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 전공자로서 새삼 “철학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게 됩니다.
철학사를 공부하고 철학의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도 새삼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이는 시인이 새삼스럽게 “시란 무엇인가?” 하고 묻거나, 예술가가 새삼스럽게 “예술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묻게 되고 그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겠지요?
결혼한 지 20년이 더 된 사람이 새삼스럽게 어느 날 “결혼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철학, 시, 예술, 결혼 등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오늘 저는 새삼스럽게 스스로에게 철학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대학에서 처음 들은 철학 강의가 플라톤의 <국가>를 교제로 ‘정의’에 관한 소크라테스의 담론이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필로소피philosophy는 지혜와 사랑한다는 두 말의 합성어입니다.
‘사랑한다’는 뜻의 필phil은 필하모니에 붙여지면 하모니를 사랑한다는 뜻이 됩니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식knowledge은 아는knowing 것입니다.
잘 알고 있는 것인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지식은 증명이 가능합니다.
지혜sophia는 지식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사전에서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지식을 제대로 얻으려면 지혜가 우선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철학은 바로 이러한 지혜를 갖게 해줍니다.
철학은 고대 그리스인의 개념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철학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사전을 찾아봅니다.
“철학이란 지혜나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특히 궁극적 실재 혹은 사물의 가장 일반적인 동기나 원칙들, 또한 이에 대한 인간의 지각 및 지식, 물리적 현상(물리학)과 윤리학(도덕 철학)을 다룬다.”
우리는 철학이 세상의 물리적 현상과 윤리의 문제들을 다루는 학문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의 물리적 현상은 과거에는 철학자들의 소관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과학자들의 소관입니다.
다만, 철학자들이 과학자들의 논리에 개입하여 그들이 설명하는 물리적 현상이 참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철학자들이 주로 다루는 문제가 윤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철학은 논리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학문에 논리로서 개입합니다.
철학은 정치학에도 논리로 개입하여 정치철학이란 고유한 영역을 가집니다.
정치철학은 정의와 평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국가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민주주의란 무엇인지와 같은 사상들의 의미를 다룹니다.
일상의 정치적 담론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정치철학에서도 여럿 사용되지만, 정치철학은 표면적인 의미에서 한층 더 깊이 들어가 철학적 사유를 하며, 진취성의 정확한 목적을 탐구하고, 각 용어의 의미와 영향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철학은 인생의 모든 면면을 살펴보며 커다란 질문을 던집니다.
철학은 심리철학, 종교철학, 과학철학, 정치철학 등 여러 주제로 나누어집니다.
심리학, 종교학, 과학, 정치학 등에 논리로서 개입하는 것입니다.
다른 학문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논리적인지, 인생에 가치 있는 주장인지 따지는 것입니다.
철학은 한 마디로 사상, 개념, 언어를 명료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철학적 사유란 명료하고 정밀하게 사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며 점진적으로 지식이 확장되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환은 예외적입니다.
반면에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며 사상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들이 제기한 몇몇 질문이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또 다른 철학적 담론의 장을 열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철학은 질문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 사고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 철학의 목적과 기능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항상 제안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새로운 사고가 반드시 기존의 사고보다 한 차원 개선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대개 철학은 언어로 시작해서 언어로 끝납니다.
철학의 모든 과제가 언어적 과제라고 말하는 철학자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1차 논리와 2차 논리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차 논리: ‘A는 B의 원인이다.’
2차 논리: ‘A가 B의 원인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1차 논리: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가?’
2차 논리: ‘옳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1차 논리: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2차 논리: ‘종교적 언어는 무엇이고, 얼마나 많은 종교적 주장들을 검증할 수 있는가?’
이처럼 2차 논리는 1차 논리의 언어를 명백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2차 논리의 언어 이면의 생각도 명료하게 합니다.
이처럼 철학은 주로 2차 논리의 언어를 기반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주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밑거름을 명백하게 드러내줍니다.
철학 전공자로서 새삼 “철학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게 됩니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란 고대 그리스인의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지식의 참과 그릇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기르는 데는 철학이 유일하게 필요한 학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에 있어 철학의 부재가 심각하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지식에 대한 분별력을 가진 사람은 적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