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티누스의 철학
플로티누스에 관해서는 그의 친구이자 제자였던 포피리Porphyry가 쓴 일대기를 통해 주로 알려졌는데 포피리는 셈족Semite(특히 유대인을 말함)으로 본명이 말추스Malchus였다.
포피리에 의하면 플로티누스는 이집트에서 태어났고 젊었을 때 알렉산드리아에서 수학했는데 그곳은 그리스 문화가 널리 알려진 도시였다.
그는 암모니우스 사카스Ammonius Saccas로부터 수학했으며 39살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플로티누스는 황제 고디안Gordian 3세 때 페르시아인을 탐험하는 간첩 일에 가담했는데 그는 자신의 의도는 그 일보다는 동양의 종교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했다.
황제는 어렸고 군인들에 의해 살해되었는데 그때가 244년이었다.
그는 종교에 관한 공부를 중단하고 로마에 안주한 후 가르치는 일을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황제 갈리에누스Gallienus가 그에게 호감을 가졌다.
49살 이전까지 플로티누스는 아무것도 쓴 게 없지만 그후 많은 글을 남겼다.
그의 글은 포피리에 의해 편집되었다. 포피리는 플로티누스보다는 피타고라스의 이론에 더욱 더 심취했으므로 이런 그의 경향이 신플라톤주의를 좀더 미신적으로 나타나게 만들었으며 그가 플로티누스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플로티누스는 플라톤을 대단히 존경했으므로 그를 기술할 때는 he가 아니라 He라고 하여 플라톤이 유일한 철학자였음을 시사했고 고대 철학자들을 신으로부터 축복받은 자들이라고 기술했는데 그들 가운데 유물론자들은 배제되었다.
플로티누스의 형이상학은 삼위일체Holy Trinity로부터 시작된다.
신The One, 정신Nous(혹은 Spirit), 혼Soul 이 세 가지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삼위일체와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것들이다.
가톨릭 초기 신부들 가운데 한 사람인 오리게네스Origen는 플로티누스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그와 더불어 같은 스승으로부터 철학을 수학했다.
오리게네스는 신은 가장 우수하고 다음으로 정신이 우수하며 그 다음이 혼이라면서 플로티누스의 견해를 전적으로 따랐는데 그의 이론을 기독교인들은 이단시했다.
플로티누스는 신 혹은 선Good은 존재를 초월하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그것에 관해 무엇이라고 설명하려고 하면 안되고 그것을 그저 그것이라고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파르메니데스가 말한 영원한eternal이란 개념이었다.
그는 신을 모든 것이라고 해서도 안되는 까닭으로 신은 모든 것을 초월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신은 모든 것을 통해 나타나지만 아무 곳에도 없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플로티누스의 신 혹은 선에 대한 개념은 노자의 도에 대한 개념과 같다.
도The Way를 도라고 말하면 더이상 도가 아니라는 노자의 말은 플로티누스에게도 해당된다.
플로티누스는 신을 정의할 수 없는 이유는 신이 우리가 정의할 수 있는 모든 술어들 그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신을 선이라고 말할 때 아름다움Beauty이 포함된다.
그가 가진 신에 대한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에 대한 개념과 같았는데 신은 부동유동자Unmoved Mover를 의미했고 유일하다The One는 그의 개념은 정의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침묵 안에서 더욱 진리였으며 노자의 도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플로티누스는 삼위일체 가운데 두 번째 정신을 나우스Nous라고 했는데 그리스어 나우스를 영어로 정신Spirit 혹은 마음Mind으로 번역하지만 로고스Logos(혹은 Word), 이성Reason, 절대의지Absolute Will 등등의 의미도 있으므로 그냥 나우스라고 사용하는 것이 보다 그가 말하는 개념에 가깝다.
플로티누스를 번역한 맥케나McKenna는 나우스를 지성적 원리Intellectual Principle라고 번역했는데 말이 길어서 사용하기가 불편하고 특히 종교와 관련해서 설명하면 썩 어울리는 말이 못된다.
그러나 정신이란 말로는 의미가 부족하므로 지성적 정신이라고 하면 좀더 적절할 줄 아는데 전지전능한 정신이기 때문이다.
신의 정신이니 오죽 수준이 높겠는가!
피타고라스, 플라톤, 플로티누스 이 세 사람에게 수학, 이데아의 세계, 그리고 감각할 수 없는 모든 사고는 신성했으며 이런 것들은 나우스의 행위이거나 거의 그런 행위에 유사한 것들로 인식했다.
플라톤의 지성적인 요소가 요한복음서의 저자에게 영향을 주어 요한은 그리스어로 복음서를 쓰면서 하나님을 로고스(말씀)라는 말로 표기했다.
유의할 사항은 그는 나우스를 반드시 혼의 상급자로 취급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 점은 기막히게 기독교인들의 마음에 드는 부분으로 기독교의 삼위일체에 관한 신학적 이론정립에 아주 유용했다.
나우스는 신의 이미지인데 신(말씀)이 발하여 생긴 것이고 신 자체가 영상Vision을 가지는데 보이는 영상이 나우스로서 플라톤이 <공화국 Republic>에서 동굴이야기로 비유한 대로 설명한다면 태양 자체이면서 태양이 발하는 빛인데 태양과 빛은 동일한 것이며, 나우스는 빛으로 신이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보는 것이라 하겠다.
그는 부분들이 없는 존재를 그 자체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보는 사람Seer과 보는 것Seen은 하나가 된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 자각이란 말이 어울릴 것이다.
그의 나우스는 그러니까 신의 자각을 의미하며, 그는 우리가 우리의 의지를 망각할 때 오히려 신의 정신을 알 수 있다고 했고, 우리가 신의 정신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의 혼이 가장 신과 같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티누스는 "신성한 지성 자체에는 위대한 것이 함유되어 있으며,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우리의 나우스를 순수하게 하면 신에게 향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존재하고 모든 것을 질서있도록 한 신의 정신을 알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신의 정신을 가지게 되면 나우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을 또한 볼 수 있다고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우리가 신성에 직면하게 되면 그것의 영상을 표현하거나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나중에는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환희를 염두에 두고 주장한 것 같다.
그는 "그것에 직면하게 되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떤 힘도 없지만 나중에 혼이 빛을 가진 후 그런 영상을 가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빛은 신으로부터 온 것이며 신이다. ... 그는 빛을 운반하면서 오고, 빛은 그의 출현을 증명한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이런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느냐? 모든 것을 잘라버릴 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혼은 대체적으로 나우스보다 열등한 편인데 그 이유는 혼의 양면성 때문이며 혼은 나우스처럼 되기를 의도하지만 외부세계를 직면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못한다고 했다.
외부세계를 직면하는 혼은 하향하는 운동을 일으키는데 하향하면서 혼은 자체의 이미지를 산출하며 그 이미지는 자연과 감관의 세계라고 했다.
스토익주의는 자연을 신과 동등하게 여겼지만 플로티누스는 자연을 신에 비해 수준이 조금 낮은 것으로 인식하면서 자연은 혼이 나우스를 바라보는 것을 망각할 때 혼이 발산하는 이미지라고 했다.
이것은 감관의 세계를 악으로 생각하는 영지주의Gnosticism와 같은 견해이지만 그가 영지주의자들의 견해를 따랐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감관의 세계를 아름답고 축복받은 혼들의 주거지로 보았으며 단지 지성의 세계에 비해 덜 선한 것으로 인식했을 뿐이다.
그는 영지주의자들이 우주와 우주의 창조자를 악이라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반박하면서도 영지주의자들의 교리 몇 가지는 수용했는데 물질에 대한 그들의 하찮은 생각은 플라톤의 사고와 일치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