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우리 몸과 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암호화된 설계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세포에 DNA가 들어 있다는 사실과 DNA가 우리 몸과 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암호화된 ‘설계도’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DNA를 분리하고 관찰하는 일은 너무 쉬워서 고등학생 정도만 돼도 자신의 DNA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혈액 열 방울을 채취하여 증류수 열 방울과 섞은 뒤 세제를 몇 방울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금을 조금 섞고 뿌예진 용액을 걸러 맑은 용액을 채취한 다음, 알코올을 40방울 넣고 이 혼합물을 냉동실에 90분 동안 넣어두면 그물처럼 생긴 DNA를 이쑤시개로 집어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DNA를 가지고 있을까? 50조 개에 달하는 인체의 세포에 들어 있는 DNA를 늘어세우면 달나라까지 25만 번을 왕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 세포에 30억 비트에 달하는 유전정보를 가진 1.8m 길이의 DNA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유전자를 담고 있는 세포는 몸과 뇌로 성장합니다. 우리의 몸과 뇌는 사실과 착각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들을 만들어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인체와 뇌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단순합니다. 과학자들은 인체와 뇌의 메커니즘에 대해 상당부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양자 수준까지 깊이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왜, 무엇이 양자의 관점까지 우리를 이끄는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양자적 관점만이 인체와 뇌가 어떻게 우리의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그런가 하면 양자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선 우리의 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1.8m의 DNA가 들어 있는 하나의 세포는 어떻게 40조 개의 세포로 변신한 걸까? 인간은 우주 창조, 생명 창조, 진화로 인해 탄생한 기적적인 존재입니다. 하나의 수정란이 인간으로 발달한다는 사실 역시 기적입니다. 아기가 생겨나는 과정은 진화의 많은 면을 보여줍니다. 태아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가미처럼 생긴 기관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처음 생리를 할 즈음이면 난자를 생성하는 여포濾胞를 약 25만 개 갖추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모든 유전자의 절반이 우리의 나이보다 수십 년은 더 오래된 셈입니다. 인간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생겨나는 이처럼 놀라운 과정에는 돌연변이라는 변화의 과정이 100번 정도 일어납니다. 그리고 일부 유전자들은 분리반응과 접속반응을 통해 융합되고, 그러한 유전자들 가운데 절반은 비활성화 상태가 됩니다.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의 양쪽 절반이 아무리 여러 번 결합한다 해도 똑같은 정보를 가진 수정란이 두 개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대자연은 유전자라는 카드 뭉치를 섞어 테이블에 올린 뒤, 절반을 떼어 내버립니다.

수정 후 7일 정도가 지나면 동그란 세포 덩어리인 배아가 어머니의 자궁벽에 착상합니다. 그리고 이 세포들 가운데 안쪽에 위치한 극히 일부만이 태아가 될 운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최초의 세포들 가운데 상당수는 탯줄이나 태반 같은 구조로 변합니다. 13일 무렵에는 세포 덩어리의 아래쪽에 홈처럼 생긴 구조가 나타나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세 개의 층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윗부분은 피부와 신경계통으로 발달하고 다음 층은 근육과 뼈로, 그리고 맨 아래층은 소화관, 췌장, 비장, 간으로 발달합니다. 또한 치아와 생식기, 기타 부수 기관들은 두 개의 층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집니다.

2주가 지나면 머리와 꼬리, 전후, 좌우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약 21일째에는 뇌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그로부터 4개월 동안 뇌에는 1분당 50만 개의 신경세포가 계속 생겨나며, 엄청난 신경세포들이 다시 파괴되면서 뇌의 내부가 적절히 재편됩니다. 뇌가 형성되기 시작할 즈음에는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서 물갈퀴 모양을 형성하고 있던 세포들이 괴사하면서 손발도 적당한 모습을 갖춥니다. 4주가 지나도 태아는 크기가 1cm도 채 안 됩니다.

60일이 되면 태아는 2.5cm 길이로 성장하며 전뇌, 중뇌, 후뇌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16주경에는 어머니의 배를 발로 차기 시작합니다. 34주가 되면 뇌를 둘러싸는 두개골이 생겨나고, 이때 좌측 대뇌반구는 뒤로, 우측 대뇌반구는 앞으로 굴곡을 이루며 자리를 잡습니다. 6개월이 되면 중추신경계가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합니다. 이후로 출생 전 몇 개월 동안 뇌에는 1분당 25만 개의 신경세포가 계속 생겨납니다.

그리하여 아기는 평생 필요한 신경세포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며, 어른과 아기의 신경세포 수는 동일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이런 방식으로 갖추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인의 인체는 어떨까? 우리의 몸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2세기 동안 과학자들은 인체를 이해하기 위해 환원주의와 유물론적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인체를 하나의 기계로 보고 작은 구성요소들로 세분화하여 이해하는 방식은 의학을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인류는 수십 억 달러를 들여 30억 개에 달하는 DNA 단위의 암호를 기록하고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레오킴은 DNA에 관한 지식을 생명공학에 접목하면 향후 수십 년 동안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신약을 수백 종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환원주의자reductionist[특정 부분의 작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 전체에서의 효과를 설명하는 방법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러나 인체를 이해하기 위해 양자 수준까지 내려가던 길에서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생물학자들과 화학자들이 세상을 이루는 물질이 양자나 에너지가 아니라 당구공처럼 생긴 동그란 모양의 물질이라고 보는 유물론적 관점을 옹호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인체의 모든 세포가 엄청나게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어 소통하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는 구성요소들을 세분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관점을 통해 인체를 색다르게 조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새로운 구조를 밝혀내려면 단순한 규칙들을 통해 복잡한 조직 구조를 설명하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체를 이루는 50조 개의 세포들은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기간 동안 수천 가지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생을 마감합니다. 이 세포들은 호르몬과 펩티드, 스테로이드, 면역세포, 단백질, 그리고 뇌세포와 신경, 척수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수백 종의 뇌 화학물질을 통해 소통합니다.

우리의 몸은 면역체계를 활용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스스로의 몸과 이물질을 식별해냅니다. 인체의 세포에는 대부분 나와 남의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식별용 꼬리표가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꼬리표는 DNA로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꼬리표가 없는 물질을 발견하면 침입자를 몰아내기 위한 조치를 취합니다. 꼬리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의 신체 조직이나 기관을 이식받으려면, 면역체계가 이질적인 세포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약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를 다른 사람과 구분 짓습니다.

인체와 뇌의 의사소통 방식은 복잡한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체와 뇌를 동시에 이해하지 않으면 어느 한쪽을 오롯이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들은 감정을 일으키는 주체가 뇌 하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릇된 결론입니다. 감정을 자아내는 데는 작은 단백질들로 이루어진 펩티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펩티드들은 뇌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존재합니다.

약학자 캔다이스 퍼트Candice Pert(1946-)는 1970년대에 세포막에서 자물쇠 같은 역할을 하는 수용체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수용체들은 펩티드에 있는 일종의 열쇠와 상호 작용합니다. 펩티드는 인체와 뇌 사이에서 소통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정을 일으키는 일은 펩티드의 작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입니다. 펩티드라는 화학물질은 우리의 감정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특징을 규정짓습니다. 우리가 어떤 감정에 젖어 있을 때는 그에 맞는 펩티드가 생겨나 몸 전체에 퍼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펩티드들은 바이오피드백, 명상, 상상요법, 기도의 효용을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체내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목적은 에너지를 전환하여 이용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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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몸은 약 70%의 물과 약 30%의 견고한 뼈, 근육, 단백질을 포함한 성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속의 대다수의 분자들(물)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우리가 마시는 물로 대치됩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현재 우리 속에 있는 물의 일부가 혜성과 유성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당,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뼈의 구성요소 등과 같은 그 외의 분자들도 끊임없이 대치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수백억 세포들이 매일 죽으며 새로운 세포로 대치됩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래 원자와 분자들이 우리 인체를 통해 순환되어 왔습니다. 우리 체내에 있는 원자와 분자의 평균 수명은 단지 몇 주에 불과합니다. 몸은 계속해서 새로운 원자와 분자를 받아들이며, 그 전의 요소들을 배출합니다.

DNA도 보수되고 합성됩니다. 우리가 분자 속에 배열된 원자의 집합이라면, 어떤 원자들이 우리를 구성하며 우리를 설명해줄까? 우리에게는 지난해의, 지난달의, 지난주의 그리고 어제의 원자들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세계 속으로 용해되고 있는 우리를 유지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한때 우리 속에 있던 원자들이 지금은 다른 사람, 식물 혹은 바다 속에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건 그것들이 멀리 그리고 광범위하게 흩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당과 탄수화물 대부분이 에너지로 전환되고 폐에서 이산화탄소로 배출됩니다.

물론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탄산염 무기물(바위)이 되거나 식물이 흡수하여 바이오매스biomass[에너지 자원으로 이용되는 식물체 및 동물 폐기물]로 전환될 수 있으며, 동물이 섭취하여 마침내 인간이 섭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물 분자는 시간과 더불어 먼 은하에서 비롯되어 혜성의 일부, 지구의 초기 대양의 일부가 되고 수많은 생명을 거쳐 그 환경으로 되돌아가기 전 단 몇 분 동안 우리 체내에서 지냅니다.

우리 체내의 모든 원자가 환경과 하나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레오킴은 말합니다. 우리는 단지 체내의 분자, 세포, 근육과 신경 조직, 장기들로 형성된 원자들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원자와 분자 모두 끊임없이 우리의 내외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픽셀들이 다른 차원 혹은 다른 우주를 통해 나아가는 것이 이런 환영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우리가 동일한 사람으로 지각되어도 우리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구성하는 유픽셀과 우주 만물은 존재의 안팎, 심지어 평행우주들의 내외부로도 점프합니다.

레오킴은 우리가 에너지 파동의 바다에 살고 있다면서, 우리의 세계는 빗물질이며, 우리 또한 그러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에너지 조각을 처리하고 우리 마음속에 시간, 물체의 움직임, 사고를 담아내는 비디오를 만듭니다. 그렇지만 이런 처리를 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1초에 수억 번이나 용해되고 재형성되므로 유픽셀들이 우주와 교환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우리의 세계와 일체를 이룹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서 사람들은 하나의 세포에서 출발하여 50조의 세포로 성장한 인체를 연구하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런 모든 세포는 어떻게 기능적인 몸과 뇌와 마음을 만들었을까? 미래와 가능한 모든 사건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사건들의 일부분이라도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만물이 공간과 에너지라면 몸과 뇌와 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말했습니다.

나의 종교는, 우리의 여리고 나약한 마음으로도 지각할 수 있는, 미미한 곳에 자신을 드러내는 무한히 뛰어난 정신에 대한 겸손한 찬미이다. 내가 생각하는 신은 파악할 수 없는 우주에 나타난 탁월한 이성 존재에 대한 심오한 감성적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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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환영이다



우리는 시계에 따라 살고 있으며,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언제 할지 시간이 결정합니다. 물리학자들은 공간과 관련짓지 않고는 시간을 규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모든 사람에게 같다는 건 우리가 가진 또 하나의 환영입니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 여행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여 우리의 시간이 다릅니다. 우리가 여행하는 속도에서 그 차이는 대단히 작지만 실재합니다. 우리 모두 시간에 대한 자신의 감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시계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볼 때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시간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빛이 우리에게 도달해서 우리의 뇌가 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그 사람의 이미지를 가졌을 때는 사실상 그 사람은 이미 달라졌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5만 광년 떨어진 행성을 탐지하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가 보게 되는 건 5만 년 전의 행성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 행성을 관측하는 그때 그 행성의 누군가가 거기서 지구를 관측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그는 우리와 우리에 대한 어떤 증거도 보지 못할 것이며 관측하는 것이라고는 5만 년 전의 지구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동시에 존재할 수는 있어도 서로 보거나 소통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 은 우주론자가 관측한 130억 년 된 은하는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이라면서 그것은 환영이라고 말합니다. 은하 대부분의 별들이 오래 전에 다 타버렸기 때문이며, 그것들의 빛이 우리에게 오는 동안 그 잔재들은 수조 킬로미터이나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레오킴은 우리의 모든 오해 중 가장 파악하기 힘든 개념이 시간 자체가 허깨비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인슈타인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은 단지 환영일 뿐이지만, 지속적이라고 물리학자들을 설득시킨다.” 물리학자로 컬럼비아 대학 교수인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1963-)은 아인슈타인의 말을 과거, 현재, 미래 모두가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것들은 시공간 속에서 그들의 특정한 점을 영구히 갖는다. 거기에 흐름이란 없다. 여러분이 1999년 새해를 알리는 중요한 시간을 가졌다면, 그것은 시공간 속에서 불변하는 한 지점이므로 여러분은 아직도 그 시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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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우리의 모든 지식은 우리가 느끼는 것으로부터 나아간다”

 

작품을 Daum'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우리의 모든 지식은 우리가 느끼는 것으로부터 나아간다”고 적었는데 이는 감각, 즉 분별하고 판단하며 반응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게 됨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이며 이것으로 지난 시대의 불행에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운동으로 건강해지듯 자신의 감각도 훈련시키면 관망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물의 형상에 관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세부적인 것에서 시작해야 하며 오로지 한 부분에서 그 다음 부분으로 나아가면서 이해할 때 전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271

레오나르도의 <다섯 명의 크로테스크한 인물들>, 26-20.5cm.


272

레오나르도의 <다섯 캐리커처>, 18-12cm.


266

레오나르도의 <웃는 더벅머리 남자의 옆모습>, 6.6-5.5cm.


267

작가미상의 <그로테스크한 남자의 머리>, 14.2-8.5cm.

16세기 후반 레오나르도의 드로잉을 모사한 것으로 레오나르도의 드로잉이 규범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현존하는 드로잉들을 보면 자신이 말한 대로 레오나르도가 한 부분에 관해 깊이 연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굴의 각 부분을 세밀히 관찰하는 가운데 코의 경우 한 장의 종이에 곧은 코, 주먹코, 옴폭한 코, 돌출 코, 굽은 코, 보통 코, 사자코, 둥근 코, 뾰족 코 등 열 가지 다른 형상들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정면에서 바라본 얼굴을 열두 가지 형상으로 습작하기도 했으며, 입술, 눈썹, 이마 등을 세밀하게 관찰함으로써 얼굴 전체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켰습니다. 그는 사람의 전신, 온갖 종류의 동·식물도 이런 식으로 관찰하면서 대상의 폭을 넓혀나갔습니다.

그는 알베르티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연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것만을 추려내는 그의 선택적 이론에는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자연에 내재하는 모든 것을 모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어떤 종류의 대상들은 모사에서 제외시키는 임의적인 한계 설정에 반대했습니다. 그의 논문을 보면 미에 대해 어떠한 차등도 두지 않았으며, 모든 자연물의 미에 관해 언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화가와 시인 모두 “인체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묘사하지만, 추함이 아름다움과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각각 강렬하게 부상된다고 보았습니다. 대조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고, 아름다운 것보다는 개성적이고 특징을 지닌 것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대상을 실재처럼 개성적이고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면 절대적인 조화의 표준에 부합되지 않아도 된다고 보았습니다. 인물의 경우 다양성에 집착했습니다.

사람은 뚱뚱하고 작은 체격이든, 크고 마른 체격이든, 또는 그 중간이든 비례가 잘 맞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을 포착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물상들을 늘 한 가지 유형으로 그려놓음으로써 한 형제인 양 보이게 한다. 이는 심히 비난받을 일이다.

다양성에 집착한 그의 개별적인 묘사는 당시 화가들의 규범이 되었으며, 수년 뒤 뒤러가 이런 식으로 각 부위에 대한 관찰에 집중했습니다. 뒤러는 격자가 그려진 유리를 사용하여 더욱 과학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는 이런 장치를 사용하여 드로잉하는 걸 비난하면서 “그런 장치를 사용하는 사람은 장치 없이는 그릴 수 없게 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이런 나태는 정신을 파괴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장치 없는 가운데 대상을 드로잉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렇지만 드로잉이 바르게 그려졌는지 알기 위해서 장치를 사용하는 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드로잉하면 마음으로 대상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기억을 더듬어서 원근법에 맞게 그려라. 그렇게 그린 것이 대상을 보고 그린 것에 합당하지 않을 경우 어디에 실수가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레오나르도는 인간이 “자연의 모든 현상에 의한 형상들”을 기억할 수는 없더라도 가능한 한 익히고 기억한다면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새로운 대상과 씨름할 때 어려움이 덜하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기억한 것들을 잠들기 전에 드로잉하는 습관이 있었으며, 화가들에게 그렇게 할 것을 권했습니다. 이런 습관은 베로키오로부터 익힌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바사리는 베로키오가 드로잉에 탁월했음을 지적하면서, 베로키오가 인내를 갖고 드로잉을 했으며, 여인의 머리를 드로잉한 것들은 매우 우아했고 이것을 레오나르도가 평생 모방했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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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 은하의 충돌 과정에서 별들이 서로 충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지금부터 100억 년 혹은 200억 년 전에 빅뱅Bing Bang이라고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왜 그런 폭발이 있었는지는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 그러나 폭발이 있었음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현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대폭발의 순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밀도로 모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 상태는 부피를 전혀 갖지 않는 수학적 의미의 점이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우주의 알’이었습니다. 지구상 여러 문화권들의 창조 신화에서 우리는 우주의 알이라는 개념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대폭발의 순간에 이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현존 우주의 어느 한구석에 모여 있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 전체,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들어있는 공간마저도 하나의 점에 우그러져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사건이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이 꽉 차 있는 그러한 점이었습니다.

대폭발의 순간 이후 오늘까지 우주는 한시도 쉬지 않고 팽창을 계속해왔습니다. 우주를 부풀어 오르는 풍선에 비유하고 풍선 바깥에서 그 풍선을 바라본 것으로 팽창 우주를 설명하곤 하는데, 이런 설명은 오해를 낳기 쉽습니다. 왜냐면 우주의 바깥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우주는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소립자로 충만하던 고온 고밀도의 원시 화구가 점차적으로 냉각되자 거기에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우주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시기가 한때 있었을 것입니다. 『코스모스 Cosmos』(1980)의 저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당시에 관찰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우주가 완전히 균질하다면 어디를 둘러보나 다 똑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마찬가지였을 것이기 대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지역이 군데군데 생기면서 가느다란 실과 덩굴손 모양의 가스주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들이 자라 가스구름으로 태어났습니다. 이 가스구름이 거대한 회전 원반체로 변신하여 반짝이는 점들을 수천억 개씩 품으면서 자신의 밝기를 더해 갔습니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것들을 은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우리 자신도 이런 구조물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폭발이 있은 지 약 10억 년이 지나 우주 물질 분포에 비균질 구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덩어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대폭발 자체가 완벽하게 균일하지는 않았기 대문입니다. 이런 덩어리들은 여타 지역보다 밀도가 약간 높았으므로 주위에 있던 밀도가 희박한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습니다. 이리하여 수소와 헬륨의 가스구름이 점점 자라났습니다. 이것들은 나중에 은하단으로 변신하기로 운명 지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았던 비균질 구조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의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여 점점 크게 성장해 나갔습니다.

중력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원시 은하들의 회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습니다. 그것은 각운동량이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회전하는 물체는 회전축에 수직한 방향으로 원심력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회전하는 기체구름은 중력이 원심력에 상쇄되는 적도 근방보다 회전축 근방에서 빨리 수축합니다. 따라서 회전하는 가스구름은 중력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납작한 모습의 회전 원반체로 변하다가 결국 나선 은하가 됩니다. 그러니까 거대한 바람개비 구조의 물질 분포가 텅 빈 공간에 자리 잡게 되는 셈입니다. 가스구름들 중에서 애초부터 아주 느리게 회전했든가 질량이 충분히 크지 않은 것들은 중력 수축하여 타원 은하가 되었습니다. 우주 공간을 눈여겨보면 하나의 거푸집에서 찍어낸 것처럼 모양이 아주 비슷한 은하들이 우주 도처에 널려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은하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력의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우주 어디에서든지 그대로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중력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은 지상에서는 물체의 낙하 운동과 피겨스케이트 선수의 회전 묘기도 지배합니다. 지구라는 미세한 세상에서 성립하던 이 두 법칙이 거대한 천상 세계에서도 그대로 성립하여 은하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주에는 은하가 모인 수많은 은하단이 있습니다. 은하단 중에는 여남은 개 남짓한 은하로 구성된 작은 것들도 있습니다. 우리 은하가 속해 있는 소규모 은하단은 국부 은하군Local Group 또는 지역 은하군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은하군에서 은하라 불릴 수 있는 준수한 은하는 오로지 우리의 은하수 은하와 안드로메다 대은하 둘 뿐입니다. 나머지 열두어 개는 대부분 왜소 타원 은하입니다. 그러나 우주에는 수천 개의 은하들이 중력으로 서로 보듬어 안고 있는 거대한 은하단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처녀자리 은하단 하나만 해도 그 안에 수만 개의 은하들이 들어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척도에서 본 인간의 서식지는 은하들로 구성된 우주입니다. 그리고 우주에는 수천억 개에 이르는 다양한 구조물들이 존재합니다. 매우 규칙적인 모양의 것이 있는가 하면, 또 규칙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같은 정상 나선 은하라고 해도 시선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 다릅니다. 질량이 태양의 1조 배 이상인 거대 타원 은하들도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질량이 이렇게 크다는 사실로부터 거대 나선 은하가 여러 개의 은하들이 병합되어 생긴 것으로 봅니다. 개수로 보면 왜소 타원 은하가 우주에서 가장 많을 것입니다. 왜소 타원은하는 질량이 태양의 100만 배에 불과한 이름 그대로 보잘것없는 꼬맹이 은하입니다. 어디 이뿐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규칙 은하들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불규칙 은하는 도대체 은하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그 모습이 다양하며 종잡을 수 없고,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각종 우주 구조물들을 일컫습니다. 은하들도 쌍성계의 별처럼 서로 맞물려 돌거나 은하 중심핵 주위를 도는 별처럼 궤도 운동을 합니다. 그리고 서로 중력의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이 때문에 은하의 외곽부가 뒤틀려 있는 경우를 작주 보게 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가스와 별들의 흐름이 두 은하를 서로 연결하기도 합니다.

은하들의 합병으로 거대 타원 은하가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은하와 은하의 충돌이 원래 구형을 이루던 은하단의 모습을 바꿔놓았거나 나선 은하와 불규칙 은하의 생성에 모종의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조우하는 은하들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수십억 배에 해당합니다. 은하들이 근거리에서 충돌하는 경우 각각의 은하 내부에 흩어져 있던 성간 기체와 성간 티끌이 서로 충돌하여 높은 온도로 가열됩니다. 그러나 내부에 있던 별들은 벌 떼 속을 총알이 그냥 지나가듯이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즉 별과 별 사이의 간격이 별 하나의 크기에 비해 너무 멀기 때문에 은하의 충돌 과정에서 별들이 서로 충돌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하의 전체적 모양에는 큰 변화가 옵니다. 한 은하와 다른 은하가 정면으로 부딪히면 구성 별들의 상당수가 은하와 은하 사이의 공간으로 빠져나오면서 은하 하나가 완전히 소실되기도 합니다. 작은 은하가 자기보다 훨씬 큰 은하와 정면으로 충돌하면 지름이 수천 광년에 이르는 고리 은하가 만들어집니다. 은하 간 공간에 펼쳐진 羽緞(우단)에 불규칙 은하를 가장 멋지게 그려놓는다면, 그것이 바로 고리 은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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