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및 중앙시베리아에서의 무당 충원




서부 시베리아의 오브 강 지류에 사는 종족으로 수렵狩獵과 어로漁撈에 종사하는 보굴족Vogul의 샤머니즘Shamanism은 세습世習일 뿐만 아니라 여계女係로 전승傳承됩니다.
미래의 무당巫堂은 사춘기 때부터 이상성격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신경증神經症 증세症勢를 보이고 때로는 간질병적癎疾病的인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발작의 순간이 바로 이 미래의 무당이 신들과 만나는 순간으로 해석됩니다.
시베리아 서부의 이르티시Irtysh 지방에서도 샤머니즘은 천공신의 선물로, 미래의 무당에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 징후徵候가 나타납니다.
세습이든 자연발생적이든 샤머니즘은 신들이나 영신들의 선물입니다.
다만 겉모양이 세습으로 보일 뿐입니다.

무당의 아들이라고 해서 권능權能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입문자入門者는 영신들의 승락承諾과 인가認可를 받아야 합니다.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종족 가운데 가장 큰 네네츠족으로 더 잘 알려진 유라크-사모예드족Yurak-Samoyed의 경우, 장차 무당이 될 자는 성장하면서 환상幻想을 보기도 하고, 잠자다가 무당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혼자 방황彷徨하는 따위의 일을 좋아하게 됩니다.
이런 잠복기潛伏期가 끝나면 이 후보자는 무당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습니다.
이 후계자는 청춘을 바쳐 샤머니즘의 교의敎義와 기술技術을 배워야 합니다.

언어로 말하면 알타이어족의 하나인 터키어에 속하며 야쿠티아의 주종족主種族으로 시베리아 동부를 흘러 북극해로 흘러들어가는 레나Lena 강(4,400km) 중류, 동東시베리아의 타이가Taiga, 툰드라Tundra 지대에 사는 야쿠트족Yakut의 무당은 세습으로 대물림하지 않습니다.
무당이 될 팔자를 타고난 자는 갑자기 실성失性하고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면서 숲으로 들어가 초근목피草根木皮(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延命하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기도 하며 칼로 자신의 몸을 난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자의 가족은 늙은 무당에게 이 자를 살려줄 것을 호소하고 늙은 무당은 실성한 젊은이에게 갖가지 영신들의 존재와 이들을 부르거나 부리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이는 입문의례入門儀禮의 시작始作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Baikal Lake 너머의 산악지대인 트랜스바이칼Transbaikal 지역의 퉁구스족 가운데서 무당이 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꿈에 죽은 무당의 영신이 나타나 자기 뒤를 이을 것을 명하더라고 선언합니다.
대개의 경우 이런 선언이 부족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선언을 한 미래의 무당은 바로 뒤에 극심한 정신착란精神錯亂을 일으킵니다.
중앙아시아의 투루칸스크 지방의 퉁구스족의 신앙에 따르면 무당이 될 팔자를 타고난 자는 꿈속에서 카르기Khargi라고 하는 재앙을 내리는 요사스러운 귀신鬼神인 사신邪神이 무당 의례를 집전執典하는 광경을 봅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무당들의 전승비법傳承秘法을 익히는 것입니다.

이런 입문의례는 이따금 병적 꿈을 꾸거나 망아황홀경忘我怳惚境에 빠져 있는 동안에 이루어지는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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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계의 종족 퉁구스족Tungus의 무당 충원




만주족滿洲族과 만주의 퉁구스족에게는 두 계급의 대大무당이 있습니다.
한 계급은 부족에 딸린 대무당大巫堂이고 또 한 계급은 부족에서 독립해 있는 대무당입니다.
부족에 딸려 있는 대무당의 경우 무당의 자질은 대개 조부祖父로부터 손자孫子에게 계승繼承됩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세속적 요구를 따르는 데 전심전력하느라 무당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주족은 아들이 바로 이를 계승하기도 합니다.
아들이 없을 경우에는 무당의 권능權能이 손자에게 내려갑니다.
죽게 된 무당에게 그가 죽으면서 남기는 여분의 영신을 물려줄 가족이 없을 경우 제삼자第三者가 소명을 받게 됩니다.
부족으로부터 독립해 있는 무당이 제삼자를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소명召命에 대한 응소과정應召過程에는 늘 히스테리적인 혹은 히스테리 유형의 위기가 뒤따릅니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일정한 교육기간이 있고 이 기간이 종료되면 그 사회에서 공인公認된 무당의 수하에서 입문의례入門儀禮를 치릅니다.
대개 이런 경우 위기는 사춘기에 시작됩니다.
그러나 입문자는 최초의 접신경험을 치르고도 몇 년이 지나야 무당이 될 수 있습니다.
무당으로의 인정은 공동체의 전 구성원들로부터, 그것도 고통스러운 수련과정을 겪어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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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부르야트족Burjat과 알타이족Altai의 무당 충원




알라르스크의 부르야트족의 경우, 샤머니즘Shamanism은 부계 혹은 모계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자연발생적인 무당도 있습니다.
세습적이든 자연발생적이든 이런 소명을 받았다는 징표는 꿈과 발작적 경련을 통해 나타납니다.
이런 꿈을 꾸게 하고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그들은 조상영신祖上靈神들, 즉 우트차utcha라고 믿습니다.
무당 직은 의무적인 것입니다.
소명召命을 받으면 이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조상영신祖上靈神들에게 선택된 아이들은 잠을 자면서도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이 과민해지고 꿈을 자주 꾸게 됩니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지내다가 열세 살이 되면 이 직분의 후보자 지명을 받습니다.
그들은 준비기간에 일련의 접신체험接神體驗을 하게 되는데, 꿈속에 나타난 조상영신들의 손에 이끌려 지하계로 내려가는 등의 체험이 바로 성무聖務 체험입니다.
젊은 무당 후보자는 부족의 장로長老들 밑에서 공부를 계속합니다.
후보자가 배우는 것은 부족의 계보, 전통, 무속의 신화와 무당들만이 사용하는 특수한 어휘語彙입니다.
이때 이런 후보자를 가르치는 무당은 ‘신 아버지’로 불립니다.
접신 중에 후보자가 무당의 노래를 부르는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드디어 저세상과 관계가 이루어진 징표徵標로 받아들여집니다.

남시베리아의 부르야트족의 경우 샤머니즘은 세습世習이지만, 때로는 신들의 선택을 받아서 혹은 우연히 무당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신들이 한 사람을 무당이 될 그릇으로 보고 이 사람을 번개로 치거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을 통해 그 뜻을 알리는 경우가 신들에게 선택되는 경우이고, 하늘에서 떨어진 돌, 곧 운석이 들어 있는 타라순tarasun을 마시고 무당이 되는 경우가 우연히 무당이 되는 예입니다.
그러나 신들의 선택을 받았더라도 이런 무당 역시 늙은 무당의 훈도訓導와 교육敎育을 받아야 합니다.
신들이 무당을 지명하는 데 사용하는 번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번개는 무당의 권능權能이 천상에서 유래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남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Minusisk 분지를 중심으로 시베리아 중부를 흐르는 강으로 사얀Sayan 산맥에서 시작해 북극해北極海로 흘러들어가는 예니세이Enisei 강 상류 및 시베리아 중남부의 사얀산 중턱에 거주하는 소요트족Soyot(목축 기마 민족)의 경우에도 번개를 맞는 자는 무당이 됩니다.
번개는 무당의 의상에 그려지기도 합니다.

세습 샤머니즘의 경우, 조상 무당들의 영혼이 후손 중에서 젊은 청년을 하나 고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 청년은 얼이 빠지고 몽상에 빠지는 것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며, 예언자적豫言者的 환상幻想을 자주 보고 결국 발작을 일으켜 의식을 잃는 일이 잦아집니다.
부르야트족은 이 기간 동안 영신靈神(spirit)들이 이 청년의 넋을 데려갔다고 믿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영신들이 청년의 넋을 동쪽으로 데려가면 청년은 ‘백’ 무당이 되고, 서쪽으로 데려가면 ‘흑’ 무당이 됩니다.
신들의 궁전으로 인도되는 이 신출내기 무당은 조상 무당들로부터 무업巫業의 비의祕儀, 신들의 형상과 명칭 그리고 영신들의 명칭과 이들에 대한 제사법을 배웁니다.
신출내기의 영혼은 성무과정이 끝난 뒤에야 육신으로 돌아옵니다.

알타이족에게도 무당 직분職分은 대체적으로 세습입니다.
미래의 무당 혹은 캄kam은 신병神病을 앓고 명상瞑想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준비기간 동안 미래의 무당이 해야 할 일을 늦추지 않고 부족의 노래나 전승을 가르칩니다.
한 집안의 젊은이가 발작을 일으키면 알타이족은 자기네 조상 중에 무당이 있음을 확신합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캄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무한 무당은 세습에 의한 무당에 비해 영험靈驗이 적은 것으로 그들은 믿었습니다.

무직巫職은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대물림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외적으로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수도 있습니다.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세습적 샤머니즘은 신들과 영신들로부터 직접 무력巫力을 받은 샤머니즘과 공존했으며, 무당의 소명이 자연발생적이든 세습적이든 무당은 병적 현상을 동반합니다.

그 밖의 지역에서 주술사呪術師나 주약呪藥, 주구呪具, 주물呪物 등을 가지고 병의 치료治療를 맡아보는 주의呪醫의 경우 이들의 직능이 세습적으로 전수되느냐 자연발생적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대체로 상황이 어디서나 같기 때문입니다.
주의呪醫의 직능은 보통 세습입니다.
무당 권능의 상속은 자기 아이나 친족 쪽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무당 자신이 그 뿌리가 같은 곳에서 권능을 얻고자 하는 데서 생긴 경향으로 보입니다.
무당이 생존 시에 자식에게 그 권능을 물려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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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머니즘Shamanism과 정신병리학




시베리아 샤머니즘은 정신병리학적精神病理學的 현상학으로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됩니다.
샤머니즘 혹은 접신기술接神技術을 히스테리로 보는 학자들에게 무당들이 보여주는 신경증상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샤머니즘은 전적으로 극북적極北的인 현상입니다.
샤머니즘은 극북지역 주민들의 우주적 환경의 영향에 따른 신경증적 불안에서 유래합니다.
극도의 추위, 기나긴 밤, 황량한 고립상태, 비타민 결핍 등의 환경이 극북 주민들의 신경조직에 영향을 미쳐 정신병(극북형 히스테리)을 유발시키거나 무속적巫俗的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를 야기합니다.
무당과 간질병 환자 사이의 단 한 가지 차이는 무당과 달리 간질병 환자는 의도적으로 망아의 경지에 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극북지방에서 무속적 접신은 자연발생적이고도 근본적인 현상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위대한 무당의 노릇이 가능한데, 실제로 무당의 몸이 경직되면서 망아忘我의 경지에 들고 그동안 무당의 영혼은 그 육체를 떠나 천상계나 지하계로 간 듯한 연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태에서 행사를 치룹니다.
그러나 준극북지방의 경우 무당은 진정한 망아의 경지에 의도적으로 들지 못합니다.
겨우 마취제를 이용해서 반망아半忘我 상태에 들거나 극적 연출로 영혼이 여행하는 시늉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신착란精神錯亂과 샤머니즘을 동일시하는 이런 주장이 비단 극북지방의 샤머니즘에 대해서만 적용되어온 것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의 샤머니즘은 원래 질병이었으며, 이런 질병에 걸린 자들이 망아상태를 극적으로 모방하기 시작한 건 후대의 일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정신적 평형의 파탄과 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Oceania(남태평양의 여러 섬)의 샤머니즘의 갖가지 형태 사이에는 분명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평양 중남부 쿡 제도 서쪽에 있는 뉴질랜드령의 산호초섬의 니우에족Niue의 경우, 무당은 간질병 환자이거나 극도로 신경질적神經質的인 사람인 것이 보통이며, 이런 자는 유전적으로 특별히 신경이 불안한 가문에서만 나옵니다.
남태평양 중앙부에 있는 섬의 무리 사모아Samoa에서는 간질병癎疾病 환자가 점쟁이가 됩니다.
인도네시아 서부 대순다 열도의 서쪽 끝에 있는 수마트라Sumatra의 바타크족Batak(서수마트라의 중북부 토바 호Lake Toba 주변에 사는 원原말레이인)과 그 밖의 인도네시아 주민들은 잔병치레를 많이 하거나 몸이 약한 자들 중에서 주술사呪術師 직능職能을 행사할 사람을 뽑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Mindanao의 수바눈족Subanun에게 있어 완벽한 주술사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거나 괴짜 노릇을 곧잘 합니다.
이런 예는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인도 동쪽 뱅골 만 동부에 있는 섬의 무리 안다만Andaman 제도에서 간질병 환자는 훌륭한 주술사 대접을 받습니다.
우간다Uganda의 로투코족Lotuko에게는 허약한 자와 신경증 환자가 주술사의 직능에 지원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원자는 오랜 성무과정聖務過程을 거치게 됩니다.

칠레Chile의 아라우칸족Araucanian(16세기 스페인의 안데스Andes 정복 이전에는 150만의 인구가 있었으나 20세기 중반에는 20만 정도 남아있음) 사이에서 무당 직능을 얻고자 하는 지원자는 대개 병신이거나 병적으로 신경질적이거나 기氣가 약하거나 소화불량消化不良에 시달리거나 심한 빈혈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보통입니다.
그들은 신의 소명召命을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믿습니다.
신의 소명에 저항하거나 응소應召에 성실을 다하지 않으면 신의 벌을 받아 조사早死를 면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극북지역만큼 정신심리학적 병증病症이 강하게 또 널리 퍼져 있는 곳은 없습니다.
이런 정신이상 상태가 다른 지방에 비해 북부지방에 더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의 입장에 볼 때 정신의 장애가 있는 환자는 훌륭한 신비가神秘家가 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사람들은 희화戱化된 신비가에 지나지 않는데, 그런 자들의 경험에 종교적 내용이 있을 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들의 경험이 종교적 경험과 유사해 보이더라도 그것은 자가발정自家發情 행위처럼 우스꽝스러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가발정 행위는 이른바 성행위와 같은 사정射精이라고 하는 육체적 결과에 도달하지만 상대가 없기 때문에 결국 희화된 성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단Sudan의 여러 부족에게 간질병은 매우 흔한 병입니다.
그러나 이들 부족은 이 간질병이나 그 밖의 신경증에 걸린 환자를 영신靈神에 들린 자로 보지는 않습니다.

주의呪醫라고 하는 천직天職과 관련해서 거의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에게 이런 병증이 나타나는 건 조금도 놀라운 일이 못됩니다.
그러나 미개사회未開社會(nonliterate society)의 주의呪醫나 주술사나 무당은 단순한 병자가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은 완쾌된 병자, 자신을 치료하는 데 성공한 병자입니다.
무당이나 주의의 소명이 병을 통해 혹은 간질의 발작을 통해 제시되는 경우 그 후보자의 성무의례는 치료행위와 다름없습니다.
야쿠트족의 유명한 무당 튀스퓌트Tusput(‘하늘에서 떨어진 자’란 뜻)는 스무 살 때 병을 앓았습니다.
그러던 그가 무가巫歌를 부르는 순간 자기 몸이 나아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필요하다면 그는 밤새도록 북치고 춤추고 뛸 수도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무업巫業에 종사할 필요가 있었는데, 무업을 놓고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 헤이룽강黑龍江(Heilong) 주변 지역인 아무르Amur의 골디족Goldi의 한 무당은 “내가 무당이 된 때는 10년 전이다. 처음에는 나 자신의 병만 치료했지만 3년 전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병도 고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장차 무당이 될 자는 영신들의 도움을 받아 병을 고치게 되는데, 뒤에 이 영신들은 그 무당의 수호영신이나 보호영신이 됩니다.
실제로 무당 노릇을 하면서부터 이 무당은 병을 고칠 수 있고 영신들을 다스릴 수 있으며 마음의 평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음의 평정은 간질병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무당은 간질병적 망아체험을 자의적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외견상으로는 간질병 환자나 히스테리 환자와 비슷하나 무당에게는 정상적인 신경구조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는 점입니다.
무당이 속인들 이상의 정신집중을 성취한 자이고,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일도 거뜬하게 견딜 수 있는 자이며, 접신행위를 스스로 통제統制할 수 있는 능력能力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보굴족의 무당은 날카로운 지성, 완벽하게 유연한 육체 그리고 무한히 샘솟는 정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래의 무업巫業에 대한 그의 준비행위가 신출내기인 그의 육체를 강화시키고 그의 지적 자질을 완성시킵니다.
야쿠트족 무당 미칠Mytchyll은 노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업 중에는 어떤 젊은이들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높이 뛰고 강렬하게 몸을 놀렸습니다.
그는 단도로 자기 몸을 찔렀으며, 작대기를 삼켰고, 이글거리는 숯을 먹었습니다.
그에게서 간질성 환자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오손족烏孫族과 강거족康居族이 중심이 되어 서방의 원주민과 융합하여 형성된 민족 카자흐Kazak의 키르기츠족Kirghiz 무당은 망아상태에 들어 눈을 감은 채 사방팔방을 헤매면서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찾아냅니다.
자신의 접신상태까지 통제할 수 있는 이 놀라운 능력은 무당의 신경구조가 얼마나 우수한가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시베리아와 북아시아 무당에게 정신분열의 징후가 될 만한 것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무당의 기억력과 자기통제 능력은 분명히 일반 수준을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르야트족의 경우 무당은 풍부한 구전 영웅문학의 기능 보유자입니다.
야쿠트족 무당의 시적 어휘는 1만2천 단어가 넘습니다.
그 공동체가 사용하는 어휘는 4천 단어에 지나지 않습니다.
카자흐의 키르기츠족의 무당은 가수歌手이자 시인詩人이며 주술사呪術師이자 점술가占術家이며, 사제司祭이자 의사醫師인데다 종교와 민간전승의 기능보유자技能保有者이자 수세기 이전의 전설에 대한 전문가로 보입니다.

무당의 성무과정聖務過程은 접신체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당은 신경증 환자가 이겨내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이론적, 실제적인 교육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무당巫堂, 요술사妖術師, 주의呪醫들을 단순한 병자로 인식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정신착란 체험은 나름의 이론적 내용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저희들의 병을 치료하고 남들의 병까지 치료할 수 있다면 그들은 다른 것은 물론 병의 메커니즘이나 병의 이론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들이나 영신들의 대변자로 선택되든, 신체적 결함 때문에 이런 역할을 떠맡게 되든, 주술적, 종교적 소명에 부응해 무업巫業을 물려받든, 주의呪醫가 속俗의 사회와 다른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주의呪醫는 성聖과 보다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그 성聖의 드러남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다 교묘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허약한 신체, 신경장애, 자연적인 소명 혹은 세습적인 무업의 상속은 아주 다양한 선택과 피선被選의 외적 표징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무당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은 기묘한 우연 혹은 사건을 통해 그 선택된 무당에게 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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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성무




어느 정도의 병리학적 질병과 접신몽接神夢 그리고 접신체험은 무당 상태에 이르는 흔한 수단입니다.
때로 이런 이상체험은 위로부터 ‘택함을 입었음’을 나타내는 징표를 의미합니다.
이런 체험은 또 무당 후보자에게 새로운 계기가 있을 것임을 알리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경우 신병神病, 접신몽接神夢, 접신체험接神體驗은 그 자체로 하나의 통과의례를 구성합니다.
신병 등이 ‘택함을 입기’ 이전의 속된 인간을 성스러운 직능자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 접신형식의 체험에는 늘 그리고 어디서든지 노사무老師巫에 의한 이론적, 실천적 교육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접신체험이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당 후보자의 천직을 결정하는 모든 접신체험에는 통과의례通過儀禮의 전통 도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통과의례의 전통 도식은 고뇌,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병 무업巫業이란 없습니다.
‘택함을 받은 자’의 심적 고독은 격리와 성무의례의 고립, 격리와 의례적 독거獨居에 상응하며, 신병에 걸린 무당 후보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절박감은 모든 통과의례에 나타나는 상징적 죽음을 환기시킵니다.

이러한 최초의 접신체험은 비교적 다양하고 그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개 다음과 같은 테마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즉 인체의 내부기관과 장기臟器의 재생이 뒤따르는 육신의 해체, 천상계天上界로 상승上昇하여 신들과 영신들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지하계地下界로 하강下降하여 영신들 및 이미 세상을 떠난 무당들과 대화를 나눈다든가 하는, 종교적인 동시에 무당적(직접적인 비의)인 갖가지 계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테마가 성무의례聖務儀禮에 속하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성무의례적인 테마가 있건 없건 이런 테마 자체는 여기에 대응하는 무속적 기술의 특수한 종교적 동향을 드러냅니다.
천상적天上的인 무당의 성무의례와 우리가 명계적冥界的이라 부르는 성무의례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천상계의 절대자가 무당을 접신적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들게 하는 것과, 이미 세상을 떠난 무당의 영신靈神이나 재앙을 내리는 요사스러운 귀신鬼神)인 사신邪神이 무당을 그런 상태로 만드는 것에다 부여하는 중요성은 해당 샤머니즘이 서로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런 차이는 상반되는 혹은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종교적 관념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이 양자가 기나긴 진화단계와 나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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