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원 - 인천 사람들 감정의 속내
김보섭 지음 / 눈빛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3


《자유공원》

 김보섭

 눈빛

 2021.3.4.



  인천 연수동 잿빛집(아파트)에서 사는 김보섭 님이 ‘인천’을 내세우는 사진책을 꾸준히 내는데, 《자유공원》을 내놓으면서 ‘인천 사람들 감정의 속내’란 이름을 붙이더군요. 이 사진책에 담긴 사진이 ‘마음속’을 담았다고는 못 느끼겠습니다. 자유공원 둘레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문득 붙잡아 “그림이 멋지니 사진 좀 찍읍시다” 하고 담은 몇 가지만으로 어떻게 ‘인천내기 마음’을 담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유공원 언저리가 아닌 연수동 잿빛집에서 살아가기에 자유공원을 찰칵찰칵 못 담을 까닭은 없습니다. 그러나 삶터가 아닌 구경터로 바라보는 눈길은 얼핏 멋스럽거나 예스러워 보이는 그림은 남길는지 모르나, 이러한 그림을 ‘빛그림(사진)’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꾸민그림’이나 ‘멋부린 그림’쯤은 되겠지요. 자유공원을 담고 싶으면, 맥아도 동상에 잔뜩 내려앉은 비둘기똥부터 찍고, 골목마을 디딤돌 틈새에 핀 들꽃을 찍고, 밥냄새가 피어나는 오붓한 삶빛을 찍을 노릇이겠지요.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퍼지는 꽃골목이자, 낮볕이 따뜻하게 덮는 골목밭이자, 저녁빛이 곱게 물드는 삶터를 모르는 채 ‘인천’을 들먹이지 맙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인숙 - 이강산 사진집
이강산 지음 / 눈빛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2


《여인숙》

 이강산

 눈빛

 2021.9.30.



  찰칵이를 손에 쥐기 앞서 ‘밑바닥살이’를 해본 이는 몇이나 될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요? 밑바닥살이를 하면서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밑바닥살이를 하는 이로서 찰칵이를 장만하기란 까마득합니다. 숱한 ‘다큐사진가’는 ‘밑바닥살이’를 찰칵찰칵 담아내려고 ‘현장 투신’을 한다고들 말하는데, 스스로 밑바닥으로 살아가지는 않아요. 걸어다니지 않고, 작은 집에서 살지 않습니다. 손전화도 누리집(인터넷)도 없이 오직 맨몸으로 살아내는 하루하루이지 않은 채 찰칵찰칵 누르기만 합니다. 《여인숙》을 낸 분은 살짝 길손집(여인숙)에서 살아 보고서 찰칵 담기는 했구나 싶으나, 먼저 스스로 “‘밑바닥’이 따로 있는가?” 하고 되묻기를 바라요. 밑바닥이나 꼭대기는 따로 없습니다. 허름한 길손집에서 살기에 가난하지 않고, 한 채에 100억이 넘는다는 잿빛집에서 살기에 가멸차지 않습니다. ‘휴먼다큐 흑백사진개인전’은 걷어치웁시다. ‘이웃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삶을 옮긴 그림’이 아니라면 자랑하지 말고, 책으로 내지 맙시다. ‘인문보고서’도 ‘탐사보도’도 그만둬요. 그저 이웃으로 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오도 - 임금의 섬, 민중의 섬
박성태 지음 / 눈빛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5


《금오도》

 박성태

 눈빛

 2016.6.14.



  겉에 “임금의 섬, 민중의 섬”이란 이름을 붙인 《금오도》를 진작에 읽었으나 마음이 끌리거나 눈이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다큐사진 = 흑백사진’이란 틀에 얽매일 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은 더 후줄근하게 찍으려 하고, 시골집은 더 쥐죽은 듯한 모습으로 담으려 하는데, 제발 이러지 않기를 빕니다. 무엇보다 거추장스럽거나 겉멋스러운 말을 섣불리 안 붙이기를 바라요. 금오도라고 하는 섬을 찰칵찰칵 옮기려 했다면 그저 ‘금오도’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또한 섬사람이건 서울사람이건 그저 이웃이나 동무나 한집으로 품고 나서 찰칵이를 손에 쥐기를 바라요. 할머니이니 더 늙어 보이도록 찍어야 할까요? 흙집에 자잘한 살림이 늘어놓았으니 더 퀭하거나 무너지는 듯한 모습으로 담아야 할까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바닷길을 걷는 모습을 담은 뒷모습을 무지갯빛으로 담았으면 이야기가 확 바뀝니다. 할머니는 가싯길을 걷지 않아요. 할머니는 바람소리에 바다노래에 풀벌레노래에 새소리를 고즈넉이 품으면서 천천히 살림을 짓습니다. 바다하고 바람·하늘이 하나되면서 푸르게 빛나는 물결을 담을 적에 비로소 ‘금오도’일 테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으로 지식은 내 친구 16
호시노 미치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6.17.

사진책시렁 100


《숲으로》

 호시노 미치오

 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2005.8.16.



  모든 일은 ‘봄(보다·보기)’에서 비롯합니다. 바라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고, 바라보기에 비로소 느끼면서 천천히 알아차립니다. 모든 놀이도 봄이 첫발이에요. 처음부터 잘 해내지 않고, 낯설다고 하더라도 선선히 해내기도 해요. 스스로 마음빛을 보고, 둘레를 이루는 숨빛을 보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하루빛을 보기에 활짝 피어나는 몸짓으로 나아갑니다. 《숲으로》는 호시노 미치오 님이 빛길을 걸어가는 매무새를 차근차근 밝힙니다. 숲에 깃들면 무엇을 볼 만한가요? 그대는 숲에 깃들 적에 무엇을 처음으로 보나요? 눈을 감고서 본 적이 있나요?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귀로도 살갗으로도 코로도 손발로도 마음으로도 머리카락으로도 보다가 바야흐로 온눈을 뜨면서 보는가요? 숲짐승은 책이나 길잡이가 없이 숲빛을 다 읽습니다. 스스로 숲을 보니 스스로 숲을 느끼고 알게 마련이에요. 우리는 숲사람인가요? 서울사람인가요? 시골사람인가요? 책하고 글에만 기대는 글사람인가요? 숲을 다루는 책을 읽어야 숲을 알지 않습니다. 숲을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사진)으로 옮기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틔워 숲한테 말을 걸면서 스스럼없이 녹아들 노릇입니다.


ㅅㄴㄹ

#星野道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사진책 2022.3.26.

사진책시렁 99


《윤미네 집》

 전몽각

 시각

 1990.11.10.



  우리나라에서 1990년에 《윤미네 집》이 나온 일은 대단하고, 2010년에 새로 나온 일은 놀랍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때나 이제나 똑같이 “이 빛꽃책(사진책)은 집안일을 모르고 바깥일만 하는 눈으로 담기에, 예쁘면서도 허전하구나” 싶어요. 이 책이 다시 나오기 앞서 곁님한테 보여주니 “왜 나한테 이렇게 재미없는 사진을 보라고 해요?” 하고 따지더군요. 곁님 말에 뜨끔했어요. 저부터 아이를 오롯이 돌보는 살림돌이로서 《윤미네 집》에 흐르는 그림은 ‘구경꾼 눈길’일 뿐, ‘어버이·살림이 눈빛’이 아닌 줄 알았거든요. 늘 집밖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바쁜 나머지 겨우 이레끝(주말)에 아이들하고 어울리면서 “얘들아, 귀여운 몸짓 좀 보여줘!” 하는 목소리가 묻어나는 《윤미네 집》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1990년뿐 아니라 2010년에 이르도록, 또 2020년을 넘도록, 이 틀을 넘어서는 책은 좀처럼 안 태어납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하나같이 아이를 집밖으로 내몰아 어린이집에 맡기느라, 보금자리에서 함께 놀고 웃고 노래하고 살림하고 사랑하지는 않거든요. 우리는 어느새 ‘어버이 눈빛’을 잊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집”을 찾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한국사진사’로 치면

《윤미네집》을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훌륭한 사진책으로 여기지만,

이 틀을 깨는 물길을 열지 않으면,

우리는 고인물이 되겠지.


아이를 왜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까?

아이를 왜 학교에 보내야 할까?

아이하고 함께 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칸 찍으면 되는데,

아이를 귀엽게 ‘기록’하려고 들면

모든 사진은 빛을 읽는다.


이러한 얼거리는

바로

‘주명덕 사진’이 갇힌 굴레이다.

주명덕 님은

틀을 깨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스스로 권력자가 되고 말아서

그냥그냥

슬픈 아저씨, 아니

이제는 할아버지,

라고 느낀다.


..


진작부터 이 얘기를 쓰고 싶었으나

차마 쓰지 못하다가

2010년이 아닌 2022년에 이르러

겨우 쓴다.


2010년에 이런 얘기를 쓰겠다고 말했더니

사진계에서 매장당하고 싶으면

쓰라고 하더라.


뭐, 그때에 글로 안 쓰고

입으로만 말했어도

벌써 사진계에서 매장시킨 듯싶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