열해 보이는 샤일록을 가련하게 보이게 한다.

그래서 또 한 번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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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2021-08-01 23: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불안한 사람들 읽고싶어요~

초딩 2021-08-02 00:16   좋아요 5 | URL
불안한 사람들 넘 좋아요. 좀 따뜻하고. 그리고 서사하는 방식도 스웨덴식(?) 이라 독특하고 좋고요 ㅎㅎ

청아 2021-08-01 23: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표지가 너무나 근사하네요~♡ 언젠가 읽어야지 하던 작품ㅎㅎ

초딩 2021-08-02 00:23   좋아요 5 | URL
빙고 빙고 빙고
사실 저도 북플 피드에서 표지 보고 ㅜㅜ 완전 매료 되었어요. 일단 저 금칠 ㅜㅜ 아 멋져요 ㅎㅎ

바람돌이 2021-08-02 0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는 역시 표지가 대박!!! 셰익스피어의 참맛을 저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햄릿 보다가 집어던짐요. 너무 재미가 없어요. ㅠ.ㅠ

초딩 2021-08-02 00:20   좋아요 4 | URL
일단 역동적인 오디오북으로 초벌구이 추천드립니다!
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모두 오디오북 먼저 듣고 봤어요 ㅎㅎㅎ
초벌구이 추천요! 좀 지루하면 딴생각하는 여유도 ㅎㅎ 챙길 수 있어요

붕붕툐툐 2021-08-02 0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우! 공짜!!ㅎㅎ
끝내 여러 번역을 거쳐 읽어낸 문장이 왠지 감동적이에요~ 원서 찾아 읽으신 것도 멋지고요~ 한 책에 나온 작품 연결되어 또 읽을게 생기는 현실. 그걸 해내시는 초딩님~👍
이 페이퍼에서 동의할 수 없는 한 문장. ‘나는 바보니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 2021-08-02 00:24   좋아요 5 | URL
ㅜㅜ 일요일 저녁
만사 모르겠고
와인 홀짝 거리면서
좀 여유롭게 북플 친구님들 피드도 평일 보다 자세히 보고 댓글도 달고
그럴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넘 좋아요
그리고 그 가장 코어에 툐툐님이 계시죠!!!!

붕붕툐툐 2021-08-02 01:18   좋아요 3 | URL
와우!! 제가 코어라닛!! 너무 영광입니당~ 춤이라도 추고 싶네요~💃💃
그런 시간 진짜 참 좋죵? 저도 갑자기 와인을 까야하나 싶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1-08-02 00: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릴 땐 그저 포우셔가 멋있다^^는게 감상의 전부였는데 초딩님 글을 읽으니 한 대사에도 많은 뜻이 담겨있단걸 알게되었어요
셰익스피어는 역시 위대하고, 대사 한줄에서 위대함을 찾아내는 초딩님도 대단하세요👍

초딩 2021-08-03 13:15   좋아요 1 | URL
우앗 파이버님 칭찬 감사합니다 ^^
포우셔 넘 멋진 것 같아요. 특히 저 시절에 저런 캐릭터를 그려내다니 역시 셰익스피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1-08-02 06: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불빛에 대한 문장 너무 좋네요~!! 영문도 그렇고 국문도 그렇고ㅜㅜ

초딩 2021-08-03 13:15   좋아요 1 | URL
ㅜㅜ 정말 저 문장 하나로 책을 읽게 되었어요 ^^
에스텔을 만나고 싶어요 ^^

초란공 2021-08-02 0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셰익스피어에 입덕하는 방법으로 오다오북도 좋을 것 같네요~

초딩 2021-08-03 13:16   좋아요 1 | URL
ㅎㅎ 네 맞습니다.
일단 뭔가 거대하면 오디오북으로 초벌구이!!!
두꺼운 책들은 죄다 오디오북 나왔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mini74 2021-08-02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셰익스피어 ㅠㅠ ㅎㅎ 저 어릴 적 읽고 샤일록이 너무 짠하단 독후감 썼다가 선생님이 빨간 줄 좌아악 끄어서 다시 던져주신 기억이 ㅠㅠㅠ 베니스의 상인이 왜 초등 독후감 목록애 있었던 걸까요. ㅎㅎ해석이 너무 좋습니다 *^^*

초딩 2021-08-03 13:16   좋아요 2 | URL
이럴수가 미니님의 통찰을 선생님이 몰라주셨네요.
대단하십니다!!! ^^

초란공 2021-08-03 13:27   좋아요 2 | URL
저의 40대 감성을 이미 초등학교 때 지녔던 귀하신 분이로군요~^^ ㅋ

초딩 2021-08-03 13:43   좋아요 2 | URL
초란공님, 혹시 미니님이 초미니74 님이 아닐까요? 우리 초씨!!! ㅎㅎㅎ

moonnight 2021-08-02 1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_@; 멋져요♡ 셰익스피어의 위대함도 느낄 수 있는 분들에게 느껴지겠지요. 초딩님 존경합니다^^

초딩 2021-08-03 13:16   좋아요 1 | URL
아 ^^ moonnight님 감사합니다 ^^
♡ 도 넘 감사요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