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는 무도無道의 시대였습니까?
공자는 예악禮樂 중시했는데, 유가儒家의 문화는 예禮와 악樂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는 예의禮義 혹은 예절禮節을 말하고 악은 음악입니다. 예는 상하上下와 귀천貴賤의 신분과 등급 질서를 정해주고, 악은 위로는 임금에서부터 아래로는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화합하게 해준다고 하여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유가는 음악이 조화와 화합은 물론 백성을 온순하게 교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시했습니다.
<논어論語>에 공자가 예와 더불어 악을 나라를 다스리는 일과 제자를 가르치는 일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여럿 등장합니다. 공자는 란 군신, 부자, 형제, 부부, 친구 사이에 지켜야 할 공경과 질서를 말하는 것이지 단순히 의복과 의례 등의 형식을 가리키지 않으며, 악이란 나라와 백성이 서로 화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단순히 종과 북을 울려 소리를 내는 것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자는, 군자의 음악은 온화하고 부드럽고 조화로워 세상의 만물을 자라게 하는 반면 소인의 음악은 어지럽고 살벌하며 조화롭지 못해 풍속을 어지럽게 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군자의 음악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은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되어 포악한 짓을 하지 않는 반면, 소인의 음악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의 풍속은 어지러워져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 공자의 주장입니다.
<논어>에 천하天下가 무도無道였다는 공자孔子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천하에 질서가 있다면 예악禮樂의 제정과 징벌에 관한 명령이 천자로부터 나오고 천하에 질서가 없으면 예악의 제정과 징벌에 관한 명령이 제후로부터 나온다. 제후로부터 나오기 시작하면 10세대를 지나 천하를 잃지 않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로부터 나오기 시작하면 5세대를 지나 천하를 잃지 않는 경우가 드물며, 대부의 가신이 정권을 잡게 되면 3세대를 지나 천하를 잃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천하에 질서가 있으면 청지권력이 대부의 손에 있지 않게 되며, 천하에 질서가 있으면 백성이 정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된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의 태사太史인 좌구명左丘明이 공자孔子의 <춘추春秋>를 풀이한 책冊인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노나라가 정치적으로 혼란에 빠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노나라의 소공昭公이 진晉나라에 갔습니다. 그는 신하인 계손季孫에게 쫓겨나 제나라로 도망갈 정도로 왕권을 행사할 만한 실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진나라로 간 소공은 교외의 상견례에서부터 떠날 때의 선물교환에 이르기까지 예에 어긋남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진나라의 제후가 여숙제女叔齊에게 “노나라 소공은 예를 잘 알지 않는가?” 하고 묻자 여숙제가 “노 소공이 어찌 예를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제후가 “교외의 의식부터 떠날 때의 선물의식에 이르기까지 예에 어긋나지 않은 사람을 어찌 예를 모른다고 하겠는가?” 하고 말하자 여숙제가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예가 아니라 형식적인 의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라는 것은 그것으로써 나라를 보존하고 정령政令을 실행하여 이를 통해서 백성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령이 대부의 손에 있습니다. ... 제후의 봉토公室가 넷으로 (두 부분은 계손季孫에게, 한 부분씩은 숙손叔孫과 맹손孟孫에게) 나뉘어 백성이 다른 사람들에 의탁해 살고 아무도 제후를 생각하지 않는데도, 소공은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지 못합니다. 나라의 군주가 되어, 예의 본말을 돌보고 적용하는 데 힘쓰지 않고 사소한 일들에 대한 형식적 의식만 행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니 그가 예에 익숙하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과 멀지 않습니까?”
노나라는 세 대귀족인 계손季孫, 숙손叔孫, 맹손孟孫이 정권을 쥐고 있었습니다. 공자는 계손을 다음과 같은 품평을 <논어>에 남겼습니다.
“그가 정원에서 64인으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게 한다니 차마 그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논어>에는 공자의 다음과 같은 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예禮는 무엇하자는 것이며,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악樂은 무엇하자는 것이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예禮를 가리켜서 “국가의 기본”, “통치의 수단”, “왕이 되는 근본 원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