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은 환상 제조기이다


인간의 마음은 환상 제조기이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패턴을 찾아낸다. 그리고 패턴을 갈망하고 즐긴다. 패턴은 예술, 문학, 음악의 기본이자 우리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하지만 복잡한 자극들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려는 지각 체계는 이따금 허위 양성false positive 혹은 ‘긍정 오류’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실존하지 않는 걸 보거나 듣는다.

우리는 감각기관과 그 감각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를 해석하는 조직을 가지고 있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여기에서 마음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엄밀히 말해서 모듈 기관인 두뇌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그것의 해석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정의라고 말한다. 즉 눈과 귀가 전달해주는 생생한 감각 자극을 받아들이고 등록된 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두뇌 영역이 바로 마음이라는 것이다.

행크 데이비스는 우리의 눈과 귀는 기술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것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공학적 경이로움을 보여주더라도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외부의 모든 광선과 소리에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눈과 귀는 매우 좁은 범위의 광선과 소리에만 반응한다. 세상이 다채롭고 아름답게 보이거나 들릴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매우 협소한 범위의 생생한 감각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예를 들면 붉은색보다 더 긴 광선 적외선을 우리는 눈으로 보지 못한다. 보라색보다 짧은 광선 자외선도 우리 주위에 널리 있지만, 우리의 눈은 볼 수 없다. 우리의 귀는 가청 스펙트럼을 벗어난 소리 파동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이러한 문제는 한 마디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듣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의 시각과 청각이 우리와 다르다는 걸 어렴풋이 인식하는데, 가령 개나 쥐, 다른 동물들은 인간에게는 상상 속의 소리나 마찬가지인 고주파 소리를 듣는다는 걸 알고 있다. 벌은 편광을 볼 수 있다. 매는 인간이 첨단장비를 사용해야만 볼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물체를 정확하게 본다.

심리학은 생각의 오류를 다룬다. 생각의 오류는 발견법heuristics 혹은 편향bias 등의 명칭으로 심리학 입문서 인지심리 장에서 다루어진다. 발견법이란 경험이나 상식, 직관에 근거해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방법으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지, 정확한 판단으로 이끈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 해결을 보장해주는 절차나 방법을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편향은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 사고하는 오류를 일컫는 용어이다. 발견법 혹은 편향이란 생각의 오류가 인간의 강점인지 약점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지만, 사실 둘 모두에 해당한다. 진정한 문제는 우리가 그것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행크 데이비스는 지각 오류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면서 존재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치명적인가에 따라서 둘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두 가지 오류의 위험을 비교한다. 새로운 사회의 법체계를 설계하는 책임을 맡았다고 할 경우 얼마나 엄격한 법체계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서 달라질 수박에 없는데, 시민들이 살인자를 놓치는 것을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낮은 수준의 증거로 눈에 띄는 살인자란 살인자는 모두 잡아들일 것이다. 이때 문제는 살인자가 아닌 사람을 몇 명 처형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양성이 아닌 것을 양성으로 파악하는 허위 양성, 즉 긍정 오류이다. 이런 오류를 허용하면 살인자를 놓치는 오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법체계가 살인자를 놓치는 오류를 제거한다.

하지만 법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주된 관심사를 무고한 사람을 절대 처형시키지 않는 것이 될 경우 살인자가 아닌 사람을 처형하는 오류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증거 수준을 높게 잡아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처형되지 않게 막을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진짜 살인자들이 몇몇 풀려날 수도 있다.

두 가지 오류는 관련이 있는데, 우리가 어떤 것을 더 중히 여기는가에 따라서 두 유형의 오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내 지각 체계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인간의 종 전체가 그러한 결함의 부담을 함께 안고 있다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대다수의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해서 정확한 지각과 분석을 내놓는 건 아니다. 단지 우리와 같은 부류가 많다는 의미일 뿐이다.

결함이 있는 마음이 모여 결함을 찬양하는 문화 제도를 만들어낸다. 칼 세이건이 쓴 『콘택트 Contact』의 주인공 엘리 애러웨이는 천문학자인데,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계인을 만날 수 있는 우주여행의 기회를 박탈당한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세계 인구의 95%가 일종의 초월적 존재를 믿는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이렇게 묻는다.

비신자인 당신이 어떻게 우리 종을 대표할 수 있겠습니까?

주위 사람들에 의해 합의되었다는 건 매우 강력한 힘을 낸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믿는 것은 많은 경우에 그대로 사실이 된다. 발견법 혹은 논리적 증거들을 평가하여 결론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전에 경험했던 사례에 근거해 곧바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인지적 지름길shortcut을 이용해 사람들은 같은 사례에 대해 생각할 것 없이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이웃의 이야기를 그대로 수용하면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구태여 기운을 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신념이 사실이 아닐 때는 어떨까? 엘리 애러웨이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 임무를 간절히 바라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집단의 믿음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은 증거를 검토해 다른 결론에 도달했으니까요.

이렇게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인간 마음의 작동 장식을 검토하고 우리의 마음이 오작동하는 일부 영역을 알아낼 수 있다.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이런 면에서 상당한 공헌을 했다. 과학 안에서는 비전통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그나마 쉬운 편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스스로를 분석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 한정적이고 제한적인 정신적 과정이 분석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논리의 틈을 찾아내려면 상당히 논리적이어야 하고, 지각적 환상을 찾아내려면 상당히 지각적이어야 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이 일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한다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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