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별이 흐르는 소리를가락에 담아.
꽃송이 벌어지는 몸짓을가락에 실어.
도랑물 구르는 얘기를가락에 녹여.
아이들 자지러지는 웃음을가락에 품어.
어머니 젖 물리는 손길을가락에 놓아.
햇살이 건드리는 사랑을가락에 두어.
흙이 일어나는 기지개를가락에 삭혀.
내 노래는내 하루 엮은 숨결.
4345.4.1.해.ㅎㄲㅅㄱ
봄
뭇목숨 살리는 봄볕고을마다 골고루내리쬐는데,
어느 고을에서는매화꽃 하얗게 눈내리고,
어느 고을에서는보리싹 푸르게 빛나고,
어느 고을에서는아파트 유리창 빛살 눈부셔.
갓난쟁이는 마당을 기며등판이 따뜻하고,
다섯 살박이는 흙밭에서흙투성이 손발 따뜻하며,
빨래 너는 어버이는후박나무 그늘에서 살짝 쉰다.
4345.3.29.나무.ㅎㄲㅅㄱ
풀
마당 가장자리시멘트 틈새갓과 쑥
봄볕 받고푸르며 싱그러운 빛가득 담아고소한 냄새집안으로 스밀 때
한 잎두 잎석 잎넉 잎
뜯어서 먹습니다.
4345.3.26.달.ㅎㄲㅅㄱ
말
참새가 지저귀고박새가 노래하며직박구리가 떠들고노랑할미새가 속삭이는
다 다른 말다 다른 삶다 다른 넋.
4345.3.25.해.ㅎㄲㅅㄱ
까마귀
하늘을 날고벌레를 잡고동무를 사귀고바람을 맞고햇살을 쬐다가는풀섶에 깃들어 자고사랑을 꽃피워새끼 낳아 돌보며어린 목숨들한테 날갯짓 가르치는
까마귀.
4345.3.24.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