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형태의 대화치료가 뇌 활성화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교육이 거의 모두 가정에서 이뤄졌지만, 하이테크 혁명으로 가정의 역할이 상당 부분 쇠퇴했다. 『개성과 사회심리학 정기보고서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2008.2)에 실린 한 연구 결과는 사회적 관계가 뇌의 능력과 인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시건 대학의 심리학자 오스카 이바라Oscar Ybarra는 3,500명 이상의 사람을 조사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피실험자들이 친구들과 10분정도 대화했는데도 이들은 같은 시간에 책을 읽거나 TV 시트콤을 본 사람들에 비해 기억 점수가 더 높았다. 그 이유는 상호작용적인 일상적 대화가 정신적으로 수동적 특징을 나타내는 독서나 TV 시청보다 신경회로를 더 많이 자극했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인터넷 사용자들은 그 밖의 다른 유해한 심리적 영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외로움, 혼란, 불안, 우울, 만성피로, 중독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사회성 기술이 손상될 수도 있다. 익명적이고 고립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특성상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피드백이 결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메일은 답변이 오기 전까지 피드백이 지연되어 응답자가 답변을 어떻게 작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전달할지 생각할 시간이 있다. 물론 이는 사회적 억제social inhibition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임기웅변적이고 대면적인 상호작용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직관적인 반응을 형성하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상호작용은 소위 사회에서 승인된 일종의 행동규범이 된다. 낯선 사람이나 동료에게 인사하는 각각의 방법, 격식 있는 만찬에서의 식사예절 등이 이런 예이다. 이런 자극에 노출된 뇌의 신경회로는 이에 대응해 각각의 복잡한 행동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관할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신경과학은 대인관계 기술, 공감 능력, 개인의 재능을 효과적으로 연마하는 데 필요한 뇌의 경로를 알아냈다. 테크놀로지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들에게는 이런 대인관계 신경회로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발달되어 있지 않다. 전자 기기에 대한 과잉 노출은 신경회로를 변화시키고 사회성 기술을 감퇴시키기 때문이다. 모든 연령대가 이런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과잉 노출되면 자신의 가족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감정적으로 단절시키게 된다.
fMRI에 의한 연구들이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후각, 미각, 촉각, 고통, 피로와 같은 감각들은 뇌섬엽insula을 활성화하여 좀 더 복잡한 인간 경험으로 바뀌게 된다. 뇌섬엽은 강렬한 욕구를 조정하기 때문에, 마약이나 알코올, 섹스, 인터넷 중독을 초래하는 행동을 야기한다. 따라서 뇌섬엽이 손상된 흡연자는 흡연을 포기할 수 있지만 무관심, 성적 욕구의 상실 등 다른 증세를 겪게 된다.
뇌섬엽은 뇌의 측면 표피 밑에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면서 내부적, 외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뇌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자기 인식을 경험하게 하고, 사회적 상호작용도 가능하게 한다. 뇌섬엽은 매우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미리 예상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뇌섬엽은 어떤 사람이 사실을 말하는지 거짓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슬픈 기억이나 기쁜 감정, 친구가 전화 메시지에 답이 없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즐거움 같은 것들은 모두 뇌섬엽이 작용한 결과이다.
뇌섬엽은 경험과 연관된 뇌의 다른 영역들과 공동으로 기능한다. 전두엽의 복내측전전두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은 도덕적 판단을 조정하는 반면,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은 미래의 행동을 결정하게 한다. 또한 전측대상회anterior cingulate는 얼굴 표정이나 사랑과 분노 같은 강렬한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관할한다. 실수를 했을 때 전측대상회가 활성화되면서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사회적인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인간 행동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극단적으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람을 반사회적 이상성격자sociopath라고 부르는데, 이들에게는 죄책감이 없으며 사랑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들은 행동 결과와 그 결과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법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사회에서 추방되어 상습적으로 감옥에 갇힌다.
뇌 스캔을 통한 연구 결과는 인간성을 특징짓는 신경망을 다른 요인들과 구분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뇌를 훈련하고 관리하면 인간의 행동과 사회성 기술도 습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프라인 훈련은 직접적인 대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적인 능력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한 훈련에는 체스, 외국어 공부, 그림 그리기 등과 같이 뇌 근육을 풀어주는 여러 가지 비기술적인 방법들이 있다.
뇌 기능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쇠퇴한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은 새로운 정보를 익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리며 그것을 기억해내는 것도 더디게 된다. 그러나 어떤 능력은 나이가 듦에 따라서 증진되기도 한다. 어휘, 말솜씨, 전문지식, 정서적 안정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체험을 하기 되고, 오랫동안 뇌를 훈련시켜야 되는데, 그 체험이 신경회로나 정신적 형판에 저장되어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신적 노력을 덜 들이고도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중년층의 잘 훈련된 뇌는 문제에 부딪히면 새로운 상황을 인지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의 경험에서 체득된 지식을 활용한다. 이에 반해 훈련 경험이 적은 젊은이는 좀 더 선형적이고 교본대로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복잡한 문제 해결 방식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심리기술처럼 온라인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학습은 다른 맥락에서나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 힘들 수 있다.
대면적인 상호작용을 오랫동안 훈련한 사람들은 감정, 특히 대인적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조바심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코머스 헤스Thomas Hess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소위 ‘감성지능 emotional intelligence’이란 개념을 설파해왔는데, 이는 사회적 경험이 뇌를 성숙시킨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나이 든 피실험자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정직, 친절, 지능, 사기 등과 관련된 개인적 특성을 판단하는 데 더 뛰어났으며,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에 관대한 경향이 있었다. 추가적인 연구 결과도 성숙한 뇌가 젊은이의 뇌보다 훨씬 더 탄력적이며, 슬픔이나 절망에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60-70대가 20대보다도 한 달 동안 우울한 날수가 더 적었다.
PET 스캔을 사용한 연구에 의하면 다양한 형태의 대화치료가 뇌 활성화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환자들이 심리치료를 받을 때 뇌 깊숙이 있는 기분을 통제하는 영역이 자극된다. 심리치료를 받은 강박장애 환자들은 미상핵caudate nucleus과 뇌의 다른 심층 영역의 활동성이 낮아진다.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치료사와의 대화에서 얻어지는 심리적 통찰이 사고나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통제하는 추가적 뇌 영역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심리치료 개입은 대화와 대면적인 접촉에 의한 자극을 강조하는데, 이는 컴퓨터나 동영상이 주는 자극과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