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선택이 최소한의 증거를 과잉 해석하는 모듈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자 헨리 플로트킨은 “우리의 생존은 세상의 인과구조에 대한 잘 조율된 지식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과성에 대한 환상은 인간이나 쥐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방식으로 유발된다”고 말한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두 가지 유형의 인과 탐지 오류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의 일부 행동이 특정한 사건을 불러왔다고 오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늘 이런 오류를 저지른다. 1948년, 심리학자 스키너는 비둘기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먹이를 주는 실험을 했다. 비둘기가 무슨 일을 하든 관계없이 먹이가 제공되었다. 그런데 각각의 비둘기들에게서 각자 다른 반복적인 행동 패턴이 나타났다. 같은 행동을 하는 비둘기는 없었다. 어떤 놈은 왼쪽으로 돌았고, 어떤 놈은 오른쪽으로 돌았다. 뒤쪽으로 걸어가는 놈, 반복적으로 머리를 까딱거리는 놈도 있었다. 안쪽에 설치된 지렛대나 반응키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도록 만들어진 스키너가 고안한 실험상자인 스키너 상자skinner box 비둘기라면 이리저리 움직이며 반응키를 쪼아대는 것이 실제로 음식 보상을 가져오고, 그것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쉽게 배운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는 비둘기들이 행동을 하든 안 하든 먹이가 제공되었다. 그런데 어떤 비둘기도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가만히 있는 놈은 없었다. 이 실험의 비둘기들은 자신들만의 행동 패턴을 만들어냈다. 자기가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난 알아냈어! 뭘 해야 하는지 난 안다고!”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이런 비둘기들의 바보 같은 정신적 실수를 비웃고 세상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 코웃음을 치지만, 슬프게도 많은 심리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인간도 같은 상황에서 비슷하게 행동한다.

스키너는 ‘미신적 행동 superstitious behavior;이라는 특이한 용어로 이러한 비둘기의 행동을 설명했다. 비둘기들은 자신들이 유발한 사건과 자신들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일어난 사건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쥐, 비둘기, 사람 모두 자신들의 행동과 자신들에게 닥친 일 사이의 관계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선택이 최소한의 증거를 과잉 해석하는 모듈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모듈이 실수를 저지른다 해도 존재하지 않는 인과성을 찾는 것 외에 더 큰 피해는 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평온 기도는 우리에게 지혜를 준다.

바꿀 수 없는 일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 둘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

이 기도의 지혜가 되는 아이디어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바꾸거나 통제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 기도는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그 차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원인-결과 관계의 탐지에만 몰두하는 정신적 모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모듈은 유아 때부터 자리를 잡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정도를 과장하곤 한다. 스키너 상자 안의 쥐와 다를 바 없이 우리는 모든 사건이 내 행동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행운의 셔츠를 입어야 돼” 혹은 “우리 팀이 계속 이기려면 절대 양말을 갈아 신지 말아야 해.

두 번째 오류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행동이 인과관계를 만들어낸다고 믿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정신적 오류는 인간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다. 농작물을 망치게 된 농부가 기도한다. “양을 제물로 바치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결과를 내려준다면 저의 소중한 것을 내놓겠습니다.” 농부는 나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없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에게도 중요시 여기는 어떤 가치가 있을 테고, 그걸 알아내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한 일부 통제력을 얻기 위해 다른 자의 권력을 정확하게 탐지해낸다.

운동선수들이 승리를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공으로 돌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령 “9회 말에 홈런을 때리게 해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와 같은 말은 선수 자신이 그런 일을 해냈다는 의미를 축소시키는 한편 경건하고 겸손한 사람처럼 들리게 한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의 발생을 자기 행동의 결과라고, 혹은 다른 누군가가 준 것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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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두뇌는 상당히 모듈화되어 있다




놈 촘스키는 인간이 뇌 구조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문화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종, 종교, 출생지에 관계없이 문화를 가능하게 한 건 모든 인간의 두뇌에 공통 내장된 모듈회로 덕분이다.

문화는 우리가 공유하는 정신에서 나왔으므로 다양한 한편 유사하다.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가 인간 마음의 파생물임을 받아들이면 지구 생명체에 대한 더 크고 일관된 흐름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신체는 고통스럽고 가치중립적인 자연선택의 고정을 통해 설계되었다. 두뇌를 포함해 모든 기관이 그런 식으로 진화했다. 인간의 두뇌는 같은 종류의 지각적, 논리적 지름길을 제공하며 우리를 지각적, 논리적 왜곡에 빠뜨린다. 그 비이성의 결론과 망상의 내용은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본질과 영향력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우리의 두뇌는 상당히 모듈화되어 있다고 말한다. 두뇌는 훌륭한 정보처리기이고, 신체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에 걸쳐 개발된 것이다.

우리 마음은 놀라운 장치이지만, 간혹 오류도 일으킨다. 우리 마음이 진화할 때 거의 없었거나 혹은 아예 없었던 정보 때문에 오류가 생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수량에 관련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는 “1, 2, 3, 많은”의 수 체계를 벗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종이다. 게다가 확률은 더욱 더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다. 이런 정보는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이다. 그것을 직접 담당하는 모듈 시스템을 진화시키지 못했을 정도로 최신 정보인 것이다.

또한 모듈이 너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오류를 낸다. 즉 비활성화되는 편이 더 나았을 경우이다. 특수화된 정신적 모듈의 부적절한 활성화는 오작동만큼이나 큰 문제가 된다. 특히 대다수 사람들이 부적절하게 유발된 정신적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게 되면 잘못을 지각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우리는 모두 쾌락주의자들이다. 지구상의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쾌락을 최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인간은 좋은 일이 그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그런 일을 적극 만들어내려 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뭔가를 하면 더 나아진다고 믿는다. 나쁜 일에서도 통제력을 발휘하려고 한다. 나쁜 일들을 축소하거나 없애려는 행위는 재빨리 학습되고 우리의 입력 목록에 남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부정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라고 부른다. 우리는 또한 어떤 행동이 불쾌하거나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금방 배우고 이런 행동들을 억제하려고 한다. 이를 심리학자들은 ‘처벌punishment’이라고 부른다. 처벌의 심리를 유발하는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간단하게 불쾌한 무언가를 방지할 수 있다. 처벌의 심리는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통제하여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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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논리는 인간 잠재력의 낭비이다




우리는 최소한 5만 년 내지 10만 년 전에 설계된 마음을 갖고 태어났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에게 맞추어져 세팅된 것이다. 홍적세Pleistocene(지질시대 신생대 제4기의 전반의 세로 플라이스토세, 갱신세, 최신세라고도 한다. 인류의 조상이 나타난 시기를 말한다)에나 적합했던 자동 설정이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시스템에 유연성이 있다면 수정이 가능하다. 신경가소성neuroplaticity의 새로운 증거를 보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하룻밤 사이에 우리의 인지 구조를 바꿀 수는 없으나 적어도 그것에 얽매여 의존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원래의 자동 설정 세팅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물리적 환경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의 원시 인류 조상들에게는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이미 오래 전에 유용성을 상실했다.

스티븐 핑거는 “마음은 두뇌의 활동이다 The mind is what the brain does”라고 했다. 많은 현대 학자들도 같은 의견을 말했다. 즉 두뇌는 물리적 기관을 지칭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음 혹은 두뇌의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표현형을 제공한다.

원시 논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생물학적 경향을 억누르는 행동을 매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폭력과 성적 공격의 충동을 참아내는 일들이 그러하다.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분명 세상과 그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에 대해 더 분명하고 덜 원시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려면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은 부정확한 초자연적 믿은 체계가 무자비한 폭력과 파괴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뚜렷한 사례를 제시한다. 토머스 길로비치는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How We Know What Isn't So』에서 치료제 및 최음제와 관련된 미신적이며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에 학살당한 동물들의 가슴 아픈 목록을 제시한다. 같은 인간들에게 자행된 폭력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종교가 다르다는 명목으로 저질러진 폭력 문제는 21세기만의 일이 아니다.

칼 세이건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The Demon-Haunted World』에서 원시 논리를 물리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자신이 돌아가신 부모님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말하며 때때로 죽은 영혼이 우리 곁에 머물며 소통하고 내세에 함께할 거라는 믿음에 자신도 빠져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왜 존재하는지를 깨닫고 그 행동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원시 논리는 일시적 이점이 있지만 인간의 지적 완전성이란 관점에서 너무 큰 대가를 요구한다.

한 마디로 원시 논리는 인간 잠재력의 낭비인 것이다. 자유의지란 관념은 불안정한 철학적 기반에 놓여 있긴 하지만, 인간에게는 자부심과 자기존중의 핵심이다. 개인은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믿고 싶어 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걸 면밀히 살피고 제시된 증거들을 신중하게 따져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최상의 정신적 도구를 이용해 믿음을 갖고, 지각하며, 행동한다고 믿는다. 그렇지 못하다면 심각하게 자신의 능력을 고민하고 심지어는 창피해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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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재료의 특징은 독특한 행동을 유발한다


『아동 미술치료 Child Art Therapy』(2010, 출판사 知와 사랑)의 저자 주디스 아론 루빈은 미술 검사를 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재료를 달리했을 때 아이의 반응, 즉 촉각적, 운동적, 시각적, 언어적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미술치료사는 아이가 재료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 즉 재료의 쓰임새와 한계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각 재료의 특징은 독특한 행동을 유발한다.

또한 재료의 쓰임새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재료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낳는다.




각 재료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 특징은 아이가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자극하고 일깨운다.

그래서 아이가 어떤 재료를 선택하며, 그 재료에 내재된 가능성과 한계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 관찰하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젤에 도화지를 세워놓고 그리다가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문제에 처했을 때,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는 상당히 다양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를 보면, 그 아이가 좌절감을 느낄 때 전반적으로 어떻게 반응할지, 또 융통성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

손가락 그림물감과 점토는 주변이 온통 지저분해지며, 몇 번이고 형태를 바꿀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점토는 마음껏 두드리거나 내리칠 수 있으며, 모양을 만들었다가 다시 점토를 뭉쳐 새로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손가락 그림물감으로는 그림을 그렸다가 싹 문질러 지운 후 새로운 모양을 그릴 수 있다.




다섯 살 로제는 손가락 그림물감으로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종을 그렸다가 그 다음에는 하트 모양을 여러 번 고쳐 그렸다.

그 다음으로 구불구불한 선을 하나 그리더니 그것이 “똬리를 튼 뱀”이라고 했다.

그 후 “뽀뽀하는 뱀 두 마리”라며 얼굴처럼 생긴 동그라미가 달린 구불구불한 선 두 개를 그리고는 이런 말을 했다.

얘네 둘은 매일 똬리를 틀어요!

로제가 다음으로 그리려 한 건 ‘소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몇 번이고 다시 고쳐 그리더니 불만족스러움을 표현하는 말을 쏟아냈다.

전 화가는 아니에요. 에잇! 나쁜 아이 같으니.

로제는 물감을 문질러 소년을 재빨리 지워버리고는 다시 뱀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뱀을 그리던 중 걱정스런 투로 이렇게 말했다.

끝을 어디로 해야 하지. 이 뱀에는 꼬리가 없어. 이거 뱀보다는 말 같아 보이네.

그렇게 뱀에서 시작했던 그림은 결국 ‘타코’가 되었다.

로제는 나중에 이 그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타코는 풀을 먹으려고 하는 소년 말이에요. 타코의 엄마나 빨리 저녁 먹으로 오라고 부르지만, 타코는 먹으로 가지 않아요. 타코는 왜 배가 고픈데도 먹으로 가지 않는 걸까요? 타코가 계속 가지 않으면 타코의 아빠가 엉덩이를 찰싹 때릴 거예요. 타코의 엄마도 타코를 때릴 거예요. 타코는 더 이상 풀을 못 먹을 거예요. 왜냐하면 화가 나서 타코가 아기 말을 때렸디 때문이에요! 타코가 엄마에게 아기 말을 때렸다고 말했고, 엄마가 타코를 혼내줬어요. 다른 사람들이 타코 엄마에게 타코가 아기를 때렸다고 말할 거예요!




로제가 연속적으로 그린 그림들과 로제의 행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로제는 손가락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면서도 지저분해질까 봐 걱정했다.

손가락 그림물감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뽀뽀하는 한 쌍의 뱀을 그렸다.

소년 그림과 뱀의 꼬리를 그리기 힘들어했다.

로제가 그린 꼬리 없는 소년 말은 배가 고픈데도 엄마가 차린 저녁을 먹고 싶어 하지 않았다.

소년 말은 엄마가 주는 음식은 안 먹고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한 데다 아기가지 때렸으니 나쁜 말이다.




우리는 이를 토대로 로제가 부모에게서 배제당한 듯한 느낌을 받고 있으며,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에도 질투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제는 자신의 배고픔과 분노를 ‘나쁘다’고 여기고 있으며, 아기처럼 마음껏 어지르고픈 욕구 또한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로제에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동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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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은 환상 제조기이다


인간의 마음은 환상 제조기이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패턴을 찾아낸다. 그리고 패턴을 갈망하고 즐긴다. 패턴은 예술, 문학, 음악의 기본이자 우리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하지만 복잡한 자극들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려는 지각 체계는 이따금 허위 양성false positive 혹은 ‘긍정 오류’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실존하지 않는 걸 보거나 듣는다.

우리는 감각기관과 그 감각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를 해석하는 조직을 가지고 있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여기에서 마음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엄밀히 말해서 모듈 기관인 두뇌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그것의 해석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정의라고 말한다. 즉 눈과 귀가 전달해주는 생생한 감각 자극을 받아들이고 등록된 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두뇌 영역이 바로 마음이라는 것이다.

행크 데이비스는 우리의 눈과 귀는 기술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것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공학적 경이로움을 보여주더라도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외부의 모든 광선과 소리에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눈과 귀는 매우 좁은 범위의 광선과 소리에만 반응한다. 세상이 다채롭고 아름답게 보이거나 들릴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매우 협소한 범위의 생생한 감각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예를 들면 붉은색보다 더 긴 광선 적외선을 우리는 눈으로 보지 못한다. 보라색보다 짧은 광선 자외선도 우리 주위에 널리 있지만, 우리의 눈은 볼 수 없다. 우리의 귀는 가청 스펙트럼을 벗어난 소리 파동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이러한 문제는 한 마디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듣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의 시각과 청각이 우리와 다르다는 걸 어렴풋이 인식하는데, 가령 개나 쥐, 다른 동물들은 인간에게는 상상 속의 소리나 마찬가지인 고주파 소리를 듣는다는 걸 알고 있다. 벌은 편광을 볼 수 있다. 매는 인간이 첨단장비를 사용해야만 볼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물체를 정확하게 본다.

심리학은 생각의 오류를 다룬다. 생각의 오류는 발견법heuristics 혹은 편향bias 등의 명칭으로 심리학 입문서 인지심리 장에서 다루어진다. 발견법이란 경험이나 상식, 직관에 근거해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방법으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지, 정확한 판단으로 이끈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 해결을 보장해주는 절차나 방법을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편향은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 사고하는 오류를 일컫는 용어이다. 발견법 혹은 편향이란 생각의 오류가 인간의 강점인지 약점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지만, 사실 둘 모두에 해당한다. 진정한 문제는 우리가 그것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행크 데이비스는 지각 오류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면서 존재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치명적인가에 따라서 둘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두 가지 오류의 위험을 비교한다. 새로운 사회의 법체계를 설계하는 책임을 맡았다고 할 경우 얼마나 엄격한 법체계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서 달라질 수박에 없는데, 시민들이 살인자를 놓치는 것을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낮은 수준의 증거로 눈에 띄는 살인자란 살인자는 모두 잡아들일 것이다. 이때 문제는 살인자가 아닌 사람을 몇 명 처형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양성이 아닌 것을 양성으로 파악하는 허위 양성, 즉 긍정 오류이다. 이런 오류를 허용하면 살인자를 놓치는 오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법체계가 살인자를 놓치는 오류를 제거한다.

하지만 법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주된 관심사를 무고한 사람을 절대 처형시키지 않는 것이 될 경우 살인자가 아닌 사람을 처형하는 오류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증거 수준을 높게 잡아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처형되지 않게 막을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진짜 살인자들이 몇몇 풀려날 수도 있다.

두 가지 오류는 관련이 있는데, 우리가 어떤 것을 더 중히 여기는가에 따라서 두 유형의 오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내 지각 체계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인간의 종 전체가 그러한 결함의 부담을 함께 안고 있다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대다수의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해서 정확한 지각과 분석을 내놓는 건 아니다. 단지 우리와 같은 부류가 많다는 의미일 뿐이다.

결함이 있는 마음이 모여 결함을 찬양하는 문화 제도를 만들어낸다. 칼 세이건이 쓴 『콘택트 Contact』의 주인공 엘리 애러웨이는 천문학자인데,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계인을 만날 수 있는 우주여행의 기회를 박탈당한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세계 인구의 95%가 일종의 초월적 존재를 믿는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이렇게 묻는다.

비신자인 당신이 어떻게 우리 종을 대표할 수 있겠습니까?

주위 사람들에 의해 합의되었다는 건 매우 강력한 힘을 낸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믿는 것은 많은 경우에 그대로 사실이 된다. 발견법 혹은 논리적 증거들을 평가하여 결론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전에 경험했던 사례에 근거해 곧바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인지적 지름길shortcut을 이용해 사람들은 같은 사례에 대해 생각할 것 없이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이웃의 이야기를 그대로 수용하면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구태여 기운을 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신념이 사실이 아닐 때는 어떨까? 엘리 애러웨이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 임무를 간절히 바라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집단의 믿음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은 증거를 검토해 다른 결론에 도달했으니까요.

이렇게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인간 마음의 작동 장식을 검토하고 우리의 마음이 오작동하는 일부 영역을 알아낼 수 있다.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이런 면에서 상당한 공헌을 했다. 과학 안에서는 비전통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그나마 쉬운 편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스스로를 분석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 한정적이고 제한적인 정신적 과정이 분석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논리의 틈을 찾아내려면 상당히 논리적이어야 하고, 지각적 환상을 찾아내려면 상당히 지각적이어야 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이 일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한다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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