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기氣에 해당한다
사람들 사이에 은근히 떠도는 말로 “언닌 참 좋겠다. 형부의 코가 굉장히 크니까 말야,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던데”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이런 말은 완전히 맞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닙니다. 코와 성기의 크기는 상관이 없지만 남자는 기氣 위주로 생겨야 하는데, 코가 기氣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코가 잘생긴 남자는 기가 강한 사람입니다.
사람에게는 기와 혈血이 있는데, 남자는 기 위주로 생기고 여자는 혈 위주로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 위주로 생긴 남자는 양적陽的이고 주관이 뚜렷해서 가정을 잘 이끌어나가고 밖에서는 사회생활을 잘 합니다. 이와 달리 여자는 혈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리를 하고 아기를 잉태하며 살림하는 것을 보람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여자들 가운데 혈보다는 기 위주로 생긴 사람이 있는데, 이런 여자는 살림에 취미가 없고 집에 있으면 답답해합니다. 아기를 갖는 데도 관심이 없고, 가지려고 해도 잘 생기지 않습니다. 불임 여자들을 보면 남자처럼 생긴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리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여자들 중에 혈보다 기 위주로 생긴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기와 혈이 이목구비 가운데 코와 입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남자는 코가 잘생겨야 하고, 여자는 입이 잘생겨야 하는 것입니다. 조성태는 여자가 코 위주로 생기면 평생 직업을 갖고 제 손으로 벌어먹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코가 오똑하고 살이 없는 현대판 미인형의 여자를 한의학에서는 기실氣實하다고 하는데, 흔히 말하는 기가 드센 여자입니다. 조성태는 이런 유형의 53세의 여자를 환자로 만났는데, 손발이 너무 저려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답니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통증이 심해져서 밤잠을 설친다고 했습니다. 어떨 때에는 말도 못 할 정도로 아파서 팔이 아예 없었으면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이 여자는 주부인데도 집에만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조성태는 기를 소모시켜 제대로 운행시켜줄 목적으로 그 여자에게 사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그 끝부분에 괴경塊莖이 생기고 수염뿌리가 내리는 향부자香附子를 중심으로 한 정기천향탕正氣天香湯을 처방했습니다. 정기천향탕은 부인의 모든 기질氣疾이나 기통氣痛을 다스리는 데, 특히 심흉心胸으로 상충上衝하고 복중결괴腹中結塊, 구갈口渴하는 데에 쓰이며, 월경불순통, 현훈眩暈, 구토하면서 한열寒熱이 왕래하는 병증에도 쓰입니다. 특히 소음인의 가슴앓이 발작이나 위경련에 효과가 큽니다. 얼마 안 있어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하던 그 여자의 손저림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