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성무
어느 정도의 병리학적 질병과 접신몽接神夢 그리고 접신체험은 무당 상태에 이르는 흔한 수단입니다.
때로 이런 이상체험은 위로부터 ‘택함을 입었음’을 나타내는 징표를 의미합니다.
이런 체험은 또 무당 후보자에게 새로운 계기가 있을 것임을 알리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경우 신병神病, 접신몽接神夢, 접신체험接神體驗은 그 자체로 하나의 통과의례를 구성합니다.
신병 등이 ‘택함을 입기’ 이전의 속된 인간을 성스러운 직능자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 접신형식의 체험에는 늘 그리고 어디서든지 노사무老師巫에 의한 이론적, 실천적 교육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접신체험이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당 후보자의 천직을 결정하는 모든 접신체험에는 통과의례通過儀禮의 전통 도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통과의례의 전통 도식은 고뇌,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병 무업巫業이란 없습니다.
‘택함을 받은 자’의 심적 고독은 격리와 성무의례의 고립, 격리와 의례적 독거獨居에 상응하며, 신병에 걸린 무당 후보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절박감은 모든 통과의례에 나타나는 상징적 죽음을 환기시킵니다.
이러한 최초의 접신체험은 비교적 다양하고 그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개 다음과 같은 테마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즉 인체의 내부기관과 장기臟器의 재생이 뒤따르는 육신의 해체, 천상계天上界로 상승上昇하여 신들과 영신들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지하계地下界로 하강下降하여 영신들 및 이미 세상을 떠난 무당들과 대화를 나눈다든가 하는, 종교적인 동시에 무당적(직접적인 비의)인 갖가지 계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테마가 성무의례聖務儀禮에 속하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성무의례적인 테마가 있건 없건 이런 테마 자체는 여기에 대응하는 무속적 기술의 특수한 종교적 동향을 드러냅니다.
천상적天上的인 무당의 성무의례와 우리가 명계적冥界的이라 부르는 성무의례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천상계의 절대자가 무당을 접신적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들게 하는 것과, 이미 세상을 떠난 무당의 영신靈神이나 재앙을 내리는 요사스러운 귀신鬼神)인 사신邪神이 무당을 그런 상태로 만드는 것에다 부여하는 중요성은 해당 샤머니즘이 서로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런 차이는 상반되는 혹은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종교적 관념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이 양자가 기나긴 진화단계와 나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