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은 대단히 고결하게 들리나 사실은 생활 속에 존재한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연민을 배양하여 그 기저가 되는 신경 조직들을 활성화하고 강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전방대상피질ACC과 뇌도가 포함됩니다. 연민의 신경망을 활용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감정을 떠올리고, 감사나 친밀한 애정 같은 진심어린 정서들을 돌이킵니다. 다음으로 타인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공감합니다. 상대방의 괴로움에 마음을 열고, 동정과 선의가 자연스레 생겨나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프랑스 태생으로 총망받던 과학도였지만 서른세 살에 티베르토 건너가 승려가 된 마티유 리카르Mathieu Ricard(1946-)가 말했듯이 “자비와 연민이 마음속에 스며들어 존재 자체가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미덕은 대단히 고결하게 들리나 사실은 생활 속에 존재합니다. 미덕이란 우리 속에 존재하는 선함에 따라,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이 어떤 행동을 하던 미덕을 지키며 살아간다면, 다른 이들의 행동이 우리를 제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음의 미덕은 뇌의 조절에 의해 뒷받침됩니다. 마음과 뇌는 함께 건전한 핵심 목표, 경계 설정, 급작스럽거나 혼란스러운 변화보다 부드러운 변화 등의 균형을 찾아나갑니다. 자신 속의 평형점을 찾았으면 이를 미덕의 건강한 평형에도 적용해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원칙을 확립합니다. 이러한 과정 동안에 자기주장을 미덕의 기준에 맞게 할 수 있도록 계속하여 머리와 가슴 모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먼저 자신의 핵심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다음은 경계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불교의 팔정도에서는 정어正語를 통해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훌륭한 기준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선의에서 우러난 진실한 말, 이롭고 적절한 말, 악의 없고 가혹하지 않은 말, 그리고 필요한 말이 그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입장을 옮길 때는 유연해야 합니다. 단계를 밟아 천천히 대화의 주제로 옮겨가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의 저자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스는 말 할 때, 항상 자신의 경험으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정서, 몸의 감각, 숨겨진 희망이나 바람 등을 사건, 즉 상대방의 행동, 거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 등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더 중시하라고 말합니다. 스스로의 경험을 말할 때는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적절한 상황이라면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전달해야 합니다. 마음 깊은 층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한결 덜 위협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경계를 낮추고 당신이 해야 할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스로 말하는 동안 자신의 진실을 경험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내면의 마음챙김이 증강되며 상대방도 당신에게 공감하기 쉬워집니다.

몸으로 나타나는 정서의 힘을 사용해야 합니다. 자세를 통해 감정이나 태도 표현을 도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라면 먼저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불화를 줄이고 유용한 정보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관심을 과거가 아닌 미래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다툼은 과거에 대한 것입니다.

상대가 요구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의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자신이 고칠 점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고 있다면 설령 상대가 짜증나게 한다 하더라도 조건 없이 고치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하나씩 상대방의 정당한 불평에 대응해야 합니다. 가끔씩 상대방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 위해 상대에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품위를 가지고 선의로 행동하는 유능한 자신의 모습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항상 가장 큰 그림을 보기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무엇이 주제가 되었든, 그 덧없음을 바라보며,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과 조건들을 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욕망과 의견, 개인적인 관점에 집착한 나머지 생겨난 부수적인 해악들을 보아야 합니다. 먼 시가에서 보면 지금 다른 이들과 다투고 있는 대개의 것들은 기실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일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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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연작 출현: <크뢰즈 계곡>


 



 

 

늘 진경을 찾아다니던 모네는 1889년 봄에 프랑스 서부 크뢰즈 강을 헤매면서 20점의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그는 베르테에게 적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풍경을 그리는 데 애를 먹고 있소. 정말이지 거칠고 웅대한 여기는 벨일을 연상하게 만드는구려. 놀라운 작품을 꿈꾸지만 작업이 진행될수록 장애물이 늘어나서 마음먹은 대로 전달하는 데 힘이 드는구려.”(1889. 4. 8)

 

베퇴유에서는 부빙을 그렸고,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벌판을, 벨일과 앙티브에서 바다의 다양한 절경을 그렸기 때문에 모네는 자연의 어떤 모습이라도 캔버스에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크뢰즈에서 다시금 자연과 싸워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네의 <크뢰즈의 외관 Les Eaux Semblantes, Creuse Effet de Soleil>, 1889, 유화, 65-92cm.



 

 



모네의 <크뢰즈의 계곡, 구름이 낀 날 Valley of the Creuse, Cloudy Day>, 1889, 유화



 

 



모네의 <급류, 몽타뉴 Le Vieil Arbre au Confluent>, 1889, 유화, 65-92cm.



 

 



모네의 <크뢰즈의 좁은 골짜기 Ravin de la Petite Creuse>, 1889, 유화, 65-81cm.



 

모네는 그곳에서 연작이라고 할 수 있는 9점을 그렸습니다. 크뢰즈 강의 크고 작은 지류가 합류하는 지점을 놓고 온 힘을 다해 캔버스에 담는 일에 몰두한 그는 하루 동안 시간별로 빛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는 걸 캔버스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를 탐지했습니다.

 

모네는 알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연작이란 말을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으스스하고 음울한 일기 속에서 ... 내가 그린 그림들을 볼 때 소름이 끼치는구려. 그림들이 너무 어둡구려. 더구나 어떤 그림에는 하늘도 없소. 이 그림들은 애처로운 연작물이 될 것 같소.”(1889. 4. 4)

 

모네는 자신이 본 자연을 그대로 옮기는 데 계절 때문에 어려움이 있음을 제프루아에게 보낸 편지에서 토로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자연을 따를 순 있겠지만, 따라잡지는 못하겠습니다. 더구나 강물의 수위가 들쑥날쑥해서 하루는 초록색으로 보이고 이튿날엔 갑자기 노란색으로 보이며, 어떤 날에는 물이 거의 말랐다가도 이튿날 보면 맹렬한 급류가 되어 흐르고 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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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Black Hole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에 몇 가지 가정을 추가하면 휘어지는 빛과 빅뱅을 포함한 우주의 일반적인 특성을 계산할 수 있고, 이 모든 값은 관측 결과와 매우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뿐만 아니라 초기우주에 우주상수를 인공적으로 끼워 넣으면 인플레이션까지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의 탄생과 죽음을 설명해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블랙홀black hole과 화이트홀white hole, 웜홀worm hole, 타임머신time machine 등 상식을 거부하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상대성이론은 평행우주와 그것들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천체는 주변에 중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천체의 표면에 있는 물체가 중력을 이기고 우주공간으로 탈출하려면 처음부터 아주 빠른 속도로 출발해야 하는데, 이때 요구되는 최소한의 속도를 탈출속도escape velocity라 합니다. 지구에서의 탈출속도는 시속 약 4만km(마하mach 33)이며, 로켓이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려면 이 속도까지 가속되어야 합니다.

독일의 물리학자로 1909년에 독일의 가장 권위 있는 포츠담천문대 대장이 된 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1873~1916)는 질량이 큰 별의 중심이 매직 스피어magic sphere라는 가상의 구형에 의해 둘러싸여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매직 스피어란 어떤 물체가 질량이 큰 천체를 향해 접근하다가 마음이 바뀌어도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한계선을 의미합니다. 일단 매직 스피어를 통과하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별의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빛조차도 이 한계선을 넘어가면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슈바르츠실트는 곧바로 매직 스피어의 반지름을 계산했습니다. 이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합니다. 태양의 경우 이 반지름이 약 3km입니다. 지구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1cm 정도입니다. 즉 태양이 지금의 질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반경 3km까지 압축되면 빛조차도 탈출하지 못하는 검은 별이 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태양의 중력에 의한 빛의 휘어짐 등 관측 가능한 현상들을 성공적으로 예견했지만 매지 스피어 근처로 가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곳에서는 중력이 무한대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매직 스피어가 존재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는데, 태양은 결코 반경 3km까지 압축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드로스테Johannes Droste는 상대성이론에 입각하여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1.5배 거리를 지나는 빛은 휘어지는 정도가 극에 달해 아예 그 천체의 주변에서 원형궤적을 그리게 됨을 발견했습니다. 드로스테는 무거운 별 주변에서 일어나는 시간의 왜곡현상이 특수상대성이론의 예견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매직 스피어에 다가갈수록 시계가 첨차 느려지고 매직 스피어에 도달하는 순간 시간이 완전히 멈춘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수학자 헤르만 바일Herman Weyl(1885~1955)이 “매직 스피어의 내부에는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1920년대 물리학계는 매직 스피어의 문제로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빅뱅이론의 원조인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이며 천체물리학자 조르주 에두아르 르메트르George Edouard Lematre(1841~1966)가 1932년에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르메트르는 “매직 스피어는 중력이 무한대가 되는 특이점singularity이 아니라 잘못된 수학적 서술로부터 야기된 하나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좌표계, 혹은 다른 변수를 사용해 매직 스피어를 분석하면 무한대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미국의 수학자, 물리학자, 우주론학자로 아인슈타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하워드 퍼시 로버트슨Howard Percy Robertson(1903~61)은 조르주 에두아르 르메트르의 주장을 염두에 두고 요하네스 드로스테의 논문을 재검토한 끝에 매직 스피어는 수학적 허구라는 누명을 벗고 우주론의 무대에 당당한 배역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학자들은 매직 스피어를 사건지평성event horizon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평선은 빛이 진행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를 의미합니다. 사건지평선의 반지름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입니다.

아인슈타인은 1939년에 블랙홀이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없음을 주장하는 한 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별은 먼지와 기체 그리고 다양한 잔해들이 모여 소용돌이치다가 중력에 의해 서서히 압축되면서 탄생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소용돌이치는 입자들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이내로 압축되지 않기 때문에 블랙홀은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것들이 중력에 의해 압축될 수 있는 한계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1.5배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글로 논문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얻은 근본적인 소득은 슈바르츠실트 특이점이 물리적 실체가 아님을 분명하게 이해했다는 점이다.

같은 해인 1939년 훗날 원자폭탄을 제작하는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총책임자가 되기도 했던 독일계 유대인으로 미국 이론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Julius Oppenheimer(1904~67)와 그의 제자 하틀랜드 스나이더Hartland Snyder(1913~62)는 색다른 과정을 통해 블랙홀이 생성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들은 소용돌이치는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서서히 압축되면서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는 기존의 가정을 폐기하고 핵융합 원료를 모두 소모한 크고 오래된 별이 중력에 의한 내파를 일으키면서 블랙홀이 생성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죽어가는 별의 질량이 태양의 40배에 달하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인 128km의 크기로 응축되어 블랙홀이 될 수 있습니다. 오펜하이머와 스나이더는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과 함께 모든 별의 마지막 종착점이 블랙홀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전 세계 학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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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위상phase

 

 

 

 

 

우주는 온도가 식어감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되었습니다. 한 상태에서 다음 상태로 넘어갈 때마다 대칭성이 붕괴되고 힘이 여러 종류로 분리되었습니다. 우주가 겪어온 진화과정은 연대별로 다음과 같습니다.

 


 

1. 10-43초 이전-플랑크 시대

플랑크시대Planck epoch란 전자기력・중력・강력・약력의 네 종류의 힘이 상호작용하여 하나로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대를 말합니다. 플랑크에너지 영역에서(1019 전자볼트) 중력은 다른 양자적 힘들과 거의 같은 세기로 작용합니다. 그 결과 네 종류의 힘들은 초힘super force이라는 하나의 힘 속에 통합되며 우주는 완전한 무(혹은 고차원의 빈 공간)의 상태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네 종류의 힘을 하나로 통합시켜서 모든 방정식을 같은 형태로 만들어준 신비한 대칭은 초대칭super symmetry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네 종류의 힘을 통합시킨 신비한 대칭이 붕괴되면서 양자적 요동이 무작위로 발생하며 이로부터 우주의 배아에 해당되는 기포가 형성됩니다. 이 기포의 크기는 약 10-33cm 정도이며 이 값을 플랑크길이Planck length라 합니다.

 


 

2. 10-43-대통일이론grand unified theory(GUT) 시대

초기의 대칭이 붕괴되면서 기포가 빠른 속도로 팽창되기 시작합니다. 기포가 커짐에 따라 초힘은 네 종류로 순식간에 분리되는데, 이들 중 중력이 가장 먼저 분리되면서 우주전역에 충격파를 발산합니다. 초힘이 보유하던 대칭(SU(5)대칭으로 추정)은 좀 더 작은 대칭으로 축소되고 중력을 제외한 전자기력・강력・약력은 여전히 대통일이론대칭 속에 통합됩니다. 이 시기에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거의 1050배까지 폭발적으로 팽창되는데, 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온도는 약 1032도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3. 10-34초-인플레이션 종료

온도가 10-27도까지 떨어지면서 강력이 분리된다. 대통일이론대칭이 SU(3)×SU(2)×U(1) 대칭으로 붕괴되는 것입니다. 이 순간에 인플레이션이 종료되면서 우주는 러시아의 물리학자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의 예견대로 표준적인 팽창을 겪기 시작합니다. 우주는 쿼크・글루온・렙톤 등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온의 플라즈마plasma(기체상태의 물질에 계속 열을 가하여 온도를 올려주면 이온핵과 자유전자로 이루어진 입자들의 집합체가 만들어집니다. 물질의 세 가지 형태인 고체・액체・기체와 더불어 ‘제4의 물질상태’로 불리며 이런 상태의 물질을 플라즈마라고 함) 상태가 됩니다. 오늘날 쿼크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데 모두 사용되고 있으며 자유로운 쿼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우주의 크기는 지금의 태양계 정도였을 것입니다. 물질과 반물질은 서로 충돌하면서 모두 소멸되지만 물질의 초과분(전체 양의 10억분의 1 정도)이 남아 장차 만들어질 천체의 원료가 됩니다.

 


 

4. 3분-핵자의 탄생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면서 원자핵atomic nuclei(양전하를 띠고 원자의 중심에 위치하며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강입자hadron 중에서 중입자baryon, 중입자 중에서도 가장 질량이 작은 핵자들의 모임으로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로 이루어져 있음)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수소원자의 핵이 융합반응을 일으키면서 헬륨helium 원자핵이 만들어지며[오늘날의 성분비(수소 75% : 헬륨 25%)는 이 시기에 결정됨], 리튬lithium(알카리 금속의 첫 번째 원소) 원자핵의 일부도 이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어내는 핵융합반응(가벼운 원자핵이 고온, 고압에서 결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으로 되는 핵반응)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섯 개의 입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간을 가득 채운 전자들이 빛을 산란시켰으므로 우주공간은 불투명합니다. 학자들은 이 시기를 원시우주의 마지막 단계로 간주합니다.

 


 

5. 38만 년-원자의 탄생

우주의 온도가 절대온도 3,000K로 떨어지고 열에너지가 충분히 약해지면서 전기력에 의해 전자가 원자핵의 주변에 구속되기 시작합니다. 즉 원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광자는 더 이상 흡수되지 않고 공간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COBE(Cosmic Background Explorer)와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위성이 관측한 배경복사는 이 시기에 방출된 것입니다. 한때 플라즈마로 가득 찬 채 불투명했던 공간은 이 시기가 되어 비로소 투명해집니다. 흰색이던 우주공간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6. 10억 년-별의 탄생

온도가 18K까지 떨어지면서 원시 불덩이가 겪었던 양자적 요동quantum fluctuation의 결과로 퀘이사quasar(아주 먼 거리에 있지만 높은 광도와 강한 전파방출이 관측되는 희귀한 천체)와 은하 그리고 초대형 성단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퀘이사(준항성체)의 크기는 1-2광년밖에 안 되지만 밝기는 지름이 약 10만 광년 정도 되는 거대은하들보다 1천 배가량 더 밝습니다. 이런 엄청난 밝기로 인해 이것들은 100억 광년 이상의 거리에서도 관측됩니다. 이런 엄청난 양의 복사는 준항성체 중심에 있는 작은 영역에서 방출됩니다. 별의 내부에서는 탄소・산소・질소 등 비교적 가벼운 원자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며 폭발하는 별은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주변에 흩뿌립니다. 이 시기는 허블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에 해당됩니다.

 


 

7. 65억 년-드 지터식 팽창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식 팽창모드는 서서히 종결되고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중력이 작용하면서 네덜란드 물리학자 빌렌 드 지터식 팽창이 시작됩니다. 팽창속도가 점차 빨라집니다.

 


 

8. 137억 년-현재

우주공간의 온도는 2.7K(섭씨 영하 271.3도)까지 떨어지고 별・은하・행성 등 현재와 같은 우주의 모습이 형성되었습니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고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론inflation theory(혹은 급팽창이론)은 우주와 관련된 여러 가지 비밀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인플레이션이론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반대하는 몇 개의 이론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초신성으로부터 유도된 결과는 초신성 탄생기의 먼지구름과 비정상성anomaly 등의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여러 차례 재확인되어야 확실하게 믿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론의 진위 여부를 가려줄 가장 중요한 단서는 빅뱅 무렵에 생성된 중력파gravitational wave(중력장의 에너지가 공간 속에서 전해는 파로 질량이 큰 별이 중력 붕괴할 경우 등에 발생함)입니다. 중력파는 배경복사background radiation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우주공간을 향해 퍼져나가고 있으며 중력파감지기에 검출될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론은 중력파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예견하고 있으므로 감지기에 잡히면 이론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론이 예견한 내용 중 가장 검증하기 어려운 것은 다중우주의 존재 여부입니다. 각 우주마다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다중우주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인플레이션이론이라는 것이 아인슈타인 방정식과 양자이론의 기이한 특성을 십분 활용한 이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다중우주의 존재를 허용하고 있으며, 양자이론은 다중우주들 사이의 이동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M-이론(막이론)은 다중우주와 시간여행을 서술하는 방정식을 제공해줄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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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와 로댕의 2인전


 



 

 

1889년 조르주 프티가 파리에 있는 자신의 화랑에서 모네와 로댕을 묶어서 대규모로 회고전을 개최하고 싶다고 모네에게 알려왔습니다. 이는 모네가 심히 바라던 바였습니다. 로댕을 존경한 그는 로댕과 함께 전시회를 갖는다면 파리 화단에서 자신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프티의 제안에 대단히 만족해 2월 28일 로댕에게 보낸 편지에 “선생과 제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을 줄 압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모네는 전시회에 소개하려고 뒤레와 포르, 뒤랑-뤼엘에게 자신의 작품을 빌려줄 것을 요청했는데, 뒤랑-뤼엘은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모네는 프티가 딜러로 성공하는 것을 시기한 뒤랑-뤼엘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프티 화랑에서 제 작품과 로댕의 조각품을 함게 전시하겠다는 계획에 찬성했습니다. 이는 대단한 사건입니다. 전시회는 국제전 관람차 파리를 방문하는 외국인을 고려해서 그 기간에 맞춰 3개월 동안 열릴 것입니다. 해서 말씀드리는데, 몇 가지 필요한 작품이 있습니다. 근래의 작품들과 함께 지난날에 제작한 것들도 전시하고 싶어서입니다. 선생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이 전시회는 어느 정도 성공이 예상되므로 선생에게도 작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줄 압니다.”(1889. 5. 1)

 

‘모네, 로댕 2인전’은 1889년 6월 21일에 열렸습니다. 모네는 145점, 로댕은 36점을 소개했습니다. 모내는 ‘야외 인물 스케치’란 제목으로 지베르니에서 그린 네 점을 포함시켰는데, 알리스의 딸들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었습니다. 모네는 알리스의 딸들을 “나의 어여쁜 모델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모네에게는 25년 동안의 작업을 결산하는 중요한 전시회였습니다. 카탈로그 서문을 쓴 미르보는 ‘야외 인물 스케치’를 “아름다운 지베르니의 인물화”라고 적었습니다. 로댕을 소개하는 글은 제프루아가 맡았습니다.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 The Burghers of Calais>

 

로댕은 원래 칼레의 시민들을 한 사람씩 따로따로 위치시켜 전채로 구성하려다가 하나의 고정된 조각으로 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포박하여 항복하는 시민들의 비장함을 나타내어 애국심을 고취시키려고 했습니다.

 



로댕은 이번 전시회에 처음 선보일 <칼레의 시민들>에 특별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작품은 파리 시로부터 의뢰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전시가 열리던 날 제프루아는 자신이 관여하는 잡지 『정의』에 “이 전시회는 클로드 모네의 화가로서의 생애를 담은 이력서다”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전시장을 보고 대단히 실망한 모네는 조르주 프티에게 원망을 편지를 썼습니다.

 

로댕의 군상들을 죽 늘어 전시했으므로 뒤에 있는 제 작품은 완전히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엄청난 불운으로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인전을 개최하기로 했으면, 각자의 작품을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에 관해 서로 의논해야 한다는 점을 로댕이 마땅히 알고 있었어야 했습니다. ... 이 문제에 관해 저와 의논하고 제 작품에 조금이라도 배려했더라면, 서로 마음 상하는 일 없이도 작품을 배열하는 일은 아주 수월했을 터인데 말입니다. 이제 제가 바라는 일은 오직 하나, 지베르니로 돌아가서 평온을 되찾는 것입니다.

 

36점의 조각, 그것도 실제 사이즈이거나 실제보다 더 큰 조각들을 진열하자니 자연히 관람자와 벽 사이의 공간이 가려져서 모네의 작품이 잘 보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평론가들에게 전시 자체는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얼마든지 가까이 가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네는 혼자 속을 달래고 이 문제로 로댕과 다투지 않았습니다. 전시는 대호평이었고, 이후로도 모네와 로댕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작품 활동을 격려했습니다.

 

1898년 살롱을 통해 <발자크>를 소개했을 대 파리 시민들의 반발로 몹시 화가 나 있던 로댕에게 모네가 위로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마침내 선생의 <발자크>를 보았습니다. 물론 아름다우리라 기대하고 간 것인데, 그 작품은 저의 모든 예상을 초월했습니다. 이는 제 진심입니다. 그러니 평론가들의 떠들어대는 소리는 아예 잊으시기 바랍니다. 그 작품은 과거 어느 작품에 비해서도 훌륭했으며, 아름답고 웅대했습니다.”(1898. 6. 30)

 

로댕은 모네의 편지를 받고 몹시 기뻐하며 일주일 후 답장을 보냈습니다.

 

<발자크>를 감상했다는 선생의 편지를 받고 대단히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의 평이 제게 힘이 되었습니다. 풍경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선생의 혁신적인 작품을 두고 사람들이 냉소했을 때에 선생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겠지만, 저는 지금 욕을 한껏 먹고 있습니다. ... 선생의 전시회 성공은 현재의 저처럼 박해받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힘이 됩니다. 안개에 싸인 성당! 지금까지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너무 멋진 효과!”(1898.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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