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여자의 목소리로 전쟁을 증언하다. - 강나루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전쟁! 우리에게 전쟁은 어떠한 이미지인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서 전쟁은 대부분 남성 영웅이 남성성을 과시하는 장이다. 여성들의 역할은 남성들보다 빛나지 않는다. 전쟁은 남성의 것이며, 여성은 전쟁의 피해자라는 등식을 머릿속에 새기고 전쟁을 바라본다. 이러한 편견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도전한다. 직접 전쟁을 겪은 여성들을 찾아가 그녀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남성들의 영웅 서사에 가려져, 침묵을 강요받았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역사 속에서 되살려냈다. 전쟁은 남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영웅들만을 등장시키는 서사시가 아님을 스베틀라나...

10점
어느 오후 - 꼼쥐
<월든>
리뷰에 대한 부담감 없이 책을 읽고 있는 요즘, 신간보다는 지난날 한두 번쯤 읽었던 책들에 더 눈길이 간다. 곰팡내 나는 낡은 책들에 그렇게 정신없이 빠져들다 보면 마치 내가 그 책을 처음 읽었던 과거의 어떤 순간으로 되돌아 가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나는 그때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낡은 책갈피에 부적처럼 찔러두었을지도 모르고, 변하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며 펼쳐 든 책의 낱장 곳곳에 깊은 한숨을 묻혀두었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노년의 삶을 입안 가득 꾸역꾸역 욱여넣던 내 ...

8점
읽고 쓰는 것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뒷북소녀
<책, 이게 뭐라고>
SNS에 올라온 『책, 이게 뭐라고』 리뷰를 보고 인터넷서점에서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앞부분을 살짝 읽어보았다. 개인사와 자기 감정에 충실한 에세이를 싫어하는데다가, 평소 책 읽어주는 팟캐스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어서 소설가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에세이의 문체는 다를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하고 선택하고 싶어서였다. 감정 과잉이 없는 시니컬한 문장을 보고 (다른 책들과 함께 구매하려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사지 않고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직접 구매해서 읽을 생각이 없었던 ...

10점
나의 세계에서 너의 세계로. - 제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20201004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떠난 뒤 문득 문득 떠올라 마음 아파할 때마다 나는 '어쩌자고 너를 데려와서 함께하고 사랑하게 됐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강아지가 주는 행복과 기쁨을 따라오는 아픔과 슬픔 그리고 미안함 죄책감 귀찮음을 모두 느껴봤기 때문일까 가족 모두 그 때를 그리워하면서도 다시 다른 생명을 반려하고 살아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그러면서 또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쩌자고 인간들은, 유일하게 인간들만이 인간 외의 대상을 자기 삶속에 데리고와 먹이를 주고 길들이고 ...

8점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마키아벨리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전작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를 흥미롭게 읽어 저자의 신작도 무척 기대하였다. 전작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와 비슷한 시기에 읽으면서 최근 점차 심각해지는 혐오나 공격 심리 등의 원인 중 하나가 신자유주의 체제라는 분석을 접한 바 있다.전작은 조금 어려운 내용을 다루었다고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이번 책은 전작보다는 읽기 쉬워졌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의 지적에 비해 해결 방안은 다소 애매하여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더 커지는 것 같다.현대를 탈 권위주의...

8점
이별을 살다 - 자목련
<오늘의 엄마>
삶의 형태는 다양한다. 저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삶과 죽음으로 본다면 우리의 삶은 모두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이별은 언제나 예정된 일이다. 어떤 형태로, 어떤 방법으로 이별하는냐에 따라 상실과 애도의 크기가 다르다. 고백하자면 강진아의 『오늘의 엄마』는 피하고 싶었던 소설이다. ‘엄마’란 단어 때문이다. 오늘의 엄마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어제의 엄마’만 있을 뿐이다. 엄마의 인생, 엄마의 사랑,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꺼낼 거라는 편견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읽지 않았으면 더 ...

8점
상담실엔 왜 피해자만 오는가? - 쎄인트saint
<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 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 _유은정 / 성안당 “가치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인간관계 내에서도 나타나는 듯하다.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을 ‘진지충, 노력충, 젊은 꼰대, 노잼’으로 혐오하고 타인의 노력을 세련되지 못한 태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진지한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의 인용한 글과 다소 다른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가치관의 양극화로도 설명이 될 수 있겠...

10점
몸에 스며드는 것 같이 재미있던 소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 bid326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라틴아메리카 출신 작가들의 소개 문구는 어쩐지 항상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가령 ‘환상 문학’이라던가 ‘열대의 문학’ 같은 문구들 말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이나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뻬드로 빠라모> 같은 소설들을 읽다 보면 축축하고 끈적거리는 열대의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또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인디오 노동자들, 술과 담배, 태양의 정열을 품은 여자들과 그들에게 마음을 빼앗긴 남자들은 빠트릴 수 없다. 오라시오 키로가의 소설집인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에도 그...

10점
아나운서 이현경이 주는 위로 - 박균호
<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새벽에, 올해 21살이 된 딸아이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뭔가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일단 우리 곁에 재웠다. 아침을먹고 새벽 일을 물었다. 역시 사연이 있었다.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데 갑자기 현관 조명이 켜지고 거실의 조명도 깜빡깜빡 하더란다. 분명 모두 꺼져 있었는데 말이다. 그 말 까지 듣고 나서 ‘아, 그 일이 무서워서 안방에 왔니?’라고물었더니 그게 아니라고. 귀신보다 눈앞에 있는 과제가 더 무서워서 과제를 다 마치고 나서야 안방으로 부랴 부랴 달려왔단다. 경영학을 복수전공한답시고 수학 과목을 듣는 모양인데 딸아이가 새벽까...

8점
하여간 재미 하나는 보장한다니까 - Falstaff
<그레이스>
영국의 베팅 업체에서 누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될까 하는 사이트를 개설한 바, 캐나다의 추리/미스터리, 페미니즘 작가인 마거릿 애트우드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공동 3위의 낮은 배당률을 기록했다. 뭐 대한민국의 시인 고은 역시 다른 세 명과 함께 공동 6위로 랭크되어 배당률에 의한 선정 가능성이 의심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작가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애트우드, 하면 근래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의 연작으로 장안 을지로 인쇄골목의 종이 값을 대폭 올려놓은 바 있으나, 나...

10점
다가올 무한을 근심하지 말고 지금의 유한을 사랑하라! - ICE-9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처음으로 만나 보는 우루과이 작가, 오라시오 키로가가 1917년에 발표한 단편집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를 읽었다. 생각해 보니,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내가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존재라는 것. 그들 모두는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이다. 거의 블랙홀과 맞먹는 압도적인 중력으로 날 붙잡아 마냥 끌고 가기만 한다. 그러므로 사랑, 광기, 죽음은 하나의 표지판이다. 내가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는 땅은 여기까지라는 걸 알려주는. 그 너머는 타인의 땅이다. 제 아무리 용을 써도 내 힘이 결...

10점
‘자신만의 도덕‘을 갖는 독서. - 안녕반짝
<읽는 직업>
최근 일 년 동안 독서에 변화가 있었다. 읽은 책의 양이 늘어나면서 소소하게 남기던 리뷰가 현저히 줄었고, 늘 갈망했던 인문 책이 독서 목록에 꽤 많이 채워졌다. 나의 독서는 해외문학에 치우쳐져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이면에는 인문학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아쉬움을 채우고자 나름대로 책장에 읽고 싶은 인문학 책을 꽤 꾸려놓았는데(저자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 어떻게 이런 책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사두었을까.’하는 감탄할 일이 잦은 요즘이다.), 만날 계기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나처럼 책을 좋아하면서 인...

8점
시간의 본질에 관하여 - 레삭매냐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지난 추석 연휴 때, 율리 체의 <새해>를 지인에게 추천해 주었다. 나도 읽지 않은 책이기에 추천하고 나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이 작가가 완전 내 스타일의 그런 작가가 아니던가. 독일 사람들은 모두 스페인령의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으로 휴가를 가는 모양이지를 <새해>를 읽다 말고 만난 <잠수 한계 시간>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율리 체 작가의 책 수집에 나섰다. 물론 그 순간까지도 다 읽은 책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항상 어느 작가에 빠지게 되면 일단 그 작가의 책들부...

10점
해를, 세대를 거듭해도 달라지지 않은 것들. - 반유행열반인
<연년세세>
-20201011 황정은. 지난 해 같은 날 어떤 책을 읽었는지 북플이 알려준다. 일 년 전 너는 누군가에게 건네려고 김금희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를 서둘러 읽었지만 이미 가지고 있다는 말에 도로 들고 온 적이 있다. 오늘 너는 같은 이유로 부지런히 황정은의 ‘연년세세’를 읽는다. 따라 읽고, 따라 읽어, 하며 겹치는 책을 늘려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꾸 두 장을 겹쳐 넘기는 착각을 했다. 페이지 수를 확인하면 한 장이다. 아무래도 평량이 높고 두툼한 종이를 썼나 봐. 마침 양장판에 두께도 비슷한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두 ...

10점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며 마음을 전하는 전령사 - 잭와일드
<덧없는 꽃의 삶>
‘피오나 스태퍼트’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한 건 아니다. 작년에 <길고 긴 나무의 삶, 원제 The Long, Long Life of Trees>을 읽으며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잊고 지냈던 나무의 소중함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피오나 스태퍼트’란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 교수를 하고 있는 저자가 ‘나무’라는 주제에 대해 영문학적인 시각에서 문학, 신학, 예술 등의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

10점
캐리는 정말 비도덕적 여성인가? - 잠자냥
<시스터 캐리 (무선)>
최근 시어도어 드라이저 <아메리카의 비극>이 새 번역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그에 앞서 책꽂이에서 몇 년째 잠자고 있는 <시스터 캐리>부터 읽자는 생각이 들었다. 650쪽이 넘는 꽤 묵직한 두께이다. 그래서 계속 읽기를 미뤘던 것 같다. 세상에는 재미난 책이 많으니까, 이것부터 읽자, 이것부터 읽자 하다 보니 <시스터 캐리>는 지금까지 밀리기만 했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재미나다. 진작 읽을 걸 그랬다. 예전에 ‘재미 100% 보장 세계문학고전...

8점
네안데르탈과 인간 그리고 늑대개 - 닷슈
<침입종 인간>
블루길, 베스,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종류와 서식지가 다른 이들을 일컫는 공통의 단어는 외래 침입종이다. 침입종이란 한 생태계 내에 난데없이 완전히 새로운 생물체가 등장함으로써 전체시스템을 망가뜨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종을 말한다. 한 생태계는 오랜 기간 각 개체와 종간 균형이 이루어진 상태인데 이러한 곳에 생존력이 높은 새로운 종이 등장하면 기존의 질서를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이런 침입은 보통 해당종의 이동과 지리적 영역 확대로 이루어지는데 인간은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러 종을 같이 데리고 다녀 기존 생태계는 물론 본인도 ...

8점
프리즘_ 나는 누구와 연결되어 있을까 - 투콤마
<프리즘>
사랑만큼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사랑이라는 성장통을 겪는 동안 우리는 또 한 뼘 자라난다! 『프리즘』은 네 번의 계절이 지나는 사이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과해온 네 남녀의 성장통 같은 이야기다. 손원평 작가는 책의 말미에 ‘이들은 사랑이라는 흔하고도 특별한 감정을 통과하며 자신을 확장해가고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민다. 그것이 내가 그리고 싶던 사랑의 본질과 효과’라며 네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정리한다. 아름다워도 상처받아도, 아파서 후회해도 사랑이란 건 멈춰지지 않기에, 원...

10점
키스 한 모금의 효능 - 수연
<이게 다예요>
얀에게. 우린 결코 알 수 없지. 미리서는.우리가 뭘 쓰는지.서둘러 날 생각하렴. 내 밤의 연인 얀에게. 내 우러러 사모하는 이 연인의 정인情人 마르그리트가 1994년11월 20일 파리 생브누아 거리에서 적다. 11월 21일 오후, 생브누아 거리. 당신 자신에 대해서 뭐라고 하겠어요? 뒤라스라고. 나에 대해선 뭐라고 하겠어요? 알 수 없다고. 얼마 뒤, 같은 날 오후. 이따금 나는 아주 오래도록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내겐 신원이 없다. 그게 날 두렵게 한다 우선은. 그러고 나서 그것은 행복의 움직임으로 스쳐지난다. 그러고 ...

10점
인간을 위한 건축을 생각하다. - 바람돌이
<르코르뷔지에>
내가 태어나서 최초로 살았던 집은 창고위 다락방이었다. 시골마을에서 오래 살았다보니 그 다락방은 늘 내 눈앞에 있었고, 그곳에서 살던 기억은 간간이 단편들이 떠오른다.다락방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낭만은 없다.다락방이니 온돌이 있을리 없고 방은 늘 추웠을테다. (솔직히 너무 어릴때라 추웠던 기억은 없다.)부엌이 따로 없어 방안에 석유곤로를 두고 밥도 해먹고, 아마도 겨울에는 얼어죽을 듯 시린 방을 난로의 열기로 데우고 두툼한 이불로 때웠을거다.다락방이다보니 내려오는 계단이 꽤 가팔랐는데 어머니의 증언에 의하면 내가 거기서 몇번 굴렀단...

6점
[마이리뷰] 아버지와 아들 (무선) - 물감
<아버지와 아들 (무선)>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감한다면 나도 모르게 꼰대가 된 것이고,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도 ‘요즘 애들‘에 포함된 것이다. 둘 다 해당이 안 된다면 그건 중립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거지. 재미있는 건 ‘요즘 애들‘도 열심히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며 그토록 질색하던 꼰대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결국 도긴개긴이다. 무려 수메르 고대 석판에서도 ‘요즘 애들‘이 나왔다고 하니 이만하면 꽤나 핫이슈 아니런가. 헌데 오늘날의 세대 갈등은 윗물과 아랫물의 간격이 그렇게 멀지도 않다. 심지어 초...

10점
소설가 김영하의 읽기에 대하여 - kinye91
<읽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문자라고 한다면, 읽기와 쓰기는 그러한 활동의 완성일 것이다. 문자로 쓰고, 그 문자를 읽는 행위. 그것을 인간은 자신의 삶을 더욱 깊고 넓게 만든다. 이 책은 소설가 김영하가 읽기에 대해서 쓴 것이다. 그가 읽어온 책들을 여섯 분야로 정리해서 쓰고, 우리에게 그것을 읽게 하고 있다. 즉, 김영하는 읽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우리는 읽다라는 제목에 맞게 그 글을 읽는다. 읽기를 통해 김영하가 생각하고 깨우치고,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했던 것들을 통해서 우리 삶에 또 하나의 결을 보태게 되는 것이다. 그...

8점
티슈 한 장의 현자타임 - 공쟝쟝
<사람, 장소, 환대>
그 해의 겨울, 적지않은 시간을 보낸 일터를 정리하고 나왔다. 어떻게든 견뎌보려 궁리했었는데, 그 궁리를 그만두면 동시에 내 있을 곳 역시 사라지는 거구나. 나라는 존재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고, 어떻게든 교체될 수 있고, 고유하지도 뛰어나지도 않은 흔해 빠진 - 흥 하고 풀고 버려지는 티슈 한 장 같은 거,구나, 했었다. 두루말이 화장지처럼 아낌없이 낭비할 수는 없을지라도 한 번 쓰면 버리는 건 똑같은. 곽에서 뽑아쓰는 티슈. 그것도 딱 한 장 짜리. 현(실)자(각)타임 - 자유로운 모양새로 나풀나풀 땅바닥으로 하강하는 기분으로 ...

10점
[서평]인간 없는 세상 - circle0302
<인간 없는 세상>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여름이 요즘처럼 살인적으로 덥지도 않았고, 따뜻한 남부지방에 살았음에도 겨울에도 자주 눈이 내려 자동차 바퀴만한 크기의 눈덩이를 굴리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세상은 변했고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2020년에 불어닥친 바이러스공포인 코로나19를 포함하여, 각종 폭염과 홍수는 지구의 심각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는 듯 보였고, 이 모든 것들의 주범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

10점
섬 - 장 그르니에 - Breeze
<섬>
아주 오래전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을 때는 몰랐던 사실을 발견했다. 그가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라는 점이다. 나는 그 사실을 최근에야 인식했다. 예전에는 읽었으되 그걸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 사실을 떠나서 장 그르니에는 미학자이며 에세이스트다. 이 책은 그의 삶의 성찰 그리고 그 깊은 철학적 사유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작품 『섬 LES ILES』을 읽고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에 영감의 원천이 되었거니와 영원한 흥취와 동시에 덧없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고 말하였다. 더불어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