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마흔일곱 번째가 곤困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곤困 형亨 정貞 대인大人 길吉 무구无咎 유언有言 불신不信

둔곤우주목臀困于株木 입우유곡入于幽谷 삼세부적三歲不覿

곤우주식困于酒食 주불방래朱紱方來 리용향사利用享祀 정征 흉凶 무구无咎

곤우석困于石 거우질려據于蒺藜 입우기궁入于其宮 불견기처不見其妻 흉凶

래서서來徐徐 곤우금거困于金車 린吝 유종有終

의월劓刖 곤우적불困于赤紱 내서유열乃徐有說 리용제사利用祭祀

곤우갈류困于葛藟 우얼올于臲卼 왈동회曰動悔 유회有悔 정征 길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곤困 형亨 정貞 대인大人 길吉 무구无咎 유언有言 불신不信입니다. 곤困의 기운은 형亨과 정貞의 시절에 통한다. 어떤 일의 시작 단계나 마지막에 곤란한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 다음에 곤困의 상황이 되어도 대인大人은 길吉 하고 허물이 없다无咎. 대인은 지혜로운 사람이니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음이요, 대인은 또한 상황이나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 스스로 반성하고 몸과 마음을 움직여 곤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대인은 밖으로 드러내어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길하고 허물이 없다. 유언有言이나 불신不信이라는 말은, 곤困의 상황에서는 서로 탓하며 이 말 저 말을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둔곤우주목臀困于株木 입우유곡入于幽谷 삼세부적三歲不覿입니다. 직역하면 주목株木(그루 주, 그루터기) 위의于 엉덩이臀(볼기 둔)가 곤란하니困 깊은 계곡에 들어가入于幽谷(그윽할 유) 오랫동안三歲 밖을 돌아보지覿(볼 적) 않는다不는 말입니다. 주목 위의 엉덩이가 곤란하다는 말은 자신이 지금 앉아 있는 지위가 스스로와 맞지 않아 곤란을 겪는다는 뜻이고, 깊은 골에 들어가 오랫동안 돌아보지 않는다는 건 그 지위를 버리고 깊이 은거한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곤우주식困于酒食 주불방래朱紱方來 리용향사利用享祀 정征 흉凶 무구无咎입니다. 곤우주식困于酒食은 술과 밥으로 곤란을 겪는다는 말이고, 술과 밥은 각각 자신과 가족의 기초 경제를 의미합니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못한 절대빈곤의 어려움입니다. 성인成人이노력을 했는데도 이런 지경에 이를 정도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주불朱紱(붉을 주, 인끈 불)을 찾아가方來 제사를 드려야用享祀 유리하다利고 했습니다. 이런 독한 가난은 재물을 관장하는 신인 주불과 나의 교감이 끊어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입니다. 정征은 밖으로 나아가 정벌하고 그 재물을 빼앗아 온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흉凶한 짓입니다. 본래 가난 자체는 허물이 아닌데无咎, 가난을 핑계로 오히려 허물을 만들 위험성이 높다는 경계의 가르침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곤우석困于石 거우질려據于蒺藜 입우기궁入于其宮 불견기처不見其妻 흉凶입니다. 곤우석困于石은 차고 딱딱한 돌멩이 위에서 겪는 곤란함이요, 돌같이 미련한 자가 겪는 곤란함입니다. 가시덤불蒺藜(납가새 질, 명아주 려) 위에于 거처하는據(의거할 거) 곤란함입니다. 집에 안주하지 못하고 밖으로만 나돌아야 하는 자의 곤란함입니다. 입우기궁入于其宮은 어려움이 조금 해결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그 아내를 보지 않는다不見其妻고 했으니, 이는 은혜에 대한 배신이자 자기만 아는 오만입니다. 그러니 흉凶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래서서來徐徐 곤우금거困于金車 린吝 유종有終입니다. 래서서來徐徐(천천히 서)는 천천히 오고갑니다, 천천히 움직인다는 뜻이며, 곤困의 성질이 이렇다는 말입니다. 곤우금거困于金車는 금으로 된 마차 위에서 겪는 어려움이니, 좋은 차를 타고 호화로운 집에 사는 사람들의 괴로움입니다. 그래서 역으로 가난 자체가 허물은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유한 자들의 고난은 비교적 수월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흉凶이 아니고 린吝이며, 어렵지만 끝도 있습니다有終.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의월劓刖 곤우적불困于赤紱 내서유열乃徐有說 리용제사利用祭祀입니다. 의월劓刖(코 벨 의, 벨 월)은 코를 베이고劓 다리를 절단당하는刖 형벌입니다. 코를 베였다는 것은 재물이나 명예와 관련된 벌을 받았다는 것이고, 다리를 잘렸다는 것은 이동이 제한되어 갇힌 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재물과 명예를 모두 잃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는 가택연금이나 영어囹圄의 상황입니다. 곤우적불困于赤紱의 적불赤紱은 주불朱紱처럼 부귀를 관장하는 신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드려야 할 때란 이에乃 서서히徐 즐거움說이 있을有 때입니다. 이는 사면의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때, 혹은 형기刑期를 끝마쳐 가는 때라는 말입니다. 그때 적불을 찾아가 제사를 드리면用祭祀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곤우갈류困于葛藟 우얼올于臲卼 왈동회曰動悔 유회有悔 정征 길吉입니다. 곤困의 마지막 상황이자 그 기운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이때의 곤은 앞서의 구절들에서와 같이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곤이 아닙니다. 집단적으로 찾아오는 곤이며, 한꺼번에 곤들의 폭격입니다. 이런 상황을 칡덩굴葛藟(칡 갈, 등나무덩굴 류) 위에서의 어려움에 비유합니다. 얽히고설킨 칡덩굴처럼 여러 난관과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상황이 위태롭고 급박하게臲卼(위태할 얼, 위태할 올)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곤困의 기운이 쇠할 때가 되었다는 징조이기도 합니다. 이를 일러 ‘왈曰, 동회動悔’라고 합니다. 동회動悔는 후회함을 발동시킨다는 말이며, 혹은 후회할 일을 여기서 저기로 움직인다는 말입니다. 곤困의 어려움에 처한 것은 남의 탓도 아니고 상황의 탓도 아님을 깨달아 스스로 먼저 후회하고, 그 후회스러운 일을 이제는 옮긴다는 뜻입니다. 후회함이 있은有悔 후에 나아가면征 길합니다吉. 먼저 스스로 반성하고 통렬하게 후회한 연후에 곤困의 기운을 물리치면 길할 것이란 뜻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64괘 중에서 마흔여섯 번째가 승升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승升 원형元亨 용견대인用見大人 물휼勿恤 남정南征 길吉

윤승允升 대길大吉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 무구无咎

승허읍升虛邑

왕용향우기산王用亨于岐山 길吉 무구无咎

정길貞吉 승계升階

명승冥升 리우불식지정利于不息之貞

 

첫 번째 효사爻辭는 승升 원형元亨 용견대인用見大人 물휼勿恤 남정南征 길吉입니다. 승升(되 승)은 원元과 형亨의 시절에 통한다고 했으므로 이는 위대한 성장의 기틀은 태어나기 전에 이니 결정되는 것이고, 초년에 더욱 굳건하게 자져진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을 만나見大人 그를 활용하는用 것입니다. 그래야 근심과 걱정이 없어집니다勿恤. 그런 뒤 정벌을 나서야 합니다南征. 그래야 길합니다吉. 남쪽은 햇빛이 충만한 밝은 세계를 의미하며, 남쪽으로 정벌을 나선다는 것은 정도正道를 지켜 세상에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윤승允升 대길大吉입니다. 윤승允升(진실로 윤)은 진실한 마음과 확신을 가지고 대중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이릅니다. 이러한 성장은 가장 길합니다大吉.

 

세 번째 효사爻辭는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 무구无咎입니다.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은 미더움孚으로 이에乃 약禴의 제사를 지내니用 이롭다利는 뜻이며, 약禴은 검소한 제사를 말합니다. 그러면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네 번째 효사爻辭는 승허읍升虛邑입니다. 빈虛 고을邑에서 자란다升는 말인데, 빈 고을은 마음과 정신이 감상과 허무에 젖어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윤승允升과는 반대로, 텅 빈 고을에서 홀로 방황하니 성장이나 발전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장기에는 누구나 이런 허무와 감상에 젖을 수 있고, 그 결과를 명백하게 예단할 수 없으므로 이 역시 길흉이나 무구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왕용향우기산王用亨于岐山 길吉 무구无咎입니다. 왕王이 기산에 올라于岐山 제사를 지내니用亨(형통할 형 또는 드릴 향) 길吉하고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기산은 새들이 넘을 수 있다는 높고 험한 산입니다. 그런 산에 왕이 올라가 제사를 지낸다 함은 정성을 다해 국가의 안녕과 발전, 성장을 도모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길하고 허물도 없다고 했습니다. 기산岐山(갈림길 기)은 중국 섬서성陝西省에 있습니다. 봉우리가 둘로 갈라져 있어 기산이라 하는데, 서쪽 경계에 있어 서산西山이라고도 합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정길貞吉 승계升階입니다. “끝까지 길하구나貞吉, 섬돌을 밟아 오름이여升階(섬돌 계)” 정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계단을 밟아 오르듯이 차곡차곡 올라가는 성장이야말로 끝까지貞 길吉하다는 뜻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명승冥升 리우불식지정利于不息之貞입니다. 명승冥升(어두울 명)은 어두운 성장이며, 지혜를 갖추지 못한 자의 발전입니다. 어두운 밤에 등불 없이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지혜와 경륜 없이 무작정 앞만 보고 질주하는 모습이 바로 명승입니다. 그 결과는 리利에서 정貞의 시절에 이르기까지, 쉼이 없다不息(숨쉴 식)고 했습니다. 무작정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성장과 발전이 이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두운 것冥升을 멀리하고 밝은 남쪽으로 나아가南征 세상을 빛낼 줄 알아야 한다允升는 가르침입니다.

 

승升(오르다)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작은 것이 커지며, 약한 것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어린 싹이 자라 큰 나무가 되는 과정이 승升이고, 사람이 배우고 익혀 제 구실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승升이며, 한 국가의 기틀이 세워지고 다져지는 모든 과정이 또한 승升입니다. 이때 첫째,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합니다. 둘째,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방향으로 인격을 닦아야 합니다. 셋째, 바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밝은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넷째, 허무주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 계단을 밟듯이 차근차근 올라가야 합니다. 여섯째, 험준하고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왕처럼 모든 것을 정성스럽고 당당하게 해야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양생법養生法은 무엇일까요?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신형身形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원기가 곡기를 이기면 그 사람은 살찌지 않고 오래 산다. 곡기가 원기를 이길 정도로 과식하면 그 사람은 살찌고 오래 살지 못한다. 그러나 원기가 곡기를 이길 정도로 소식하면 그 사람은 살지지 않고 오래 산다.

 

원기元氣란 본디 타고난 기운이란 뜻으로 마음과 몸의 활동력을 의미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병들지 않고 오래 사는 데 도움을 주는 여러 가지 약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경옥고瓊玉膏입니다. 경옥고는 정精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골수를 돕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며 모든 병을 예방하는 데 사용되는 처방입니다. 경옥고는 <동의보감> 외에도 <제중신편>, <방약합편>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처방은 생지황 9,600g, 인삼 900g, 백복령 1,800g, 백밀白蜜 6,000g이며 1회의 고膏를 만드는 데 많은 분량의 약재가 들고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의 선인들은 양생법養生法의 하나로 생명의 연장과 장수할 수 있고 무병할 수 있는 처방을 끊임없이 추적했으며, 그 중에서 가장 고귀한 약재로 경옥고를 꼽았습니다. 경옥고는 전정塡精, 즉 정이 허한 것을 충전시켜주고 아울러 뇌척수, 골수를 보하여주고, 음기와 양기의 모체를 조절하고 타고난 성性을 길러주며, 장복하면 젊어지며 백손百損을 보하고 백병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경옥고의 효험을 과장하여 27년을 먹으면 360세를 살고 64년을 장복하면 500세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경옥고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하는 것이 삼정환三精丸입니다. 삼정환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져 오래 살게 되고 노인의 얼굴이 젊은이의 얼굴로 달라진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삼정환을 만드는 방법은 창출蒼朮(국화과의 다년생 식물인 삽주의 뿌리줄기), 지골피(지정의 약) 각각 아주 곱고 깨끗하게 가루낸 것 600g, 흑상각(오디, 검게 익은 뽕나무 열매) 12,000g을 잘 주물러서 견대絹袋(명주천으로 된 자루)에 넣어 즙을 짜낸 다음 재滓(찌꺼기)는 제거하고, 양약말兩藥末(창출과 지골피 두 가지 가루 낸 약재)을 흑상각(오디) 즙에 반죽하여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 입구를 잘 봉합니다. 항아리에 넣고 봉한 것을 단상棚上(선반)에 올려 놓고, 낮에는 햇볕, 밤에는 달빛을 받게 하면서 저절로 끓어올라(숙성되고나서) 마르게 합니다. 숙성되고서 마른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밀환소두대蜜丸小豆大(꿀에 반죽하여 팥알만한)크기로 동글동글하게 환을 지어, 매십환주탕임하每十丸酒湯任下, 즉 매번 10알씩 술이나 끓인 물로 복용합니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또 다른 양생법은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입니다. 연령고본단은 자양제의 하나로 늙어 가면서 팔다리의 힘이 약해지며 머리카락이 세고 기억력과 시력이 쇠약해지는 데 사용됩니다. 연령고본단은 온갖 허약증을 낫게 해주고 약해진 성기능을 강하게 해주며 50이 되기 전에 머리카락이 허옇게 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또 다른 양생법은 공진단拱辰丹입니다. 체질이 선천적으로 허약하더라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천원일기天元一氣를 굳혀서 수水를 오르게 하고 화火를 내리게 하므로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처방 내용은 녹용소구鹿茸酥灸, 당귀當歸, 산수유山茱萸 각 160g, 사향麝香 20g을 가루로 만들어 주면酒麵으로 버무려, 오동나무 씨앗 크기로 환丸을 지어서 온주溫酒나 염탕鹽湯으로 70~100알씩 삼킵니다. 사향麝香 대신에 침향枕香이나 목향木香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황제의 정력제로 알려진 공진단은 진기가 몹시 약한 것을 치료하여 오장을 조화롭게 만들어 온갖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해줍니다.

위에서 말한 양생법은 돈이 드는 것이 단점입니다. 중국 한라 때의 어떤 사람은 산속에서 옷도 걸치지 않고 살았는데, 구덩이로 뛰어 내리고 시냇물을 뛰어 건너는 것이 마치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가 그 귀한 경옥고瓊玉膏, 삼정환三精丸,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공진단拱辰丹을 먹었을 리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서 그 사람을 잡고 보니 놀랍게도 여자였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말하기를 “나는 본래 진나라 궁녀였습니다. 관동의 도적떼가 쳐들어오자 진나라의 왕이 항복하기에, 놀라서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런데 배가 고파도 산속이라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늙은이를 만났는데 그가 내게 알려주기를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잎을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먹었더니 처음엔 맛이 쓰고 떫어 괴로웠지만 자꾸 먹게 되자 먹기가 좋아졌습니다. 그 뒤로는 배가 고프지 않게 되었으며 겨울에도 춥지 않았고 여름에 덥지도 않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여자가 말한 진나라는 300년 전에 있엇던 나라로서 그 여자의 나이가 300살도 더 되었음을 상기시키게 한 것입니다. 사람이 삼속에서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을 먹고 살았더니 300년 이상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과장된 것이지만 그만큼 두 나무의 잎이 양생법으로 훌륭했다는 걸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의보감>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나라의 어느 여자가 세상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끊고 오직 참깨와 창출蒼朮(국화과의 다년생 식물인 삽주의 뿌리줄기)만을 먹고 살기를 8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창출은 오늘날 건위작용이 현저한 것으로 위장은 원래 습기를 꺼려하는데 위장 안에 습기가 과다하게 쌓여서 일어나는 소화 장애와 위장기능 허약증상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튼 그 여자는 매우 젊고 건강하여 하루에 300리를 거뜬히 걸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깨와 창출의 효험을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웃음이 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기氣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기뻐하면 기가 이완된다.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 중에서 오로지 기쁨만이 기를 펼쳐지게 할 수 있다. 기뻐해야 화내고 슬퍼하며 걱정하는 등의 여러 부정적인 감정이 뭉치고 쌓여서 생긴 통증을 그치게 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과로는 치명적인 병을 부릅니다. 미국의 노만 커슨스 박사는 50의 나이에 강직성 척추염에 걸렸는데, 뼈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병으로 극심한 통증이 수반됩니다. 그는 스스로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와 과로가 원인임을 알고는 마음을 즐겁게 하는 방법으로 치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매일 텔레비전으로 코미디물을 보았는데 10분 정도 신나게 웃고 나면 2시간 동안 통증이 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는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한 결과 강직성 척추염이 놀랍게도 회복되는 걿 알 수 있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병을 웃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동의보감>에는 전쟁 중에 적에게 피살된 아버지의 소식을 접한 아들이 극심히 슬퍼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이 몹시 울기를 한참 하자 갑자기 흉통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흉통을 날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으며 한 달 정도 지나자 가슴에 사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덩어리가 생겨났습니다. 갖가지 약을 썼지만 조금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통증이 생기기를 반복했습니다. 당대의 명의가 처장을 내리기로 되어 있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런데 명의가 내린 처방은 기이했습니다. 그는 가장 잘 웃기기로 소문난 광대들을 불렀던 것입니다. 그는 아들 앞에 광대들을 세워놓고 온갖 웃기는 말을 늘어놓게 했습니다. 아들은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하기를 며칠 계속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들의 흉통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심장은 장부 중에서 군주君主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심장에 정신이 깃들며 가슴 한가운데인 전중膻中은 신하에 해당하는 곳으로 기쁨과 즐거움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전중膻中은 양유두간兩乳頭間 정중앙正中央에 있는 혈자리로 심포락心包絡의 모혈입니다. 기氣가 모인다는 뜻으로 상기해上氣海라 하며, 일체의 기병氣病을 치료하는 효능을 갖고 있는 혈자리입니다. 위에서 말한 아들의 전중에 슬픔 대신에 기쁨이 생겨 흉통이 사라진 것입니다.

분노하면 기가 위쪽으로 치밀어 오르지만 기뻐하면 기가 이완됩니다. 기가 이완되면 경략을 흐르는 기혈이 조화롭게 잘 펼쳐져 몸이 편안해집니다. 분노는 사람을 긴장하고 흥분하게 만들지만 기쁨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고 긴장이 풀어지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64괘 중에서 마흔다섯 번째가 췌萃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췌萃 형亨 왕격유묘王假有廟 리견대인利見大人 형리정亨利貞 용대생用大牲 길吉 리유유왕利有攸往

유부불종有孚不終 내란내췌乃亂乃萃 약호若號 일악위소一握爲笑 물휼勿恤 왕往 무구无咎

인引 길吉 무구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

췌여차여萃如嗟如 무유리无攸利 왕往 무구无咎 소린小吝

대길大吉 무구无咎

췌유위萃有位 무구无咎 비부匪孚 원영정元永貞 회망悔亡

재자체이齎咨涕洟 무구无咎

 

첫 번째 효사爻辭는 췌萃 형亨 왕격유묘王假有廟 리견대인利見大人 형리정亨利貞 용대생用大牲 길吉 리유유왕利有攸往입니다. 군중이 모여드는 것은 어떤 일이 이뤄지기 위한 전조입니다. 그래서 췌萃(모일 췌)는 형입니다亨. 췌의 기운은 형의 시절에 생겨나고, 췌는 곧 형의 기운과 통합니다. 왕격유묘王假有廟(빌 가 도는 이를 격, 사당 묘)는 임금이 종묘에 나아가 제사를 드린다는 말입니다. 이는 왕이 자신의 정통성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것입니다. 췌萃의 때에는 또한 대인을 만나야見大人 이후의 모든 시절에亨利貞 이롭다利고 했으니, 이는 왕의 통치를 도울 훌륭한 신하와 선생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제사에는 큰 제물을 써야用大牲(희생 생) 길吉하고 나아감有攸往에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유부불종有孚不終 내란내췌乃亂乃萃 약호若號 일악위소一握爲笑 물휼勿恤 왕往 무구无咎입니다. 유부불종有孚不終은 믿음이 있었으나 끝까지 가지 못했다는 말이므로 리더와 무리 사이의 믿음이 오래 유지되지 못한 상황이고, 어느 한쪽의 믿음이 깨진 상황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어지럽게 흩어지기도 하고 다시 모여들기도 합니다. 내란내췌乃亂乃萃(어지러울 란)는 이처럼 믿음이 끊어지고 이어짐에 따라 사람들이 우왕좌왕 흩어지기도 하고 모이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이때 단호히 대처하라고 합니다. 약호若號(부르짖을 호)는 크게 꾸짖어 호통을 친다는 말이고, 일악위소一握爲笑(쥘 악, 웃을 소)는 한 손아귀에 들어오는一握 작고 우스운 조무래기爲笑라는 말이므로 이런 작고 우수은 것들은 크게 호통을 쳐서 꾸짖으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렇게 하찮은 것들 때문에 근심하지 말고勿恤, 의연하게 나아가야往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인引 길吉 무구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입니다. 인引(끌 인)은 췌인萃引의 준말이며, 모여든 무리 가운데서 인재를 이끌어낸다引는 말입니다. 이렇게 인재를 뽑아 세워야 길吉하고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제사 이름 약)은 그렇게 선발한 인재를 어떻게 훈련시키고 대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설명한 구절입니다. 우선 미더워야孚 하고, 이에乃 약禴을 쓰면用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약禴은 종묘에 올리는 제사 가운데 가장 검소하고 간략한 제사를 말하며, 정성스럽되 큰 제물을 쓰는 호화로운 제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약禴의 제사처럼, 인재를 등용할 때에는 재물이나 권력으로 복종시키지 말고 검소하고 소박한 정성으로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췌여차여萃如嗟如 무유리无攸利 왕往 무구无咎 소린小吝입니다. 췌여차여萃如嗟如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웅성웅성 탄식을 한다는 말이므로 대중의 원성과 불만이 자자한 상황입니다. 이는 유리할 것이 없고无攸利, 나아가도往 허물은 없으나无咎 작은 고통小吝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허물이 없다는 것은 리더의 판단이 옳다면 대중이 설혹 웅성거리며 한탄하더라도 큰 허물이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대길大吉 무구无咎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는 길하고大吉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췌유위萃有位 무구无咎 비부匪孚 원영정元永貞 회망悔亡입니다. 췌유위萃有位는 무리지어 모여듦萃에 위位가 있다有는 말이므로 위位는 곧 상하의 지위이며 위계질서位階秩序입니다. 비부匪孚(아닐 비)는 믿음이 없다는 말이며, 원영정元永貞은 처음元부터 끝까지貞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후회가 없습니다悔亡.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재자체이齎咨涕洟 무구无咎입니다. 재자齎咨(가져올 재, 물을 자)는 탄식과 한숨이며, 체이涕洟(눈물 체, 콧물 이)는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린다는 말이므로 이는 조직이 위기상황에 이르러 리더나 무리가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조직이 위기에 처해 그 구성원들이 눈물과 콧물을 흘리면서 반성할 수 있다면 그 조직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