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양생법養生法은 무엇일까요?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신형身形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원기가 곡기를 이기면 그 사람은 살찌지 않고 오래 산다. 곡기가 원기를 이길 정도로 과식하면 그 사람은 살찌고 오래 살지 못한다. 그러나 원기가 곡기를 이길 정도로 소식하면 그 사람은 살지지 않고 오래 산다.”
원기元氣란 본디 타고난 기운이란 뜻으로 마음과 몸의 활동력을 의미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병들지 않고 오래 사는 데 도움을 주는 여러 가지 약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경옥고瓊玉膏입니다. 경옥고는 정精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골수를 돕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며 모든 병을 예방하는 데 사용되는 처방입니다. 경옥고는 <동의보감> 외에도 <제중신편>, <방약합편>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처방은 생지황 9,600g, 인삼 900g, 백복령 1,800g, 백밀白蜜 6,000g이며 1회의 고膏를 만드는 데 많은 분량의 약재가 들고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의 선인들은 양생법養生法의 하나로 생명의 연장과 장수할 수 있고 무병할 수 있는 처방을 끊임없이 추적했으며, 그 중에서 가장 고귀한 약재로 경옥고를 꼽았습니다. 경옥고는 전정塡精, 즉 정이 허한 것을 충전시켜주고 아울러 뇌척수, 골수를 보하여주고, 음기와 양기의 모체를 조절하고 타고난 성性을 길러주며, 장복하면 젊어지며 백손百損을 보하고 백병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경옥고의 효험을 과장하여 27년을 먹으면 360세를 살고 64년을 장복하면 500세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경옥고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하는 것이 삼정환三精丸입니다. 삼정환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져 오래 살게 되고 노인의 얼굴이 젊은이의 얼굴로 달라진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삼정환을 만드는 방법은 창출蒼朮(국화과의 다년생 식물인 삽주의 뿌리줄기), 지골피(지정의 약) 각각 아주 곱고 깨끗하게 가루낸 것 600g, 흑상각(오디, 검게 익은 뽕나무 열매) 12,000g을 잘 주물러서 견대絹袋(명주천으로 된 자루)에 넣어 즙을 짜낸 다음 재滓(찌꺼기)는 제거하고, 양약말兩藥末(창출과 지골피 두 가지 가루 낸 약재)을 흑상각(오디) 즙에 반죽하여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 입구를 잘 봉합니다. 항아리에 넣고 봉한 것을 단상棚上(선반)에 올려 놓고, 낮에는 햇볕, 밤에는 달빛을 받게 하면서 저절로 끓어올라(숙성되고나서) 마르게 합니다. 숙성되고서 마른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밀환소두대蜜丸小豆大(꿀에 반죽하여 팥알만한)크기로 동글동글하게 환을 지어, 매십환주탕임하每十丸酒湯任下, 즉 매번 10알씩 술이나 끓인 물로 복용합니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또 다른 양생법은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입니다. 연령고본단은 자양제의 하나로 늙어 가면서 팔다리의 힘이 약해지며 머리카락이 세고 기억력과 시력이 쇠약해지는 데 사용됩니다. 연령고본단은 온갖 허약증을 낫게 해주고 약해진 성기능을 강하게 해주며 50이 되기 전에 머리카락이 허옇게 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또 다른 양생법은 공진단拱辰丹입니다. 체질이 선천적으로 허약하더라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천원일기天元一氣를 굳혀서 수水를 오르게 하고 화火를 내리게 하므로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처방 내용은 녹용소구鹿茸酥灸, 당귀當歸, 산수유山茱萸 각 160g, 사향麝香 20g을 가루로 만들어 주면酒麵으로 버무려, 오동나무 씨앗 크기로 환丸을 지어서 온주溫酒나 염탕鹽湯으로 70~100알씩 삼킵니다. 사향麝香 대신에 침향枕香이나 목향木香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황제의 정력제로 알려진 공진단은 진기가 몹시 약한 것을 치료하여 오장을 조화롭게 만들어 온갖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해줍니다.
위에서 말한 양생법은 돈이 드는 것이 단점입니다. 중국 한라 때의 어떤 사람은 산속에서 옷도 걸치지 않고 살았는데, 구덩이로 뛰어 내리고 시냇물을 뛰어 건너는 것이 마치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가 그 귀한 경옥고瓊玉膏, 삼정환三精丸,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공진단拱辰丹을 먹었을 리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서 그 사람을 잡고 보니 놀랍게도 여자였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말하기를 “나는 본래 진나라 궁녀였습니다. 관동의 도적떼가 쳐들어오자 진나라의 왕이 항복하기에, 놀라서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런데 배가 고파도 산속이라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늙은이를 만났는데 그가 내게 알려주기를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잎을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먹었더니 처음엔 맛이 쓰고 떫어 괴로웠지만 자꾸 먹게 되자 먹기가 좋아졌습니다. 그 뒤로는 배가 고프지 않게 되었으며 겨울에도 춥지 않았고 여름에 덥지도 않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여자가 말한 진나라는 300년 전에 있엇던 나라로서 그 여자의 나이가 300살도 더 되었음을 상기시키게 한 것입니다. 사람이 삼속에서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을 먹고 살았더니 300년 이상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과장된 것이지만 그만큼 두 나무의 잎이 양생법으로 훌륭했다는 걸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의보감>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나라의 어느 여자가 세상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끊고 오직 참깨와 창출蒼朮(국화과의 다년생 식물인 삽주의 뿌리줄기)만을 먹고 살기를 8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창출은 오늘날 건위작용이 현저한 것으로 위장은 원래 습기를 꺼려하는데 위장 안에 습기가 과다하게 쌓여서 일어나는 소화 장애와 위장기능 허약증상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튼 그 여자는 매우 젊고 건강하여 하루에 300리를 거뜬히 걸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깨와 창출의 효험을 말해주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