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하나님과 동등한 자
김광우의 <예수 이야기> 중에서
예수와 다른 메시아관을 가지고 있던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갇혔을 때 제자들을 예수에게 보내 당신이 자신이 기다리던 메시아냐고 물은 적이 있다.
예수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눈먼 사람이 보고, 저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먹은 사람이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들으니, 가서 너희가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리라고 하였다(마태복음서 11:4-5).
그는 하늘나라의 통치와 질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하여 요한에게 자신이 메시아라고 전하도록 한 것이다.
새로운 계명과 언약을 제정했을 뿐 아니라 몸소 하늘나라의 통치와 질서를 지상에 세우려 했던 예수를 우리는 하나님과 동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은 하나님과 동격이라고 생각했으므로 자신의 사역이 곧 하늘나라라고 믿었고 하늘나라가 지상에서 이루어지도록 몸소 행동했다.
그는 예언자들처럼 계몽적 차원에서 사람들을 깨우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계명과 언약을 주었고, 병자들을 고쳐주었으며 죽은 사람을 부활시켰다.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다가가셔서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나고, 그 여자는 그들(예수와 제자들)의 시중을 들었다. 【마가복음서 1:31】
“아들아, 네 죄가 용서함을 받았다.” 【마가복음서 2:5】
“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는 ‘내가 그리스도다’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속일 것이다.” 【마가복음서 13:6】
예수께서 그를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나가거라” 하셨다.
그러자 귀신이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다가 쓰러뜨려놓고 그에게서 떠나갔는데, 그에게 상처는 입히지 않았다.” 【누가복음서 4:35】
“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자기 목에 연자멧돌을 달고 바다 깊숙이 잠기는 편이 낫다.” 【마태복음서 18:6】
요한은 복음서 첫 장에서 예수를 가리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복음서 1:14)고 적었다.
요한은 예수의 생애를 신성의 능력을 가진 말씀이 화신이 된(incarnated) 역사적 사건으로 이해했으며 예수가 하나님과 동등할 뿐 아니라 하나님 당신이라고 주장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니,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의 안에서 생겨난 것은 생명이었으니, 그 생명은 모든 사람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요한복음서 1:1-5】
요한복음서는 공관복음서와 달리 다분히 신학적이다.
요한은 그리스어로 복음서를 쓰면서 말씀을 ‘로고스(logos)’로 번역했다.
우주의 실체를 뜻하는 로고스는 기원전 5-6세기 그리스 현인들에게 물, 불, 공기, 티끌을 의미했고, 플라톤에게는 영원(aio죚n)에 해당했다.
로고스는 신학적으로는 신성(神性)을 뜻하며 노자(老子)의 도(道), 공자(孔子)의 하늘〔天〕, 힌두교의 브라만(brahman)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요한은 신성이 예수라는 인격체로 나타났으므로 또 다른 인격체인 하나님과 예수는 동등하다고 주장했다.
철학자이자 신학자 터툴리안(Tertullian, 155-220)은 이렇듯 요한복음서의 사상에 근거하여 처음으로 삼위일체(三位一體, trinity) 이론을 주장했다.
삼위일체란 하나님 아버지, 그리스도 아들, 성령, 이 세 인격체가 하나의 실체(una substantia)란 뜻이다.
삼위일체론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으며, 이 이론을 두고 이단 시비가 일어나 삼위일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은 교단에서 제명되거나 체형을 당했다.
삼위일체에 대한 최선의 이해방법은 일인삼역이다.
신성이 인류역사에 세 사람의 연기자로 나타났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역할을 다음과 같은 말로 설명한 바 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 사람을 시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 사람을 부인할 것이다.” 【마태복음서 10:32-33】
초대교회 지도자들은 예수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속한다는 교리를 내세우면서 그를 하나님과 동등한 분으로 믿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한결같으신 분이십니다. 【히브리서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