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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 -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새로운 세계
홍새나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1월
평점 :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에 관하여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이 사랑으로 받아들일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말로 확인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헌신적인 행동으로 확신시켜주는 일이다. 사랑이 감동으로 느껴지는 건 헌신적인 노력이 고맙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랑을 느끼는 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따로 없다. 사랑은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장애를 지닌 아들에게 정성으로 양육한 이야기가 이 책에 감동으로 적혀 있고,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한 아들의 이야기가 불꽃처럼 밤하늘을 밝힌다. 이 책은 30년 동안의 사랑으로 양육한 어머니와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아들의 응답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고마움이 있고,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머니의 각별한 교육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독립적인 세계를 맞이한 행복이 있다.
캠프힐 마을 대표 김은영은 이 책을 추천하는 글에서 장애가 있는 아동을 맞이하는 부모의 당혹감을 이탈리아로 여행 가기 위해 그 나라에 적합한 짐을 챙겨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그 비행기가 이탈리아가 아닌 알래스카에 도착한 것으로 묘사했다. 자식의 장애를 발견하는 순간 모든 부모는 당혹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미지의 세계에서 자식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알지 못해 당황하게 된다. 저자는 미지의 세계를 사랑과 최선의 교육을 통해 아들에게 보여주었고, 아들은 그 세계를 극복했다.
이 책의 주인공 진한이는 어렸을 때 지적장애에 심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까지 나타내어 어머니는 아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자신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삼았다. 저자 홍새나는 갓난아이 진한이를 안고 미국으로 가서 스물아홉 해를 살며 미국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장애라는 또 하나의 미지의 세계를 맞아 모험으로 살았다. 이제 그녀는 미국에서 살면서 경험한 것들, 그리고 진한이를 키우며 알게 된 새롭고도 아름다운 세상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을 출간하는 홍새나의 바람은 장애아를 둔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데 자신의 경험이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홍새나는 진한이가 세 살 때 우연히 정신과 의사 스탠리 튜렉키Stanley Turecki가 쓴『다루기 힘든 아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가 이 책에서 받은 교훈은 다음과 같았다. “아무리 힘든 아이라도, 그것은 아이가 가지고 태어난 기질 때문이지 다른 사람들을 괴롭힐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아이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아이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이성적으로 상황을 다뤄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행동을 수용하고 받아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호하면서도 친절하고 일관성이 있는 지도자와 같은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그날로부터 그녀는 아들에게 적합한 치료와 교육에 관심을 쏟게 되었고, 진한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에는 특수교육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녀가 주로 관심을 기울인 건 아들에게서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인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증상의 장애아들은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약은 두뇌와 신체발육에 해가 되므로 부모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아이의 장애를 잘 이해하고 그 아이의 학습특성에 맞추어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저자는 알았다. 저자는 진한이가 중학교 2학년 때에 약을 끊고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ADHD를 가진 아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부산한 행동을 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자연음식을 먹이는 등 저자의 각별한 노력으로 진한이는 열다섯 살 되던 해에 집에 있어도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차분해졌다. 저자는 진한이를 키우며 알게 된 ADHD에 대한 자신의 관리법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끝에 자신의 의견을 첨가하고 있다. “ADHD가 있는 아이가 삶에 뜨거운 정열을 가지고 독창적이며 개성 있는 사람이 되느냐, 아니면 가정과 사회에 짐이 되는 사람이 되느냐는 어쩌면 부모에게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저자가 공부하고 깨우친 교육방법을 아들에게 적용하고 그렇게 해서 나타난 효과를 요약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현재 많은 장애아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자식들의 자폐증autism 혹은 발달장애 증상이다. 자폐증 진단을 받는 연령은 보통 세 살 때인데,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아동기가 되어서 발견되기도 한다. 자폐증의 일반적 특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는 유아기부터 안기는 것을 싫어하거나 시선을 맞추지 않으며, 사람을 물건 대하듯 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청각장애가 있는 것처럼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몸을 앞뒤로 흔들거나 손을 자기 앞에 대고 펄럭거리는 등의 비정상적인 반복행동을 계속한다. 자폐증 장애를 가진 사람의 75%가 정신지체의 문제를 보인다.
저자는 10년 동안 프리스쿨(만 2세-5세까지의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반에 속한 네 명의 자폐증 아동들을 돌보았다. 그들 중 두 아이는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었다. 저자는 적합한 교육을 통해 자폐증의 특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언어와 학습능력이 거의 정상에 가깝도록 발달하는 사례를 알게 되었다. 저자가 깨달은 교훈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타고난 능력의 부족보다는 그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가지지 못해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며, 능력이 개발되려면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교훈은 인간은 독립적일수록 행복해질 가능성이 많은데, 그것은 지적능력과 연관이 많을 것으로 보통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점이다. 지적능력과 상관없이 독립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있고, 그런 성향은 자란 환경과 교육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안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도록 용기를 주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독립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장애아에게 있어서 독립이라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해결해야 할 큰 과제라면서 비록 그것이 아주 조그만 부분에 그치더라도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아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근육이 팽팽해지는데, 인위적으로 근육을 긴장시키고 완화시킴으로써 근육과 더불어 정신적 긴장이 풀어진다는 것을 책에서 발견하고 그 원리를 아들에게 적용했다. 그녀는 근육이완 테크닉이 장애아를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특수교육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장애아 부모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이것은 운동이랄 것도 없이 몇 분 동안이면 할 수 있다. 그녀가 요약한 운동법은 다음과 같다.
1. 인위적으로 하품을 한다.
2. 몸의 각 근육을 분리해서 한 부분씩 긴장과 완화를 반복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근육을 팽팽하게 하고, 숨을 내쉬면 서 완화시킨다. 근육을 조이는 시간은 5초 정도면 좋다.
손과 팔은 주먹을 꼭 쥐었다 폈다 한다.
어깨는 올려서 귀에 닿도록 했다 내렸다 한다.
발은 발가락을 위로 올리고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한다.
엉덩이는 오무렸다 폈다 한다.
배에 힘을 주었다 늦췄다 한다.
가슴은 숨을 들이쉰 다음 가슴 근육을 조였다 폈다 한다.
등은 팔을 구부려 팔꿈치를 등 뒤로 닿도록 한다.
얼굴은 눈을 꼭 감고 찡그렸다 폈다 한다.
3. 모든 과정이 끝나면, 눈을 감고 심호흡을 몇 차례 하고 “몸이 편안해졌다”라고 말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자는 이 운동을 가능하면 매일 하여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면서 매일 하다 보면 몸이 긴장된 것을 쉽게 알아차리게 되고, 가려운 데를 긁어야 하듯 그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어 못 견디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특수교사로서의 저자는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신의 경험을 소상하게 들려준다.
요즘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 자식에게 가정이 가장 중요한데, 가정을 지키지 못하는 부모들도 많다. 특히 장애가 있는 부부의 이혼율은 장애아가 없는 경우보다 더 높다. 장애아를 가진 부부의 이혼은 “폭풍 속을 항해하면서 배를 부수는 일”에 비유된다. 부부는 어려움을 함께 하면 그 관계가 돈독해지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다독거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라도 세월이 갈수록 그 사랑이 식어가는 걸 느낀다. 그것은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니라 늘 맛난 음식을 먹는 것처럼 그 맛을 느끼지를 못하는 것이다. 부부가 처음 느꼈던 사랑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함께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언짢은 일이 생기더라도 화해하기 쉽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장애아가 있는 부부가 데이트를 하는 건 쉽지는 않다.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구하는 것도, 저녁식사에 영화구경에 그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이혼 후의 손실에 비하면 그 정도 투자는 할 만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부모가 휴식을 취해야 자식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부가 때때로 자식을 떠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이혼도 줄일 수 있으며, 그래야 국가가 그 아이의 어머니나 아이를 보살피는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장애아에 대한 교육은 물론 부모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행복한 부부가 행복한 아이를 키운다고 말한다. 부부가 때로는 아이를 떠나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