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 (Jim Collins)다. 세계 3대 경영서 중의 한 권인 <Good to Great>의 저자이다. Good to Great의 주요 이론 중의 하나인 플라이휠 (Flywheel)을 제목으로 한 짐 콜린스 책들의 핸드 가이드북같이 <플라이휠을 돌려라 (Turning the Flywheel)>이 나왔다.

기업 경영에서 플라이휠을 돌린다는 말이 무슨 말일까? 물론, <Good to Great>를 읽으면 자세히 알 수 있지만,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읽어야 한다. 나는 처음에 <Good to Great>를 소개받았을 때, 번역서가 없는 줄 알았다. 어떤 계기가 되어 하루 밤을 새워서 그 책을 거의 다 읽었지만, 위키피디아의 플라이휠을 읽어봐도 공학적인 내용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Flywheel (wikipedia)

A flywheel is a mechanical device which uses the conservation of angular momentum to store rotational energy; a form of kinetic energy proportional to the product of its moment of inertia and the square of its rotational speed. 

플라이휠은 회전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angular momentum conservation(각운동량 보존)을 사용하는 기계 장치라고 한다. 그리고 관성 운동과 회전 속도의 제곱 곱에 비례한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회전하는 운동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저장하기 위해 "각운동량 보존"을 이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각운동량 보존 법칙(law of angular momentum conservation)

운동량 보존의 법칙과 함께 역학에서 중요한 법칙으로, 각운동량 보존에 대한 법칙이다. 즉 회전하고 있는 물체는 외부로부터 회전력이 작용하지 않는 한 물체의 각운동량이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


회전하는 물체는 외부로부터 회전력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작용이 없으면 항상 일정하다는 말이다. 물론, 마찰이 없다는 가정일 것이다. 이 말로 다시 정의를 풀어보면,

플라이휠은 회전하는 물체는 항상 일정하게 운동량을 보존한다는 것을 이용해서 회전 운동 에너지를 보존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엔진의 피스톤-실린더 왕복 운동을 플라이휠에 전달해서 고른 회전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러 개의 실린더가 폭발하면서 플라이휠에 운동 에너지를 전달해서 회전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원판이나 팽이를 계속해서 때려 회전 운동을 가속하는 것과 같다.


a form of kinetic energy proportional to the product of its moment of inertia and the square of its rotational speed. 

그리고 플라이휠은 관성 운동과 회전 속도의 제곱 곱에 비례한다고 하니, 힘이 가해져 점점 빨라지면, 관성과 함께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


플라이휠에 계속 힘을 가하면, 플라이휠이 점점 더 빨리 회전하면서 운동에너지가 증가하고 쉽게 멈추지 않게 되는 것처럼, 기업 경영에서도 플라이휠과 같은 원판을 찾아 꾸준히 힘을 가해 멈추지 않고 점점 더 성장하라는 것이 '플라이휠을 돌려라'이다.

플라이휠의 에너지가 관성과 속도의 제곱 곱이라는 것은 플라이휠의 초기 에너지는 아주 작다는 것이고, 그것은 가해진 힘도 미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힘을 계속해서 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에서 큰 목표를 얻기 위해 그 목표에 맞는 큰 활동을 할 수는 힘들지만, 그 목표를 위해 작지만 꾸준하게 활동하라는 것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냅킨에 그렸다는 플라이휠이다.

더 많은 제품 (아마존은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팔려는 비전이 있다)이 있고, 가격이 더 낮을수록, 고객의 방문은 증가하고, 고객이 증가하면 소개를 통해 새로운 고객이 더 방문하고, 구매가 늘어나니 점포와 배송망이 늘어나고, 점포와 배송망이 늘어나면 대량으로 제품 배송을 처리하니 물류비 고정비가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다. 영업 이익이 늘어나니 다시 처음으로 더 많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은 꾸준히 제품군을 확대했고, 낮은 가격을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해서 성과를 이뤘고, 배송비 무료와 같은 아마존 프라임 등의 매혹적인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고객 감동과 그를 통한 구전 마케팅을 잘했다. 또한 물류 시스템에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를 도입해 물류비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

즉, 그들은 거대한 플라이휠의 각 요소에 팽이에 채찍질하듯이 꾸준히 힘을 가하고, 거대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또 거듭나고 있다. 이제는 그 모멘텀이 지구가 돌아가 갈 것만 같다.


짐 콜린은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나 개인에도 플라이휠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꾸준함이 답이라고 한다. 거기에 자신의 플라이휠을 찾아 각 요소들에 대한 활동을 꾸준히 할 때, 그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회전력을 가지고 거대하고 빠르게 멈춤 없이 돌아갈 것이다.


제프 베이조스가 식당에서 냅킨 위에 플라이휠을 그린 것처럼, 흰 종이를 꺼내 놓고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목표를 가지게 되면 그 목표를 위해 무엇을 할지 구상한다. 그 구상의 각 활동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한 활동이 다음 활동이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체인을 그려보자.

피스톤-실린더 운동이 계속해서 플라이휠에 힘을 가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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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1-21 12: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짐 콜린스의 저 책 계속 나오는걸 보니 꾸준히 읽나봐요! 저 취업할때 자기소개서 쓰면서 많이 인용했었던거 생각납니다ㅋㅋㅋ

초딩 2021-11-21 13:18   좋아요 3 | URL
ㅎㅎㅎ 역시 한발 앞서는 미미님이세요 :-)

페넬로페 2021-11-21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짐 콜린스
기억하겠습니다.
딸아이에게 알려줘야겠어요^^

초딩 2021-11-21 13:20   좋아요 4 | URL
미미님 이야기 하신 것처럼 면잡이나 업무에서 짐 콜린스 언급하면 많이 먹고 들어가는 것 같어요 :-)

새파랑 2021-11-21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프 베이소스가 그린 넵킨 그림은 왠지 어려운 말은 아닌거 같은데 저런 원동력이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군요. 왠지 북플의 플라이휠도 만들수 있을거 같아요~!!

mini74 2021-11-21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왜 자꾸 상모돌리기가 생각나죠 ㅎㅎ그래도 초딩님 글 읽으니 뭔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고 *^^*
 
플라멩코 추는 남자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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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을 아름답게 찬미해서 읽는 이에게 노년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는 책이 얼마나 될까?

'시몬 드 보부아르'가 노년에 대해 논하였다고 하지만, 책 표지에서 한껏 진지함과 명석함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듯한 그녀의 인상은 노년을 대표한다기보다는 아직도 젊다는 것을 억지스럽게 보여주려는 것으로만 보인다.

우리의 새 소설이 그 '노년'에 대해 설렘을 갖게 해준다는 것은 신선함을 넘어, 디오니소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고대 철인부터 시간도 물질의 상전이인 것을 밝혀내고 있는 현대 물리학까지 풀지 못하고 더 아리송한 질문만을 할 수밖에 없는 '죽음' 이전의 '노년'을 받아들일 만 한 것으로 인식시켜주는 것은 충격적이고 파격적이다.

소설의 도입부를 읽고 초반에서 중반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동안, 노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 모두가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도 문득 고뇌에 빠지는 '죽음'과 그 '죽음' 이전의 '노년'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이 책은 '동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플라멩코 추는 남자>는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혼불문학상

1998년 12월 세상을 떠난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崔明姬)의 문학 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한국 문단의 미래를 짊어질 문학인들의 초석을 다지는 한편, 심화된 한국 소설의 연구 발전을 위해 전주문화방송이 2011년 제정한 대한민국 문학상이다. 당선작은 상금 5,000만 원을 받으며,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2001년 혼불기념사업회에서 제정한 청년문학상과 혼불학술상 2개 부문도 통칭하여 혼불문학상으로 불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혼불문학상 [魂─文學賞] (두산백과)


이번 11회는 수준이 미달이라는 둥, 결선에 오른 작품들의 한계가 이렇다 저렇다는 말을 했지만,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혼불문학상'이 거룩해 보일 지경이니, 이 작품은 전주문화방송에게 큰 효자임에 틀림없다.


다시,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왜 노년을 기대하게 되었는 지로 돌아가 보자.

'노년'. 늙었다. 젊지 않다. 효율이 떨어진다. 근육은 늙음에 덜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어느 나이대가 넘어가면 급격히 쇠락하는 것 같다.

어느 토요일 수영장에서 모두들 제일 오른쪽 레인에서 오랫동안 자유형을 하고 계시는 분을 봤다. 70인지 80인지를 넘으신 분인데, 거의 한 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쉼 없이 자유형을 하고 계셨다. 모두들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수영을 몇 개월만 열심히 한 20-40대는 그 속도로 한 시간 이상 수영하는 것이 유별나지 않다.

'운동'에서 '노년'은 더 서글프다. 운동의 매력에 빠지는 30대도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이라는 후회에 빠진다.


첫 번째 구미를 당긴 것은 '은퇴'였다.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일을 갑자기 하지 않으면 가정에서 설자리를 잃고 자존감을 상실하고 무기력해진다고 하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으로 들렸다. 내가 요즘 일이 너무너무 많아서 그저 부러운 것일 수도 있다.

매일 출근해서 온종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지고, 그런 날들이 끝없이 반복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시간에 질식할 수도 있겠지만,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 풀어야 할 매듭들이 가득하다면, 더욱이 그 과정에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것을 발견하고, 알고 있던 것 또한 새롭게 재 발견한다면, 그것은 정말 제2의 생을 살아가는 것이 될 것이다.

마흔한 살에 쓴 청년일지, 그리고 그 청년일지에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써두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그는 미래의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써 내려가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성실하게 살아온 새로운 삶을 은퇴하며 약속했던 일들을 하며 다시 또 새로운 생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플라멩코를 배우고, 전처와 함께 기억 속으로 밀어버렸던 딸을 다시 만나고.

이혼 후에 재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청년일지에 쓰인 대로 자신이 버리고 다시는 찾지 않았던 이제는 마흔이 된 딸을 다시 찾으러 나설 때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온전하지 못한 가정의 가부장적이고 무책임한 늙은이의 이야기로도 생각했다. 지금의 그 행복한 가정에도 딸이 있으니 그 의도함이 너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했다.

재회한 딸을 만나기 전 그동안 지급하지 못한 양육비를 청구하면 어떻해야 할지를 걱정하는 모습에는 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야박하고 더 읽고 싶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었고, 딸과 화해해나가는 모습은 스크린 넘어가 아닌 이쪽 편의 드라마였다.


수상소감에서 저자가 밝힌 소설의 배경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저자가 열여섯이고 저자의 아버지가 마흔둘이셨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아버지의 이름을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 부여했다. 이야기를 지어내듯이,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소설 속 아버지를 그려나갔다고 한다.


"아버지 없이 자라는 동안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의지한 모든 분께 노년의 삶을 상상할 여유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모든 분께 아버지를 상상할 기회를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

아빠 나 잘했어? 나로 인해서, 아빠 행복해?"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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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9 0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는게 싫지만 노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라니~! 근데 일을 하지 않아도 되면 하루가 너무 길거 같은 생각도 들어요 😅 아버지의 이름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했다니 뭉클하네요 ㅜㅜ 얼마나 그리웠으면~

초딩 2021-11-21 11:30   좋아요 3 | URL
저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출근길에 눈물 범벅되어서 엄청 ㅜㅜ 힘들었습니다.
는 부어 출근하면 안되니 ㅜㅜ
좋은 하루 되세요~

바람돌이 2021-11-19 1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노년을 정말 정말 기다리거든요. 이놈의 직장생활 진짜 너무 오래돼서요. ㅠ.ㅠ 일보다는 돈을 벌지 않는 삶이 너무 너무 살아보고 싶어서요. 이 책이 노년을 기대하게 만든다니 더더더 저에게 필요하겟네요. ㅎㅎ 근데 딱 걸리는거 저 아버지가 예전에 외면했던 딸을 찾아가는거요. 저는 솔직히 딸의 입장에서 과연 그렇게 화해하자고 찾아온 아버지가 반가울까 싶어지네요. 저같으면 사과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거 지나치게 아버지의 입장만 반영한게 아닌가 싶어서요. ^^

베터라이프 2021-11-20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님이 쓰신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제 노년이 어떨지 가끔 상상해 보곤 하는데 여전히 책구덩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ㅋㅋ (초성체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요 지점에선 써야겠어요) 제 삶에서 책이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되었으니 이걸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 그리고 초딩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1-11-26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년의 삶을 기대하게 하는 소설이라니, 그런 소설도 있으면 괜찮겠네요 소설 속에는 나이 든 사람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지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생각나지만... 이 소설은 현실도 생각하게 할 듯합니다


희선

scott 2021-12-09 16: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초딩님의 노년은
황금빛이라 믿습니다 !!^^

thkang1001 2021-12-09 16: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mini74 2021-12-09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12-09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책!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12-09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쎄인트saint 2021-12-09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황후화 2021-12-09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선정 축하드려요 ^^

페넬로페 2021-12-09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이 책이 노년의 삶에 대한 내용이라 관심이 많아요.
기회되면 읽어 보겠습니다~~

thkang1001 2021-12-09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리뷰에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2-09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이하라 2021-12-09 1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1-12-09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초란공 2021-12-09 2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도 초딩님의 소개로 읽었는데,
이 책도 초딩님 따라 읽고 싶네요! ^^

잭와일드 2021-12-09 2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러블리땡 2021-12-10 0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 책 읽어 보려구요 사놓고 안읽은 1인입니당 리뷰보고 관심 생겼어요 ㅎㅎ)

강나루 2021-12-10 0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초란공 2021-12-11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잠실알라딘 갔다가 갑자기 초딩님이 생각났습니다~! ㅋㅋ 혹시 앞에 책을 바구니에 담아서 계산하는 분이 초딩님이 아닐까 하고요... ㅎㅎㅎ
 

체호프. 듣기만 해도 얼마나 벅찬 이름인가. 안똔 체호프.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의 단편은 지나치게 불친절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장황하지도 않다. 어떤 은밀한 곳을 들추어 얼굴을 불게 할 수도 있고, 인생의 공리들을 또박또박 말하기도 한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언제 읽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최근에 발췌독으로 오디오북이 올라와서 냉큼 들었다.

오래 보존하지 못하지만 달콤한 멜롯을 타닌이 풍부하고 오래 숙성할 수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을 멋들어지게 혼합한 귀한 적포도주를 꺼내 볼록한 와인잔에 따라 마시고 입안에서 돌려 머금어 맛과 향을 그윽하게 느끼듯이 오디오북을 들었다.

오디오북에는 "어느 관리의 죽음", "자고 싶다", "6호 병동",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실려 있다.


고리끼, 부닌, 밤빨로프,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어니스트 허밍웨이, 캐서린 맨스필드, 사뮈엘 베케트 등 현재의 저명한 작가들이 체호프를 통해서 문학을 배웠거나 체호프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체호프를 읽으면 문학과 예술의 위대한 힘을 알 수 있다>라는 레이몬드 카버의 언급이나 p341


애정의 레이몬드 카버가 말한 체호프를 읽어 알 수 있는 문학과 예술의 위대한 힘은 무엇일까? 그 위대함은 우리 삶에 무엇을 그렇게도 전해주는 것일까?



"어느 관리의 죽음"

재채기를 했고, 침이 튄 장관에게 거듭 사과를 하다, 화가 난 장관의 격노에 관리를 죽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걱정과 그 걱정으로 만들어진 오해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사서 고생하고 있을까. 

소심함의 제 기능은 무엇일까. 대범해지기 전의 한 단계일 뿐일까. 아니면 아직은 준비되지 않았고 강하지 않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자신만을 아끼는 능숙한 가면의 소심함일까.

체호프는 익숙해지고 태연하고 능청맞기 전의 조심스럽고 풋풋한 소심함이 아닌, 다 자라버린 주름진 소심함의 이야기를 "어느 관리의 죽음"으로 이야기한다.

아이의 소심함이었다면 장관의 격노에 서럽게 눈물 흘렸고 그 눈물 흘림이 안쓰러울 것인데, 성마름 이면에 이기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소심함은 그 관리를 '그런데 갑자기'의 죽음으로 몰고 갔다. 

줌이나 구글밋으로 화상회의를 할 때 화상회의 중인 화면을 공유해버리면 생기는 무한 미러링 (화면 속 화면이 보이고 그 속의 화면이 또 보이는 것이 끝없는)처럼 '괜찮습니다 먼저 하세요'를 남발하며 허리가 끊어지는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서로 굽신거리기에만 바쁘게 만드는 어설픈 배려처럼 다 자란 이의 '소심한'은 꼴사납다. 그런 성품을 가진 이의 고민 상담을 해줘야 한다면 "어느 관리의 죽음"을 슬며시 내밀고 싶다.



"자고 싶다"

역자 해설은 "자고 싶다"의 살해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주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식료품 잡화점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파산으로 경제적 곤란을 겪었고, 중등학교를 혼자 살며 돈을 벌며 마친 삶을 보면, "자고 싶다"는 반인륜적인 짓이라고 하고 싶은 고단한 삶을 대변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살해가 결코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일을 가능케 하는 현실의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일을 감행하게 하는 그릇된 관념의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그릇된 관념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이 세상에서 얼마나 횡행하고 있는지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그것은 바로 폭력이기도 하다. p352


바리까는 잠이 못 참을 정도로 온다고 아이를 죽여버릴 수 있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졌다고는 볼 수 없다. 탈장이 심해져 죽고 마는 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이나 주인 부부의 무리한 일들을 순종해서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바리까가 처한 상황은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 자신을 해하거나 타인에게 그것을 돌리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그 극한의 상황을 목이 쉬어라 울고 있는 아이를 살해하는 것으로 타깃함으로써 더 부각했다고 보인다.



"6호 병동"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전락을 보여주는 "6호 병동"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전체 단편 중에 가장 러시아적인 단편이다. 격변하는 사회에서 부조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고 논쟁하며 고뇌하는 인텔리겐치아의 모습들은 지적으로 매력적이다. 의사 안드레이 에피미치의 고뇌와 그와 정신병동에 있는 이반 드미뜨리치의 대화는 일품이다.

의사이지만 6호 병동에 수감되어 초라한 장례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안드레이 에피미치를 보면, 무력한 지식인의 무능을 볼 수도 있지만, 반의적으로 고뇌하는 지식인들이 독야청청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고 규합하여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단편에 대한 역자의 해설도 마뜩잖다.  역자의 해설은 1차원적으로 비생산적이고 행동하지 않은 지식인의 초라한 모습을 재묘사할 뿐이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두 개의 세계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기온은 3도인데, 그래도 눈이 내리는구나." 

구로프가 딸에게 말했다.

"하지만 따뜻한 건 땅의 표면이지, 대기의 상층에서는 기온이 전혀 다르단다" p336


영상 3도 땅 위의 세계와 추운 대기 상층의 세계를 동시에 살고 있는 구로프에게 어디가 진실한 세계일까? 그리고 그 '진실한'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딸의 손을 꼭 잡고 걸어도 당연한 공개된 세계와 안나의 손을 꼭 잡고 있는 호텔 방의 비밀의 세계.

우리 또한 일터와 가정과 취미 활동 등으로 여러 세계에서 같은 또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진실한'이라는 표현보다는 '주가 되는'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일만 생각하던 삶, 좋아하는 여가 생활을 최우선으로 하는 삶, 어떤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하는 삶.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여러 세계를 살면서, 생의 무게 중심을 이런저런 세계로 옮겨 다니고 있다.

의무의 세계에서는 자유의 세계를 갈망하기도 하고, 두 세계를 동시에 살고 싶기도 하고, 내가 있는 모든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갈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한 번에 한 장소에만 머물 수 있다는 점과, 하나의 세계에만 치우치면 다른 세계와는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공평함을 간과한다면, 부조리를 느끼며 고뇌하고 방황할 것이다.


체호프는 의사이다. 그래서 세상을 사실적으로 바라보고 담백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우리에게 담담하게 인생의 진실들을 전한다.

체호프는 진실이 문학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한다. p342


<오디오북>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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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1-11-14 1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체호프도 한때 수집대상이어서 일어 번역 해적판들이 제법 제 서가에 꽂혀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잘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뭔가 부끄러운 자기 고백이네요. 그런데 초딩님 글을 다 읽고 나니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에 구매욕구가 샘솟네요. ㅜㅜ 알라딘 열어서 결제해야겠어요. 망할 충동 구매입니다 ㅜㅜ

초딩 2021-11-14 13:03   좋아요 2 | URL
앗 서평으로 구매욕 생기셨다니
일단 감사합니다 :-)
일어 번역까지 대단하십니다!
좋은 휴일 되세요~

베터라이프 2021-11-14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초딩님 제가 설명이 다소 부족했네요. 일어는 그냥 뜨문뜨문 읽고 해석하는 정도 그냥 일어 초보에 가깝죠. 그러니까 일어로 출판된 것을 8~90년대에 저작권 개념이 없을때 당시 출판사들이 마음대로 번역해서 출판된 것들을 통칭한 거지요. 제가 설명이 부족했지요 ^^;. 안톤 체호프도 그런 출판 대상이어서 해적판 개념으로 당시에 많은 판본이 돌아다녔어요. 저는 한참 후에나 이런 책들이 헌책방에 있다는 걸 알고선 돌아다니면서 구하게 되었죠. 연식이 죄다 오래된 책들이라 습기를 잔뜩 먹은 종이에 표지도 각종 먼지와 얼룩으로 너덜너덜 해진 게 태반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뭐가 좋다고 그런 책들을 좋다고 샀는지 이해가 안될때가 있어요. 지금은 이런 요란한 책 수집도 관둔지 오래됐습니다. 그냥 검색 잘되는 곳에서 필요한 책만 구입하는게 제일입니다.ㅋㅋ 초딩님도 좋은 주말 되세요 ^^
 
[eBook]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 한 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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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하나로 마트의 와인들을 마셔보고 귀결한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 Trapiche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20이 떨어졌다. 와인의 이름에서 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소비뇽)이 들어있으니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와인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가 주일 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는 포도알 하나가 다른 품종에 비해 작아 과육이 작은 대신 껍질이 두껍고 씨가 크다. 그래서 다른 품종에 비해 타닌이 많고 산도도 또한 세다. 타닌이 많아서 오랜 숙성이 필요하고, 달콤하지만 오래 두고 마시기 힘든 멀롯 (메를로)와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유명한 무통 로칠드 같은 슈퍼 1등급 와인도 60%에서 70~80%까지 카베르네 소비뇽을 섞는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이름으로 내세운 나의 애정하는 Trapiche가 동이 났다는 것이다. 하나로 마트에는 Trapiche가 항상 많기 때문에 별 걱정하지 않고 와인을 사러 갔다.

그런데. 그런데.

새로 들어온 와인들이 보였고, 이달의 새 와인으로 추천한다는 라벨까지 붙은 와인이 있었다.

전 세계 와인 앱을 평정한 Vivino 앱을 꺼내들 순간이었다.

( 애플 앱 스토어 링크, Vivino 홈 페이지 - Buy the Right Wine) ) 


별생각 없이 Vivino 앱으로 와인을 찍어 점수를 봤는데, 4.1이다. 하나로 마트에 만원 대의 와인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고, 이마트나 코스트코에 가야 만날 수 있는 4.1의 와인이다. 물론 평이 적어서 높은 점수를 얻었을 수도 있지만, 나와 취향이 87%가 맞다고하고 가격도 12,000원이어서 망설임 없이 구매해서 백팩에 넣었다.




칠레, 미국, 호주 와인을 주로 마셨던 나에게 프랑스 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감격과 황홀이 밀려왔다. 어젯밤에 마셔보려고 했는데, 잠시 눕는다는 게 로드와 수영을 하루 동안 해서 그런지 그대로 기절했다. 오늘 밤에 개봉해보리라.


그런데, 내가 어떻게 카베르네 소비뇽이며 타닌이며 멜롯이며 무통 같은 와인을 알게 되었을까?

그것은 황헌님의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을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그렇다.

황헌.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그분의 사진을 보면 '아~'라는 탄성과 함께 알아보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MBC 프랑스 파리 특파원으로 에펠탑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유럽의 소식을 들려주셨고, 100분 토론도 진행하셨다.

황헌님은 영국 카디프시티에서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유학 생활을 했고,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파리의 MBC 특파원으로 유럽에 머무르는 동안 유럽의 와인도 즐기시고 와인에 대한 지식도 본고장에서 쌓았고 유럽뿐만아니라 아프리카의 유명 와이너리도 직접 방문하셨다.

그의 와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진한 스토리를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에 담았다.


책의 서두에 황헌님이 밝혔듯이 보통의 와인책은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발음도 어려움 프랑스어로 되어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신 또한 그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독자를 위해 경험 위주로 스토리 기반으로 와인 정보를 전달하고 용어는 영어 발음과 함께 자세히 풀어 써줌으로써 그 넘기 어려운 벽에 사다리를 놓아주셨다.

와인을 전문적으로 배우신 분이 아니지만, 책의 내용을 보면 저자의 전문 지식에 탄복하게 되고, 직접 현지를 방문해서 찍은 사진들은 그 어떤 와인책에서도 볼 수 없는 사진이라 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와인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포도 품종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 와인은 포도로 만들고 각각의 특색이 있는 포도를 목적에 따라 혼합해서 만드니 포도 품종을 나는 것은 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멜롯, 피노 누아 등의 특징을 알게 되니 와인이 새롭게 보였다. 또한 잿빛 곰팡이가 포도에 내려앉아 포도의 수분을 빨아들여 껍질이 상하고 쭈글쭈글해진 상태가 되어야 만들 수 있는 귀하게 썩었다는 귀부 와인이나 특정 온도에서 얼어 당도가 매우 뛰어난 포도를 한 알 한 알 따서 만들어야 하는 아이스 와인이 왜 비싼지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와인은 스토리다' 라는 말이 환헌님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고 나의 심금도 울렸다. 특히, <우정의 포도 메를로> 편에서 그 당시 1000만 원 가까운 페트뤼스 2000의 사연은 출근길에 내 눈을 촉촉하게 만들어주었다.

2006년 8월 12일 황헌님이 3년의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친하게 지내던 조택호 화백과 외환은행 파리 지사 유재후 지점장이 송별 만찬을 했다. 조택호 화백이 신문지에 와인을 싸서 왔고, 그것을 열어 두 사람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최고의 빈티지 (와인 생산 연도)로 평가된 2000년산 프트뤼스였다. 소믈리에는 당황했다. 코르키지 (술을 가져와서 마실 때 내는 돈)는 가져온 술의 20~30%인데, 그 와인은 코르키지가 2,000유로 (당시 환율로 약 250만 원) 였다. 유럽 와인 대회에서도 우승한 적이 있는 그 소믈리에는 자신도 본 적이 없는 와인이니 자신에게 한 잔을 주고 50만 원을 내는 조건을 제시했고, 셋은 50만 원 대시 보르도 와인을 주문하겠다고 해서 합의가 되어 프랑스 땅의 우정어린 송별회가 시작되었다.

조택호 화백은 프랑스 미술계가 주목하는 화가이지만, 그 당시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한다. 황헌님과 와이너리를 함께 방문하다 조택호 화백이 페트뤼스 2000을 아느냐고 물었고, 황헌님은 당연히 그 비싸고 유명한 와인을 안다고 했다. 그때부터 조택호 화백은 그 와인을 구하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느 날 자신의 아틀리에에 노신사가 와서 자신의 그림을 사려고 수표를 꺼냈을 때, 수표 대신 와인으로 받겠다고 했고, 그 와인은 페트뤼스 2000이라고 하자, 그 노신사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와인이라고 수표로 그림값을 지불하려고 했다. 하지만, 조화백은 와인을 고집했고, 그 노신사는 와인을 구해 다시 돌아오겠다며 아틀리에를 떠났다. 그 노신사는 프랑스 와인 산업게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고, 두 달 정도 수소문한 끝에 그 와인을 구한 것이다.

그림을 팔아 귀한 와인을 벗의 송별회에 내놓은 그들의 이야기에 벗이 생각나고 그리워 눈이 촉촉해졌다.


역사 속 인물들의 와인에 대한 사랑과 일화도 가득 담고 있는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은 와인잔의 풍미를 한껏 더해준다.

오늘 저녁 Vivino 4.1의 프랑스 와인 코르크 마개 개봉을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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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7 16: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 즐거운 시간 보내시겠네요. 부럽습니다~! 와인에 대해 아는게 없지만 언제나 궁금즘이 생기더라구요 ^^

초딩 2021-11-07 16:46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저는 맨날 앱으로 평점만 보고 빨간거 마시는 걸로만 알고 있는데
이책을 보니 도움이 되는 것 같어요 :-)

서니데이 2021-11-07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가의 와인이 아니어도 맛이 좋은 상품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초딩님, 좋은밤되세요.^^

초딩 2021-11-08 00:20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단꿈 꾸시고요 🌷🌷🌷

희선 2021-11-08 0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인에 얽힌 이야기, 그런 건 언젠까지나 기억에 남겠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와인을 찾았으니... 자신을 생각해주는 친구 이야기군요


희선

붕붕툐툐 2021-11-08 0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봐야겠네용~ 와인 관련 책읽다가 저 어플 알게되어 깔아놨는데.. 왜 쓸일이 없니..ㅋㅋㅋㅋㅋㅋ
술 중엔 와인을 가장 좋아하는 거 같은데-마시는 양을 보면 젤 많이 마시고 있더라구요?ㅎㅎ- 그냥 술 자체를 잘 못 즐기는 거 같긴해요~ 와인은 왠지 공부해야할 거 같아서 이 책도 읽어볼게용!!^^

coolcat329 2021-11-08 0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트라피체 좋아해서 어제도 두 병 사갖고 왔네요. ㅋ 가성비 👍
초딩님 추천하신 저 와인도 찾아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11-09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와인 공부를 좀 해 둬야 하지 않나 생각했답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될까요? ^^

뒷북소녀 2021-11-10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인의 세계는 너무 어려워서(고를 수가 없어서), 늘 마시는 와인만 마시게 되는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1-11-14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를 평정한 와인앱을 초딩님 페이퍼에서 처음 들어보는 저는, 진정 와인 초보^^ 와인에서도 의미를 읽어내시는 초딩님은 북플계 진정한 융합지식인^^
 
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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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와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그리고 관조와 명상과 깨달음은 구분된다기보다는 연결되거나 하나라고 한다.

개를 쓰다듬거나 항상 마주하는 문을 열고 나오는 것 같은 습관적인 행동을 할 때처럼, 자신을 인지 못 하는 상태를 무아 또는 무심이라고 하고 그 순간 깨달음은 찰나와 같이 찾아온다고 한다. 대상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관조에서 명상을 하고 깨닫는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7명의 철학자와 사상가의 명상에 대해 다루기는 하지만, 그들을 살펴보는 데 많은 페이지가 할애 되지는 않았다. 특별히 철학을 다루지도 않고 사상을 논하지 않고 그저 7명의 명상을 시작으로 저자의 명상과 깨달음에 대한 에세이에 가까운 <니체와 함께 산책을>에서 깨달음은 세상과 나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세상과 내가 하나 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것은 동서고금의 깨달은 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중세 독일의 사상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철학자이자 렌즈 가공으로 생계를 꾸렸던 스피노자가 렌즈를 연마하는 일에 몰두하던 중에 깊은 명상 상태로 들어간 것을 예로 든다. 또한 모네의 '수련'이나 '루앙 대성당'을 보면 깨달음을 얻었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세계가 빛나는 모습과 아주 똑같다며 모네도 그 깨달은 자의 예로 든다.


Monet: Water Lilies and Reflection


Rouen Cathedral (Monet series)



"세상과 내가 하나 되는 것"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세상은 나이고 내가 세상이라는 이 말을 음미해보고 싶다.


먼저, 세상에 있는 존재들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경계가 없다는 말이다. 그 말은 존재 간의 연결성을 말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존재가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것' 그리고 '너'와 구분되는 '나'는 개별적이고 주체적인 하나의 객체가 아니고 '세상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독립된 객체가 부분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나'가 곧 세상으로 동치 된다.

맥북을 타이핑하는 내 손가락들이 각기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나'인 것처럼 말이다.

나도 세상을 구성하는 부분이고 너도 그 부분이며 그것도 그 부분이고 우리 모두가 세상을 구성하는 부분이며 동시에 모두 같은 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고, 우리 간의 편견과 선입견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다. 


이것은 공간의 차원 (dimension)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간의 차원도 같다. 현대의 이론 물리학에서는 '시간'의 상대성을 넘어 시간은 복잡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상태의 변화로 간주하고 있지 않은가. '나'를 포함한 '우리'의 상태가 변화할 뿐, 우리는 우리의 세상에 그대로 존재한다.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하지 않던가. 지구를 벗어나도 우주로 스펙트럼을 넓히면 모든 것은 어떤 형태가 되었던 그대로 존재한다.

시간이 유별나게 존재한다기보다는 '시간'이라는 척도로 복잡도가 증가하면서 세상을 구성하는 각 부분들의 상태가 바뀌며 서로 물질을 교환할 뿐이다.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서 죽어 다시 무 (정확히는 원자 상태로 흩어질 것이다)로 돌아가는 것은 '나'가 죽었을 때 영원히 이별하는 것이 아니고 '나'는 여전히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세상 만물이 나와 연결되고 - 어차피 나와 세상 만물은 세상이다 - 모든 것이 영원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온 세상이 '광명'의 빛으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그 죽음은 원자로 환원될 뿐이라고 이야기했나보다. 그는 잔을 들었다. 여기에 옛 영웅의 원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 않았던가.

'대립'을 통해서 


안타깝지만, 나는 이 깨달음을 지금 머리로만 아주 조금 이해했다. 나에게도 세상이 온통 빛으로 가득하게 보일 날이 올까?


아직 온통 빛으로 가득한 세상은 마주하지 못했지만, 지금도 세상은 무척 아름답다.

얼마 전 한강에서 라이딩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담아 본다.


- 덧붙임 -

자전거를 타면서 관조하기는 힘든 것 같다.

기본적으로 페달링을 할 때 업스트로크 - 페달이 올라오는 발도 동일하게 힘을 주는 것 - 가 잘되기는 한지 끊임없이 신경을 쓴다.

맞은 편에 옷과 헬멧을 멋지게 맞춰 입고 좋은 자전거 (트렉이나 메리다, 자이언트, BMC, 스페셜라이즈) 를 타고 오는 라이더를 보면, 자전거의 상표를 빠르게 확인 후에 잠시 부러워하고 오로지 페달링하는 발의 구름 횟수만 보고 나도 동조하듯이 맞추기 바쁘다. 물론 당근으로 산 10년 된 내 자전거가 좋다고 나와 자전거가 하나 되어 - 이것이 깨달음인가 - 말한다.

자전거를 탈 때 나는 정면을 보는 일은 없다.

왼쪽으로 5도 돌렸을 때는 맞은 편에 오는 라이더와 자전거 그리고 구름 횟수를 스캔해야 하고, 오른쪽으로 5도에서 10도 돌렸을 때는 첨부한 것과 같은 경치에 완전 매료되어있다. 전방주시가 잘 안된다.


<니체와 함께 산책을> 표지에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 있어서 덧붙여 봤다. - 변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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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10-31 2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니체가 있어서 니체를 주로 다루는 책인줄 알았는데 7인의 사상가를 다루었군요
모네를 깨달은 자의 예시로 든 것 또한 신선하네요✧⁺⸜(・ ᗜ ・ )⸝⁺✧
덧붙임: 한강 석양사진도 너무나 멋집니다

초딩 2021-11-02 09:20   좋아요 3 | URL
니체와 사상가를 다루는 부분은 좀 많이 적습니다.
모네는 저도 의외 였습니다. ㅎㅎㅎ
사진 칭찬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mini74 2021-10-31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안그래도 계속 추천도서로 뜨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했는데 흥미로운데요. 잘 읽었습니다 *^^*

초딩 2021-11-07 11:27   좋아요 2 | URL
책이 좀 더 두꺼웠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장이 좋았어요.
행복한 날 되세요~

새파랑 2021-10-31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강 라이딩 부럽네요~!! 저도 이 책을 보면 깨달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까요? 😅 니체라는 이름만 들어도 위축됩니다 ㅋ

초딩 2021-11-07 11:28   좋아요 3 | URL
^^ ㅜㅜ 저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서 니체는 무서운데,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어요~
좋은 날 되세요~

베터라이프 2021-11-03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 님, 쓰신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이쪽은 원 문외한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

초딩 2021-11-07 11:28   좋아요 2 | URL
^^ 베터라이프님~
이달의 당선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희선 2021-11-08 0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건 어떤 걸지... 그런 걸 느끼는 사람은 그 뒤 삶이 좋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에 힘들어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강 멋지네요 추워지면 자전거 타기 조금 힘들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11-09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 바구니에 담아 놨는데 왠지 끌리는 제목이었어요.
게다가 니체라니... 게다가 니체 전문가가 쓴 책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