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두 평론가가 알려주는 더 재미있게 영화 보는 법 - 노란가방
<10개의 시점으로 보는 영화감상법>
내 블로그의 주력 콘텐츠는 책 리뷰지만, 은근 영화 리뷰 수도 꽤 많다. 이 리뷰를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책 리뷰가 1,400개 정도인데, 영화 리뷰는 또 980개 정도가 된다. 한창 일 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때에는 한 해에만 100편이 조금 넘는 수의 영화를 봤으니, 영화 역시 책읽기와 마찬가지로 내 중요한 취미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엔 본 영화 수가 급격히 줄었으니... 한 해에 열 편이나 간신히 보고 있으려나. 나름 새해 계획 중 하나는 영화를 좀 더 자주 보며 즐기자는 것이었는데, 두 달이 벌써 지난 지금 보면...

10점
21세기 자본주의 체제를 되돌아 보게 만드는 책 - NamGiKim
<풍요의 조건>
지난 2024년에 알게 된 한 독일 정치인이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바로 자라 바겐크네히트(Sahra Wagenknecht)다. 바겐크네히트는 1969년 과거 동독 지역인 예나에서 이란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학생 시절 군사훈련에 적응 못하여 동독 정부로부터 크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부 불이익을 받았던 자라는 1989년 봄 “막 다른 길목에 내몰린 사회주의를 재구성하고 기회주의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동독 공산당에 가입했다.”고 한다. 그녀가 공산당에 가입했을 시기 동독의 호네커 정권은 무너졌고, 서독이 동...

10점
오래 관찰하면 책이 된다 - hnine
<동고비의 시간>
저자가 생물학과 교수를 지내긴 했지만 새를 전공하진 않았다. 동고비라는새를 관찰하게 된 것은 전공과 무관하게 개인적인 상황에서 비롯한 우연한 기회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기회에 대해 책의 들어가는 말과 처음 글 ‘동고비를 만나야 했던 이유’라는제목으로 설명하고 있다.처음 그는 큰오색딱다구리가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키워내는 과정을 보았다.그는 큰오색딱다구리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주어 어린 새끼새들을 키우고 마침내 새끼새들이 둥지를 떠나가는 것을 보고 울었다고했다. 그런데 저자의 관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번식을...

10점
추악한 유산을 남긴 두 독재자 - 쎄인트saint
<히틀러와 스탈린>
〈 Book Review 〉 《 히틀러와 스탈린 》- 독소전쟁 4년의 증언들 _로런스 리스 (지은이), 허승철 (옮긴이) 페이퍼로드 2025-01-24 원제 : Hitler and Stalin: The Tyrants and the Second World War (2020년) 히틀러와 스탈린. 같은 듯 다른 이 두 사람은 앞으로 수백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의 연대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들은 시대가 흐를수록 희미해져가기도 하나, 그 반대인 경우는 생명력...

8점
수학하는 AI - cyrus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4점 ★★★★ A-며칠 전부터 인스타그램이 이상하다. 한 번 마주치면 우리 마음에 끔찍한 잔상을 남기는 잔인한 동영상들이 불쑥 튀어나온다. 짧은 영상들(short-form)을 보여주는 플랫폼(Reels)에 들어가서 영상을 연달아 보고 나면 해로운 동영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사람들, 고어(gore) 영화에 나온 장면, AI로 만들어진 기괴한 이미지들. 2월 마지막 날, 인스타그램은 불쾌한 영상들의 폭주를 멈추지 못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메타(Meta)는 해로운 영상들을 걸러내지 못한 ...

10점
우리 사이에 놓여있는 칼 - 그레이스
<희랍어 시간>
며칠전 ‘외교 참사’라 불린 두 정상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언어의 불평등, 소통의 부재, 그리고 의도된 비난, 비아냥, 모욕 등 언어의 모든 폭력성을 본 듯하다. 구사한 언어의 내용도 그렇지만 분위기, 태도 때문에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럴 땐 언어가 없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 사이엔 날이 시퍼런 ‘칼’이 놓여있다. 그 칼은 자본, 권력의 언어일 것이다. 보르헤스의 묘비명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로 남자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87세의 보르헤스가 젊은 부인에게 이 묘비명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10점
내일의 무 - blanca
<자살의 연구>
20대에 자살에 대한 생각과 40대에 자살을 바라보는 시점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죽음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삶조차 나를 제외한 채 무한한 잠재태로 보이는 나이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는 시도는 때로 구조 신호가 된다. 나를 좀 도와달라고, 나를 소외시키는 지금 이 삶에서 나를 좀 구해달라고. 하지만 죽음이 너무나 단호한 결말이고 이 자살이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완전한 절망을 직시해야 하는 중년의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굳이 통계를 가져오지 않아도 가공할 만한 숫자의 사람들이 매일 목숨을 끊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

8점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 - 모나리자
<나,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만 보고 급구매한 책이다. 책을 받고 펼쳐 보니 그림이 가득한 만화였다. 만화의 일종인 그래픽 노블이었다. 뜻밖이라 당황했지만 읽을 만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서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는 그의 많은 작품을 언급하며 배경이나 에피소드를 접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커다란 판형에 양장본이라 편하게 자주 들춰 볼 것 같다. 또 성인만이 아니라 청소년 학생이 읽기에도 너무 무겁지 않은 내용이라 가뿐하게 읽을 수 있겠다. 이 책을 쓴 수사네 쿠렌달은 일러스트레이터로 복잡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내어...

8점
블리스 – 내 안의 찬란함을 위하여 (임현정/크레타) - 성근대나무
<블리스 BLISS>
저자의 세 번째 책이며, 자전적 내용으로는 <침묵의 소리>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한다. 앞서 두 권을 모두 읽은 나로서는 이 책도 손에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자전적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개인사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물론 개인적 경험도 언급하지만 이는 저자의 의견 또는 주장을 입증하거나 강화하는 예시로서 기능한다. 저자는 피아니스트로서 성공에의 지름길인 유명 콩쿠르 입상자 출신이 아니다. 유명 음반사의 눈에 띄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저자의 행보는 ...

8점
우리 삶은 물리학과 떨어져 있지 않다 - kinye91
<모든 순간의 물리학>
[화이트홀]을 읽었다. 과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그가 우주에 관해 서술하는 방식이 (그것이 비록 번역을 통해서였지만) 너무도 아름답다고 느꼈을 뿐이다. 이렇게 쉽고 읽기 편하게 과학 내용을 설명할 수가 있을까. 어려운 수식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과학책이라니... 물론 로벨리는 과학전문가를 위한 책이 아니라고 과학에 무지한 사람도 읽을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과학 교육을 충실히 받은 사람이라면 과학에 대해서는 수학과 마찬가지로...

6점
자유 - 베터라이프
<자유>
지젝은 1949년, 당시 유고슬라비아였던 류블랴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친인 요젝 지젝은 슬로베니아 동부, 프레크무르예 지역 출신으로, 당시 이 지역에서 촉망받는 경제학자이자 국가 공무원이었습니다. 또한 모친인 베스나는 슬로베니아 리토랄의 고리치아 힐스 출신으로, 국영 기업의 회계사로 일했습니다. 특이하게도 그의 부모 모두 무신론자였습니다. 지젝은 어려서부터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이런 희망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철학을 공부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로부터 1967년이 되던 해에, 지젝은 티토가 주도한 자유...

사회적 공간 안에서 우리는 언제나 추상적 자유와 구체적 자유 사이의 긴장 속에 있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매개하는 ‘소외된‘ 기관들인 시장, 국가, 대의민주주의 등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8점
폴 발레리를 생각하며 - 꼼쥐
<츠바키 문구점>
책에도 다 인연과 때가 있어서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도 내 손에 들어와 읽히는 데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고, 어떤 책은 그마저도 인연이 닿지 않아 기억 속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기도 한다. 일본 작가 오가와 이토의 소설 <츠바키 문구점>도 그런 종류의 책 중 한 권이다. 나는 사실 이런저런 통로를 통하여 일독을 권유하는 말을 수차례 전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 본 사람들이 쏟아내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수도 없이 들어왔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을 기회는 좀체 찾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책의 제목만 익숙해질 뿐...

10점
채식주의자의 원형 : 내 여자의 열매 - 한강 - 키치
<내 여자의 열매>
어느덧 마흔 가까운 나이가 되고 보니 인생은 뭐가 뭔지 모르고 정신없이 사는 시기와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며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기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나는 후자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십 대 때부터 지금까지 그야말로 내 정신을 쏙 빼놓고 동시에 내 정신을 성숙하게 했던 사람들, 존재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나란 인간이 얼마나 가볍고 미숙하고 어리석고 혼란스러웠는지 절절하게 깨닫는 중이다.<내 여자의 열매>는 2000년에 출간된 한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첫 번째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 가족...

10점
우리말의 유래를 찾아서.. - bookholic
<단어가 품은 세계>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오늘은 국어책(?)을 한 권 소개할게. 아빠가 학창시절 어렵다고 생각한 과목 중에하나가 국어였단다. 주제 파악을 하거나 문맥의 의미하는 바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어. 그리고 읽는 이에 따라 주관적인 생각이 다르니, 같은 글을 봐도그 글에서 느끼는 감상이 다를 수 있는데, 한 개의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핑계일 수도 있지만 말이야. 요즘도 책을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를해주지만, 그 느낌이라는 것이 아빠의 주관적인 느낌이라서, 다른사람들이 읽은 느낌이나 작가가 의도...

사람들의 선택으로 언어는 변화합니다. 없던 의미가 새로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의 부정적인 의미가 완화되거나 심지어는 미화되어 쓰이기도 하며, 의미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잘 쓰이지 않게 되면서 한때의 유행어로 남기도 하고 일상적으로 쓰이게 되어 안착하기도 하지요. 기존에 알던 단어가 새로운 의미로 쓰일 때, 그리고 그 단어를 자신도 쓰게 될 때 왜 이런 의미로 쓰이는 걸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많은 단어를 무심코 써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P44


10점
독감에 걸린 홍소천. - 반유행열반인
<네메시스>
-20250310 필립 로스. 수능 생명과학 강의 들을 때, 인터넷 일타 강사 선생님이 좀 유치하지만 자기가 만든 암기법이라면서 “독감에 걸린 홍소천, 그 연예인 분 아냐 내가 만든 말이야.” 했다. 독감, 홍역, 소아마비, 천연두는 바이러스성 질환, 자매품 ”페콜결파탄. 펩시콜라결국파탄...나 그 콜라 좋아해 비난하는 거 아니고 잘 외우라고 만든 거야.” 세균성 질환 페스트, 콜레라, 결핵, 파상풍, 탄저균. 여태 이거 하나 남은 거 보면 그 강사 용했다. 국민학교 들어가서, 학교에서 예방주사 맞히던 시절이 있었다. 독특한 예방접...

10점
트르르르 럼 펌 펌 펌 - Falstaff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책이 2년만에 출간됐고, 나도 2년만에 그의 새 작품을 읽었다. 내겐 <저항의 멜랑콜리>가 첫 크러스너호르커이였는데, 한 방에 그냥 나가 떨어졌다. 놀라운 문장형식과 집단의 난파현상이라는 독특한 주제에 그만 항복하고 말았던 거였다. 다음은 <사탄 탱고>. <저항의 멜랑코리>와 유사한 주제이지만 분위기가 다른 무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이야기하자면 카프카를 호출할 수밖에 없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전작 독후감에서 한 번 쓴 것처럼, 카프카의 작품 속에서 특유의 불안, 소외, ...

6점
필리핀 버젼 헤이팅 게임 - 다락방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에마는 출판사에 다니는 편집자이다. 그녀가 담당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이번에 로맨스랑 SFF 가 함께 있는 작품을 써내는 바람에, 그녀는 SFF 담당 '킵'과 이 작품에 대해 같이 작업하기로 했다. 평소 에마는 킵을 좋아하지 않았고 서로 만나면 으르렁대는 사이었다.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인용하며 서로를 야유했고 사실 그렇게 미워했던 만큼 혹여라도 작가를 빼앗길까 겁이나기도 해 같이 작업하는 건 피하고 싶었지만, SFF 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 작품을 정말 잘 만들어내야 어려운 출판사를 다시 살릴 ...

물론, 그녀의 작은 아파트는 개방된 벽마다 책꽂이가 있고, 책으로 쌓은 탑이 바닥 전체에 흩어져 있었다. 세 마리고양이는 미로에서 길을 찾는 햄스터처럼 책으로 쌓은 탑 사이를 누비며 다녔다. - P66


10점
[친밀한 착취] 이성애는 무임금 노동의 자연화 - 단발머리
<친밀한 착취 : 돌봄노동>
강제적 이성애와 무성애의 섬 (feat. 수하님)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327166)[젠더 트러블] 젠더는 반복된 일단의 행위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2808169) ​이성애와 성 범주와 관련해 이 글과 연관이 있는 예전 글의 링크를 올려둔다. 먼댓글이 없어져서 많이 아쉽다. ​​​평소에는 자주 못 만나던 교회의 구역 식구들이 연말에 한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내가 아는 가장 착하고 순한 엄마들 중에서 자기주장이 강하...

즉 노동 행위가 주체를 존재하게 한다. 주체는 기억, 욕망, 습관을 통해 안정된 실체로 드러난다. 이런 것들은어떤 유형의 노동을 능숙하게 반복하면서 내면화된다. 주체는 사회적으로 성립된 자아를 사회보다 앞선 진정한 것으로 경험하게 된다. 감정노동의 경우에 특히 그렇다. - P45


10점
개츠비는 실패했지만 딕 다이버는 성공한 것 - 인삼밭에그아낙네
<밤은 부드러워라>
'피츠제럴드 읽기'의 마지막 주자 『밤은 부드러워라』는 피츠제럴드가 생전에 발표한 네 권의 장편소설 중 마지막 소설이다.이 소설은 예전에 몇 페이지 읽다 포기한 이력이 있는데 세월이 흐르고 역자가 달라졌어도 헐리우드 신성 로즈메리의 맥락을 알 수 없는 지리한 서술로 가득한 초반부는 '의식 흐름 기법'의 기시감을 불러오며 여전히 인내심을 시험한다. 하지만 초반부를 견디면, 정확히 78p 부터 페이지터너 구간이 시작된다. 인내심이 지금보다 보잘 것 없던 과거엔 발을 딛지 못했던 신대륙이다.78p는 여름을 즐기려고 리비에라 해변에 모여든...

10점
작가의 ‘디 에센셜‘은 무엇일까. - 페넬로페
<디 에센셜 한강 (무선 보급판)>
나는 복도식 아파트 11층에 살고 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올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하늘이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하늘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색깔과 농도가 달라지며 구름과의 어울림도 각양각색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비 오기 전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있는 회색빛 하늘, 별과 달이 함께 있는 검푸른 하늘 모두 경이롭다. 늦여름에서 가을 사이, 해질 무렵 노을 진 하늘의 모습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매일 나타나는 노을의 모...

10점
기도가 된 소설 [3월의 마치] - 친절한박선생
<3월의 마치>
정한아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고해서 구간이 되기 전에 읽어보기로 했다. [친밀한 이방인]때도 그랬지만 한 인물의 생애를 통해 여자로서의 삶을 생각해보게 됐다. 하지만 전작보다 훨씬 생각이 많아졌다. 늙음이라는 것, 기억을 잃거나 분해되는 과정, 수분이 빠져나가고 주름과 거뭇함으로 새겨지는 세월을 인정하는 일...이마치가 더듬어 오르내리는 수많은 계단을 통해 ‘내려놓음’에 대해 생각했다. 책을 덮는 동안에도 울고 있었던 것은 마주보고 싶은 내 인생의 어떤 층수가 있는 걸까, 잃어버린 무엇이 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8점
사랑이라는 가능성 - 자목련
<사랑과 결함>
사랑은 뭘까. 이 나이에 사랑이 뭐냐니. 뜬금없지만 사랑이 뭔가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예소연의 『사랑과 결함』 을 읽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계속 그 마음이 떠나지 않는 것, 그것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많다는 것. 단순하게 사랑은 그런 것이다. 조금 더 나가면 그 사람의 형편을 살피는 일,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일, 그 사람의 아픔을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 함께는 아니어도 우리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 그게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 편의 단편이 수록된 예소연의 『사랑과 ...

6점
말이 언어를 건너 움직이다 - 레삭매냐
<친밀한 사이>
지난달에 처음 듣는 작가인 케이티 기타무라의 <친밀한 사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서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원래 리뷰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따끈따끈할 때 써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기록을 위해 기억을 더듬어 가며 리뷰를 써본다. 주인공 여성은 여러 가지 언어에 능한 통역사다. 최근까지 뉴욕에 살던 주인공(끝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머지 가족은 싱가폴로 가고 자신은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 통역사로 취직되어 헤이그로 이사했다. 문득 이 소설에서 이름 없는...

10점
[마이리뷰] 배반 - 곰돌이
<배반>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배반>은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1899년 몸바사와 1950~60년대의 잔지바르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이며, 등장하는 인물들의 ‘버림’으로 인한 ‘배반’을 담았고, 개인사들이 서로 엮여있다.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은 보는 이들의 시선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이 리뷰도 아마 내게 마음의 동요를 느끼게 한 인물, 감정, 사건 등을 위주로 담아내게 되지 않을까 싶다.1부는 1899년대 잔지바르인 여자 ‘레하나’와 영국인 남자 ‘피어스’의 이야기....

10점
차가운 일상과 따스한 환상을 절묘하게 뒤섞은 명품 만화 오시로 고가니 - scott
<해변의 스토브>
일본은 전 세계 국가 중에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국가로 종이로 발행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출판 하며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출판대국이였다.특히 종이 만화의 종주국이였던 일본의 만화 시장은 전 세계 독서 소비인구가 단연 1등이였고 발행되는 만화 잡지 종류도 다양했다.엄청난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상 전체가 종이 만화로 뒤덮였던 일본은 손 안에 스마트 폰 시대에 읽는 매개체가 디지털화 되면서 웹툰과 전자책 발행으로 판매 부수로는 인쇄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졌다.2020년 이전에 일본 도쿄 지하철 안에서 종이 신문과 종이 잡...

10점
플라스틱 세대 - 테일
<플라스틱 세대>
사람들에게 갑자기 나타나는 이상 식욕! 플라스틱에 대한 탐닉으로 이성이 마비되고 목숨까지 위협받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  시작이 어려웠다. 읽어야 할 책들이 몇 권 있었고, 그 중에는 오랜 시간을 요할 것 같은 책도 있고 도서관 대출기한이 끝나가 금방 반납해야 할 것도 있었다. '플라스틱 세대'는 그에게는 애석하지만 나에게는 다행히도 둘 다 해당되지 않았다. 거기다 다른 책들에 비하면 읽기도 편할 것 같아 뒤로 미뤄두고 나중에 읽어볼까 싶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 하루가 거의 끝나갈 무렵, 뭔가를 제대로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운 시간에 ...

10점
황량함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부차티의 문장들 - coolcat329
<타타르인의 사막>
<타타르인의 사막>은 이탈리아 작가 디노 부차티(Dino Buzzati 1906~1972)의 대표작으로, '20세기 환상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노 부차티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도시 벨루노(Belluno)에서 태어나 밀라노로 이주한 뒤, 1924년 밀라노 대학 법학부에 입학, 졸업 후에는 기자로서 평생 활동하며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했다. 1933년 첫 소설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한 그는 1940년에 발표한 <타타르인의 사막>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1950년에 발표한 소설집 <60개의 이...

8점
아무튼 예능 - 복길 - Breeze
<아무튼, 예능>
#아무튼예능 #복길 #코난북스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드라마 보다 오히려 예능을 찾아본다. 고민과 시름을 잊을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어 그렇다. 집에 있는 주말이면 오랜 시간 마음을 쏟아야 하는 드라마보다 예능을 챙겨보며 웃고 웃는다. 그래서 이 책이 읽고 싶었는가 보다. 짐작하기로는 어떤 예능을 좋아하고 예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드러난 글로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예능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예능인에 관하여 정확한 코멘터리를 한다. 놀라울 정도다. 성차별적인 진행방식과 주변...

10점
[정우열] 정신과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 - 황수진
<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
"어쩌다 내 마음도 모르는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띠지 속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마치 내 이야기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분명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감정 앞에서는 미숙하고 흔들릴 때가 많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불안 같은 감정들이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치지만, 정작 그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은 얼마나 될까? 고백하자면 아직도 나는 나도 모르는 내 감정에 휩쓸려 힘들어하고, 때로는 그 감정에 휩싸여 그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나 자신이 무척이나 미성숙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우리를 위한 책이다. 정신...

10점
준비를 다질 용기 - umiearth
<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이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무려 <여자들의 등산일기> 속편입니다. 출간이 안 될 줄 알았는데 했어요!! 짝짝짝!! 미나토 가나에의 일상소설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거기에 여성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더 많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첫 번째 시리즈와 달라진 점은 산의 정의라고 생각해요. <여자들의 등산일기>에서는 고민이 있는 여성들이 등산하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이유를 발견합니다. 그에 반해서 <노을 진 산정에서...

10점
만물의 척도는 크기와 규모가 지배한다! - 필리아
<스케일 (포켓 에디션)>
“크기가 생명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621쪽 ‘스케일(scale, 규모)’이라는 언뜻 모호하고 낯선 제목을 한 책이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조금 생뚱맞지만 그저 익숙한 삶의 반복성에 매여 이 복잡다단한 세계에 대해 더 이상 알고자하는 의욕조차 사라지는 것에 대한 어떤 반항, 혹은 의기소침해진 정신의 전환 필요성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책은 복잡계 연구의 선도적 연구기관인 샌타페이연구소(美)를 한때 이끌었던 물리학자 제프리 웨스트 교수의 대중을 위해 쓰인 복잡성 과학, 즉 물리학을 비롯한 생물학, 수학, 생태학, 화학...

10점
고리오 영감 / 발자크 허영 사치 돈 부자 가난 사실주의 - 구름모모
<고리오 영감>
발자크 문학을 한 권씩 읽을 계획으로 고른 첫 번째 소설이다. 에밀 졸라와 도스토옙스키, 플로베르에게 영향력을 준 작가라는 설명에 이끌려서 고른 작품이다. 파리의 도시와 파리 시민들의 관습, 문화들이 사실적으로 전달되면서 그 시대의 결혼 문화와 관습을 엿보게 된다. 딸을 결혼에 필요했던 지참금과 사교문화와 부인들의 영향력이 전해진다. 비밀스러운 연인이 되는 정부가 되는 것을 희망하는 젊은 법대생 청년의 내적 갈등과 선택이 어떤 방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도 드러낸다.​​파리라는 도시에 소외된 장소에 하숙집이라는 건물이 있다. 그곳을...

"영감이 죽은 것은 본인에게는 참 다행인 일이에요. 불쌍한 영감은 일생 동안 줄곧 불행했을 테니까요."과부가 말했다. - P425


10점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 설자은, 불꽃을 쫓다 - 김여명
<[세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 설자은, 불꽃을 쫓다 - 전2권>
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한국소설 코너를 볼 때면 이 책에 꼭 한 번씩 눈길이 갔다. 정세랑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데다가 역사 미스터리도 좋아하니까, 내 취향의 키워드를 몽땅 쏟아부어놓은 이 책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희한하게 자꾸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 서점에서 설자은의 새로운 표지를 발견하고 리커버인가 하고 들춰봤다가 이 이야기가 시리즈라는 걸 알고 이제는 더 미루지 말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사왔다.이야기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통일신라 시대다. 줄거리를 거칠게 정리하면 당나...

8점
지나가는... - 구단씨
<보내는 마음>
“화분을 하나 들여놓는 건 어때?”집이 좁은데도 앞쪽 베란다에 아무것도 놓지 않았다. 엄마 집에서 상비약으로 가져다 놓은 알로에는 돌봄의 손길을 느끼지 못한 채로 시들다가, 결국 다시 엄마 집으로 돌아갔다. 블라인드를 걷어놓으면 거실 앞쪽은 훤하다. 베란다에 쌓인 먼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쪽을 보고 있자면 가슴 한쪽을 차지하는 답답함은 사라지는데, 이상하게 허전할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어서 개운한데, 또 아무것도 없어서 마음이 허해진다. 이런 걸 외로움이라고 해야 할지 뭔지, 모르겠다. 한숨처럼 이런 마음을 꺼내놓으니, 지인...

8점
그토록 흔해빠진 사랑인데도 - 잠자냥
<우는 나와 우는 우는>
볼 때마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영화가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그렇다. 이 영화를 볼 때면 언제는 내가 ‘츠네오’가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조제’가 되기도 한다. 장애를 가진 조제와 그런 조제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그 장애가 버거워서 조제를 떠나버리고 마는, 그러고는 시도 때도 없이 조제를 생각나게 하는 물건만 보면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리는 츠네오. 어떤 이들은 츠네오가 비겁하다고 하지만 글쎄.......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이 세상에는. 나는 ...

8점
<그해 봄의 불확실성>온화함, 다정함, 연결, 사랑과 용서에 대한 글 - 은하수
<그해 봄의 불확실성>
'무자비한 11월'을 지나 '불확실한 그해 봄'을 지나는 팬데믹 기간 동안 확실한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 뿐이었다. 미국에서 그렇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도 없었을 거다. 코로나 초기, 혼란 속에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또 그렇게 "어이없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보면서 진정 놀라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시는 빠르게 봉쇄되었고 멀리 집을 떠난 사람들은 한동안 그곳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작중 화자인 노년의 작가는 2020년 봄, 뉴욕이 봉쇄되어 돌아오지 못하는 지인의 앵무새를 돌보는 일을 ...

<불확실한 봄이었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이 문장 말고는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책이 1880년에 시작되었다는 것도(나중에 찾아보기 전까지는)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10점
아름다운 것일 수록 그만큼 슬픈 것 <빈 자리> - 새파랑
<빈 자리>
N25027˝당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들은 당신에게 그 가치를 되돌려 준다. 그것은 오직 당신만의 것이고, 그렇기에 곧 당신 자신이 된다.˝내가 보뱅을 좋아하는걸 플친들은 대부분 아실거다. 왜 보뱅이 좋냐고 하면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 한사람을 향한 순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가벼운 마음, 그 무엇도 계산하지 않는 순수함이 글에서 그대로 느껴져서 이다. 요즘 시대에 이런 글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가. (비슷한 느낌의 국내작가로 김연수 작가님이 떠오른다...)[사랑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른 이의 시선과 생각이라는, 우...

8점
‘왕조의 역사‘를 읽는 이유 - beatrice1007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1~5 세트 - 전5권>
'왕조의 역사'를 읽는 이유-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부르봉/영국/로마노프/프로이센 역사], 나카노 교코, 2008~2021.​​혁명가들을 동경했지만,그 중 제일은 왕을 암살한 사람들이라 생각했다.종교적으로 공고한 기득권에 도전한 수많은 '이단자'들처럼,당대 속세의 신격화된 특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현실적 저항이었기 때문이다.​근대 이전 왕의 암살자는 새로운 세상을 외쳤지만 실은 본인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14세기 여말선초의 삼봉 정도전 조차도 '인군(人君)', 즉 '신의 아들'은 아니지만 '사람 임금'은 부...

10점
AI와 함께 살아가려면 필요한 것들 - 초란공
<수학 지능>
AI와 함께 살아가려면 필요한 것들- 《수학 지능》 주나이드 무빈 지음 박선진 옮김 [까치] (2023) 현대 사회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매일 피부로 느낀다. 얼리 어답터가 아닌 나로서는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가는 일이 이따금씩 일어나는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된 느낌이다. 하지만 깊은 산 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기술의 발전은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이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AI라는 화두가 있다. 최근에 등장한 주제는 아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그 변화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그렇게 느끼는 사...

[1] "컴퓨터는 세상에 대한 모델을 구축하거나 그 해답이 타당한지 판단하지는 못한다. 인간의 역할은 각 모델의 토대가 되는 전제, 모델에 투입되는 특정 입력값의 신뢰성, 출력물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76) - P76


8점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길... - 꼬마요정
<거의 황홀한 순간>
내가 어릴 땐 체벌을 '사랑의 매'라고 했다. 때리는 자의 감정이 섞여 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권위를 가진 이가 손이나 매로 때리는 행위는 맞는 이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치장하면서 말이다. 그 권위에 반항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저 맞았고, 손만 들어도 나는 움찔하곤 했었다.그런데 같은 반 애가 나를 때릴 땐 화가 났다. 어린 마음에도 잘못되었단 생각이 가득했고 억울했다. 작고 약하다고 맞아야 하나 싶어서 덤볐다. 죽도록 맞고 난 후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런 폭력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권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