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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타임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학생운동
클레어 솔로몬 지음, 인윤희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평점 :
정부에 저항하라: 스프링 타임
플라톤의 '국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전면에 나서고, 멜빌의 '백경'과 들뢰즈의 '천 개의 고원'은 하늘을 향해 드러누웠다. 시대를 호흡한 고전이 시위 현장의 최전선에 나섰다. 책 제목이 적힌 일명 '책 방패'가 그 주인공이다. 학생들은 '책'을 방패 삼아 경찰에 맞섰다. 2010년 11월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교육 개혁에 반대하는 로마 학생들의 시위현장에서 만난 풍경이다.
방패에 써넣은 책은 허투루 선정되지 않았다. 현실에 저항할 고도의 은유를 가진 철학 서적과 문학 작품이 그 대상이다. 베를루스코니의 광기를 은유하기 위해 강박관념의 서사를 다룬 멜빌의 '백경'을 선택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그런 풍자와 은유가 격렬하고 치열한 시위 현장에 떠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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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 타임 / 클레어 솔로몬· 타니아 팔미에리 |
'책 방패'에는 책 자체가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운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 교육에 가하는 국가의 폭력에 저항하는 의미도 담았다. 문학의 저항을 지극히 문학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책 방패'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바리케이드 그 자체이기도 했다. 곤봉이 시위대가 아닌 책 위로 떨어지는 틈을 타 학생들은 경찰 저지선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몸을 피할 수도 있었고, 앞으로 밀고 나갈 수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등장한 '책 방패'는 보름도 안 돼 런던에 상륙했다.
'스프링 타임'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영국의 학생운동, 교육예산 삭감에 저항한 이탈리아의 학생운동을 비롯해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튀니지의 학생운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학생운동의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청년들의 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꾼 생생한 현장 보고서가 직접 시위에 참여한 학생과 지지자의 목소리로 전달된다. 여기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학생운동의 양상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