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앙商鞅의 사상은 무엇입니까?
법가法家의 원조元祖 중 하나인 상앙商鞅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상군서商君書>는 상앙의 사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상앙 이후의 사실까지 기술되어 있는 데다 <한비자韓非子>에도 당시 이 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글이 있는 점으로 보아 전국시대 말기에 그 주요부가 편집되어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난세의 부국강변론인 <상군서>의 일부분이 상앙의 변법變法(사회개혁) 주장에 관한 기록이고 나머지는 상앙 제자들의 상앙 학설에 대한 견해로 이뤄져있습니다. 한대漢代에는 29편이 있었으나 송대宋代에 5편을 잃고 현재 24편이 현존합니다. 『상군서>는 한자로 2만 천여 자로 이루어진, 크지 않은 책입니다. 상앙보다 백 년 뒤의 법가 사상가 한비자는 "요즘 집집마다 관중管仲과 상앙의 법을 가지고 있다"고 했으며 그보다 백 년 뒤의 사마천은 <상군서>의 구체적 편명까지 언급했습니다. <상군>으로 불리다가 <상군서>라고 처음 명명한 사람은 제갈공명諸葛孔明입니다. 당나라 때는 책을 재정리하며 <상자商子>로 불렸는데, 청나라 말기에 다시 <상군서>란 명칭이 회복되었습니다.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여러 나라 군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부국강병富國强兵과 군권의 공고화였습니다. 이런 법가적 정치 개혁의 경쟁장에서 진나라는 상앙의 변법으로 가장 성공적인 정치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부국강병의 핵심은 인구 유입이었습니다. 인구가 많아지면 세원이 늘고 노동력이 증가하며 군비 증강에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인의와 도덕을 외치는 공자와 맹자, 무위와 자연을 주장하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도 그들의 정치적 주장을 살펴보면 인구 유입을 통한 정치 개혁이 논의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상군서>의 내용 또한 대부분 이런 목적으로 씌어졌습니다.
상앙의 행적은 <사기> ‘상군열전’편에 기록되어 있는데, 상앙은 진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주면 땅을 하사하겠다는 진나라 효공孝公의 현자초빙에 관한 소식을 접하고 위魏나라로부터 진나라로 망명했습니다. 총신 경감을 통해 효공을 알현한 상앙은 왕도정치 등을 말했으나 효공은 꾸벅꾸벅 졸뿐이었습니다. 질책을 당한 경감을 간신히 졸라 네 번째 만난 상앙이 부국강병의 술책에 관해 말하자 효공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석 밖으로 무릎이 나오는 것도 몰랐으며, 며칠을 이야기하고도 싫증을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앙은 크게 발탁되어 효공이 타계할 때까지 일심동체로 정치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상군서>를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변고變古, 세변도이世變道異, 인성자리人性自利, 농전農戰, 명분공사明分公私, 존군尊君, 약민弱民, 중형重刑, 국해國害, 이리위사以吏爲師 등입니다.
변고變古에서 다룬 것은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변화, 발전하며 옛 것은 반드시 바뀌는 것이므로 정치, 사회의 각종 제도 또한 새로운 추세에 맞추어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대의 성인들이 남겨 놓은 제도가 완벽하므로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보수 집단의 주장에 대한 반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법이 있어야 하고, 현재의 법도 상황이 바뀌면 또 바뀌어야 한다는 철저한 변화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세변도이世變道異에서 다룬 것은 인구가 늘고 사회가 복잡해진 현시대에서는 법과 관료와 군주를 통해 통치할 수밖에 없으며, 인의니 예악 따위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가 인의, 도덕이었다면 새로운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는 강력한 법치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인성자리人性自利에서 다룬 것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를 잘 이용해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상을 좋아하고 벌을 싫어하기 때문에 군주가 그 상벌 권한을 철저히 장악하여 삶, 배부름, 편안함, 즐거움, 출세, 작록, 부귀로 상을 주고, 죽음, 배고픔, 힘듦, 괴로움, 수치, 모욕, 형벌, 빈천으로 벌을 주면 백성을 농사와 전쟁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이기적 성향을 철저히 이용하여 국가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농전農戰에서 다룬 것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농사와 전쟁뿐이므로 훌륭한 정치가는 백성이 농사와 전쟁에 종사했을 때 이익이 생김을 잘 계산해서 알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진나라 환경에서 농사와 전쟁을 일원화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명분공사明分公私에서 다룬 것은 공과 사를 명백히 구분하여 공적 이익을 개척하고, 사적으로 재물을 얻는 모든 경로를 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은 국가의 저울"이므로 통제의 방법은 오로지 법뿐이고 군주든 신하든 백성이든 법률의 공적 표준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부국과 강병은 국가의 목표에 부합되는 공적인 일이며, 그렇지 못한 것은 어떤 경우든 사적인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존군尊君에서 다룬 것은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정치세계에서 이를 정리해 줄 유일한 표준은 군주라는 점입니다. 군주는 최고 입법권과 행정권을 장악하며 힘과 세로써 천하 백성들의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민弱民에서 다룬 것은 부국강병이란 국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힘들어하고 두려워하는 백성을 법으로 철저히 압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국가 정책에 왈가왈부하는 백성을 혹독하게 징벌하고, 농사 외에 갖가지 재주로 먹고사는 백성의 재능발휘를 막고 무지몽매하게 만들어 전 국민이 오로지 부국강병에만 매진토록 하라는 주장입니다.
중형重刑에서 다룬 것은 형벌을 무겁게 하면 가벼운 범죄도 생기지 않는 법이므로 상을 받는 것도 이익이지만 벌을 받지 않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는 생각을 백성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혹독한 형벌만이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국해國害에서 다룬 것은 지식만 추구하는 나라는 망할 날이 멀지 않다는 점입니다. 학문적 논의나 인의, 도덕 등은 부국강병에 도움이 안 되며 싸움 좋아하는 호걸, 장사로 이익 보는 사람, 지식을 팔러 다니는 사람, 남 신세를 지고 사는 사람, 집안에만 있는 남자, 기예로 먹고사는 예능인 등은 국가의 해충이라는 것입니다. 농사와 전쟁 외의 모든 일은 부국강병이란 국가의 목표에 위배되는 행위이므로 철저히 압박하여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리위사以吏爲師에서 다룬 것은 법으로 통일시키고 법관을 스승으로 삼아서 모든 행동의 표준은 법으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고, 상벌, 관직, 신분의 기준을 법으로 정함으로써 국민의 의식을 법 하나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을 다루는 관리를 스승으로 삼고, 부국강병과 관련 없는 일체의 지식이나 지식 전수자는 쓸모가 없으니 없애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