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기氣에 해당한다

 

 

사람들 사이에 은근히 떠도는 말로 “언닌 참 좋겠다. 형부의 코가 굉장히 크니까 말야,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던데”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이런 말은 완전히 맞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닙니다. 코와 성기의 크기는 상관이 없지만 남자는 기氣 위주로 생겨야 하는데, 코가 기氣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코가 잘생긴 남자는 기가 강한 사람입니다.

사람에게는 기와 혈血이 있는데, 남자는 기 위주로 생기고 여자는 혈 위주로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 위주로 생긴 남자는 양적陽的이고 주관이 뚜렷해서 가정을 잘 이끌어나가고 밖에서는 사회생활을 잘 합니다. 이와 달리 여자는 혈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리를 하고 아기를 잉태하며 살림하는 것을 보람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여자들 가운데 혈보다는 기 위주로 생긴 사람이 있는데, 이런 여자는 살림에 취미가 없고 집에 있으면 답답해합니다. 아기를 갖는 데도 관심이 없고, 가지려고 해도 잘 생기지 않습니다. 불임 여자들을 보면 남자처럼 생긴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리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여자들 중에 혈보다 기 위주로 생긴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기와 혈이 이목구비 가운데 코와 입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남자는 코가 잘생겨야 하고, 여자는 입이 잘생겨야 하는 것입니다. 조성태는 여자가 코 위주로 생기면 평생 직업을 갖고 제 손으로 벌어먹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코가 오똑하고 살이 없는 현대판 미인형의 여자를 한의학에서는 기실氣實하다고 하는데, 흔히 말하는 기가 드센 여자입니다. 조성태는 이런 유형의 53세의 여자를 환자로 만났는데, 손발이 너무 저려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답니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통증이 심해져서 밤잠을 설친다고 했습니다. 어떨 때에는 말도 못 할 정도로 아파서 팔이 아예 없었으면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이 여자는 주부인데도 집에만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조성태는 기를 소모시켜 제대로 운행시켜줄 목적으로 그 여자에게 사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그 끝부분에 괴경塊莖이 생기고 수염뿌리가 내리는 향부자香附子를 중심으로 한 정기천향탕正氣天香湯을 처방했습니다. 정기천향탕은 부인의 모든 기질氣疾이나 기통氣痛을 다스리는 데, 특히 심흉心胸으로 상충上衝하고 복중결괴腹中結塊, 구갈口渴하는 데에 쓰이며, 월경불순통, 현훈眩暈, 구토하면서 한열寒熱이 왕래하는 병증에도 쓰입니다. 특히 소음인의 가슴앓이 발작이나 위경련에 효과가 큽니다. 얼마 안 있어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하던 그 여자의 손저림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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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지와 사랑)

 

 

 

 

요점을 말하고, 뒷받침하며, 관련성을 입증하라

 

에세이를 쓸 때 단락을 구성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각 단락에 다음 세 가지 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1. 명료한 요점

2. 요점을 뒷받침할 증거나 논증
3. 요점과 출제된 문제와의 밀접한 관련성. 이것은 일종의 마무리작업이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각 단락의 핵심이자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글쓰기

각 단락을 완성한 뒤 마음속으로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야?’라고 물어라. 여기에 대한 답변은 방금 완성한 단락의 내용과 원래 출제된 문제 사이의 관련성을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출제된 문제에서 벗어나지 마라. 이 점은 시험용 논술을 작성할 때 특히 중요하다. 주제에서 벗어나지 마라. 주제와 관련 없는 것에 눈길을 돌리지 마라.

이것은 단락을 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철학 논술을 할 때 분명 효과적인 방법이다.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 단락의 사례
공리주의를 비판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면, 일단 공리주의가 무엇인지 설명한 뒤 다음과 같이 단락을 세 부분으로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


단락 1

공리주의를 공격하는 주요 비판 가운데 하나는 직관적으로 부도덕한 행동들을 공리주의가 정당화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는 주장이다.

 

논평

요점이 명확하다. 문장 앞부분의 몇 단어만 봐도 이 단락에서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다룰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첫 번째 단락에서 제시한 요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뒷받침하면 된다.

 

단락 2

일례로 신체는 건강하지만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입원하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병실에는 콩팥, 심장, 골수, 폐 등의 이식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각각 한 명씩 있고, 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두 명 이상 있고, 수혈이 필요한 환자도 한 명 있다. 만약 그들이 이식과 수혈을 받을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그들의 기쁨은 건강하지만 우울증에 빠진 사람의 기쁨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따라서 공리주의자는 건강한 우울증 환자의 장기를 강제로 제거하는 편이 옳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식수술이 더 큰 기쁨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이식수술을 실행한다면 우리들 대부분은 도덕적으로 혐오감을 느낄 것이다.


논평

이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는 도입부 문장에서 제시한 요점을 뒷받침한다. 답안 작성자는 부도덕하고 혐오스런 행동의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공리주의를 효과적으로 비판한다. 이 답안을 살펴본 채점자는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야?”라고 반문하지 않을 것이다. 답안 작성자는 도입부 문장에서 제기한 요점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덧붙일 수 있다.


 

이로써 공리주의가 대다수 사람들의 도덕적 직관에 크게 어긋나는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논평

답안 작성자가 특히 ‘공리주의’라는 단어에 유념하면서 주어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점이 엿보인다.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한 공리주의자들의 반응을 다루고 싶을 수도 있다.


단락 3

하지만 공리주의자들은 이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너무 극단적인 사례라고 받아칠 것이다.

 

논평

이 마지막 문장은 앞 단락과 다음 단락을 연결한다. 다음 단락에서 답안 작성자는 자신의 비판에 대한 공리주의의 반응을 상술하고, 논증을 통해 그것을 뒷받침하며, 단락의 내용이 주어진 질문과 연관되어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 문장은 여기서 제시한 사례와 달리 새로운 단락의 첫 문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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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과학과 종교 간 교류에 따른 문제점

 

그러나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교와 뇌과학처럼 탐구 전통이 근본적으로 다른 두 학문이 대화하게 되면 문화와 원칙의 경계를 넘나드는 교류에 따르는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명상의 과학’이라고 말할 때 이 말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자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맥락에서 명상과 같은 중요한 용어에 내포된 다른 의미에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명상이란 용어는 산스크리트어로 바바나bhavana이며, 티베트어로는 곰gom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특정한 습관이나 존재방식을 키우는 것과 같은 ‘개발’의 의미를 지닙니다. 반면 티베트어로는 익숙함을 개발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따라서 불교의 전통에서 명상은 선택된 물건이나 사실, 주제, 습관, 관점, 존재방식 등을 이용해 익숙함을 개발하는 의도적인 정신 활동을 의미합니다.

 

명상 수련의 종류
명상 수련은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마음의 고요에 집중하는 것과 이해의 인지 과정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를 마음을 안정시키는 명상, 두 번째를 마음을 산만하게 하는 명상이라고 합니다. 두 방식 모두에서 갖가지 다양한 명상의 형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생에서 받은 자신의 일시적인 성격에 대해 명상하는 것과 같이 무엇인가를 인지의 대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진실하고 이타적인 열망을 키움으로써 연민과 같은 특정한 정신 상태를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심상(마음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잠재력을 탐구하는 방식, 즉 상상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정신적인 행복을 개발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합동 연구를 할 때는 연구할 명상법의 형태를 잘 알아서 명상 수련법의 복잡한 특징들이 과학 연구의 정밀함과 잘 맞아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불교 사상과 수행의 구분
과학자의 입장에서 중대한 관점이 요구되는 또 다른 영역은 불교 사상과 명상 수련의 경험적 측면과 명상 수련과 관련한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추정을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 이론적인 추정, 실험에 기초한

 

기로에 선 과학
경험적인 관찰, 그에 따른 해석을 구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교에서도 이론적인 추정, 경험적으로 밝힐 수 있는 마음 상태의 특징, 그에 따른 철학적인 해석을 구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양측 모두 하나의 원칙을 다른 원칙보다 중시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인간의 마음을 경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인 예상과 그에 따른 개념적인 해석에 대해 두 탐구 전통이 차이를 보일 수는 있지만, 경험적 사실에 관한 한 연구자가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든 사실은 사실로 남을 것입니다.

 

의식의 궁극적 성격
의식의 궁극적 성격이 무엇이든, 다시 말해 의식이 본질적으로 물리적인 과정으로 축소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상관없이 우리의 개념, 사고, 정서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경험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이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앞의 주의사항을 유념해서 두 탐구 전통이 밀접하게 협력한다면 우리가 마음이라고 부르는 내적이고 주관적인 복잡한 경험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이해력을 확장시키는 데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협력이 이미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히 정기적으로 하는 마음챙김 수련이나 불교에서 발전된 연민을 의도적으로 키워나가는 수련과 같은 마음 수행이 긍정적인 정신 상태와 상호 연결된 인간의 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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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 수행의 패러독스


 

 

 

천국으로 가는 매 발걸음마다 천국이다.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St. Catharine of Siena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서 톰이 친구들을 속인 일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울타리를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일이 싫어서 톰은 친구들에게 자기는 페인트칠이 아주 좋아서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톰은 자기가 직접 울타리를 칠하지 않으면 아주 큰 손해라도 보는 것처럼 친구들에게 마지못해 일을 맡기는 척했다.
톰 소여는 자신이 친구들을 속인다고 생각했지만 친구들은 사실 즐겁게 페인트칠을 했다. 정작 그 즐거움을 빼앗긴 사람은 톰이었다. 울타리를 칠하는 일은 즐거울 수도 있다. 마음먹기 나름인 것이다. 그것을 단순히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로 생각한다면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는 모든 순간을 놓치고 만다. 그렇지만 페인트칠이 어떤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매 순간 즐겁게 울타리를 칠할 수 있다. 현재의 순간을 살아갈 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값진 순간이 될 것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즐기고 그 안에 있는 고유한 즐거움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견뎌야만 하는 순간으로 여기는 대신 모든 활동에서 즐거운 면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텔레비전 보기 전에 내가 이 빨래를 마쳐야만 해” 하고 말하는 대신 “빨래하는 걸 즐기고 있는 중이야”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이메일을 즐겁게 읽고 있어”라거나 “전화 응답을 즐기고 있어” 또는 “출근 길 운전을 즐기고 있어”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은 현재 일어나는 일을 부인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현재 순간의 즐거운 일에 집중하는 새로운 체험의 문을 열기 위해서다. 명상을 즐기는 법을 배울 때와 같은 자세를 일상으로 옮겨와 우리 몸과 마음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일어나는 일을 깊게 의식해보라.
같은 새소리를 들어도 마음가짐에 따라 아무 느낌 없이 흘려들을 수 있고 혹은 기분 좋고 아주 멋진 소리 또는 놀랍기까지 한 소리로도 들을 수 있듯이 일상에서 겪는 모든 무덤덤하고 불쾌한 일도 즐길 수 있다.

 

 

● ● 수행의 패러독스

보기에 따라서는 마음을 챙기고 행복하게 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쉽다. 또한 보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사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 이 패러독스의 양면을 상기한다면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은 쉽다
우리는 수행의 쉬움을 기억해야만 한다. 근본적으로 수행은 현재의 순간을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행은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찾거나 싫어하는 것에서 도망치는 대신, 현재에 충실하고, 이미 우리 곁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행복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순간 눈이 녹아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들린다. 아래층에서는 일꾼들이 작업하는 소리가 들린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컴퓨터 앞에 앉아 타이핑하면서 타닥타닥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커피는 식어버렸지만 여전히 맛있다. 나는 건강하다. 편안하게 앉아 있다. 추운 1월이지만 나는 편안한 따뜻함을 몸으로 느낀다. 대체로 멋진 순간이다.
나는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다르게 느낄 수도 있었다. 체험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대체 저것들이 언제 일을 끝낼 셈이야?” 하고 안달하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듣기 싫었을 것이다. 내 몸이 따뜻하고 편안함을 의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커피는 왜 이리 찬지 컴퓨터 키보드는 또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불평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달렸다.
이런 의미에서 마음을 챙기고 행복하게 사는 일은 단순하다. 그저 마음을 챙기고 마음을 열면 된다. 수행은 편안함 그 자체다. 이러한 사실을 기억할 때 나는 마음을 챙기고 매 순간에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매 순간이 살아 있는 소중한 체험이 되는 셈이다.
마음을 챙기고 마음을 여는 건 현실을 거부하고 맞서 싸우는 것보다 훨씬 쉽고 편하다. 그냥 마음을 열고 일어나는 일들을 즐긴다는 점을 명심하면 모든 일을 치유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을 기억하고 순간에 충실하며 깨어 있으면 된다. 임제 선사(867년에 입적)는 이렇게 설명했다.


불법에는 애써 노력할 일이 없다. 그냥 평상시처럼 행동하라. 특별할 것이란 없다. 평소처럼 똥 누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누우면 그뿐이다. 어리석은 자는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자라면 알 것이다. …… 그대가 이르는 곳마다 자신의 집에 있는 것처럼 여긴다면 그곳이 참된 곳이다. 어떤 경계가 다가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설령 습기習氣(습관 에너지)가 오무간업五無間業(무간지옥에 떨어질 다섯 가지 죄업)을 짓더라도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Watts 1957, 101)

 

이런 의미에서 수행은 쉬운 것이다. 우리의 본성을 알아 거스르지 않고 따르면 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가장 쉬운 일이다. 이 점을 명심한다면 큰 용기를 얻을 것이다.

 

수행은 어렵다
그렇지만 또 다른 면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자연스럽게 행동하라는 임제 선사의 명령보다 더 어려운 건 없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려는 순간 무엇이 자연스러운 것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마음을 챙겨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라는 가르침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그 가르침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방해물, 우리를 좌절하고 걱정하게 만드는 많은 어려운 일들, 마음챙김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주변에 너무도 많다. 마음을 챙기려고 해보지만 마음은 이내 딴곳에 가 있다. 처음에는 마음을 챙기기도 전에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도 한다. 마음을 잡아보지만 곧바로 산만해져서 때로는 한 번 숨 쉴 동안에도 집중하기 어렵다.
강제성과 완벽주의가 명상을 방해한다. 산만해졌다가 다시 마음챙김으로 돌아오는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하던 방식대로 명상을 하려고 할 때이다. 우리는 마음챙김을 성취하기를 원한다. 마음챙김에 아주 능숙해지기를 원한다. 이럴 때 자아라는 개념이 끼어들어 우리는 현재 순간의 행복을 이루어내야 할 또 하나의 목표로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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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일반 신앙인 단군檀君

 

 

단군檀君에 관해 승려 일연一然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편紀異篇’에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옛날 환인桓因의 서자庶子 환웅桓雄(天帝)이 자주 세상에 내려가 인간세상을 구하고자 하므로 아버지가 환웅의 뜻을 헤아려 천부인天符印(제왕의 표지로서 보인寶印)개(청동검, 청동거울, 청동방울 세 가지로 추측됨)를 주어 세상에 내려가 사람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백두산)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 이르니 그가 곧 환웅천왕이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穀, 명命, 병病, 형刑, 선善, 악惡 등 무릇 인간 360여 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있어 같은 굴속에 살면서 환웅에게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환웅은 이들에게 신령스러운 쑥 한줌과 마늘 20쪽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된다고 일렀다. 곰과 범이 이것을 받아서 먹고 근신하기 3 · 7일(21일) 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고 범은 이것을 못 참아서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해주는 이가 없으므로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를 가지게 해달라고 기원하였다. 이에 환웅이 잠시 변해 혼인하여 아이를 낳으니 그가 곧 단군왕검壇君王儉이다. 왕검이 당고唐高(중국의 성군인 삼황오제三皇五帝 가운데 요堯임금을 말함. 당시 고려의 3대 왕인 정종定宗의 이름이 요堯인 까닭에 이를 피하여 비슷한 의미의 고高자로 대신 쓴 것임) 즉위 후 50년인 경인庚寅(당고의 즉위년은 무진戊辰인즉 50년은 정사丁巳요 경인이 아니니 틀린 듯함)에 평양성平壤城에 도읍을 정하고 비로소 조선이라 일컬었다. 이어서 도읍을 백악산白岳山의 아사달阿斯達로 옮기었는데 그곳을 궁홀산弓忽山 또는 금미달今彌達이라고도 하였다. 단군은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고 주周나라 호왕虎王(주나라의 무왕武王을 말함. 고려 2대왕 혜종惠宗의 이름 무武를 피한 것임)이 즉위한 기묘년에 기자箕子를 조선의 임금으로 봉하니 단군은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아사달에 돌아와 숨어서 산신이 되니 나이가 1,908세였다.

승려 일연은 단군이 조선을 1,500년 동안 다스리다가 아사달阿斯達의 산신이 되었다고 한 데 비해 <제왕운기>에서는 <본기本紀>를 인용하여 1,038년 동안 다스리다가 아사달에 들어가 신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사달을 궁홀산弓忽山, 혹은 금미달今彌達이라고도 합니다. 전설상의 지명인 아사달을 평양 부근 백악산 혹은 구월산九月山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인용문이 서로 달라 평양이라는 설과 황해도 구월산이라는 설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1472년(조선 성종 3)에는 구월산에 삼성사三聖祠를 세우고 환인·환웅·단군 세 분을 모셨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폐쇄되었습니다.

단군에 관한 내용을 전하는 고려시대의 두 기록 <삼국유사>와 <제왕운기>는 기본적인 내용에서는 비슷하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선 단군을 표현함에 있어 <삼국유사>에서는 제단 단壇자로 단군을 기록하고 있고 <제왕운기>에서는 박달나무 단檀자를 사용하여 그 의미를 각기 다르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후자로써 단군檀君을 말합니다. <삼국유사>에서는 고조선을 단군조선과 기자조선을 함께 기록하고 있으나, <제왕운기>에서는 전조선前朝鮮이라는 항목에서 단군에 의한 조선을 기술하고 후조선後朝鮮 항목에서 기자에 의한 조선을 언급하여 후속하는 위만조선과 함께 삼조선三朝鮮으로 구분, 파악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내용면에서는 <삼국유사>에서 곰이 변한 웅녀와 환웅 사이에서 단군이 출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제왕운기>에서는 단웅천왕壇雄天王이 손녀에게 약을 먹여 사람이 되게 한 뒤 단수신과 혼인시켜 낳은 아들이 단군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단군신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인도에서 동아시아 대륙, 태평양제도諸島 및 아메리카대륙에 분포한 인종인 몽골로이드Mongoloid(몽골인종, 황색인종이라고도 함)의 여러 종족들인 고대 아시아족Paleo Asiatic의 시조신화가 곰 숭배사상을 지니고 있어 그러한 문화가 조선에 유입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고대 아시아족이 최고의 샤먼을 지칭하는 텡그리tengri와 단군과의 관련성 및 그 기능과 관련된 하늘과의 통로로 여겨진 신성한 나무인 세계목世界木 관념이 환웅이 처음 하늘에서 그 밑에 내려왔다는 신령한 나무인 신단수 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단군신화의 내용을 고대 아시아족과 연결시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조선의 신석기문화가 시베리아지역과 관련되며, 시베리아 신석기문화의 담당자가 고대 아시아족이라는 사실은 단군신화의 시대적 성격이 신석기문화와 연결되고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조선의 청동기문화를 담당한 종족이 알타이계의 예맥족濊貊族이며 그 출현시기가 기자조선箕子朝鮮으로의 변화시기와 부합하는 데서 그 전환점을 주목하여야 합니다. 예맥족 가운데 예족은 요동과 요서에 걸쳐 있었고, 맥족은 그 서쪽에 분포하고 있다가 고조선 말기에 합해졌습니다. 예맥족이 고조선의 중심세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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