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마흔다섯 번째가 췌萃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췌萃 형亨 왕격유묘王假有廟 리견대인利見大人 형리정亨利貞 용대생用大牲 길吉 리유유왕利有攸往
유부불종有孚不終 내란내췌乃亂乃萃 약호若號 일악위소一握爲笑 물휼勿恤 왕往 무구无咎
인引 길吉 무구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
췌여차여萃如嗟如 무유리无攸利 왕往 무구无咎 소린小吝
대길大吉 무구无咎
췌유위萃有位 무구无咎 비부匪孚 원영정元永貞 회망悔亡
재자체이齎咨涕洟 무구无咎
첫 번째 효사爻辭는 췌萃 형亨 왕격유묘王假有廟 리견대인利見大人 형리정亨利貞 용대생用大牲 길吉 리유유왕利有攸往입니다. 군중이 모여드는 것은 어떤 일이 이뤄지기 위한 전조입니다. 그래서 췌萃(모일 췌)는 형입니다亨. 췌의 기운은 형의 시절에 생겨나고, 췌는 곧 형의 기운과 통합니다. 왕격유묘王假有廟(빌 가 도는 이를 격, 사당 묘)는 임금이 종묘에 나아가 제사를 드린다는 말입니다. 이는 왕이 자신의 정통성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것입니다. 췌萃의 때에는 또한 대인을 만나야見大人 이후의 모든 시절에亨利貞 이롭다利고 했으니, 이는 왕의 통치를 도울 훌륭한 신하와 선생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제사에는 큰 제물을 써야用大牲(희생 생) 길吉하고 나아감有攸往에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유부불종有孚不終 내란내췌乃亂乃萃 약호若號 일악위소一握爲笑 물휼勿恤 왕往 무구无咎입니다. 유부불종有孚不終은 믿음이 있었으나 끝까지 가지 못했다는 말이므로 리더와 무리 사이의 믿음이 오래 유지되지 못한 상황이고, 어느 한쪽의 믿음이 깨진 상황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어지럽게 흩어지기도 하고 다시 모여들기도 합니다. 내란내췌乃亂乃萃(어지러울 란)는 이처럼 믿음이 끊어지고 이어짐에 따라 사람들이 우왕좌왕 흩어지기도 하고 모이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이때 단호히 대처하라고 합니다. 약호若號(부르짖을 호)는 크게 꾸짖어 호통을 친다는 말이고, 일악위소一握爲笑(쥘 악, 웃을 소)는 한 손아귀에 들어오는一握 작고 우스운 조무래기爲笑라는 말이므로 이런 작고 우수은 것들은 크게 호통을 쳐서 꾸짖으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렇게 하찮은 것들 때문에 근심하지 말고勿恤, 의연하게 나아가야往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인引 길吉 무구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입니다. 인引(끌 인)은 췌인萃引의 준말이며, 모여든 무리 가운데서 인재를 이끌어낸다引는 말입니다. 이렇게 인재를 뽑아 세워야 길吉하고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부내리용약孚乃利用禴(제사 이름 약)은 그렇게 선발한 인재를 어떻게 훈련시키고 대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설명한 구절입니다. 우선 미더워야孚 하고, 이에乃 약禴을 쓰면用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약禴은 종묘에 올리는 제사 가운데 가장 검소하고 간략한 제사를 말하며, 정성스럽되 큰 제물을 쓰는 호화로운 제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약禴의 제사처럼, 인재를 등용할 때에는 재물이나 권력으로 복종시키지 말고 검소하고 소박한 정성으로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췌여차여萃如嗟如 무유리无攸利 왕往 무구无咎 소린小吝입니다. 췌여차여萃如嗟如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웅성웅성 탄식을 한다는 말이므로 대중의 원성과 불만이 자자한 상황입니다. 이는 유리할 것이 없고无攸利, 나아가도往 허물은 없으나无咎 작은 고통小吝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허물이 없다는 것은 리더의 판단이 옳다면 대중이 설혹 웅성거리며 한탄하더라도 큰 허물이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대길大吉 무구无咎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는 길하고大吉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췌유위萃有位 무구无咎 비부匪孚 원영정元永貞 회망悔亡입니다. 췌유위萃有位는 무리지어 모여듦萃에 위位가 있다有는 말이므로 위位는 곧 상하의 지위이며 위계질서位階秩序입니다. 비부匪孚(아닐 비)는 믿음이 없다는 말이며, 원영정元永貞은 처음元부터 끝까지貞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후회가 없습니다悔亡.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재자체이齎咨涕洟 무구无咎입니다. 재자齎咨(가져올 재, 물을 자)는 탄식과 한숨이며, 체이涕洟(눈물 체, 콧물 이)는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린다는 말이므로 이는 조직이 위기상황에 이르러 리더나 무리가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조직이 위기에 처해 그 구성원들이 눈물과 콧물을 흘리면서 반성할 수 있다면 그 조직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허물이 없습니다无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