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
Church Fathers
김광우의 저서 <신학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사도행전 1:8)
예수는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제자들은 증인이 되라는 분부를 받고 사도로 변신했다.
사도들 중에는 일찍 순교한 사람도 있고 근동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전력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교회를 목회할 후계자들을 임명했는데 그들을 교부라고 한다.
사도들의 제자라는 의미에서의 교부시대는 신약성경이 쓰여진 90년부터 140년까지지만 사도와 같은 시대를 살지 않은 교부들도 있어 넓은 의미로는 451년 칼케돈 공의회가 열린 때까지로 확장해서 말한다.
교부들의 신학은 동방 정교회, 루터 교회, 개혁 교회, 로마 가톨릭 교회 등에 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들 교회들은 교부들의 저술을 계승, 발전시켰으며 때로는 비판했다.
17세기의 중요한 신학자 랜슬럿 앤드류즈(Lancelot Andrewes, 1555-1626)는 정통 그리스도교는 구약과 신약성경 두 권과 세 개의 신조, 네 복음서, 그리고 교부들의 그리스도교 역사 위에 기초한다고 했다.
교부(church father)는 ‘사도적 사제 Apostolic Father’라는 뜻으로 사도에 의해서 후계자로 계승된 일단의 저술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교부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 patristic은 아버지에 해당하는 라틴어 pater에서 유래한 말로 교부들의 시대를 가리킴과 동시에 이 시대에 발전된 사상들을 통칭한다.
그리스어로 사도(apostolos, 영어로는 apostles)는 ‘앞서 보내다 to send forth’라는 뜻이며 보내다라는 뜻의 라틴어는 미테레(mittere)이므로 영어로는 전도자를 ?issionary剌?표기한다.
교부들의 저서는 대부분 서신과 설교문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저술 동기는 우연이었다.
그들의 문서가 중요한 이유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입증시켜 주는 원전으로서 신약성경 다음으로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내용이 교리적이지 않으므로 신조들을 그들의 문서를 통해 알아보는 작업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신학의 발전에는 공헌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믿음의 개념과 당시 교회의 관습을 이해하는 데는 중요한 사료이다.
교부들은 도덕주의(Moralism)를 표방하였다.
구원은 속죄의 측면보다는 영생(eternal life)과 불멸(indestructibility)에 치중되었으며 이와 관련해서 지식이 강조되었는데 예수가 진리에 관한 지식을 제공했다고 믿은 까닭이다.
그들에게 구원은 진리로부터 얻어지는 영생 또는 깨우침(enlightenment)이었다.
그들은 죄를 타락, 육체적 욕망, 실수, 무지 등으로 설명했지만 죄책(guilt)의 개념은 강조하지 못했다.
교부들의 도덕주의 경향은 은혜에 관한 인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계시자(revealer)인 예수로 인해 인간이 우상숭배와 거짓된 옛 언약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하나님의 은총이며, 사랑으로 인간이 의로워질 수 있음을 뜻한다.
은총이 인간으로 하여금 의를 성취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구원을 얻게 한다는 이러한 도덕주의 경향은 중세에 선행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도인 신학 Christian Theology』(1996)의 저자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E. McGrath)는 교부시대는 그리스도 신학의 생성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오늘날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열거하였다.
1. 교부시대의 몇 가지 논쟁은 우리 시대와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논쟁들이 당시에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겠지만 오늘날 독자들이 이런 문제들에 감정이입해서 당시 어째서 그토록 관심사였는지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같은 관점으로 교부시대를 종교개혁시대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데 종교개혁시대에 제기된 많은 문제들은 오늘날 교회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종교개혁시대의 관심사들에 학생들이 더욱 쉽게 다가가는 것을 본다.
2. 교부시대의 논쟁들 중 많은 부분이 철학적인 문제들이었으므로 독자들이 당시의 철학적 논쟁에 관해 어느 정도 친숙할 때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일부는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사상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 이런 사상들은 교부시대 지중해 세계에 있어서 상당한 발전과 비판을 겪은 것들이다.
중세 플라톤주의와 신플라톤주의는 매우 다를 뿐만 아니라 플라톤 원래의 사상과도 같지 않다.
많은 사람이 당시 철학에 대해 느끼는 생소함이 그것에 관한 연구의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으며,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교부시대의 몇 논쟁에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충분히 인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3. 교부시대는 교리적으로 광범위한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시대는 유동적인 시기로 여러 경계표와 기준들이 (여기에는 니케아 신조를 비롯한 문헌들과 그리스도의 양성론과 같은 교리들이 포함된다) 점진적으로 출현한다.
그리스도교의 교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되었던 다른 시대에 친숙한 학생들에게 교부시대의 이런 면모는 종종 당혹스러운 것이다.
4. 교부시대는 정치적이고 언어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동방 그리스어권 교회와 서방 라틴어권 교회 사이의 분리가 나타남을 목도하게 된다.
많은 신학자들은 동,서방 신학자들 사이의 신학적인 기질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를 구별하는데 동방 신학자들에게는 종종 철학적인 경향이 있고 신학적 사색에 빠진 데 비해 서방 신학자들은 신학에 철학을 유입하는 일에 적대적이었으며, 신학을 성경 안에 나타난 교리들에 대한 탐구로 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