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과학과 종교 간 교류에 따른 문제점

 

그러나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교와 뇌과학처럼 탐구 전통이 근본적으로 다른 두 학문이 대화하게 되면 문화와 원칙의 경계를 넘나드는 교류에 따르는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명상의 과학’이라고 말할 때 이 말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자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맥락에서 명상과 같은 중요한 용어에 내포된 다른 의미에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명상이란 용어는 산스크리트어로 바바나bhavana이며, 티베트어로는 곰gom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특정한 습관이나 존재방식을 키우는 것과 같은 ‘개발’의 의미를 지닙니다. 반면 티베트어로는 익숙함을 개발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따라서 불교의 전통에서 명상은 선택된 물건이나 사실, 주제, 습관, 관점, 존재방식 등을 이용해 익숙함을 개발하는 의도적인 정신 활동을 의미합니다.

 

명상 수련의 종류
명상 수련은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마음의 고요에 집중하는 것과 이해의 인지 과정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를 마음을 안정시키는 명상, 두 번째를 마음을 산만하게 하는 명상이라고 합니다. 두 방식 모두에서 갖가지 다양한 명상의 형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생에서 받은 자신의 일시적인 성격에 대해 명상하는 것과 같이 무엇인가를 인지의 대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진실하고 이타적인 열망을 키움으로써 연민과 같은 특정한 정신 상태를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심상(마음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잠재력을 탐구하는 방식, 즉 상상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정신적인 행복을 개발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합동 연구를 할 때는 연구할 명상법의 형태를 잘 알아서 명상 수련법의 복잡한 특징들이 과학 연구의 정밀함과 잘 맞아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불교 사상과 수행의 구분
과학자의 입장에서 중대한 관점이 요구되는 또 다른 영역은 불교 사상과 명상 수련의 경험적 측면과 명상 수련과 관련한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추정을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 이론적인 추정, 실험에 기초한

 

기로에 선 과학
경험적인 관찰, 그에 따른 해석을 구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교에서도 이론적인 추정, 경험적으로 밝힐 수 있는 마음 상태의 특징, 그에 따른 철학적인 해석을 구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양측 모두 하나의 원칙을 다른 원칙보다 중시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인간의 마음을 경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인 예상과 그에 따른 개념적인 해석에 대해 두 탐구 전통이 차이를 보일 수는 있지만, 경험적 사실에 관한 한 연구자가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든 사실은 사실로 남을 것입니다.

 

의식의 궁극적 성격
의식의 궁극적 성격이 무엇이든, 다시 말해 의식이 본질적으로 물리적인 과정으로 축소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상관없이 우리의 개념, 사고, 정서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경험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이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앞의 주의사항을 유념해서 두 탐구 전통이 밀접하게 협력한다면 우리가 마음이라고 부르는 내적이고 주관적인 복잡한 경험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이해력을 확장시키는 데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협력이 이미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히 정기적으로 하는 마음챙김 수련이나 불교에서 발전된 연민을 의도적으로 키워나가는 수련과 같은 마음 수행이 긍정적인 정신 상태와 상호 연결된 인간의 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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