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리뷰] <역사의 종말> : 자유민주주의, ‘패기‘를 통해 불멸의 정체가 될 것인가 - 겨울호랑이
<역사의 종말>
칸트는, 역사에는 종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종점이란, 말하자면 현재 인간의 잠재능력 속에 감추어진 최종 목표로서, 그것이 있기 때문에 역사 전체의 의미도 명확해진다고 한다. 칸트가 말하는 최종목표란 인간의 자유의 실현이었다. 공정한 시민적 기구를 수립하여, 그것을 전세계로 확장해 가는 것이 역사의 진보를 이해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척도가 된다. _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말>, p102 헤겔은 역사의 과정은 무한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고, 현실세계에서 자유로운 사회가 실현되었을 때에 그 종말을 맞이할...

근대의 자연과학은 무엇보다도 우선 군비경쟁을 통해서 세계의 역사를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과학이 갖는 보편성은 인류의 세계적인 단일화의 기반이 되고 있는데 그 첫째 이유로서 국제사회에 전쟁과 분쟁이 빈발하게 일어나는 점을 들 수 있다. 근대 자연과학은 테크놀로지의 발전, 창조, 실용화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회에 결정적인 군사적 우위를 부여하고 있고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서 그 군사적 비교우위는 커져만 간다. - P125


10점
건축계의 미셸 푸코 - 강나루
<공간의 미래>
유현준! 어느 날부터 건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건축가는 인문학자가 아니라는 나의 선입견을 멋지게 깨준인물이다. 김제동 작가의 '질문이 답이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통해서 유현준 건축가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건축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아우라를 찾아가 보려한다. 공간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남다르다. 같은 사건을 바라볼지라도 기존에 생각지도 못한 설명에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다. 한예로 '이슬람교가 기도를 하루에 다섯 번 드리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하...

8점
지식인의 책무 - 베터라이프
<지식인의 책무>
미국의 살아있는 양심이라 불리는 노엄 촘스키는 언어학, 철학, 인지 과학, 역사학, 사회정치학 등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오늘날 대표적인 공공 지식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1928년 유대인 이민자 부모의 아들로 태어나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학부는 물론 석,박사를 취득하게 됩니다. 이후 MIT에서의 대부분의 연구 활동을 비롯, 컬럼비아 대학,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 등에서 자신의 연구를 지속합니다. 촘스키가 단순히 해당 학문의 연구에 매진하는 평범한 학자였다면 그를 향한 '세계의 양심'이라는 수식어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

도덕적 행위자로 지식인이 갖는 책무는 ‘인간사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문제‘에 대한 진실을 ‘그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해낼 수 있는 대중‘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8점
가족의 책임의 경계 - blanca
<가족의 무게>
문이 닫히면 안전할까, 위험할까. 바깥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시로 받는 평가, 비판, 책임의 무게를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이 가정일 수도 있지만 그 구성원들도 각기 다른 개성, 욕망, 꿈을 가진 개인이기에 때로 다툼과 해결 못할 불화 속에 고통을 당하다 뉴스에 나오는 극단적인 비극이 일어나기도 한다. 가족 살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벌어진 결과론적인 사건을 접할 때 언론은 그것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기에 바쁘다. 그 이면에 깔린 가족의 전사, 사회의 책임에 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그 사건 당사자들을 철저히 타자화하면서...

8점
그녀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 coolcat329
<여명 (무선)>
<여명>은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1873~1954)의 자전적 소설로 1928년 발표되었다. 이 전에 900페이지가 넘는 <분노의 포도>를 읽어서 쉬어 가는 의미에서 176페이지의 얇은 이 책을 골랐는데, 웬걸 도대체 무슨 말인지 책장이 안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대여섯 장을 겨우 넘겼을 때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돈 주고 산 책이니 읽기로 결심하고 뒤에 나온 작가의 연보를 먼저 읽어 보았다. 콜레트는 아버지의 파산, 두 번의 이혼과 세...

나는 단지 혼자가 될 뿐이지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 P16


8점
날카로운 면도날을 넘어서는 사람은 과연 구원에 이를 수 있을까? - Heath
<면도날>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1899년,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미국의 상류계층을 '유한계급'으로 지칭하며 그네들의 과시적인 낭비 행태를 풍자하는 책, 『유한계급론』을 출간하였다. 이 책을 두고 한 서평가는 이 책이 영국의 유한계급을 모방하고 영국 귀족과 결혼하려 드는 미국 상류층의 행태를 묘사한 점에서 미국 문학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평가하였다. 공교롭게도 20세기 초 미국 '유한계급'의 행태는 1944년 영국의 작가 서머싯 몸의 『면도날』로 비슷하게 재연되었다.총 7장으로 이루어진『면도날』은 작...

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 카타 우파니샤드 - P7


10점
나를 사로잡는 것은 늘 알수 없는 것들이다 <중국행 슬로보트> - 새파랑
<중국행 슬로보트>
N23009˝한번 생겨난 것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계속 존재합니다. 기억과 마찬가지예요. 가령 잊고 싶은데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잖아요. 그런 것과 같죠.˝하루키옹의 첫번째 단편집인 <중국행 슬로보트>는 이게 뭐야? 하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하루키만의 쿨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단편집이다. 하루키가 직접 쓴 해설을 보면, 일단 제목을 먼져 정하고 글을 썼다고 하는데, 이런 제목을 정한것도 신기한데, 이런 제목을 가지고 이런 글을 쓴건 더 신기하다. 표제작인 <중국행 슬로보트>는 중국으로 가는 배에 대한 이야기는...

10점
아마 우리가 싸구려라 그런 거겠지. - 반유행열반인
<이중 작가 초롱>
-20230205 이미상.Suede-Trash https://m.youtube.com/watch?v=-PdKGDMhau4 골목에 버려진 진열장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 위에, 혹은 안에, 우리는 몸을 붙여 앉았다. 용도 모를 그 네모의 위쪽이 막혀 있어서 집이나 방 같았다. 남자아이는 열일곱 살의 나에게 입을 맞추고 내 웃옷 속으로 찬 손을 넣고 파르르 떨었다. 학원이 끝난 시간인지 어디선가 나와 우루루 지나가던 아이들이 흘깃 시선을 던지다 금세 멀어졌다. 아는 얼굴이 있던 것 같아 부끄러운 건 잠시였다. 피씨 통신에서 만난 ...

10점
이승우, 사랑이 한 일 - 안나
<사랑이 한 일>
“이 소설집은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에 대한 「창세기」의 일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태어났다…. 나는 바칠 것을 요구하는 신이나 그 요구에 순종하는 아버지 대신 그 요구에 의해 제물로 바쳐지는 아들의 심정 속으로 들어가 이 이해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믿으려고 했다. 그러니까 내 번역의 방법은 인간의 마음으로, 즉 소설을 통해 신의 마음, 즉 믿음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었다. ‘사랑’이 내게 발견된 열쇠였고, 그래서 나는 이 부담스러운 패러프레이즈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소설들이 위대...

10점
쥘 베른이 전하는 19세기의 세계 - 그레이스
<80일간의 세계일주>
19세기 말,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철도가 건설되고 운하가 완공되는 등 세계열강은 경쟁적으로 길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얻기 위한, 길이었는가는 제국주의 국가들 또는 침략자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시사한다. 1869년에 미국의 대륙횡단철도가 완공되고, 같은 해 수에즈운하가 개통되고, 1870년에 인도내륙관통철도가 개통된 시기가 배경이다. <모닝 크로니클>지에는 세계일주 하는데 80일이면 된다는 기사가 실린다. 혁신클럽에서 포그는 80일간 세계일주 할 수 있는가에 관한 논쟁하고...

8점
어깨에 짊어진 책무를 다할 수 있기를. - 나뭇잎처럼
<인생의 역사>
신형철의 글을 다 읽었다.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건 처음이다.가장 정결한 시간을 골라 천천히 조금씩 읽었다. 그렇게 정성을 다한 것도 처음이다.그의 글을 읽고 글쓰기가 어려워졌다.제멋대로 끄적이는 것이 지금 쓰는 글의 본령이라고 여기고 있지만,멋대로 끄적이는 것조차 함부로 던지는 공이나 화살처럼 여겨진 탓이었다.글을 쓰는 데 그렇게나 ‘노오력’을 다하고 ‘최애선’을 다해야 하나?부러 심술궂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기실 신형철은 좋아하는 카테고리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이었다.그의 문장력이야 널리 알려질대로 알려진 일이었으나그의 명성에 ...

10점
백합 가문의 주인이 된 권력의 화신 - 레삭매냐
<메디치 2>
지난 주말, 간만에 대학시절 지기들을 만나게 되어 부천 나들이 나섰다. 워낙 촌에 살다 보니 어디 한 번 나들이하기가 쉽지 않다. 가는 길에 부천 알라딘에 들러 파트릭 페노의 <메디치> 시리즈 중에 두 번째 권을 샀다. 그리고 보니 왜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이 시리즈가 없는지. 천상 사서 보던가 해야지 싶다. 그리고 아주 재밌게 읽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후원한 바로 그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1권부터 읽어야 하지만, 중고책방에는 2권만 덜렁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르네상스 이탈리아를 무...

10점
우리는 모두 고독한 존재 - 다락방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삶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어렵다.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고 그리고 내일을 살아간다는 것, 일년 후와 십년 후를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 맞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 용기로 살아보지'라고 하는 말들을 우리는 종종 듣게 되는데, 정말 어려운 것은 죽는게 아니라 사는것이다. 삶을 유지한다는 것은 삶을 끝내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지혜와 견딤과 그리고 의지가 필요하다. 여기서 삶이란 '인간적인 삶'을 의미한다. 좀비가 창궐한 세상에서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숨고 도망쳐야 한다. 좀비...

8점
오늘을 밀도있게 살아라 - stella.K
<오늘을 잡아라>
이 책을 처음 발견하고 완독할 때까지 솔 벨로가 언제 이런 소설을 썼지? 좀 놀랐다. 더구나 작가 연보를 보니 결혼을 다섯 번이나 했다. 아니 결혼은 언제 또 이렇게 많이했을까? 더 놀랐다. (최근 안 건데 일론 머스크도 그 비슷한 결혼 이력이 있더라.) 그럼 뭐야? 무슨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산 것은 이미 그전에 세상 재미 볼 거 다 보고 들어갔던 거임? ​그러다 한참 있다 비로소 현타가 왔다. 아니나 다를까. 난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완전 착각을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소로를 솔 벨로와 완전 겹쳐...

8점
어리석은 자여, 그대 이름은 인간이니라. - 잠자냥
<여자의 일생>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소풍을 간 적이 있다. 거창한 소풍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치원 근처 동네에 있던 ‘밤나무골’이라는 이름의, 그 시절 흔하디흔한 밤나무가 많던 숲으로 그냥 하루 야외 학습을 간 것이다. 그래도 소풍은 소풍이었다. 어린 마음에 소풍이라는 말은 늘 설레지 않은가. 소풍이니까 집에서는 당연히 김밥을 싸 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소풍날,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이 나 도시락을 열었다. 당연히 다들 김밥이 담긴 도시락이었다. 아마 나도 들떠서 도시락을 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도시...

10점
시를 읽는다는 건 - 꼼쥐
<인생의 역사>
곁에 있는 누군가의 어깨가 축 처져 있거나 초점을 잃고 멍한 눈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볼라치면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토닥여주거나 내 손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그것은 이를테면 타인의 아픔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기운 없는 모습을 보면 나조차 의욕을 잃게 되는 까닭입니다. 매 시간 내가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는 까닭에 타인을 보면서 으라차차 기운을 내고자 하는, 어찌 보면 가장 이기적인 마음의 발로가 아닐까 싶습니다.때로는 멀리 떨어져 쉽게 ...

10점
Viva La Vida - 부생이
<이방인>
작년 여름부터 줄곧 생각해오던 문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물어볼 사람도 없을뿐더러 가족들도, 친구들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더 막막했다. 무작정 뛰어들자니 내 성격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이기도 했고 제대로 못 할 바엔 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어 매우 괴로운 시기였다. 인생은 내 뜻대로 흘러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그 흐름은 더뎠고 최근엔 개-빡치는 일이 생겨 한동안 표정이 썩은 나에게 엄마는 드디어 네가 인생을 배우고 있는 거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래...

8점
결국엔 사랑 - 자목련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란 제목을 보고 사랑에 관한 단편집이 아닐까 기대했다면 만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참여 작가의 이름만으로 이미 사랑에 대한 뻔한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짐작했을 것이다. 그렇다. 자이언트북스의 앤솔러지 시리즈, ‘자이언트 픽’은 장르의 경계를 없애고 자유로운 소설로 독자를 유입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뭐, 그렇다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속 다섯 편의 소설은 SF 장르를 취하고 있지만 어느 하나 겹치는 부분이 없는걸 보면 작가의 개성을 확실히 파악된다고 할까. 표제작 ...

8점
팬데믹, 그 너머로 - 꼬마요정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세상은 급격하게 변했다. 전염병이 창궐하고 사람들은 격리 되었으며 세계적으로 경제 구조나 문화 양상이 재편되었다.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을 뜻하는 팬데믹과 전염병으로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아포칼립스와 접촉으로 전염병을 전파한다는 뜻인 컨테이전과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질서 또는 문화 등이 나타난 현상이나 상황을 뜻하는 뉴노멀이란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이 책은 이런 상황 속에 놓인 우리를 저 세 가지의 주제로 여섯 개의 세계 속으로 초대한다. 종말로 치닫는 것 같은 혼란한 세상, 접촉 감염 ...

10점
우리가 새겨야 할 애트우드의 이야기 - kinye91
<타오르는 질문들>
[시녀이야기][증언들]이 내게 애트우드란 소설가를 각인시켰다. 몇 편의 작품을 더 읽었고, [나는 왜 SF를 쓰는가]와 같은 에세이도 읽었다.읽을 때마다 실망하지 않았다. [페넬로피아드]만 봐도 그렇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타고난 이야기꾼은 그냥 되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가? 그렇지 않다. 이 책을 읽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관심, 노력, 포기하지 않는 끈기 등등 작가에게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 질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질문은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무...

10점
Love & Peace, and humorous Forever - 물감
<[세트] 돈키호테 - 전2권>
눈팅만 해오던 <돈키호테>를 드디어 완독했다. 한 2천 장쯤 되는 이 작품은 놀랍게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다, 나처럼 느려터진 독자라도 후다닭 읽어낼 정도의 가독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압도적인 자태에 겁먹을 필요는 없겠다. 사실 벽돌책을 읽을 때마다, 이게 그렇게까지 길게 쓸 내용인가 싶은 생각이 꼭 있었다. 그 편견을 완전히 깨부순 게 <돈키호테>이다. 전세계 독자에게 검증된 이 작품은 뭐랄까, 백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고 해야겠다. 포장지는 코미디 소설의 모양새를 하고 있으나, 실상은 온갖 팩트로 무...

8점
마법 소녀 성장기 - bookholic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유쾌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제목을 가진 소설을 하나 읽었단다. 마법소녀은퇴합니다. 지은이는 박서련이라는 분인데, 아빠가 박서련님의 책은 <체공녀 강주룡>과 <더 셜리 클럽>이라는 책과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단편을 하나 읽었단다. 다 괜찮게 읽어서, 인터넷 서점에서박서련 님의 책을 보게 되면 관심을 갖게 되더구나. 이번에 읽은 책도 그렇게 살펴보던 책인데, 제목 마저 독특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읽고 싶었고, 너희들도 읽을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샀단다.소설에는 실제 ...

10점
허무에 대한 투정, 그리고 허무 - trace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1. 장편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 내에서 숨을 쉬는 것과 같지 않을까. 단편 소설이나 시와 달리 장편 소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읽기 쉽지 않다. 그것은 아마도 장편소설이 일정한 시간 내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장편 소설은 읽다가 어느 순간 끊어야 하고, 그 때 잠깐 미뤄두었던 삶은 다시금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소설과 삶은 계속해서 서로 침범하고, 소설은 더 이상 거리를 두고 읽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장편 소설은 문학 장르 중 가장 책읽기의 본질에 부합하며, 단편 소설이나 ...

10점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 - 고양이라디오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
또 한 번 놀랐다. 굴드의 엄청난 글솜씨에 반해버렸다. 밀레니엄, 역법에 관한 책이다. 전혀 관심없고 지루해보이는 주제였다. 율리우스력이니, 그레고리력이니 모두 머리 아프고 관심가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런 주제들을 가지고 이렇게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니. 스토리텔링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마지막에 반전까지 마련해 놓았다. 아니, 인문학, 사회과학 책에 이런 반전이라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전혀 예상도 못하고 있었다. 굴드는 이 책을 1997년에 썼다. 2000년을 3년 앞둔 시점이었다. 2000년 때의 ...

10점
천재 물리학자 파인먼의 35주기,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시 만나다 - 초란공
<파인먼 평전>
(오른쪽)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내가 그려준 파인먼 초상천재 물리학자 파인먼의 35주기,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시 만나다- 《파인먼 평전》을 읽으며 제임스 글릭(James Gleick) 지음 양병찬·김민수 옮김 | [동아시아] | (2023) “Of all its many values, the greatest must be the freedom to doubt.”Richard Phillips Feynman(1918.05.11-1988.02.15) 이 문장은 고등학교 때 동네 서점에서 파인먼을 ‘발견’한 이...

8점
오랜만에 등장한 뻔뻔한 거짓말쟁이, 만세! - 골드문트
<퀴르발 남작의 성>
. 1973년 서울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서울예대 문창과도 졸업했다. 흠. 병역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병역필이었으면 하여튼 험한 시절 살았겠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이면 대기업이나 연봉 빵빵한 금융회사에 이력서만 내면 합격, 하던 시절이 방금 끝나고 이젠 외환위기에 돌입해 아무리 명문대학을 졸업했더라도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소위 IMF 시절을 만났었구나.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단편 <퀴르발 남작의 성>이 당선되어 34세에 등단하고, 2010년 “문학과사회”를 발간하는 문학과지성사에서 ...

10점
피,돈,죽음을 둘러싼 시장지배 전쟁 이야기 - 필리아
<테스카틀리포카>
인신공희(cannibalism:人身供犧), 인간이 다른 인간의 신체를 먹는 의례다. 제 배를 채우기 위해 타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 생활터전, 생태계의 피와 살을 다 빨아먹어 버리는 우로보로스가 자본주의 사회질서다. - 낸시 프레이저, 『cannibal capitalism』에서 연기 나는 흑요석 검은 거울의 신, 아스테카 최고의 신 ‘테스카틀리포카’, 용서를 알지 못하는, 지옥도 초월하는 전투의 신, 이 옛 멕시코 신화의 은유는 소설의 밑바닥을 흐르며, 인간 욕망의 어두운 영토를 독보적인 서사로 비추어 내고 있...

10점
‘그때는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도 애도 할 수도 없는 시대였다.‘ - scott
<도둑맞은 자전거>
'철마가 우리 가족의 운명을 바꿔 놨어.'​여기, 가족의 운명을 바꿔버린 '자전거', 누군가에게 도둑 맞은 자전거를 찾아 나선 사람이 있다.​'자전거'가 그의 가족의 삶에 가장 먼저 들어왔던 시기는 메이지 38년, 일본군이 타이완 섬을 점령했던 시기인 1905년으로 뤼순 항에 백 오십칠 일간 포위되어 있던 러시아군이 일본군에 투항해서 한 달 후 일본이 대 승리를 거두었던 그 날, 그의 외할아버지가 태어났다.어떤 역사 책에도 적혀 있지 않은 그의 외할어버지의 탄생과 함께 찾아 온 세상은 이전과 전혀 다른 시대로 예고도 없이 들이...

8점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정지우 - Breeze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사랑이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사랑에 아파하고 웃고 했던 때. 지금의 나는 사랑에 대하여 특별히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영화나 소설에서만 사랑을 접하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여전히 소설 속 사랑에 목말라하고 영화의 사랑에 마음 졸인다. 사랑을 정의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관계가 다른 법이다. 저자는 사랑을 글로 배우고 머리로 알기 위한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사랑을 글로 배운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랑도 글로 배울 수 있...

10점
마음의 위안을 주는 10 편의 동물의 세계 - 은하수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작가 케이틀린 오코넬은 30 년 이상 코끼리 연구에 매진한 코끼리 연구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동물도 그래서 코끼리인 경우가 많지만 1장부터 10장까지 읽다보면 코끼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이 등장을 한다. 코끼리, 홍학, 늑대, 사자, 얼룩말, 그리고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야생 조류 등의 행동 양식이나 행동 패턴들이 우리 인간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놀라곤 한다. 1장 인사 의례부터 마지막 장(10장) 여행 의례까지의 모든 의례들이 사실은 동물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행동 양식이 아니라 ...

10점
어렸을 때는 몰랐던 제인 에어의 또다른 면모! - 오네긴
<제인 에어>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어렸을 때가 떠오른다.과거 부모님이 나의 논술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어린이 논술 대비 세계 명작 동화' 시리즈를 사주신 적이 있었는데,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 바로 '제인 에어'였기 때문이다.확실히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서 엮다 보니 기타 자세한 설명은 제외하고 대략적인 스토리만 나와 있었는데, 그래서일까, 다 큰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이게 정말 제인 에어였다고?'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제인 에어'라는 작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

왜 나만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가, 왜 항상 야단을 맞고, 항상 책망당하고 항상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 왜 나는 남의 호감을 살 수 없는가? 남의 마음에 들게 하려고 해도 왜 그것이 보답을 받지 못하는가?
"불공평하다! 불공평해!" 내 이성은 괴로움에 찬 격정에 떠밀려, 비록 잠시나마 나이에 걸맞지 않은 힘을 얻어 이렇게 외쳤다.
나는 게이츠헤드 저택에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였다. 그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사실 그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로서도 서로 마음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 대정을 쏟을 의무는 없는 것이다. - P23


10점
쇼샤-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 짜라투스트라
<쇼샤>
2023-14.쇼샤-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결말을 알고 책을 읽으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요? 뻔히 결말을 아는데 책이 재미있을 수가 있을까요? <쇼샤>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폴란드의 유대인 공동체가 배경이고 20세기 초반이 무대라면 그러면 결말이 정해진 거 아닌가. 여기 나오는 유대인들은 모두 다 수용소로 끌려가서 죽거나 그전에 비참하게 죽거나 아니면 운좋게 여기를 빠져나가겠지. 읽기도 전에 저런 생각을 하니 책을 읽는 흥미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읽었습니다. 제가 읽기로 결정했으니까...

8점
피었다 진 벚꽃 - 희선
<벚꽃이 피면>
봄은 아니지만 봄을 나타내는 《벚꽃이 피면》을 만났습니다. 벚꽃은 실제로 봐도 멋지고 예쁘고 그림으로 봐도 밝고 예쁩니다. 그렇지요. 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여러 꽃이 피지만, 벚꽃이 피어야 봄이 온 듯도 합니다. 초봄은 아직 다 떠나지 않은 겨울이 남아서 춥기도 합니다. 초봄 날씨는 참 변덕스럽습니다. 따듯했다가도 갑자기 추워지잖아요. 언제나 그런 봄이겠지 했는데, 이제는 제가 어렸을 때와는 많이 다른 봄입니다. 뭐가 다르냐고 한다면 뚜렷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예전보다 따듯해서 벚꽃이 빨리 피고 지는군요...

8점
교사도 참정권이 필요하다 - 닷슈
<교사에게 강요된 침묵>
어느 나라나 그렇듯 한국도 교육에 중립을 강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미성년인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편향적인 가치를 강조한다면 학생이 향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자라기 어렵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립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정치적 중립이 가장 중요하며, 종교적 중립도 어느 정도는 들어간다. 한국은 유독 기독교에 관대하여 한 때 크리스마스 파티나 카드만들기, 트리만들기 등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하던 때도 있었으며 지금도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종교적 중립은 전체적으로 ...

10점
인생의 진리에 다다르는 법 - lonefox
<지와 사랑>
헤르만 헤세가 이 작품을 발표하고 20년 후에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인간상으로 새로운 창작에 착수할 생각이었으나 자신의 장편은 대부분 지와 사랑에서 제기된 문제와 인간상을 변형시켜 되풀이한 작품'이었다고 회고했다는 대목을 읽자, 독서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는 인간 삶의 궁극적인 지향점에 영원한 진리에 대한 탐구와 사랑을 두고, 그것을 찾아가는 방법론에 몰두하면서 대조적인 두 인물을 창조해낸다. 부단한 수련과 지적인 사색을 통해 진리를 인식하는 방법과 욕망을 바탕으로 경험 및 감각으로 부딪히며 진리와 맞닿는 여정을 교차시...

어쨌든 간에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보여 주었다. 즉 고귀한 곳에 예정된 인간은, 분방한 생활의 혼란 속에 아득한 정신으로 빠져들어 육체에 먼지와 죄가 깃든다해도, 비겁함과 뒤엉키지는 않을 것이요, 심중에 신성을 멸치 않을 거요, 심연의 흑암 속에서 길 잃어 방황해도 그의 영혼의 깊은 곳에서는 신성한 광명과 창조성이 단연코 빛을 발한다는 것을 깨우쳐 준 것이었다. - P279


10점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역사책 - 바람돌이
<몸으로 읽는 세계사>
"근자에 읽은 역사 책 중 재미로는 단연 압권, 얼른 누군가에게 얘기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라는 최재천선생님의 추천사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이런 류의 다이제스티 역사서가 이제 좀 지겹기도 했고, 또 이런 류의 역사책을 가장한 가쉽서들에 대한 불만도 있어서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난 결론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고로 이 글은 입이 근질거려서 쓰는 리뷰 되겠다. 일단 목차가 근사하다. 이 그림이 진짜 목차다. 1. 구석기 시대 여성의 손 2. 핫셉수트 여왕의 턱수염 이런 식으로 말이다...

10점
페넬로페의 거미줄 - 페넬로페
<페넬로피아드>
서양문학의 뿌리이자 출발점으로 간주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막상 읽어보면 당혹스럽거나 의아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진 오디세우스가 오히려 간사하고 교활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트로이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을 이끄는 두 수장인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은 전쟁의 패배로 노예로 전락한 브리세이스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운다. 브리세이스를 빼앗긴 아킬레우스는 분노로 인해 전쟁 참여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무척이나 옹졸한 영웅들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헬레네와 페넬로페에 관련된 에피소드였...

8점
평범한 일상은 꿈꾸는 비범이다 - 나비종
<이토록 평범한 미래>
타임머신을 꿈꾸는 잿빛 시간은 탄성력을 지닌다. 심장을 향해 오가는 파도처럼 철썩이며 굳어가는 심장을 할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결혼 따위는 하지 않을 거야. 반복된 생각 끝에는 매번 마침표 대신 도돌이표가 찍힌다.미래가 올까. 까마득하게만 보이는 시간을 가늠할 때마다 생각했다. 정말 미래가 올까. 나에게 당신과 함께하는 미래가 있을까.저녁이면 거울 앞에 돌아와 선 누이가 되어 보글보글 된장찌개에 풋고추를 찍어 먹으며 지나온 낮의 이야기들을 액션영화 리뷰하듯 주절거리는 삶. 평범한 저녁의 풍경이라 여기는 일상이 실은 많은 이...

10점
파리에서의 고독과 절망이 릴케를 통과하여 나온 결과물 - hnine
<말테의 수기>
말테의 수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로 분류되고 있는 작품이다, 고독과 방랑의 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시만 쓰지는 않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게 하는데에 이 말테의 수기가 있다. 작가의 분신이면서 이 작품의 1인칭 화자인 말테는 몰락한 덴마크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시인으로 나온다. 조용한 고향을 떠나 대도시 파리로 이주해온 스물 여덟살 말테는 고향과 너무 다른 파리 생활을 하면서 화려해보이는 도시의 뒷면에 어둡고 비정하고 가난하고 위협적인 면이 있음을 발견해갈뿐 정을 붙이지 못한다. 그를 도시에...

8점
말과 사물이 제시하는 이미지는 그리움이라는 여행 - 거리의화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믿음이 사라져도 그 믿음이 불러일으켰던 과거 사물에 대한 물신 숭배적인 애착은 ㅡ 새로운 사물에 현실감을 부여하려는 힘을 상실해버린 우리에게 그 힘의 결핍을 감추려고 더욱 생생하게 – 살아남는 법이다. 마치 신이 머무르는 곳이 우리 마음속이 아니라 바로 과거 사물이며, 또 현재 우리 믿음의 상실이 ‘신‘의 죽음이라는 우발적인 이유 때문이라기도 한 것처럼. - P403~404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나는 열병 같은 사랑을 경험해본 적이 딱히 없다. 그렇다고 감정이 무덤덤한 편도 아닌데 왜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