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화요일, 서울 중곡동 〈가자헌책방〉 아저씨는 수원에 있다는 공안 부서로 또 불려가서 심문을 받았습니다. 헌책방 아저씨한테 주어진 죄란 ‘이적표현물 소지 및 판매’. 〈가자헌책방〉 아저씨는 공안 부서 경찰한테 어떤 책이 ‘이적표현물’에 들어가느냐 묻기도 하고, 공안 부서 경찰이 내민 ‘이적표현물 목록’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 ‘레닌’, ‘혁명’, ‘민족’, ‘통일’이 들어가면 거의 모두 이적표현물. 여기에 ‘리영희’라는 이름 석 자가 들어간 책은 가장 끔찍한(?) 이적표현물.

 공안 부서 경찰은 변두리 헌책방 아저씨 재산(책)을 함부로 빼앗아(압수) 간 것으로 모자라 영업방해(출두명령ㆍ심문)에 공갈협박(구속적부심에 소환하겠다)까지 일삼습니다. “현재 출판이 되어 있고, 왜 헌책방에서 약한 사람이나 데리고 와서 그러느냐, 교보나 영풍이나 출판사에 가서 그런 책 출판하지 못하게 해야지, 그런 책이 처음부터 출판 판매가 되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왜 무조건 헌책방에 와서 이런 책들 압수해 가고, 책들 팔지 말라고 그러느냐고. 헌책방이 힘이 없어서 그러느냐고. 이런 책들 다 새책으로 팔고 있다고. 그러니까,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래.” 하고 한숨을 쉬는 〈가자헌책방〉 아저씨. 공안 부서 경찰은 2차로 빼앗아(압수) 가려는 책을 헌책방 한켠에 따로 쌓아 놓았습니다. 어떤 책이 걸려들었는지 죽 살펴보았습니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돌베개), 《인도차이나 현대사》(여래), 《경제학개론》(풀빛), 《80년대 학생운동사》(형성사), 《필리핀 사회와 혁명》(공동체), 《일본 제국주의의 현실》(한마당), 《사회구조와 삶의 질서》(학문과사상사), 《한국자본주의와 사회구조》(한울), 《새로운 사회학의 이해》(나남), 《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창작과비평사), 《4월 혁명 자료집, 혁명재판》(학민사), 《소련공산당의 해체와 북한사회주의의 진로》(한울), 《장지연, 민족주의 사학의 선구》(동아일보사), 《사회과학개론》(백산서당), 《미국재계를 움직이는 9명의 한국인들》(한언), 《일본의 지성이 본 안중근》(경운출판사), 《서양경제사강의》(한울), 《새계공산주의운동입문》(청년사), 《마르크스주의의 인식론》(이론과현실사), 《사회과학과 철학》(서광사), 《20세기 혁명사상》(동녘), 《대중문학이란 무엇인가》(평민사), 《거대 기계 지식》(생각의나무),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 연구》(친구), 《과학기술혁명시대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중원), 《한국언론의 신뢰도》(한국언론재단), 《정치경제학개론》(한), 《사회계급론》(백산서당), 《자본주의 이행논쟁》(광민사), 《문화의 유형》(종로서적), 《현대 정치와 군부》(현암사), 《사회사상사》(사계절), 《정치적 커뮤니케이션론》(명문당), 《아리랑》(해냄), 그리고 《노자와 21세기》(통나무). (4340.6.13.물.ㅎㄲㅅㄱ)

========[ 다음 사진은, 공안 부서 경찰들이 압수한다는 `불온 이념 도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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