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병이 생기나요?
혈이 지나는 관을 혈관血管 혹은 핏줄이라 합니다. 영어로 blood vessel이라 하는 혈관은 심장의 좌심실左心室에서 나와 대동맥aorta이 되고, 점차 가지를 쳐서 세동맥arteriole → 모세혈관capillary → 세정맥venule이 되며, 점점 모여서 굵은 정맥vein이 되어 우심방右心房으로 들어갑니다. 혈관을 일직선으로 연결한다고 하면 약 10만km에 달하며, 지구를 두 바퀴 반 정도 도는 거리에 해당합니다. 지구의 둘레는 약 4만km입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되어 머리 쪽으로 올라가다가 꺾이면서 대동맥활을 형성한 후, 몸의 정중앙에서 약간 외쪽으로 치우쳐 척추의 앞쪽을 따라 내려가서 가로막을 지나 후복강에서 다리 쪽으로 진행합니다. 대동맥에서 갈라져 나온 동맥이 온몸에 이르러 다시 가느다랗게 갈라진 동맥으로 이것이 더 가늘어졌을 때는 모세혈관이라고 부릅니다. 주위의 조직과 결합하고 있는 외막은 결합조직섬유와 탄성섬유로 되고, 중막은 윤층輪層의 민무늬근, 내막은 내피와 내탄성판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동맥은 근형筋型에 가까워 근층의 수축에 의해 조직으로 보내는 혈량을 조절합니다. 세정맥은 모세혈관이 모여 형성된 가느다란 정맥으로 이 세정맥이 모여 정맥으로, 다시 대정맥으로 이어집니다.
동맥은 외막, 민무늬근, 탄력섬유의 삼중막으로 되어 있는데, 대동맥의 경우 지름이 2.5cm, 벽의 두께가 2mm나 되는 굵고 두꺼운 관으로 강한 탄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탄력성이 줄고 콜레스테롤이 쌓여 관이 좁아지면서 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혈관의 저항력이 커져서 고혈압이 됩니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에는 자율신경이 관여하는데, 교감신경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올라가게 하고 부교감신경은 혈관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일을 합니다.
정맥은 탄력이 없고 혈압이 매우 낮아서 결국 혈압이 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정맥 속의 혈은 밀려가는 형국이므로 정맥에는 혈의 역류를 막기 위한 판막瓣膜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반신의 정맥에서 혈이 굳어져 혈관을 막아버리는 혈전血栓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혈전이 뇌혈관에서 생긴다면 혈관폐쇄성 뇌졸중(중풍)이고, 이 혈관이 터지게 되면 파열성(출혈성) 뇌졸중입니다. 파열성 뇌졸중은 특히 고혈압 인자를 지닌 사람에게서 생길 수 있으며, 과로나 심리적 충격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의 양은 그 사람의 몸무게에 비례합니다.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은 약 5.6리터의 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혈은 산소, 양분, 노폐물, 단순단백질 중 물에 잘 용해되지 않는 단백질군인 글로불린globulin(항체)을 운반하는 기능이 있으며, 지혈과 염증 치료, 식균 등에 대한 숙주(몸) 방어는 물론이고 체온 유지, 수분조절, 전해질(무기염류)의 정량 유지 등 항상성 유지 가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혈은 55%의 혈장血漿과 45%의 혈구血球로 나뉩니다. 백혈구와 혈소판과 함께 혈구를 구성하는 적혈구red blood cell는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도넛의 형태인데, 핵이 없습니다. 적혈구에 핵이 없는 것은 포유류의 특징입니다. 적혈구는 120일 동안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고 간이나 지라에서 파괴되는데, 1초에 무려 200만 개씩 파괴되고 또 그만큼 만들어집니다. 파괴된 적혈구는 대소변의 색을 결정하는 누르스름한 담즙색소인 빌리루빈bilirubin과 철로 분해되며, 이 철은 거의 모두 다시 흡수되어 헤모글로빈hemoglobin(색소단백질 혹은 혈색소라고도 함)의 재생에 사용됩니다. 혈이 붉은 까닭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에 든 철이 산화되어 생긴 산화철의 색 때문입니다.
백혈구white blood cell는 그 형태와 크기, 과립顆粒의 모양, 핵의 모양과 수에 따라 크게 과립백혈구와 무과립백혈구로 나눕니다. 그리고 과립백혈구를 호산성, 호염기성, 중성 백혈구로 나누며, 운동성(이동성)이 없는 림프구ymphocyte, 다른 백혈구보다 2-3배 더 큰 대식세포macrophage 등으로 분류합니다. 림프구는 혈을 만드는 과정인 조혈과정을 통해 조상세포인 조혈모세포가 림프구계 조혈 모세포로 분화, 성숙하여 만들어지게 되는 백혈구의 한 종류입니다. 대식세포는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여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침입한 세균 등을 잡아서 소화하여, 그에 대항하는 면역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합니다. 백혈구는 적혈구와 같이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간과 지라에서 파괴되는데, 어떤 것은 겨우 몇 시간 활동하다 죽는 놈이 있는가 하면 몇 개월까지도 사는 놈도 있습니다.
골수나 림프샘에서 너무 많은 미성숙 백혈구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혈액암인 백혈병leukemia입니다. 뼈는 몸의 체형을 유지하고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며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기능을 하고, 뼈의 내부에는 뼈보다는 촘촘하지 않은 골수라는 조직이 있는데, 이곳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 세포를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백혈병이란 이러한 혈액 세포 중 백혈구에 발생한 암으로서, 비정상적인 백혈구(백혈병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됩니다. 정상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면역저하를 일으켜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고, 적혈구의 감소는 빈혈 증상(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을 가져오며, 혈소판의 감소는 출혈 경향을 일으킵니다. 또한, 과다 증식된 백혈병 세포 자체로 인하여 고열, 피로감, 뼈의 통증, 설사, 의식저하, 호흡곤란, 출혈 경향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