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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채 1
김영숙 지음 / 서초미디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 공장만화인 <소녀 교수>를 서지사항으로 올린 데는 없는 터라

이녁 다른 작품에 이 글을 걸친다 ..


만화책시렁 30


《소녀 교수 1》

 김영숙

 도서출판 샘

 1992.2.25.



  책끝 간기에 ‘문하생 지망생 모집·스토리작가 모집·신인작가 모집’ 알림글이 깃든 《소녀 교수》라는 만화책이 나온 1992년은 저로서는 고등학교 2학년 나이였고, 한창 대학입시에 바빠 만화책을 거의 못 보던 나날이었습니다. 이즈음 한국에서는 ‘만화공장’이 한창 돌아갔는데요, 이른바 문하생이란 이름으로 젊은이가 대여점 만화를 마구 찍어내듯 그렸지요. 요즘도 아직 만화공장을 돌리는 분이 드문드문 있는 듯합니다만, 1990년대 저물 즈음 이런 만화는 거의 사라져요. ‘시간 죽이기’라고 할까요, 줄거리나 이야기를 따지기보다 권수를 늘려 읽어치우는 만화방은 인터넷한테 자리를 물려줍니다. 《소녀 교수》를 훑으면 딱히 줄거리나 이야기라 할 만한 결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억지로 다음 꼭지를 붙이는 흐름입니다. 예전에 이런 만화가 넘칠 적에는 못 느꼈는데, 사람들이 만화를 그토록 많이 보거나 아꼈을 적에, ‘만화 찍어내기’ 아닌 ‘만화짓기’를 했다면, 그림도 줄거리도 살뜰히 살리는 길을 갔다면, 우리 삶이나 문화는 부쩍 달라졌으리라 봅니다. 한국 만화가 누구나 테즈카 오사무 님처럼 될 수 있었으나 그 길을 안 갔습니다. ㅅㄴㄹ



“하는 일마다 걱정되게 하니 이 아기교수님을 불안해서 어떻게 보고 있지?” (9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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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의 계단 6
무츠 도시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29


《천국으로의 계단 6》

 무츠 토시유키

 이영신 옮김

 학산문화사

 2003.7.25.



  ‘하늘나라로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어릴 적에 곰곰이 해 보곤 했습니다. 어릴 적이란, 국민학교를 다닐 무렵으로, 1980년대 한복판입니다. 이런 생각은 으레 수업을 받을 적에 했으며, 담임 교사 목소리라든지 동무들이 떠드는 소리를 하나도 못 듣는 채 혼자 푹 생각에 잠기는데요, 갑자기 머리통을 내리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어요. 수업 받으며 딴청부리지 말라고 꾸중을 받습니다. 어쩌면 그때에, 아뭇소리를 안 듣고 생각에 깊이 잠기던 그때에, 저는 참말로 몸은 교실에 두고 넋은 하늘나라에 다녀왔을는지 모릅니다. 《천국으로의 계단》 여섯걸음을 읽으면 ‘하느님이 일깨워 준 초능력’으로 사람들 속내를 읽고 하늘나라도 마음대로 드나드는 젊은이가 나옵니다. 이 젊은이는 힘겹지만 씩씩하고 착한 이웃을 도우려고 마음을 기울이는데, 언제나 엇비슷한 마무리예요. 모두들 이 젊은이한테서 도움을 받기보다는 모두들 이 젊은이를 도와줍니다. 힘겨운 이가 외려 돕는달까요? 착한 마음이기에 도울 수 있고, 씩씩한 몸짓이기에 스스로 가시밭길을 헤치면서 활짝 웃음꽃을 터뜨리는 눈물꽃을 짓습니다. 눈물꽃을 피우기에 웃음꽃을 터뜨려요. ㅅㄴㄹ



“엄마는 옛날에 올림픽에 못 나갔던 거, 전혀 후회하지 않아. 왜냐하면, 올림픽보다 아키오가 훨씬 훨씬 소중하니까. 아키오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고 다시 달려야겠다고 생각했어. 엄마가 달리는 모습을 아키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어땠니? 엄마 멋있었어? 이제 기운 차릴 거지?” (94∼9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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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14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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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28


《요츠바랑 14》

 아즈마 키요히코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4.30.



  《요츠바랑》 열네걸음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합니다. 열세걸음이며 열두걸음이며 열한걸음이며 읽을 적에도 ‘다음 책’은 더 사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또 다시 사고는 거듭 뉘우칩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잇기보다는 질질 끄는 이 만화를 말이지요. 요츠바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책을 읽는 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지만, 이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은 앞으로도 자랄 낌새가 없습니다. 어린이 요츠바뿐 아니라 둘레 어른도 거의 다섯 살 또래 눈높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 요츠바는 열네걸음에 이르기까지 ‘둘레 어른이 들려주거나 보여주거나 알려주는 길’에 젖어들 뿐, 스스로 새롭게 짓는 길이나 새롭게 꿈꾸어 생각을 펴는 길은 좀처럼 드러내지 못합니다. 다섯 살 아이가 ‘선물받기’에 길들 뿐, 스스로 이웃이나 동무한테 선물하기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이 아이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요? 어른은 아이한테 선물을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른은 아이하고 하루를 새롭게 배우면서 함께 자라는 넋이지 싶습니다. 이제 참말로 끊자고, 다음 이야기나 마지막 이야기가 나오든 말든, 더 쳐다보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ㅅㄴㄹ



“얀다는 선물 안 갖고 오네.” “선물? 누구한테?” “요츠바한테.” “요츠바한테? 왜?” “점보는 맨날 아이스크림, 비즈, 그림책이나 스티커처럼 이것저것 갖고 오는데.” “음. (점보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어른이니까.” (10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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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메이와 미코치 1 - 9cm 요정들의 알콩달콩 숲 속 생활
카시키 타쿠토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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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27


《하쿠메이와 미코치 1》

 카시키 타쿠로

 이기선 옮김

 길찾기

 2015.4.30.



  하나씩 배우는 길이란 즐겁습니다. 저는 이제껏 살며 날마다 배우기에 새롭게 숨결을 얻는다고 느꼈어요. 배우지 못하면 죽은 삶이라고 여겼어요. 누가 이를 가르쳐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문득문득 느꼈고, 어느덧 ‘문득문득’이 ‘깊이깊이’로 바뀌었습니다. 《하쿠메이와 미코치》 첫걸음은 매우 자그맣게 보이는 두 사람이 짓는 살림을 보여줍니다. 다만 ‘사람 몸집’하고 댈 적에 자그마한 ‘두 사람’인데, 둘은 ‘숲 정령’이나 ‘숲 천사’일 수 있고, ‘작은이’일 수 있어요. 아무튼 둘은 어느 날부터 한집살림을 가꾸면서 지내는데, 저잣거리에서 요모조모 장만해서 쓰기도 하지만, 거의 모두 손수 지어서 씁니다. 한창 만화책을 읽다가 생각해 보았어요. 우리는 참말 누구나 예전에는 모두 손수 지어서 썼어요. 먹는 밥도, 입는 옷도, 자는 집도, 참말로 모든 사람이 손수 다룰 줄 알았습니다. 오늘날에는 밥이며 옷이며 집이며 돈으로 사다가 쓰기만 해요. 작은 만화책 하나입니다만, 우리가 늘 누구나 하던 살림을 이제 까맣게 잊고 말면서, 시나브로 이런 이야기를 만화로 알게 모르게 자주 담아서 나누는 흐름은 아닌가 싶곤 해요. ㅅㄴㄹ



“항구 보고 집에 갈까?” “하지만 지갑…….” “이제 됐어. 오늘 난 하쿠메이랑 놀러와서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간다, 그거면 충분해.” (14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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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시몬 2
이시카와 마사유키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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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화책시렁 26


《모야시몬 2》

 이시카와 마사유키

 김완 옮김

 시리얼

 2016.4.25.



  우리 곁에 둥둥 떠다니는 먼지는 어디에서 비롯할까요? 우리 눈에 보이는 먼지하고 안 보이는 먼지는 어떻게 다를까요? 우리 눈에 보이기에 이름을 붙이곤 하는데, 우리 눈에 안 보인다면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도깨비라든지 천사라든지 하느님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면, 날아다니는 효모를 볼 뿐 아니라 말을 섞을 수 있겠지요. 보기에 느껴서 알고 말을 붙입니다. 못 보기에 못 느껴서 모르며 말을 못 붙입니다. 《모야시몬》 두걸음에 흐르는 이야기를 문득 돌아봅니다. ‘말 = 이름’이고, ‘이름 = 말’이에요. 보고 느껴서 안다면, 보고 느끼고 알아 이웃이나 동무로 여긴다면, 우리는 누구나 즐거이 말을 섞으며 서로 이름을 부르고 이야기를 합니다. 스스로 짓는 말이면서 스스로 짓는 이름이고 이야기예요. 맛난 밥이나 술을 짓는 손이란, 우리 곁에 흐르는 숨결을 보고 느껴서 알 뿐 아니라 따사로이 반기는 손이지 싶습니다. 삶을 보는 눈을 넌지시 비추는 만화책이 재미있습니다. 살림을 가꾸는 손을 새삼스레 되비추는 만화책이 반갑습니다. 너를 보는 눈으로 나를 보고, 나를 보는 눈으로 너를 봅니다. ㅅㄴㄹ



“실제로 술은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는 것 자체가 힘들지. 까놓고 말해 꽝을 뽑는 일도 흔하고, 하지만 그렇기에 맛있는 술과 만나면 기쁜 법일세. 이 술처럼 세상에는 아직도 굉장한 술이 묻혀 있을걸세. 자네들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술을 찾아보게. 뭐, 개중에는 내가 직접 만드는 게 낫겠다 싶은 놈들도 있지만.” (3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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