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연작 출현: <크뢰즈 계곡>

늘 진경을 찾아다니던 모네는 1889년 봄에 프랑스 서부 크뢰즈 강을 헤매면서 20점의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그는 베르테에게 적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풍경을 그리는 데 애를 먹고 있소. 정말이지 거칠고 웅대한 여기는 벨일을 연상하게 만드는구려. 놀라운 작품을 꿈꾸지만 작업이 진행될수록 장애물이 늘어나서 마음먹은 대로 전달하는 데 힘이 드는구려.”(1889. 4. 8)
베퇴유에서는 부빙을 그렸고,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벌판을, 벨일과 앙티브에서 바다의 다양한 절경을 그렸기 때문에 모네는 자연의 어떤 모습이라도 캔버스에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크뢰즈에서 다시금 자연과 싸워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네의 <크뢰즈의 외관 Les Eaux Semblantes, Creuse Effet de Soleil>, 1889, 유화, 65-92cm.

모네의 <크뢰즈의 계곡, 구름이 낀 날 Valley of the Creuse, Cloudy Day>, 1889, 유화

모네의 <급류, 몽타뉴 Le Vieil Arbre au Confluent>, 1889, 유화, 65-92cm.

모네의 <크뢰즈의 좁은 골짜기 Ravin de la Petite Creuse>, 1889, 유화, 65-81cm.
모네는 그곳에서 연작이라고 할 수 있는 9점을 그렸습니다. 크뢰즈 강의 크고 작은 지류가 합류하는 지점을 놓고 온 힘을 다해 캔버스에 담는 일에 몰두한 그는 하루 동안 시간별로 빛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는 걸 캔버스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를 탐지했습니다.
모네는 알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연작이란 말을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으스스하고 음울한 일기 속에서 ... 내가 그린 그림들을 볼 때 소름이 끼치는구려. 그림들이 너무 어둡구려. 더구나 어떤 그림에는 하늘도 없소. 이 그림들은 애처로운 연작물이 될 것 같소.”(1889. 4. 4)
모네는 자신이 본 자연을 그대로 옮기는 데 계절 때문에 어려움이 있음을 제프루아에게 보낸 편지에서 토로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자연을 따를 순 있겠지만, 따라잡지는 못하겠습니다. 더구나 강물의 수위가 들쑥날쑥해서 하루는 초록색으로 보이고 이튿날엔 갑자기 노란색으로 보이며, 어떤 날에는 물이 거의 말랐다가도 이튿날 보면 맹렬한 급류가 되어 흐르고 있음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