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존감을 높인다



특정 대화에서 느끼는 감정으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선택 폭도 증가되고 있다. 과거에는 젊은이들이 연애를 하거나 데이트할 때 전화를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오늘날의 십대들은 문자메시지, 화상채팅, 메신저를 주로 사용한다.

대화가 불편할 것 같으면 사람들은 대면적인 상호관계를 피하고 가능한 대면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애인과 헤어질 때 이메일을 이용하면 덜 부딪힐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클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누군가에 데이트를 신청하든가 상사에게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거절 위험이 큰 경우,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인터넷 사용을 훨씬 더 선호한다. 사람들은 힘든 대화를 해야 할 때 인터넷이 부담을 덜 준다고 느낀다.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익명성은 오프라인보다 매우 개인적이고 사적인 정보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내향적인 사람은 이메일에 의해서 보호받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계속해서 직접적인 사회적 접촉과 감정적 접촉을 피하면 피할수록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능력이 줄어들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여 자신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넓히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의해서 더욱 고립될 수 있다. 온라인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상호관계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피하게 해주겠지만 결국에는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욕구와 권리를 존중하면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주장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건 타인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성 알아야 할 점은 적극성이 공격성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격성은 타인의 관점을 존중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사람은 권모술수에 능하며 나서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강압적으로 끌고 가는 성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동적인 사람은 갈등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걸 다른 사람들이 쉽게 얻는 걸 보면서 분노하고 조바심을 내며 우울해한다. 이들 가운데는 수동적 공격형이 되어 간접적으로 보복하는 사람도 있다. 부정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회의에 늦게 나타나거나 완곡하게 부정적인 코멘트를 한다.

적극성을 갖는 한 가지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상적 생활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디지털 원주민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적극적인 사람은 스스로 욕구를 충족하기 때문에 조바심과 복수심에서 자유롭고, 지도자로 인정받으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칭송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능력 있는 커뮤니케이터로서 만족스런 인간관계를 즐긴다.

자존감이 낮으면 적극적이 되기 어렵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한 사람은 자신의 욕구가 대단치 않다고 생각하며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대면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보다는 이메일을 선택한다. 이메일은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비언어적 단서를 읽어야 하는 불안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고립하여 대인관계를 회피하면, 뇌의 사회성 신경망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존감이 낮은 사춘기 학생들은 이메일이나 블로그, 문자메시지를 통한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또래의 친구들을 모욕적인 말과 수치심을 주는 사진으로 괴롭힌다. 뇌영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충동적이며 공격적인 사람은 공격성 억제를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과 전대상회피질의 활동성이 감소되어 있다. 인터넷에서는 사이버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들 간에 물리적 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이버 괴롭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했기 때문에 충동의 통제가 가능하지만, 십대들은 그렇지 못하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끊임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과 보내면서 자존감을 기를 필요가 있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로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수 있는데,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성격장애와 우울증도 여기에 해당된다. 자존감을 키우려면 심리치료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브레인 iBrain』(2010, 출판사 知와 사랑)의 저자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존감을 높인다고 말한다. 연구 결과 긍정적으로 미래의 사건을 생각할 때 눈 뒤쪽의 뇌 영역에서 의미 있는 활성화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자존감이 약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슬럼프에 빠져 있기 때문인데, 이때 어떤 좌절을 체험하게 되며 이들은 장기간에 거쳐 스스로 달성한 것들을 쉽게 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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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대화치료가 뇌 활성화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교육이 거의 모두 가정에서 이뤄졌지만, 하이테크 혁명으로 가정의 역할이 상당 부분 쇠퇴했다. 『개성과 사회심리학 정기보고서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2008.2)에 실린 한 연구 결과는 사회적 관계가 뇌의 능력과 인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시건 대학의 심리학자 오스카 이바라Oscar Ybarra는 3,500명 이상의 사람을 조사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피실험자들이 친구들과 10분정도 대화했는데도 이들은 같은 시간에 책을 읽거나 TV 시트콤을 본 사람들에 비해 기억 점수가 더 높았다. 그 이유는 상호작용적인 일상적 대화가 정신적으로 수동적 특징을 나타내는 독서나 TV 시청보다 신경회로를 더 많이 자극했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인터넷 사용자들은 그 밖의 다른 유해한 심리적 영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외로움, 혼란, 불안, 우울, 만성피로, 중독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사회성 기술이 손상될 수도 있다. 익명적이고 고립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특성상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피드백이 결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메일은 답변이 오기 전까지 피드백이 지연되어 응답자가 답변을 어떻게 작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전달할지 생각할 시간이 있다. 물론 이는 사회적 억제social inhibition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임기웅변적이고 대면적인 상호작용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직관적인 반응을 형성하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상호작용은 소위 사회에서 승인된 일종의 행동규범이 된다. 낯선 사람이나 동료에게 인사하는 각각의 방법, 격식 있는 만찬에서의 식사예절 등이 이런 예이다. 이런 자극에 노출된 뇌의 신경회로는 이에 대응해 각각의 복잡한 행동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관할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신경과학은 대인관계 기술, 공감 능력, 개인의 재능을 효과적으로 연마하는 데 필요한 뇌의 경로를 알아냈다. 테크놀로지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들에게는 이런 대인관계 신경회로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발달되어 있지 않다. 전자 기기에 대한 과잉 노출은 신경회로를 변화시키고 사회성 기술을 감퇴시키기 때문이다. 모든 연령대가 이런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과잉 노출되면 자신의 가족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감정적으로 단절시키게 된다.

fMRI에 의한 연구들이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후각, 미각, 촉각, 고통, 피로와 같은 감각들은 뇌섬엽insula을 활성화하여 좀 더 복잡한 인간 경험으로 바뀌게 된다. 뇌섬엽은 강렬한 욕구를 조정하기 때문에, 마약이나 알코올, 섹스, 인터넷 중독을 초래하는 행동을 야기한다. 따라서 뇌섬엽이 손상된 흡연자는 흡연을 포기할 수 있지만 무관심, 성적 욕구의 상실 등 다른 증세를 겪게 된다.

뇌섬엽은 뇌의 측면 표피 밑에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면서 내부적, 외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뇌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자기 인식을 경험하게 하고, 사회적 상호작용도 가능하게 한다. 뇌섬엽은 매우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미리 예상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뇌섬엽은 어떤 사람이 사실을 말하는지 거짓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슬픈 기억이나 기쁜 감정, 친구가 전화 메시지에 답이 없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즐거움 같은 것들은 모두 뇌섬엽이 작용한 결과이다.

뇌섬엽은 경험과 연관된 뇌의 다른 영역들과 공동으로 기능한다. 전두엽의 복내측전전두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은 도덕적 판단을 조정하는 반면,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은 미래의 행동을 결정하게 한다. 또한 전측대상회anterior cingulate는 얼굴 표정이나 사랑과 분노 같은 강렬한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관할한다. 실수를 했을 때 전측대상회가 활성화되면서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사회적인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인간 행동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극단적으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람을 반사회적 이상성격자sociopath라고 부르는데, 이들에게는 죄책감이 없으며 사랑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들은 행동 결과와 그 결과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법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사회에서 추방되어 상습적으로 감옥에 갇힌다.

뇌 스캔을 통한 연구 결과는 인간성을 특징짓는 신경망을 다른 요인들과 구분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뇌를 훈련하고 관리하면 인간의 행동과 사회성 기술도 습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프라인 훈련은 직접적인 대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적인 능력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한 훈련에는 체스, 외국어 공부, 그림 그리기 등과 같이 뇌 근육을 풀어주는 여러 가지 비기술적인 방법들이 있다.

뇌 기능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쇠퇴한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은 새로운 정보를 익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리며 그것을 기억해내는 것도 더디게 된다. 그러나 어떤 능력은 나이가 듦에 따라서 증진되기도 한다. 어휘, 말솜씨, 전문지식, 정서적 안정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체험을 하기 되고, 오랫동안 뇌를 훈련시켜야 되는데, 그 체험이 신경회로나 정신적 형판에 저장되어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신적 노력을 덜 들이고도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중년층의 잘 훈련된 뇌는 문제에 부딪히면 새로운 상황을 인지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의 경험에서 체득된 지식을 활용한다. 이에 반해 훈련 경험이 적은 젊은이는 좀 더 선형적이고 교본대로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복잡한 문제 해결 방식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심리기술처럼 온라인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학습은 다른 맥락에서나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 힘들 수 있다.

대면적인 상호작용을 오랫동안 훈련한 사람들은 감정, 특히 대인적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조바심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코머스 헤스Thomas Hess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소위 ‘감성지능 emotional intelligence’이란 개념을 설파해왔는데, 이는 사회적 경험이 뇌를 성숙시킨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나이 든 피실험자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정직, 친절, 지능, 사기 등과 관련된 개인적 특성을 판단하는 데 더 뛰어났으며,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에 관대한 경향이 있었다. 추가적인 연구 결과도 성숙한 뇌가 젊은이의 뇌보다 훨씬 더 탄력적이며, 슬픔이나 절망에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60-70대가 20대보다도 한 달 동안 우울한 날수가 더 적었다.

PET 스캔을 사용한 연구에 의하면 다양한 형태의 대화치료가 뇌 활성화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환자들이 심리치료를 받을 때 뇌 깊숙이 있는 기분을 통제하는 영역이 자극된다. 심리치료를 받은 강박장애 환자들은 미상핵caudate nucleus과 뇌의 다른 심층 영역의 활동성이 낮아진다.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치료사와의 대화에서 얻어지는 심리적 통찰이 사고나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통제하는 추가적 뇌 영역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심리치료 개입은 대화와 대면적인 접촉에 의한 자극을 강조하는데, 이는 컴퓨터나 동영상이 주는 자극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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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랜디 협회의 상금을 타간 사람이 없다


초자연적 능력과 초과학적 사건들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대중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자 마술사 제임스 랜디는 1996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협회 http://www.randi.org를 설립했다. 랜디는 초과학적 주장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랜디 협회는 놀라운 제안을 했는데, 초자연적이고 초과학적인, 혹은 신비한 힘이나 사건에 대한 증명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백만 달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제안은 1968년 백 달러에 시작하고 점점 돈이 커져갔다. 백만 달러는 누군가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이 났을 때 언제라도 제공될 수 있게끔 특별 계좌에 보관되었다. 상금을 타려면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간단한 예비 조사를 통과한 뒤 정식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요구자 본인도 테스트에 참여한다.

랜디 협회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우선 실존하지 않는 것을 적극적으로 믿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고, 다음은 정작 협회는 초현실적인 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랜디 협회의 상금을 타간 사람이 없다. 예비 단계를 통과한 사람도 없다. 슈퍼마켓 타블로이드 신문의 1면에는 매주 랜디 상금에 지원해도 될 만한 주장들이 소개된다.

한 여자가 외계인의 아이를 낳았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서 이제는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

집에서 유령이 체인을 달그락거린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우리가 이제 초과학적인 것에 대한 믿음을 포기할 때가 되었다면서 유령, 텔레파시,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 외계인 납치 등이 없는 세상은 신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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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주의는 자연에서 널리 일어나는 행동이다


이타주의는 진화생물학의 근원적인 딜레마이다. 인간 본성의 굉장히 놀라운 자질처럼 보이지만 자연선택의 자동방식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타주의는 자연에서 널리 일어나는 행동이지만, 단어 정의상 그것은 이타적 행동을 한 사람에게는 불이익을 가져오고 다른 유기체의 번식적응도reproductive fitness에 공헌하는 일이다. 번식적응도란 개별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정도를 타나내는 집단 유전학의 개념으로 진화의 중요 요소이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이타적 행동이 과연 우리가 자연선택이라고 부르는 필터를 통과할 수 있었을까 하고 묻는다.

모든 진화생물학이나 심리학 교과서에서 이러한 패러독스를 소개하고 그것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친족 선택과 호혜적 이타주의다. 호혜적 이타주의란 보답을 염두에 두고 타인을 돕는 걸 말한다. 이는 이타주의 문제의 해결책이 됨은 물론이다. 이 메커니즘은 계통 발생에 전체적으로 작동하는데,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유전자 전달 메커니즘이 어떻게 남을 우선시하는 과정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해결책이 되어준다.

유기체는 무작위적으로 이타적이지 않다. 즉 이타적 행동을 차별적으로 적용한다. 이타주의가 발현되는 대상은 타인보다는 나의 친족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것은 의식적인 선택이 아니다. 친족 선택은 인간이 아닌 다른 종에서도 널리 관찰된다. 사실 어느 종이든 이타주의의 내재적 과정에 의식적 사고나 고의가 개입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타적 행동은 우리와 유전적 물질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베풀어진다.

이러한 차별의 패턴은 이른바 포괄적응도inclusive fitness를 높인다. 포괄적응도란 근연 개체 간의 상호작용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지를 측정하는 적도로 사용되는 개념이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형제자매를 구할 경우 그 과정에서 내가 죽는다 해도 다음 세대를 이을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번식적응도는 자신과 유전적 물질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한다. 우리ㅔ게 이러한 과정은 상당히 잘 조율되어 있는데, 가령 형제와 사촌 가운데 누구를 구할까? 형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사촌과 이종사촌 사이에서 고르라면 사촌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해밀턴의 규칙Hamilton's ruel이다. 해밀턴의 규칙이란 유전적으로 유사한 정도와 자신의 희생을 통해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정도를 비교해 그것이 전체에 이득이 된다면 이타적인 행동이 진화할 수 있다는 진화심리학 윌리엄 D. 해밀턴의 이론을 말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진화생물학에서 이러한 교훈이 원시 논리의 핵심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친족 선택과 포괄적응도는 이타주의가 다윈의 틀 내에서 납득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모든 이타주의가 혈족에게 향하는 건 아니다. 예외도 있는데 이른바 고차원 영장류에서는 호혜적 이타주의의 기제가 유발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네가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그렇게 해주겠다”라는 생각을 형식화한 것이다. 호혜적 이타주의는 평판, 사기, 사기꾼 탐지 같은 여러 부차적 논의를 불러일으켰는데 이것들은 진화심리학 영역에서 큰 쟁점이다. 또한 호혜적 이타주의가 작동하려면 개인들은 잘 발달된 개인적 인식 도구를 갖추어야 한다.

10만 년 전에 인간은 소규모 사회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대략 50-65명의 인원이었을 것이다. 대다수 구성원들은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한 맥락과 메커니즘 안에서는 이타주의, 친족 선택, 포괄적응도, 호혜적 이타주의가 상당히 합리적이다. 심지어 좀 더 먼 사촌까지 포함해도 여전히 합리적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집단 응집력이 최우선이고 따라서 집단의 정체성과 충성심을 강화시키는 기제가 우선시될 것이다. “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도 너를 위해 하겠다”라는 기제는 여러 면에서 합당했다. 직관적 수준에서도 이해할 수 있으며 진화생물학자에게도 이론적으로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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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우의 <폴록과 친구들>



11월 17일 청담동에 있는 오페라 갤러리에서 강의했습니다. 강의 제목이 <폴록과 친구들>이었습니다. 큐레이터가 저의 책 제목을 강의 제목으로 한 것입니다. 강의는 ‘잭슨 폴록과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폴록이 추상표현주의의 간판스타였으니까 그와 동시대 화가들의 다양한 회화세계를 조명한 것입니다.

다음은 수강자들에게 나눠준 글입니다.


1.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는 미국의 고유한 양식이지만, 공통의 양식이 아니라 유행이다. 소위 말하는 뉴욕파New York School를 지칭한 말이며,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뉴욕화단의 간판스타는 잭슨 폴록이었다.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으로 그 양식이 규정된 폴록의 회화세계를 알아보고 동시대에 활약한 예술가들은 무엇을 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2. 추상표현주의라는 명칭을 모마Museum of Modern Art(MoMA)의 초대 관장이자 미술사학자 알프레드 H. 바 주니어Alfred H. Barr, Jr(1902~81)가 1929년 미국에서 전시 중이던 러시아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의 초기 유동적 작품에 대해서 형식적으로는 추상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표현주의라는 의미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바의 견해에는 타당성이 있었는데, 칸딘스키는 색채 대비에 대한, 그리고 추상에 여러 해 동안 자취가 남아 있던 유동적 몸짓에 대한 취향을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과 공유했기 때문이다. 추상표현주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미국 미술운동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전, 추상이 어떻게 진전되어 왔고, 표현주의는 또 어떻게 진전되어 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추상표현주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초현실주의에 대한 이해도 구한다.


3. 전후 유럽에서는 타시즘Tachism과 앵포르멜Informel이 유행했는데, 미국식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유럽식 표현방법들이다. 미국의 추상표현주의가 거칠고 실험적인 카우보이 스타일이었던 데 비해 유럽의 타시즘과 앵포르멜은 매우 서정적이고 기교면에서 뛰어났다. 1945년경부터 10여 년 동안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에 상응하여 유럽에서 전개된 앵포르멜은 1950년 프랑스의 평론가 미셸 타피에Michel Tapie(1909~87)가 창안한 용어로 입체주의에서 나온 어느 정도 엄격한 추상 경향이나 네덜란드 화가 피트 몬드리안과 데 스테일 화가들이 보여준 것 같은 다양한 기하학적 추상 형식과는 대조적으로 잠재의식의 환상을 직접 표현해내는 ‘서정적 추상’ 작품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었다. 앵포르멜의 개념과 거의 동일하며 정확히 구별되지 않은 채 혼용되기도 하는 것으로 타시즘이 있다. 타시즘은 ‘얼룩’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Tache에서 파생되었다. 타시즘은 색채의 조화에 대한 의식적인 조직보다는 화가의 감정적 상태를 표현하는 ‘기호’와 ‘제스처’로서의 얼룩과 색면들의 자발적인 상호작용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했다. 한편 앵포르멜은 무의식적 서예의 형태로서의 추상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타시즘은 주제와 관계없이 색의 얼룩을 응용한 것을 가리킨다.

추상표현주의와 타시즘, 앵포르멜의 차이는 추상표현주의가 초현실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구상적 요소가 두드러졌으며 미국인의 자의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1950년대 서양미술의 중심은 뉴욕이었고, 따라서 추상표현주의가 강세를 띠었다. 대전을 종식시킨 후 미국의 이미지는 전 세계에 경제적·정치적 그리고 예술에서 강국으로 부상되었고, 많은 나라가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유럽은 전후 세계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했으며 파리는 더 이상 미술의 중심이 못되었다. 러시아와 동유럽의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는 창조적 미술이 억압받고 있었다. 전후 추상표현주의가 미국의 고유한 양식으로 등장하자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4. 추상표현주의가 서양미술 전반에 끼친 영향을 알아본다. 해프닝의 선구자 앨런 캐프로Allan Kaprow는 ‘액션 페인팅’에서 영감을 받아 해프닝Happening을 창안했다고 말했다. 행위 자체가 모티프가 된 건 폴록의 추상표현주의 회화가 끼친 영향이다. 해프닝이 새로운 장르로 등장함으로써 퍼포먼스와 바디아트가 자연스럽게 진전된 형식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양식면에 있어서 추상표현주의가 끼친 영향은 전체론적all-over 구성이다.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부분들을 조화롭게 배치해 하나의 전체로 통일시키는 전통 구성과는 대조적인 전체론적 구성에는 분리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고, 일정한 체계가 없는 회화 공간 속에 단일한 이미지만 있다. 전체론적 구성과 더불어서 자동주의 기법도 특기할 만하다. 자동주의는 무의식의 심상을 묘사하는 데 매우 적절한 기법이었다. 오늘날에도 전체론적 구성에 자동주의 기법을 사용한 추상표현주의 회화가 건재하고 있으며, 화랑이나 미술관에서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잭슨 폴록의 액션페인팅

1929년 뉴욕의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토머스 하트 벤턴으로부터 회화를 배운 잭슨 폴록Jackson Pollock(1912~56)은 1930년대에 지방주의 양식으로 작업하면서 동시에 멕시코 벽화가들의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1943년 뉴욕의 금세기 미술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곧 그 화랑의 대표적인 화가가 되었다. 1940년대 중반 다소 틀에 박힌 우아함을 지닌 선적 양식과 풍부한 임파스토를 강조한 낭만적 양식으로 그렸으며, ‘뿌리고 튀기는’ 기법은 1947년 갑자기 나타났다. 그는 새로운 회화 공간을 도입했는데, 서예적, 혹은 갈겨 쓴 염료 기호들이 화면에 매우 얕은 깊이를 창출했다.

추상표현주의에서 특별히 잭슨 폴록의 작품을 염두에 두고 해럴드 로젠버그Harold Rosenberg(1906~78)는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이란 새로운 용어를 사용했다. 로젠버그는 1952년 12월호 『아트 뉴스Art News』지에 기고한 시각예술에 관한 첫 중요한 글 ‘미국 액션페인팅 화가들 The American Action Painters’에서 처음 이 용어를 사용했다. 로젠버그가 회화작품에 대한 해석으로 중요하게 여긴 건 화가의 창조행위였다. 화가의 충동적 창조력에 자유로운 표현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액션페인팅을 정의한 그는 그리는 행위 자체를 완성된 작품보다 더 중시했다. 그는 일부 화가들, 특히 폴록이 캔버스를 창조행위를 위한 투기장으로 삼은 데서 화면에서 발생하는 것이 회화가 아니라 이벤트임을 발견했다. 그가 폴록의 작품을 이벤트로 해석한 건 적중했는데 그 밖에 달리 설명할 만한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젠버그와 달리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유럽 전통 미학 이론에 근거하여 추상표현주의를 해석하려고 했다. 그는 창조행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두었다.

폴록은 서예적 글쓰기로 자동주의 기법을 능가했는데, 유럽 화가들의 기법은 의도적으로 사용되었지만 폴록의 것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이런 효과를 붓을 사용하지 않고 깡통에 구멍을 내어 흘리거나 붓에 물감을 묻혀 붓을 흔들어 물감이 캔버스에 떨어지게 하는 ‘뿌리고 튀기는 drip and splash’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뿌리고 튀기는’ 기법은 1947년 무렵 다소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폴록은 이젤을 사용하는 전통 방법 대신에 캔버스를 바닥이나 벽에 고정시키고 통에 든 물감을 붓고 뿌렸다. 그런 뒤 붓이 아니라 막대기, 흙손, 나이프로 물감을 다뤘고 때로는 모래, 유리조형물, 혹은 이물질을 혼합하여 임파스토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런 방법은 화가의 무의식을 드러내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점에서 초현실주의의 자동주의와 공통점이 있다.

‘뿌리고 튀기는’ 기법으로 폴록은 ‘전체론적’ 구성 회화를 창안해낸 화가로 알려졌다. 그의 회화는 캔버스의 형태와 크기에 좌우되지 않으며 실제로 완성된 작품을 보면 이미지에 맞게 캔버스의 일부가 깎여 있거나 잘라져 있다. 이후 이런 양식에 반발하고 나온 후기 회화적 추상 화가들이 캔버스의 형태를 회화적 이미지와 일치시키는 데 역점을 둔 것도 부분적으로는 폴록의 전체론적 구성 양식의 영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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