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그늘
김지연 지음 / 눈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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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2.12.25.

사진책시렁 110


《따뜻한 그늘》

 김지연

 눈빛

 2022.11.21.



  빛꽃을 찰칵 담을 적에는 누구나 ‘빛꽃님’입니다. ‘갤러리’라는 이름인 커다란 자리를 빌려서 큼직하게 뽑은 빛꽃을 잔뜩 걸어 놓아야 ‘사진가’란 이름을 얻지 않습니다. 어제하고 모레 사이를 흐르는 오늘을 문득 즐겁게 마주하면서 사랑어린 손길로 슬쩍 찰칵 소리를 내면서 담기에 ‘빛꽃’입니다. 내로라하는 값진 찰칵이(사진기)를 거느려야 ‘사진가’나 ‘예술가’이지 않습니다.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나 프랑스말을 잔뜩 섞어서 길게 적바림해야 ‘사진비평’이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수수한 사람으로서 풀꽃나무하고 동무하는 눈빛으로 이야기를 한 올씩 풀어내어 이웃하고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 말을 옮기니 비로소 ‘빛꽃말(사진비평)’입니다. 《따뜻한 그늘》을 읽으면서 아쉽고 안타까웠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사진가·사진비평가’나 ‘예술가·전문가’라는 이름을 얻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구나 싶더군요. 왜 어깨랑 손가락이랑 눈썹에 힘을 주어야 할까요? 왜 삶글이 아닌 치레글을 써야 할까요? 남한테 보여주고려고 찍을 까닭이 없습니다. 남이 알아보도록 써야 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을 사랑으로 담고 그리면 삶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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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
유순영 지음 / 눈빛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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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2.12.25.

사진책시렁 104


《옥희》

 유순영

 눈빛

 2020.5.4.



  어머니라는 자리가 얼마나 뼛골이 휘며 고단하게 걸어온 삶인가 하고 힘주어 밝히려는 글·그림·빛꽃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날 조선 무렵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숱한 ‘바보사내(가부장권력 남성)’가 짝꿍을 사랑스러운 곁님으로 바라볼 눈길하고 마음을 잊은 채 그야말로 바보짓을 일삼느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 순이가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하나를 더 헤아려 봐요. 아무리 바보사내가 너울거렸어도 ‘어진사내’는 늘 있었습니다. ‘어진사내’는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더군요. 그저 말없이 보금자리를 건사하면서 엄마아빠 두 사람이 슬기로이 어버이라는 길을 걸었어요.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맞아들여서 글·그림·빛꽃을 남길 적에 아이들이 이 글·그림·빛꽃을 읽고 살피면서 마음을 사랑으로 가꿀 수 있을까요? ‘짓눌리고 고단한 가시밭길 순이’ 살림자취에서 스스로 지핀 너른사랑을 슬쩍 못 본 채 하면서 ‘미움씨앗’을 흩뿌리지는 않는가요? 《옥희》를 한 쪽 두 쪽 넘기며서 쓸쓸했습니다. 빛꽃님 스스로 쓸쓸했기 때문에 이렇게 여미는구나 싶은데, 이제는 햇볕에 다 녹여서 사랑을 꽃으로 피우기를 바라요. 어머니는 사랑을 낳았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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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 캄보디아 - Earth, Water, Wind and Life 임종진 사진집
임종진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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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숲노래 빛그림 2022.10.16.

사진책시렁 106


《CAMBODIA》

 임종진

 오마이북

 2014.6.20.



  우리나라에서 ‘다큐사진’을 하는 분들은 늘 두 가지 틀에 얽매입니다. 첫째 ‘가난해 보이도록 어두운 낯빛’을 굳이 찍으려 하고, 둘째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다고 하더라도 활짝 웃는 얼굴빛’을 애써 찍으려 하더군요. 영어 ‘다큐(다큐멘터리)’를 우리말로 옮기지 않는다면, 이런 틀박이 찰칵질은 안 끝나리라 느낍니다. 이른바 ‘다큐사진’이란 ‘삶을 담는 길’이다. ‘구경꾼으로 어쩌다가 찾아가서 들여다보는 모습’이 아닌 ‘서로 이웃이자 동무로 지내면서 마음으로 만나던 어느 날 문득 찰칵 담는 모습’으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CAMBODIA》를 여민 임종진 님이 선보이는 그림을 보면 으레 둘쨋길입니다. 왜 이렇게 아이들한테 웃음을 뽑아내야 하는지 아리송해요. 더구나 아이들이 ‘찍는 사람을 쳐다보며 웃도록’ 하니 외려 엉성합니다. ‘삶그림(다큐멘터리)’을 하고 싶다면 ‘찍히는 사람이 찍히는 줄 느끼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느긋이 천천히 문득 담기를 바랍니다. ‘더 있어 보이는’ 모습을 꾸미려고 힘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난하지만 웃는 얼굴’이 아닌 ‘캄보디아란 마을·숲·들빛’에 녹아들고서 찍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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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공원 - 인천 사람들 감정의 속내
김보섭 지음 / 눈빛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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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3


《자유공원》

 김보섭

 눈빛

 2021.3.4.



  인천 연수동 잿빛집(아파트)에서 사는 김보섭 님이 ‘인천’을 내세우는 사진책을 꾸준히 내는데, 《자유공원》을 내놓으면서 ‘인천 사람들 감정의 속내’란 이름을 붙이더군요. 이 사진책에 담긴 사진이 ‘마음속’을 담았다고는 못 느끼겠습니다. 자유공원 둘레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문득 붙잡아 “그림이 멋지니 사진 좀 찍읍시다” 하고 담은 몇 가지만으로 어떻게 ‘인천내기 마음’을 담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유공원 언저리가 아닌 연수동 잿빛집에서 살아가기에 자유공원을 찰칵찰칵 못 담을 까닭은 없습니다. 그러나 삶터가 아닌 구경터로 바라보는 눈길은 얼핏 멋스럽거나 예스러워 보이는 그림은 남길는지 모르나, 이러한 그림을 ‘빛그림(사진)’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꾸민그림’이나 ‘멋부린 그림’쯤은 되겠지요. 자유공원을 담고 싶으면, 맥아도 동상에 잔뜩 내려앉은 비둘기똥부터 찍고, 골목마을 디딤돌 틈새에 핀 들꽃을 찍고, 밥냄새가 피어나는 오붓한 삶빛을 찍을 노릇이겠지요.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퍼지는 꽃골목이자, 낮볕이 따뜻하게 덮는 골목밭이자, 저녁빛이 곱게 물드는 삶터를 모르는 채 ‘인천’을 들먹이지 맙시다.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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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숙 - 이강산 사진집
이강산 지음 / 눈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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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2


《여인숙》

 이강산

 눈빛

 2021.9.30.



  찰칵이를 손에 쥐기 앞서 ‘밑바닥살이’를 해본 이는 몇이나 될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요? 밑바닥살이를 하면서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밑바닥살이를 하는 이로서 찰칵이를 장만하기란 까마득합니다. 숱한 ‘다큐사진가’는 ‘밑바닥살이’를 찰칵찰칵 담아내려고 ‘현장 투신’을 한다고들 말하는데, 스스로 밑바닥으로 살아가지는 않아요. 걸어다니지 않고, 작은 집에서 살지 않습니다. 손전화도 누리집(인터넷)도 없이 오직 맨몸으로 살아내는 하루하루이지 않은 채 찰칵찰칵 누르기만 합니다. 《여인숙》을 낸 분은 살짝 길손집(여인숙)에서 살아 보고서 찰칵 담기는 했구나 싶으나, 먼저 스스로 “‘밑바닥’이 따로 있는가?” 하고 되묻기를 바라요. 밑바닥이나 꼭대기는 따로 없습니다. 허름한 길손집에서 살기에 가난하지 않고, 한 채에 100억이 넘는다는 잿빛집에서 살기에 가멸차지 않습니다. ‘휴먼다큐 흑백사진개인전’은 걷어치웁시다. ‘이웃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삶을 옮긴 그림’이 아니라면 자랑하지 말고, 책으로 내지 맙시다. ‘인문보고서’도 ‘탐사보도’도 그만둬요. 그저 이웃으로 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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