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3.4. 나누는 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구나 모든 일을 한 사람 기운으로 합니다. 다만, 하나이되 함께인 기운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삶을 저마다 새롭게 지으려고 다 다른 몸을 입고서 이 별에 태어났고, 다 다른 몸에 다 다른 마음이 깃듭니다. 겉으로도 다르게 생겼고, 말소리도 다르며, 마음빛도 다른데다가, 이루려는 꿈이 다릅니다.


  그런데 다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제(하나) 기운으로 일어서서 스스로 하루를 짓되, 이 다 다른 하나인 사람들이 모여서 푸른별을 이루었고, 푸른별에서 뭍하고 바다로 나누었고, 들숲바다에 시골서울로 또 나누었으며, 고을에 고장에 마을로 나누다가, 조그맣게 보금자리로 더 나누었어요.


  굳이 나누지 않더라도 다 다른 숨결인데, 이처럼 나누어야 ‘나’를 느낄 수 있을까요? ‘나’를 보고 느끼고 알고 배우려고 ‘너’를 바라보면서 ‘나’를 다시금 들여다볼는지 모릅니다.


  “숲노래 책숲”이 언제 비롯했는지 뚜렷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2019년에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내놓느라 글을 여미면서, ‘이미 열 살 무렵’에 혼자 천자문을 익히고 한문을 배우고 그때 국어사전·옥편을 통째로 외우다시피 읽으며 ‘말더듬이로 놀림받는 말씨’를 추스르며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여덟 살에 어린배움터에 처음 들어가며 ‘말더듬이’를 놀림받은 일도 빌미였다고 여길 만합니다. 말더듬이에 혀짤배기가 안 더듬고서 혀를 놀릴 말은 ‘한자도 영어도 아닌, 가장 수수하며 쉬운 우리말’이었거든요.


  푸른배움터를 다니던 열일곱∼열아홉 살에 국어사전을 다시 두 벌 통째로 읽었고, 열린배움터에 들어갔다가 그만두면서 혼자 국어국문학 책을 샅샅이 뒤지고, 우리나라 낱말책을 다 찾아서 읽다가 1994년부터 혼책(독립출판물)을 냈어요. “숲노래 책숲”은 2007년 4월 15일에 인천 배다리에서 처음 열었되, ‘책숲종이(도서관 소식지)’는 1994년부터 이미 냈어요.


  지난 2022년 12월에 셈틀이 맛가느라 예전 셈틀에 깃든 글·사진은 통째로 잠들었는데, 가만 보니, 그동안 해온 일을 스스로 너무 밀쳐놓았다고 느껴요. 여태 낸 ‘책숲종이’를 헤아려 ‘1001’부터 새로 하려고 생각합니다. 이제 ‘즈믄 + 첫’ 걸음입니다. 1994년부터 혼책으로 내놓은 책숲종이를 다 잊으려 했는데, 구태여 ‘잊기’보다는 ‘잇기’를 해야겠다고 여겨, 그동안 낸 책숲종이를 어림해 보고서 매기는 ‘1001’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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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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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2.24. 심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낱말풀이를 할 적에는 낱말 하나가 막히면, 잇달아 100이나 200뿐 아니라 1000이나 2000이 줄줄이 막힙니다. 이럴 적에는 어떻게 하느냐 하면 손을 놓습니다. “이 낱말을 풀이하려면 더 살아내고 살펴보고 생각하면서 둘레를 느껴야 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입니다.


  낱말책을 짓는 사람한테는 마감이 없습니다. 마감을 세워도 안 됩니다. 배우고 익히고 갈고닦아서 “자, 이제 물처럼 술술 흘러나오는구나!” 하고 느끼는 날까지 가만히 볼 뿐입니다. 갓난아기가 목을 가누고 뒤집고 기고 서고 걷는 결을 다그칠 수 있나요? 그저 사랑으로 지켜보고 바라볼 뿐이에요. 낱말 하나를 풀이할 적에도 ‘아직 뜻풀이를 못 하겠다’면 ‘이 낱말하고 얽힌 삶·살림’이 어떤 실마리인지 다 모른다는 뜻입니다.


  뜻풀이란, 삶을 풀어냈을 적에 저절로 해내는 길입니다. 글쓰기도 이와 같아요. 부디 억지로 글을 쓰지 맙시다. 스스로 오늘 하루를 사랑으로 살아내는 살림꽃을 피우면 언제 어디에서나 글은 빗물처럼 내리고 눈송이처럼 퍼붓습니다.


  쉬우면서 수수한 우리말 ‘몸·모습·모·목’이 서로 어떻게 얽히는가 하는 실마리를 어제 낮에 드디어 매듭을 지었습니다. 다른 낱말도 그렇지만, 실마리를 다 풀고 나면 “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고 느껴요. 이제 앞으로 두 낱말을 더 풀어내고서 철수와영희 펴냄터로 《삶말 꾸러미》를 넘기려 하는데, 하나는 ‘심다’이고, 둘은 ‘자리’입니다.


  우리말 ‘심다’랑 ‘심’은 늘 맞물릴밖에 없어요. 어떤 이는 곧잘 한자 ‘心’을 붙이곤 하지만, 우리 살림살이를 두루 볼 적에 ‘새알심’이나 ‘소매심’이 한자 ‘心’일 수는 없습니다. 풀줄기나 나무줄기 속에 깃든 ‘심’도 ‘心’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싯심·삼심’에서 ‘실’을 얻어요. 속을 이루는 든든하면서 아늑한 한복판이기에 ‘심’이고, 이 심을 풀어서 새롭게 엮고 짓는 길로 삼기에 ‘실’입니다.


  눈치가 빠르다든지, 시골에 사는 분이라면 이미 알 텐데, 우리말 ‘심’은 ‘힘’하고 같은 낱말입니다. ‘심 = 힘’입니다. 그러니 ‘나무심기·씨앗심기’를 할 수 있어요. ‘심줄 = 힘줄’이요, 이 얼거리인 터라 ‘실’은 그토록 가늘고 길면서도 날실씨실로 엮어서 든든하고 포근한 옷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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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2.17. 탄광 침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날마다 몇 낱말을 놓고서 새롭게 풀어내다가 가늘게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바라기를 하고 나무바라기를 합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몸’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거의 풀 듯하다가 ‘모두·다’ 두 낱말이 얽힌 실타래를 풀려다가 멈추었습니다. 그냥 밀어붙여도 되지만, 마음에서 김이 몽글몽글 피어나면 모든 일을 멈춥니다. 더 돌아보고서 배울 대목이 있기에 마음에서 김이 나거든요.


  뒤꼍에 올라 푸릇푸릇 올라오는 풀을 살피다가 여린쑥을 보았고, 한 포기를 톡 뜯어서 혀에 얹으니 사르르 녹는 겨울맛에 봄내음입니다. 모든 나물은 늘 그곳에서 바로 훑어서 날로 누릴 적에 가장 싱그러운 빛이에요. 오래 두려고 말려서 묵나물로 삼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해바람빛을 물씬 담아놓습니다. 묵나물을 건사할 수 있는 나날이란, 해바람빛을 담아낸 동안이라고 할 테지요.


  저녁에 문득 한자말 ‘침수’를 갈무리하다가, 두 가지 ‘침수(沈水·浸水)’가 있는데 자칫 하나로 뭉뚱그릴 뻔했다고 느낍니다. 헐레벌떡 둘을 갈라놓다가 ‘침범·범람’을 갈라놓고, 이윽고 ‘탄광·광산’이란 한자말을 그냥 쓸는지, 새말을 지을는지 생각하다가 잠자리에 들기로 합니다. 등허리를 펴고 한동안 누웠더니 ‘돌’이란 낱말을 “그저 단단히 뭉친 것”으로뿐 아니라 ‘광물·광석’을 가리킬 적에도 예부터 으레 쓴 줄 깨닫습니다.


  ‘돌밭’이라고 하면 돌이 많아서 쓰기 어려운 땅을 흔히 가리키지만, 새롭게 살려쓰는 돌이 많이 나는 곳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돌밭 ㄱ = 돌무더기·자갈밭’으로, ‘돌밭 ㄴ = 돌기름밭’으로 가를 만해요. 다른 곳에 붙이는 ‘-밭’은 넉넉히 가꾸어 누리는 곳을 가리키는데, ‘돌밭’만 “돌이 많아 못 쓰는 땅”으로만 쓰기에는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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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3.2.12. 밤낮 대가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있는 〈카페 보아즈〉에서 2023년 2월 28일까지 ‘노래그림판(동시그림판)’을 내겁니다. 2월 11일에 작은아이하고 새삼스레 찾아가서 노래그림판 23자락을 갈았습니다. 늘 커피콩을 받는 곳인데, 어제는 ‘쑥 라떼’를 처음으로 마셔 보았습니다. ‘코코아’만 마시다가 문득 마셔 보는데 쑥처럼 향긋하면서 살짝 핑 돌도록 즐거운 맛입니다. 쑥잎을 보름쯤 햇볕을 듬뿍 먹이고서 뜨거운 물에 우리면 피어나는 내음을 얼핏 느끼면서 즐거웠습니다.


  우리말 ‘모·몸’이 얽힌 실타래를 오늘은 풀어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밤낮’하고 ‘대가리’ 말밑을 먼저 풀었습니다. 스스로 우리말을 차근차근 익히면서 생각을 갈무리하는 분이라면 얼핏설핏 다 알 텐데, ‘밤 = 밝다’로, ‘낮 = 낮다’로 얽히는 얼개입니다. 어떻게 ‘밤’이 ‘밝음’을 가리키는지 알쏭하거나 궁금한 분들은 그저 수수한 우리말을 하나하나 짚어 보면 누구나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낮’도 매한가지입니다. ‘밤낮·별해’가 나란히 맞물려 돌아가는 우리말입니다.


  대숲은 대나무숲입니다. 대나무는 봄철 싹을 밥살림으로 사람한테 이바지한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이보다는 대숲이 한 해 내내 들려주는 바다노래 같은 숲바람노래가 사람한테 더없이 이바지합니다. 그렇기에 예부터 보금자리나 마을을 대숲으로 둘러 왔습니다. 이 수수께끼를 차근차근 짚는 시골살림을 곁에 둔다면, 왜 ‘대단하다·대수롭다’라는 우리말이 있고, ‘대머리·대가리·바지랑대’하고 ‘대다·댕기’가 맞물리는지 깨닫고는 눈을 번쩍 뜰 만합니다.


  이럭저럭 말밑을 추스르고 보니 《새로 쓰는 삶말 꾸러미 사전》은 어느새 글종이(원고지) 2000자락을 넘길 만큼 글을 모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4000자락쯤 추슬러서 내놓고 싶으나, 몇 꼭지만 더 매듭지어서 철수와영희 펴냄터로 보내려고 합니다. 그야말로 거의 끝나가는 큰일 하나입니다. 새롭게 꾸러미(어원사전) 하나를 내놓으면 나라 곳곳 마을책집을 사뿐사뿐 마실하면서 우리 말밑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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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3.2.3. 예스 펀딩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리책집 〈예스24〉에서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라는 책을 ‘도르리(북펀딩)’로 미리장만을 한다. 잘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은 줄거리로 읽기는 할 텐데, 책이름은 “나무가 들려주는 어두움”이나 “나무한테서 읽는 어두움”처럼 우리말씨로 붙이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한다. ‘-의 + -에 대하여’는 ‘일본말씨 + 옮김말씨’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106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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