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마이리뷰 당선작

6점
˝거울 속에 공간 있어요˝ - cyrus
<거울 속의 물리학>
엉뚱한 발언이나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사람을 우리는 ‘4차원 인간’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보통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우리는 3차원 세계에 살고 있다. 차원(dimension)은 공간의 성질을 나타내는 수를 뜻하는 용어이다. 공간의 차원은 그 공간 속에 있는 점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0차원은 오직 하나의 점만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0차원 속의 점은 이동할 수 없다. 1차원은 선의 형태로 되어 있다. 점은 이 한 개의 선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n차원’의 ‘n’ 은 공간 속에 있는 점이 이동할...

8점
유토피아를 주제로 한 소설들 - kinye91
<전쟁은 끝났어요>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해도 좋고, 영어를 써서 SF소설이라고 해도 좋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소설은 우리들의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상상과 지식이 반대될 것 같지만 상상은 지식의 밑받침이 없이는 발휘될 수 없다. 그러므로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해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집의 주제는 유토피아다. 유토피아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상상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주 다양한 유토피아가 지금까지 표현되어 왔다. 이 소설집에서도 각자가 생각하는 ...

10점
이것은 구원과 갱생의 서사다 - 레삭매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그동안 러시아 소설의 주인공들의 이름이 길다는 핑계로 톨스토이나 도끼 선생의 책들을 멀리해왔다. 오래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읽으면서 그리고 도끼 선생의 <죄와 벌>을 읽으면서 얼마나 고전했던가. 내 생에 더 이상의 러시아 소설은 없다고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바닥에서 얼마나 러시아 소설을 읽지 않고 버틸 것인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 뒤로 열린책들에서 나온 도끼 선생의 전설의 전집을 모으기 시작했다. 도끼 전집의 실체는 열림원 출판사 2층에서 만나보고 폭풍 감동했던 기억...

8점
모르면서 안다고도 알면서 모른다고도 말하는 우리에 대해 -『인간 본성의 법칙』 - AgalmA
<인간 본성의 법칙 (블랙 에디션) - 전2권>
우리 각자는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될까. 최근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승원 씨가 “친구 없으시죠?”란 물음에 “하나 있어. 유해진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진심인지 농담인지 대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친구가 많고 적음은 문제되지 않는다.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분명 좋은 인생이다.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깊은 관계는 불가능하다. 인맥 쌓기의 많은 관계보다 적더라도 진정한 친구가 간절하다. 그렇지 않은가. 성공의 관점에서 보면 답답한 소리인가. 로버트 그린은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더 뛰어난 공감력을...

10점
문학과 삶 - 다락방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
테헤란에서 문학 모임을 결성하고 함께 롤리타를 읽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 책의 존재를 알고나서 나는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었다. 사려고 했지만 절판되어 구할 수 없었고 동네 도서관에는 이 책이 없었다. 다행히 책바다 서비스를 통해 이 책을 대여했는데, 대여한 후에는 2주간 이 책을 최선을 다해 읽고 싶은 마음에 좀 더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다시 읽게된 것이다. 아무래도 이 책을 읽기 위해서라면 롤리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한채로 읽는것 보다는 생생할 때 읽는게 더 도움이 될것 같아서였다....

당시 사나즈에게는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아주 중요한 두명의 남자가 있었다. 첫 번째는 남동생이었다. 그는 열아홉 살 이었고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으며 부모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아들이었다. 두 딸(딸 하나는 세 살 때 잃었다)을 낳은 후 마침내 얻게 된 아들인지라 부모님한테는 아주 끔찍한 아들이었다. 그는 버릇이 없었고 오로지 집착하는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누나인 사나즈였다.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누나를 감시했고 누나의 전화 통화내용을 엿들었으며 누나의 자동차를 몰고 돌아다녔고 누나의 행동을 일일이 참견했다. 부모님은 사나즈를 달래면서도 누나로서 인내하고 이해하며 동생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모성 본능을 발휘해줄 것을 간청했다.- P38


10점
지성적 사유의 전형을 보여주는 묵직한 수필집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 - 벤투의스케치북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
좋은 산문집을 읽고 난 느낌은 좋은 소설이나 시를 읽고 느끼는 기쁨 이상일 수 있다. ‘이론과 이론 기계‘, ’힘의 포획‘ 등을 쓴 오길영 님의 ’아름다운 단단함‘과 나다 공동체 대표인 김화영 님의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가 그런 책들이다. 오길영 님은 에세이의 뿌리는 감상적 체험의 글이 아닌 지성과 개념이며 에세이의 문체는 현란한 글재주가 아니라 지성적 사유의 표현이라 말한다. 김화영 님은 자신의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은 지금까지 내려오는 통찰과 새로이 등장하는 사유의 힘을 빌려 장치들에 포획당하지 않는 길을 모색...

10점
새로운 작가와 작품 발견의 기쁨 - 잠자냥
<그녀들의 이야기>
《그녀들의 이야기》 이 단편 모음집에서 케이트 쇼팽 <실크 스타킹 한 켤레>, 이디스 워튼 <다른 두 사람>은 이미 다른 단편집을 통해 읽은 작품이다. 그밖에도 루이자 메이 올컷이나, 제인 오스틴, 윌라 캐더, 샬럿 퍼킨스 길먼, 캐서린 맨스필드, 버지니아 울프 등의 이름은 너무나도 익숙하고 다른 작품들로 만나본 작가들이다. 그래서 처음 이 단편집을 봤을 때, 꼭 사서 읽어야할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내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좋은 작가의, 괜찮은 작품들이 있을지 몰라. 그런 작가와 작...

8점
코스모폴리탄은 멀었다. - 닷슈
<정치적 부족주의>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어느새 협력과 그에 필요한 이타심, 그리고 이에 기반한 고도의 윤리체계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여기엔 적용범위가 있다. 어디까지나 이들이 나의 내집단에 속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와 같은 언어와 비슷한 복장과 생김새, 주거지역, 먹는 음식등이 비슷해야 비로서 나의 내집단으로 여기고 협력과 윤리성이 적용된다. 이에 벗어나면 금방 적개심을 갖거나 적이되는데 최근 미국을 뒤엎고 있는 플로이드 사건만 해도 그렇다. 백인과 흑인은 서로 모든게 매우 다르다. 이런 인간의 미개해보이는 특성은 상당한 장점이 있다. 내집단의 협력...

10점
마음의 빗장을 거두고 함께 살아요. - 자성지
<수상한 아파트>
인생은 선택의 총합이라 부를 만큼 결정을 해야 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이 달라진다. 다른 행성에서 지내오던 남자와 여자가 관심을 표현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갈 때 사랑이라는 감정은 둘 사이에 파고든다. 사랑의 콩깍지는 남녀의 눈을 뒤덮어 이성적 판단까지 흐리게 만들곤 한다.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고 삶의 활기를 더하는 사랑은 남녀를 하나로 묶는 촉매로 작용한다. 사랑했던 시간은 결혼으로 이어지고 한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부부 사이의 갈등은 늘어난다. 나와 다른 상대의 방식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방식...

8점
참상을 그린 강경한 철필의 힘 - Falstaff
<인간 문제>
학창시절에 이름을 듣지 못했던 작가. 아마 들었어도 강O애, 이런 식이어서 기억도 나지 않고 아무리 외워봤자 시험문제로 나오지 않던 카프 작가여서 그랬던 거 같다. 그런데 저번에 읽은 이기영도 그렇고 강경애도 그렇고 꽤 괜찮은데 이들이 쓴 것을 몇 십 년 동안 학교에서 제목조차 가르치지 않았다니, 세상에 이런 손실이 있나 그래. <인간문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이라고 한다. 리얼리즘이면 리얼리즘이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은 또 뭐야? 오스트로프스키나 고리키 같은 부류의 작품이라는 뜻인가? 굳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까탈을 잡...

10점
[마이리뷰] 곰탕 (1, 2권 합본 리커버 에디션) - 물감
<곰탕 (1, 2권 합본 리커버 에디션)>
2018년도에 출간된 이 작품은 나오자마자 히트를 치고 독자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여 나도 한 번 읽어볼까 했다가 분권이라서 미루고 미룬 게 벌써 2년이나 지났더군. 나중에 합본으로 나오면 읽어야지 했는데 그 바램이 드디어 이뤄졌다. 꽤나 분량이 많은데도 합본으로 만들 줄이야. 출판사가 센스 좀 있네, 그래. 남들은 다 읽고 시들시들해진 이 작품을 이제야 본 나님은 격한 감동을 입고서 뒤늦게 폭풍 리뷰를 쓰고 있다. 이제껏 책을 읽으면 좋든 싫든 내 감정과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었는데, 이 책은 그 반대이다. 지금의 여운을 글로 ...

10점
내 아이는 자폐증입니다 - 빙혈
<내 아이는 자폐증입니다>
내가 내 속으로 낳은 아이가 혹 어디가 아프다면, 어머니 입장으로서는 그보다 더 큰 시련과 죄책감이 또 없을 터입니다. 그래서 아픈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모두 영웅이시며, 그런 시련을 용케 피해간 다른 이들에게 과연 생의 목적과 존엄이 어디에 있을지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게 돕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아니, 그들과 우리가 다르다는 생각 자체를 극복해야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겠고요."웃기도 하고 눈도 그럭저럭 마주칩니다!" 의사에게 반론을 가하는 엄마는 그런 말을 할 만한 자격(특별학교 교원)도 갖춘 분입니다. 그...

10점
그 ‘문‘을 연다는 건 - 자목련
<도어>
서보 머그더의 『도어』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에 빠져드는 소설이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다. 누군가는 재미는 넣어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작가인 ‘나’와 나를 도와주는 ‘에메렌츠’ 둘 사이의 내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두 사람의 생에 관한 것이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소설은 나와 에메렌츠가 보낸 20여 년 동안의 기록이다. 한 사람과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면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부의 문을 닫은 채 열지 않는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

10점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 mangosoda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인류의 문명이 발생한 시기를 지질학에서는 홀로세라고 부른다. 그리고 해수면이 차오르고,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높아지는 등 기후가 변화한 최근의 시대를 홀로세에서 따로 떼어서 인류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고, 생물들이 멸종하는 등 인류가 지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가속화 한 것이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며 고로 인류세가 아니라 이 시기를 자본세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의 발달은 과거 인류의 조상이 사냥으로 동물을 잡던 것...

8점
호메로스, 그 이름의 무게를 넘어 - 말리
<오뒷세이아>
"서양 최초의 서사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는 묵직한 돌처럼 가슴 한켠을 누르고 있었다. 이 책들을 입에 올릴 때마다 사기를 치는 느낌도 있었다. 읽어 보지도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죄의식 같은 것을 갖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은 갚지 못한 빚이다. 인문학 강좌가 늘어나면서 읽지 않은 고전들에 대해 듣고 말할 기회도 점점 늘어난다.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 에도 EBS의 <지식의 기쁨>에도 아킬레우스와 오뒷세우스가 되풀이 등장하여 신과 인간과 운명을 노래한다. ...

10점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 페넬로페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1962 년에 발간되어 아주 오랬동안 읽혀져 온 책이다. DDT를 비롯한 화학 살충제가 자연과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을 여러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화학적 용어와 에피소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듯하다. 그러나 1950년대와 60년대의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하면 이 책은 놀랍다. 《침묵의 봄》이 맞이한 당시의 문화적 기상도를 기억하기란, 또 의지확고한 지은이에게 퍼부은 분노를 이해하기란 싑지 않은 일이다. 환경 오염을 초래한 화학 살충제의 오용으로 우리 ...

우리는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잠깐 편안함을 누릴 뿐 결국에는 벌레를 없애지도 못하면서 사악한 해충 방제의 희생물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해충의 천적들이 농약 때문에 사라진다면, 새로운 해충이 등장해 느릅나무뿐 아니라 다른 나무들을 공격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통제할 것인가?
-p138


8점
황영칠을 찾아서 - syo
<빨강 머리 앤>
황영칠을 찾아서 나는 부족한 서술자로서 황영칠의 이야기보다 황영칠의 이야기가 단절된 것에서 오는 아쉬움을 더 잘 전하고 싶다. 황영칠은 특출났다. 아주 어려서부터 그랬다. 세 살 때 벌써 온몸이 근육으로 땅땅했다. 그 와중에 또 컸다.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놀랐다. 아니, 야가 송아지가 사람 새끼가? 과장도 아니었다. 생일날 아침상에 올라와 있는 미역국을 원샷드링킹한 후, 황영칠은 팔굽혀펴기 다섯 개를 가볍게 시전했다. 다섯 살 된 기념으로. 집안의 장남 황영일 군은 후에 이렇게 진술했다. 영칠이 가가 맘만 묵었으마...

8점
트럼프 카드 같은 인생 - blanca
<대프니 듀 모리에>
우리가 다시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미리 정해진 일이었다. 나는 우리 인생이 트럼프 카드와 같다고, 누굴 만나고 누구와 사랑에 빠지는지는 카드가 어떻게 섞이는지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운명의 손에 들려 게임 판으로 나간 카드는 버려지기도 하고 다른 손에 넘어가기도 한다.- 대프니 듀 모리에 <몬테베리타> 중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들은 농밀하다. 압축적이다. 일상의 균열로 그 사람의 삶 전체에 건 헛된 기대와 믿음을 배반하는 이야기들이다. 상대를 의심했는데 결국 문제는 나였다. 나만 소외되어 세상은 돌아가는...

10점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 - poiesis
<우리 형은 제시카>
존 보인 작가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영화로 먼저 보고 원작을 읽었다. 예민한 내용들을 더할 수 없이 섬세하게 차분하게 들려주는 원작의 내용도 감동적이고, 상상해보던 장면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재탄생 시켜 준 영화 또한 부족함이 없었다. 철조망이라는 차가운 소재를 사이에 두고 독일 국적과 유태인 소년들이 나누는 대화들이 아련하면서도 아름답다. 쉽게 잊혀질 작품은 아니지만 그 감동이 조금이라도 더 사라지기 전에 신작 소식을 들어 정말 반갑다. 작가의 작품 경향을 짐작해서 이번 주제 또한 예민하면서도 아프고 힘든 내...

8점
아무튼, 갱년기는 겪을 거니까. - 그렇게혜윰
<나는 갱년기다>
요즘 통증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 40세가 되는 순간부터 근육과 호흡기 등 몸에 통증이 급격하게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 원인 그 전까지 내가 내 몸에 대해 방치에 가까운 소홀을 했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아프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하나같이 그런다. "40 넘으면 그래. 그래도 넌 좀 늦게 왔다." 이게 늦게 온 거라니? 하지만 너무 심하게 아픈 걸? 그나마 노안은 안 와서 책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통증과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는 중이다. 노안이 오기 전에 좀 건강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10점
애잔한, 윤동주 - stella.K
<윤동주의 문장>
가끔 예술가중엔 고독하고, 아련하고, 애잔함으로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고흐가 있고, 생텍쥐페리와 카뮈가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으론 배호나 김광석 등도 이에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더 찾아보면 더 많이 나오겠지. 그중에 우리가 결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단연 윤동주일 것이다. 모처럼 윤동주를 떠올려 본다. 이 책은 그리 두껍지 않으면서 습작시를 포함한 동시와 산문까지 아마도 그의 모든 작품을 총망라하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는 모름지기 다작, 다독, 다상량이라고 했건만 윤동...

8점
사회 면역학적 긍정성이 내재한 폭력에 대해서 - 필리아
<폭력의 위상학>
'폭력의 비가시성'에 대한 담론은 그 이론적 배경을 달리하면서 갈퉁의 구조적 폭력, 부르디외의 상징적 폭력, 지젝의 객관적 폭력 혹은 사회적-상징적 폭력 등으로 정의되면서 무수한 서사를 이루어왔다. 아마 철학자 '한병철'의 『폭력의 위상학(Topologie der Gewalt)』이 이들의 인식과 다른 지평에 있다면 표제가 시사하듯이 '위상(位相)'이라는 공간의 상대적 관계성으로 상징되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 사물간의 관계성, 즉 타자로부터 자아로, 외부에서 내부로, 적에서 경쟁자로와 같이 물리적 공간의 이동에서 폭력의 은폐성, ...

10점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 테일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역지사지라는 말을 이렇게 알뜰하게 활용할수가 있을까.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입장이 되어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실제로 체험을 해 본 저자의 입에서 쉴 새 없는 간증이 튀어나온다. 어떤 내용은 공감도 되고, 어떤 내용은 이거 좀 과장된거 아닌가 싶게 절절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단지 하루의 몇시간 뿐인데,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교육과정이 달라서 몰랐는데 요즘 애들은 '현장체험학습'이라는걸 한다고 해서 그게 뭔가 싶었...

10점
삶만큼 낯선 타자인 고양이와 공존하는 것에 대하여... - ICE-9
<고양이에 대하여>
'고양이에 대하여'는 제목 그대로 '금색 공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도리스 레싱이 고양이에 대하여 쓴 책이다. 발표된 해는 2002년.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거쳐갔던 고양이들에 대해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주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고양이 집사 7년 차로 동반자에 대한 예의랄까 호기심이랄까 아무튼 그런 이유로 고양이에 대한 책을 이것 저것 많이 읽어보았는데, 그런 내게 있어 이 책은 단언컨대 고양이에 대한 책 중에 최고다. 이토록 고양이에 대해 인격적으로 다루면서 또 어느 순간 마음을 뭉클하게 만...

8점
때로는 태풍 같은 매일이겠지만 - 구단씨
<셰어하우스 플라주>
읽다 보면 뜨끔해지는 소설이 있다. 스멀스멀 머릿속을 파고들면서 괜히 고개 숙이게 하는 이야기 말이다. 혼다 데쓰야의 『셰어하우스 플라주』는, 전과자에게 방을 임대한다는 특이한 소재로 읽기도 전에 독자의 궁금증을 만든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세상의 시선을 한번쯤 받은 이들에게 방을 내어준다는 말인가. 입주자 중의 일부가 그런 조건이라는 게 아니다. 입주자 모두가 전과가 있고, 세상으로 스며들지 못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찾아든 곳이다. 그곳에 모인 이들이 어떻게 같이 살아가고 있을까, 혹시 서로의 과거를 모두 드러내는 것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