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TV에서 우주배경복사를 볼 수 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이 아인슈타인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은하들이 서로 멀어져가는 가능성은 허블의 논문이 발표되기 전, 아인슈타인 자신의 방정식에서 도출된 이론적 근거를 발판으로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의 물리학자이며 수학자 알렉산데르 프리드만Alexander Alexandrovich Friedman(1888-1925)은 1922년에 수학을 대폭 단순화하는 두 전제를 기초로 삼은 모형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했습니다. 두 전제란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어느 위치에서 보더라도 우주의 모습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프리드만은 두 전제에 기초하여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발견했습니다. 프리드만의 모형 우주는 크기 제로에서부터 팽창하며, 중력 때문에 팽창 속도가 느려지고 결국 다시 수축합니다. 프리드만은 이 연구를 하고 몇 년 후 타계했으며, 그의 생각은 허블의 발견이 있기까지 대체로 잊혀졌습니다. 그러나 1927년 물리학 교수이며 로마 가톨릭 성직자인 조르주 에두아르 르메트르George Edouard Lematre(1894-1966)가 비슷한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우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면 우주는 점점 더 작아지고 마침내 창조 사건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말한 창조 사건을 우리는 빅뱅big bang이라고 부릅니다.
빅뱅이란 단어는 1949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프레드 호일Fred Hoyle(1915-2001)이 정적인 우주를 믿으면서 빅뱅 이론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빅뱅 이론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는 1965년에야 나왔습니다. 그 해에 발견된,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희미한 마이크로파microwave 배경복사가 그 증거였습니다. 이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CMBR(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는 전자레인지에서 작동하는 마이크로파와 같지만 훨씬 약합니다. 우리는 우주배경복사를 직접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켠 뒤 사용되지 않는 채널을 틀면 볼 수 있습니다. 어지러운 점들이 보이는데, 그것들의 몇 %가 우주배경복사로 인한 것입니다. 우주배경복사는 마이크로파 안테나에 항상 끼어드는 잡음을 제거하려고 애쓰던 1925년에 설립된 벨연구소Bell Laboratories의 과학자 두 명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그들은 그 잡음이 안테나ㅣ에 둥지를 튼 비둘기들의 배설물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았지만, 알고 보니 그 잡음의 기원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직후의 아주 뜨겁고 조밀했던 우주가 남긴 복사입니다. 그 시절의 복사가 우주 팽창 과정에서 식어 오늘날 우리가 관찰하는 희미한 마이크로파가 된 것입니다. 현재의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가 음식물을 데운다면 절대영도보다 겨우 3도 높은 섭씨 영하 270도까지 데울 수 있습니다.
우주의 물질 총량에서 헬륨이 차지하는 비율을 관찰한 결과와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는 매우 이른 초기의 우주에 관한 빅뱅 이론의 기술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증거들입니다.
우주의 팽창의 첫 단계를 물리학자들은 인플레이션inflation(급팽창)이라고 부릅니다. 우주의 인플레이션 기간에 우주는 10-35초 동안 1030배로 팽창되었습니다. 이는 지름 1cm 동전이 갑자기 우리 은하의 넓이보다 1천만 배나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아무것도 빛보다 빠르게 운동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상대성이론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면 상대성이론의 속도 제한은 공간 자체의 팽창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