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가 떼 지어 덤벼도 인간의 뇌를 당해낼 수는 없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와 다릅니다. 슈퍼컴퓨터가 떼 지어 덤빈다 해도 인간의 뇌를 당해낼 수는 없습니다. 1.5kg도 안 되는 뇌는 전구 하나보다도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100억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과 맞먹는 정보를 저장하고, 동시에 50조 개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전기적 활동을 통제합니다. 슈퍼컴퓨터 1천 대를 합친다 해도 의식을 생성하기는커녕, 하나의 뇌에서 일어나는 간단한 인지 작용이나 창의적인 기능조차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에서는 수백만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상호 작용합니다. 그러나 어떤 트랜지스터도 다른 트랜지스터들과의 연결을 강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신경세포는 다른 신경세포들과의 연결을 강화하여 장기기억을 생성합니다. 특정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면 다른 신경세포들과의 특별한 연결이 강화됩니다. 게다가 뇌에서는 현재의 컴퓨터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들이 의사소통에 관여합니다. 우리의 뇌는 그 얼개와 작용이 컴퓨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복잡합니다.
우리는 배우고 자각하며, 패턴과 모양과 음영을 구분하고, 추상적인 예술작품 속에서 형상과 상징을 해석해냅니다. 우리는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상상하고 미각과 후각 같은 감각을 활용하며 기억을 회상합니다. 우리는 기억의 창고에 빠르게 접속하여 기억을 참고로 행동을 취합니다. 대부분의 컴퓨터는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작업 방식 사이에 일부 유사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컴퓨터는 우리의 유픽셀들이 만들어내는 사고와 마음의 세계처럼 진정한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레오킴은 우리의 뇌가 원시 파충류와 포유류 뇌의 특징도 유지하고 있다면서, 파충류의 뇌는 소화, 순환, 호흡, 생식 같이 생존에 필요한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합니다. 원시 포유류의 뇌는 그보다 조금 더 정교합니다. 원시 포유류의 뇌에는 감정을 조절하고, 동작을 통제하고, 투쟁-도주반응Fight or Flight reaction[갑작스런 자극에 대해 투쟁할 것인가 도주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본능적인 반응]을 관장하는 변연계(또는 중뇌)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좀 더 수준이 높은 뇌 기능 덕에 원시 포유류는 많은 파충류들을 멸종으로 내몰 수 있었습니다.
인간과 영장류와 동물들의 뇌에는 대뇌피질이라는 제3의 요소가 있으며, 대뇌피질은 약 3mm 두께의 주름진 층으로 뇌의 상부와 전면을 덮고 있습니다. 대뇌피질은 우리에게 언어 능력과 수리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선사하며 기억력과 창의력 발달에도 관여합니다.
이 세상에 같은 뇌는 하나도 없습니다. 출생 전후의 영양 상태, 약물, 알코올, 유전자 같은 요인들은 뇌의 건강에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흥미롭게도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그의 뇌에는 일반인에게 있는 뇌 주름이 하나 없는 대신 보통은 따로 떨어져 있는 어떤 뇌 주름 두 개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덕에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신경세포 사이의 소통이 더 빠르고 쉽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호를 확장하는 뇌를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뇌에 대한 수많은 저서를 펴낸 심리학자 로버트 온스타인Robert E. Ornstein(1942-)은 이런 이들을 “하이-게인 피플High-Gain people”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고요와 고독을 좋아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로우 게인 피플Low-Gain people”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말초적인 자극을 추구합니다.
지문과 마찬가지로 뇌의 다양성은 인간들이 저마다 독특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하드웨어는 어떻게 배우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인지하고, 말하고, 상상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얻고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걸까?
우리는 크기와 무게가 성인 뇌의 1/4에 불과한 뇌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신생아는 성인과 거의 비슷한 수의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뇌의 크기와 무게가 더 증가해야 할까?
아기의 뇌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덜 된 뇌와 같습니다. 신경세포들은 출생 이후로 계속 사멸과 재조합 과정을 거칩니다. 뇌의 크기와 무게가 증가하는 이유는 신경세포가 팽창하고, 뇌 세포 사이의 연결이 늘어나며, 신경세포들이 변형되고, 수십 억 개의 아교세포가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뇌에 양분을 공급하는 혈관들이 새로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뇌가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조직화되고 발달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시각 발달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온스타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시각 계통은 출생 시점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인체의 발달과 함께 변해가는 머리의 크기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태를 재평가하고 변화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시각 계통이 변화하지 않고 출생 시점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뇌에서는 혈관이나 아교세포 생성 같은 세포의 변화와 함께 세포 사이의 연결도 강화됩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배움과 인격 형성의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5세 아동의 뇌는 성인 뇌의 90%에 달하는 크기가 된다. 침팬지는 22개월만 돼도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침팬지의 뇌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에 뇌세포가 적절히 연결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이런 능력들을 바탕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스스로의 존재를 이해하며 존재의 목적을 사유하고 영적인 존재로 성장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라면 아이의 뇌가 자라나는 몇 년 동안 아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류 역사 초기에는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보호를 받은 아이들이 더 많이 생존했고, 우리는 그러한 진화의 혜택을 입은 조상들의 후손입니다.
출생 9~4개월의 아이는전착상 약 3주 후부터 뇌가 형성되고 신경세포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1분당 약 50만 개의 신경세포 생기고, 착상 후 60일경에는 전뇌, 중뇌, 후뇌 구분 가능해집니 출생 5개월 전 아이에게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기는 속도 다소 감소합니다.1분당 약 25만 개의 신경세포가 생깁니다. 출생 시아이는 1천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와 아교세포 보유합니다. 척수와 뇌간 구성이 완료됩니다. 뇌 무게는 약 400g이며, 성인과 같은 수의 신경세포 보유합니다. 뇌간과 척수가 신체 기능 조절에 관여합니다. 1~3개월의 아니는 소뇌와 중뇌의 세포 변형이 일어납니다. 아교세포가 추가됩니다. 신경세포 연결 발달 및 확장되고, 신생 혈관이 추가됩니다. 3개월~1년생후 약 1년경의 아이는 전뇌와 대뇌피질에 변형이 시작되며,동작 조절 및 감각 처리 발달이 시작됩니다. 1~20년의 사람의전뇌와 대뇌피질은 연속적으로 발달합니다.인지, 기억, 판단, 언어 기능이 1차적으로 발달하고, 이후에 계획 능력 발달 및 인격이 성숙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