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캄캄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비추어주는 - kinye91
<등대들, 조용히 빛나는>
학창시절에 배웠던 노래 '등대지기'가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그 노래 가사가 떠올랐는데...'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자고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바로 이것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등대들, 등대가 아니다. 고공 탑(CCTV탑, 송전탑, 송신탑, 굴뚝, 대교 주탑, 타워 크레인, 철탑, 광고탑, 종탑, 사일로, 전광판, 고가도로 교각) 이다. 평소에는 사람이 오르지 않는 곳. 아니 사람이 지낼 수 없는 곳.등대는 그래도 사람이 지낼 수 있다. ...

10점
마음 가득 전해지는 따스한 위로의 맛 - 수인맘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명진 작가님의 글에서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늘 그랬다.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글을 만났다. 어느 글들은 재미는 있었으나 읽고 나면 마음이 퍽퍽해 지기도 하고 어떤 글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상의 힘이 되어 주기도 했다. 재치있는 스텔라라는 필명의 작가도 그 때 만났다. 누군지 모르고 클릭해서 읽다가 '음? 왜 이렇게 뭉클하지.' 하면서 계속 읽게 되었던 글의 작가라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 필명을 바로바로 기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서야 그 때 읽었던 그 글도 같은 작가의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

8점
미야베 미유키가 미야베 미유키인 이유 - 아시마
<귀신 저택>
『귀신 저택』 by 미야베 미유키 읽은 날 : 2025.11.22. 알라딘에서 매년 알려주는 이런 저런 기록 중에 눈에 띄었던 하나. 나 현재까지 한국에 나온 미야베 미유키의 모든 책을 다 구매했다고 한다. 하하하. 그렇게까지 열렬한 팬까지는 아닌 거 같은데. 미미 여사의 인기나 인지도에 비하면 나는 그 ‘미미 월드’에 꽤 늦게 입주했다. 아마도 제일 먼저 읽었을 미미 여사의 책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라 읽었을 것이 뻔한 『이유』(청어람, 2005)였을 테고, 재미있기는 했으나 아주 열광할 정도는 아니었던 기억이 ...

10점
[서평]내가 버린 도시, 서울 - 방서현 - 나난
<내가 버린 도시, 서울>
궁금해졌다.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 소설을 쓴 것인가 하고 말이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소설이 아닌 줄 알았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너무나 혼잡하고 복잡해서 나는 이 도시를 버리고 소도시에서 살아야겠다라는 그런 생각의 신변잡기적인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일단은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에 약간은 호기심이 동했고 둘째는 이제는 그냥 익숙해버린 수저론을 소설 속에 접목시켰다기에 어떻게 전개했는지가 궁금했었다. ​주인공인 나는 부모에게서부터 버림받은 아이였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주워서 키워준 아이. 당연히 나의 계급은 최하가 될 수 ...

8점
천상의 푸르름 그리고 학살 - Falstaff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 벵하민 라바투트와 그의 지인들은 위키피디아에 1980년에 자신이 출생한 곳과 성장한 곳, 즉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헤이그,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마애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4세 때 산티아고로 이주했다는 정보만 공개했다. 당연히 작품과 수상내역은 적혀 있지만 그건 뭐 그냥 그렇고. 라바투트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하 “우리가”라고 표기함>. 그는 스스로 이 작품을 “화학적으로 순수하지 않은 에세이,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두 개의 이야기, 단편소설, 반semi전기적...

8점
[마이리뷰] 우체국 아가씨 - 곰돌이
<우체국 아가씨>
‘나는 누구지?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월급도 형편없는 외딴 시골 우체국에서 일하는 스물여덟 살의 ‘크리스티네’는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웃음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사소한 일에도 웃음의 물결이 퍼졌던 진정 자유롭던 시절의 행복이 이제는 새삼스러운 기억으로서만 존재하게 되어버렸다. 전쟁은 그랬다. 늘 퀴퀴한 냄새가 풍기는 습기 찬 다락방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어머니를 아프게 만들었고, 행복을 느꼈던 게 언제였는지 이마에 주름살이 생기도록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으로 만들었다. 암흑으로 변한 세상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가난으로 ...

10점
우리의 이름을 갖지 못한 한국의 도서관 - 강나루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Librarian을 일본은 도서관과 사서로 번역했다. 우리는 서적원과 검서관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일본인이 번역한 도서관과 사서라는 말을 선택했다. 자신을 부르는 말을 스스로 만들지 못한 우리의 도서관역사는 현대 도서관의 역사가 식민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그대로 증명한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이기도한 도서관이었지만, 그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의 민주화 운동에서의 역할은 너무도 미미하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을 읽으며, 굴절된 우리의 아픈 역사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우리가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대학도서관을 갖지 못한 이...

10점
로저와 범도 - 에르고숨
<켈트의 꿈>
<콩고의 판도라>① 이후에, <암흑의 핵심>②과 <콩고>③ 이후에, <토성의 고리>④ 5장 이후에는 더욱 만나고 싶었던 로저 케이스먼트다. 요사 선생이 케이스먼트 일대기를 펼쳐 보여준다. ‘콩고의 꿈’도 아니고 ‘아마존의 꿈’도 아닌 ‘켈트의 꿈’이다. 왜인지는 천천히 알게 되리라. 요사 선생은 한 세기 전으로 돌아가 케이스먼트를 살게 해주었다. 무엇을 위해? 700쪽을 거쳐 다시 죽이기 위해. 그리하여 우리에게 영원히 돌려주기 위해서이겠다. 2010년 작품을 2022년 번역으로 2025년...

8점
가끔은 죽음에 관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 노란가방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저자가 서울대학병원에서 종양내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교수다. 물론 다른 의사들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암을 주로 다루는 종양내과라는 특성상 죽음을 꽤나 자주 가까이에서 겪는 직업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식이니까, 그 과정에서의 감정적 변화라든지, 환자의 상태가 꽤 크게 와 닿지 않을까 싶다. 책은 저자가 의사로 살아가면서 만났던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결국에는 죽음으로 끝난 치료 과정이었던 이들도 있고, 몇몇은 다행히 완치가 되어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책으로 엮으면서...

8점
풍자와 상상력이 비추어 준 인간의 초상 - 《걸리버 여행기》 - 초란공
<걸리버 여행기>
풍자와 상상력이 비추어 준 인간의 초상-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신현철 옮김 [문학수첩] (2012) 아마도 《걸리버 여행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소인국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도배된 어린이용 도서 이후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본 독자는, 나를 포함하여 매우 드물 것 같다. 이 책의 전체적인 인상을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1장과 2장은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을 만나 거주민들과 교류하며 여러 가지 대비를 보여준다. 특히 걸리버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그가 처한 위상에 따라 다른 ...

[1] "적어도 덕성을 지닌 사람이 잘 몰라서 실수를 하게 될 경우에도, 악덕한 기질이 가지고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적당히 처리하거나 변호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의 행위처럼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69, 제1부 릴리퍼트 기행) - P69


10점
시 한번 써 볼까?! - 모나리자
<시 쓰기 안내서>
시인 메리 올리버는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으며, 열네 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에 첫 시집 『No Voyage and Other Poems』를 발표했다. <뉴욕 타임스>는 메리 올리버를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라고 평했으며, 그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한다. 그는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내면의 독백, 고독과 친밀하게 지냈다는 측면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되기도 한다. 저서로『천 개의 아침』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

10점
그 소녀는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 bongsun
<포르투갈 황제>
아이에게 부모는 한때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가장 원초적인 의미에서도 그렇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아기는 부모(꼭 친부모가 아니더라도 돌보아주는 어떤 존재)가 없다면 살아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이 절대적인 의존 관계는 한동안 지속되고, 그사이에는 부모와 자식 간에 (비교적) 평화로운 공존 상태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오려 합니다. 자신이 독립된 존재임을 주장하고, 때로는 부모에게 반항하죠. 그 독립을 향한 의지와 행동은 여러 모습을 띨 수 있고, 그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다른 수많은 이야...

10점
읽으면 안되는 책들을 추천합니다 - bookholic
<나쁜 책>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책 소개를 해주는 책도가끔 읽곤 한단다. 그 책을 통해서 새로운 책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지. 오늘 이야기할 책도 책 소개를 해주는 책인데, 독특하게도 금서들만모아놓은 책이란다. 김유태 님의 <나쁜 책>이라는 책이고 부제는 ‘금서기행’이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는 책들이있단다. 우리나라도 물론 마찬가지이지. 최근에는 금서가 거의없지만, 예전에 군사독재시절에는 많은 책들이 금서로 지정되었고, 그런금서를 출간한 지은이나 출판사들은 법적 처벌...

오래된 책을 정기적으로 펼쳐 읽는 행위는 생의 곁길로 빠지면서 즐기는 잠깐의 군것질이 아니라 정신의 식탁에서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는 정찬의 의례에 가까웠다. 묵은내가 폐부 끝까지 전해지는 도서관을 에어포켓 삼아 숨 쉬어보는 몽상을 거듭한 나는 수은을 삼키고 불가사의하지만 흡족한 미소를 짓는 표정으로 귀가하곤 했다. 일회적이지 않고 영원성을 간직한 책들을 내 안에 꾹꾹 눌러 담고 나오는 날의 노을빛은 아름다웠다. 생활인으로서, 한 명의 독자로서 그것은 내가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책은 누군가의 삶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 P7


10점
사랑의 상실과 복원의 불가능성 - 잠자냥
<롤 베 스타인의 환희>
상실, 잃어버림은 어떤 대상이 아주 없어지거나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체념이나 단념, 포기 등으로 상실을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그러기 쉽지 않을 때 사람은 종종 되찾기를 행한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잃은 대상 그 자체를 되찾거나 그와 똑같은 또 다른 대상을 새로이 구하는 것이다. A와 똑같은 A-A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잃어버린 A가 아니기에 A라고 할 수는 없다. 잃어버린 대상이 물건이라면 그와 똑같은 물건을 다시 구함으로써 잃어버림을 대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대...

8점
겨울 나목의 나뭇잎처럼 - 꼼쥐
<달콤한 빙산>
시인의 산문집을 읽고 있노라면 가슴 한켠에선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곤 한다. 시인이 시를 써야지 한가하게 산문을 쓰고 있는 현실이 슬프고, 그렇게 나온 산문집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선뜻 읽고 있는 내가 밉고 그렇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서정윤 시인의 시 '홀로서기'가 시중에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서정주 시인으로 잘못 안 채 시를 먼저 암송했었고, 낭랑한 음성의 성우나 어느 여배우가 읊었던 시낭송 테이프가 여느 대중가요 테이프만큼 인기가 있었던 시절, 약속이 있는 사람들의 손엔 으레 시집 한두 권쯤 모양새처...

10점
색(컬러)에 관해서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책 - yamoo
<색의 비밀>
“색채는 물리계에서 실재하지 않는다. 색채는 태양광선의 파장이 사람의 눈에 의해 인지된 우연의 산물이다. (어떻게 보면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고마운 선물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색체는 실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실재하지 않는 현상들 중 하나이기에, ‘잠정적 실체’라는 특성을 띠고 있다. 이 기묘한 특성으로 인해 색채는 인간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로지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서만 감지할 수 있는 색채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곧 색채는 인간의 정서를 표출하는 하나의 상징화된 통로였다...

10점
소중한 일상 - Youngwoong Kim
<축복>
소중한 일상켄트 하루프 저, '축복'을 다시 읽고깊은 어두움을 통과한 자만이 가느다란 한 줄기 빛 앞에서도 감사함으로 무릎을 꿇을 수 있듯이, 일상의 소중함도 그것을 잃어본 자만이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일까? 켄트 하루프의 '축복'에 따르면 그런 것 같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일상을 '잃은 자'가 아닌 '잃어가고 있는 자'와 그 주위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일상의 소중함이 어떤 건지 덤덤히 보여준다. 나아가, '잃어가고 있는 자'는 자신이 '잃은 자'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발견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나...

10점
식물지능 - 불청객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내가 처음 '지능'이란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영리한 말 '한스' 때문이었다. 나는 인공지능의 실체를 다룬 문제적 책, 'AI 지도책(케이트 크로퍼드 저)'을 통해서 한스를 알게 되었다. 한스는 '산수 문제를 풀고 시계를 볼 줄 알고 달력의 날짜를 판독하고 음을 구별하고 단어와 문장을 표현'했었던 영리한 말로, 19세기 말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학자들의 조사 결과 이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스는 실제로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질문자의 호흡, 표정, 자세 등을 읽고서 질문자가 원하는 답을 한 것이었다. 한스의...

8점
처음 읽은 베트남계 미국인의 시집. - 반유행열반인
<총상 입은 밤하늘>
-20251214 오션 브엉. 남자는 베트남 전쟁에 다녀왔다. 싸우다 다쳤다. 돈을 벌어왔고, 깡통에 든 온갖 조림과 과일과 커피와 주스 가루와 향기로운 비누 같은 걸 집에 가져왔다. 그렇지만 이후 내내 술로 살았다. 큰아들을 전쟁에 내보낼 만큼 가난했던 부모를 원망하고, 어머니에게 술주정을 했다. 큰아들의 큰아들은 남자의 꾸중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 떠돌았다. 나이 든 아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는 췌장암 말기 환자가 되어 있었고,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나무 밑에 묻었다. 큰아들의 작은아들은 나이를 먹도록 혼인을 못했...

8점
당신이 간직한 문학 조각을 쓰다듬으세요 - cyrus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상아탑에 박힌 문학은 고루한 학문이다. 잘난 체하는 문학은 지루하다. 독자는 거꾸로 학문이 된 문학에 다가서지 못한다. 뻣뻣하게 경직된 문학과 친해질 수 없다. 문학의 정석(定石)은 비평가와 문학 교수들이 정교하게 깎아 만든 비석이다. 학생들은 거대한 비석에 새겨진 이론과 비평 방식을 받아 적으면서 수련(修鍊)한다. 문학을 학문으로 받아들인 학생들은 비석을 윤이 나게 열심히 닦는다(修). 학생들의 오랜 반복 훈련으로 단련된(鍊) 문학의 정석은 절대로 깨질 리 없다. 학생들은 문학의 정석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정답을 찾는다. 상아탑이...

8점
너도 같은 금요일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 starover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사실 그레타 툰베리가 직접 쓴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저자 이름에는 가족 네 명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 있어서 마치 균형 있게 그들의 시선을 담은 것 같지만, 오페라 가수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말레나 에른만이 중심이 된 구조라서 균형을 조절했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그레타가 어떤 계기로 등교 거부를 시작했는지 내막이 궁금했고 베아타의 숨겨진 이야기가 알고 싶었으며, 남편인 스반테는 어떤 희생을 감수했는지 듣기를 원했다. 아무래도 평범하지 않은 이 스웨덴 가족을 알려면 더 많은 요일이 필요한 듯 싶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노...

10점
‘그렇게 살아야’하는 무질의 유토피아 - 페넬로페
<특성 없는 남자 3>
로베르트 무질은 『특성 없는 남자』를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중 구상한다. 1938년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자 무질은 조국을 떠나 스위스로 간다. 나치는 무질의 작품을 금서로 지정해 작가에게 경제적 타격을 준다. 뇌졸중까지 찾아와 그는 가난과 병마로 고통 받아야 했다. 또한 심각한 글쓰기 장애까지 겪어 이 소설을 계속 집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942년 뇌졸중을 극복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그는 끝내 이 소설을 완성하지 못한다. 무질이 사망한 후, 생전에 발표되지 못한 부분이 유고집으로 출간되었지만 한국에서 그 부분은 아...

10점
[리뷰] 30년 전쟁 : 17세기 대중들에게 전쟁은 어떤 의미였는가? - 겨울호랑이
<30년 전쟁>
종교개혁의 열풍이 일단락되면서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종교회의를 통해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그 자유는 루터파에만 국한되고 칼뱅파를 비롯한 다른 신교 종파는 제외되었는데, 이 불씨가 결국 30년 전쟁의 도화선이 된다... (신교연합과 가톨릭동맹 사이의)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1617년에 보헤미아의 왕이 된 페르디난트 2세가 신교도를 탄압하자 보헤미아의 귀족들은 그를 거부하고 프리드리히 5세를 보헤미아의 왕으로 추대한다. 이것이 30년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시작은 그랬으나 전쟁이 진행될수록 종교의 명분은 ...

종교개혁 이후 불과 한 세기가 지난 시점에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교권을 재통합한다는 꿈을 버렸다. 가톨릭이 재통합에 실패한 것은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두드러진 원인은 있다. 교회의 운명이 오스트리아 왕실과 긴밀하게 얽히면서 왕실의 영토 욕심이 가톨릭 교회를 옹호해야 할 세력들을 분열시켰던 것이다. - P43


10점
이제부터는 자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음 장을 써보시게 - jyooster
<아흔에 바라본 삶>
이제 은퇴가 점점 가까워지니 생각보다 많은 질문이 마음속에 떠오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교직이라는 긴 여정을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정년이 눈앞으로 다가오니 그동안 익숙했던 일상이 서서히 형태가 바뀌기 시작하는 것 같다. 교무실 책상 위 달력을 넘기다가 ‘아 이제 정말 몇 년 남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면 괜히 미묘한 정적이 마음 안쪽에 자리 잡곤 했다. 이런 시기에 읽게 된 이 책은 예상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조언을 건넨다. 아흔이라는 나이는 멀리 있는 숫자...

8점
헤르만 헤세 정치 에세이 - 비의식
<싱클레어 노트>
이 산문집을 두 층(層)의 관점으로 읽게 되면 보다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 같다. 하나는 글의 표층(表層)인 삶의 주체자로서 자기-되기의 내면적 사유이고, 다른 하나는 그 표층의 아래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꿈틀대는 당대 독일사회와 독일인들을 잠식하고 있던 과대망상과 퇴행적 개인주의의 실체라는 정치문화적 실상이다. 전쟁에 패망하면 항시 전쟁기획과 추동에 참여했던 부역자들, 선동자들은 자신들의 죄과를 은폐하는 행태를 보이곤 한다. 설혹 적극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긍정하거나 시민적 몽매성으로 인해 부화뇌동하...

8점
완성형 캐릭터가 주는 결핍의 미학 - 레삭매냐
<제임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어하던 퍼시벌 에버렛의 <제임스>를 드이어 읽었다. 사실 책이 나오자 마자 구매했지만, 읽는데는 거의 석달이나 걸렸다. 그것도 달궁 책 모임 당일날 다 읽었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기대가 커서일까, 그리고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는 마크 트웨인의 원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생각나서 그런지 어쩐지 책읽기 진도는 지지부진했다. 결국 나머지 부분들은 독서모임 동지들의 생각들을 들어 보고서 채울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서양 문학이 부러운 점 중의 하나는 성경이나 그리스 신화 그리고 &l...

10점
‘자연스럽다는 말‘을 읽고: 우리가 너무 쉽게 사용해온 ‘자연’이라는 핑계에 대하여 - thedipper
<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의 '자연스럽다는 말'은 제목부터 곱씹게 만든다. 우리는 일상에서 자연스럽다는 말을 너무 자주, 너무 편하게 쓴다. 자연스러운 선택, 자연스러운 차이, 자연스러운 결과. 이 책은 바로 그 익숙한 표현이 얼마나 많은 판단과 가치관을 숨기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드러낸다.처음에는 과학 이야기가 중심일 거라 생각했다. 진화론, 생태계, 환경 문제 같은 주제가 나오지만 책이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한 과학 설명이 아니다. 자연을 설명하는 과학 개념들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오해되고, 왜곡되고, 때로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8점
파시즘의 다양한 형태와 작동 방식 - 거리의화가
<파시즘>
파시즘은 '공동체의 쇠퇴와 굴육, 희생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과 이를 상쇄하는 일체감, 에너지, 순수성의 숭배를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자, 그 안에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결연한 민족주의 과격파 정당이 전통적 엘리트층과 불편하지만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 법적인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487어떤 책을 구입하자마자 정독으로 2회독 이상을 해본 것은 오랜만이다. 독...

10점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 꼬질한눈사람
<한밤의 아이들 2 (무선)>
나는 누구-무엇인가? 내 대답은: 나는 나보다 앞서 일어났던 모든 일, 내가 겪고 보고 행한 모든 일, 그리고 내가 당한 모든 일의 총합이다. 나는 이-세상에-존재함으로써 나에게 영향을 주거나 나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이고 사건이다. 나는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이며 내가 죽은 뒤에도 나 때문에 일어날 모든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특별히 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모든 '나'가-즉 지금은-6억-명도-넘는-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두-그렇게 다수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되풀이한다: 나를 이해하려면 ...

10점
뭐든지 다할 수 있는 나이 OO 대 - 돼쥐보스
<나이 오십에 청소노동자>
무한한 쇼츠의 세계에서 본 영상 하나. 나이 지극한 할머니에게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 할머니는 40대라고 말한다. 뜻밖에 대답에 당황해서 왜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다시 묻는다. 마흔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나이라면서 그때로 돌아가면 공부든 뭐든 다 할 수 있다면서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셨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나이는 스무 살도 서른도 아닌 마흔이다. 우문에 현답으로 말하는 재치를 가질 수 있는 건 할머니 나이여서 가능하다. 마흔이 지나고 오십에 청소노동자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다. 직관적인 제목...

10점
대문을 누가 열 것인가 - Yoon Hyung Chul
<남극>
글 또한 영화 같은 면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면 그냥 저절로 영화를 보게 된다. 물론 어떤 감독은 아주 철저하게 능동적인 관람을 관객에게 요구한다. 요즘 나오는 소설들은 대부분 영화와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술술 읽힌다. 그것 또한 글발이라고 하고, 공모전에서 수상이라도 하려면 그런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클레어 키건의 글을 읽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내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멈춰 세운다. 카프카가 문장 자체에서 부조리함을 드러내어 표면 자체만으로도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면,...

10점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 - 그레이스
<전쟁과 평화 1~4 세트 - 전4권>
톨스토이는 한 편지에서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와 같은 작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1805년 제1차 나폴레옹 전쟁 직전부터 조국 전쟁이라 불리는 1812년의 제 2차 나폴레옹 전쟁을 지나 1820년까지 15년 동안 559명에 이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대하소설이다. 역사소설, 전쟁소설, 성장소설 등으로 불릴만한 서사가 담겨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를 거론할 만 하다. 작가는 유럽 국가들의 대 나폴레옹 동맹과 전쟁의 역사를 서술하고 평가한다. 이 산문 부분에서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보게 된다. 3권에서 제논의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10점
진단의 시대 - 쎄인트
<진단의 시대>
《 진단의 시대 》 _진단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 _수잰 오설리번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까치2025-11-17 원제 : The Age of Diagnosis: How Our Obsession with Medical Labels Is Making Us Sicker “진단을 진단한다” 1.최근 국내 뉴스에 「목 아파(경추통) 병원 갔더니… 검사 62개하고 "50만원입니다"」 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중앙일보/신성식, 채혜선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기능의학’을 표방...

10점
[마이리뷰] 자개장의 용도 - 물고구마
<자개장의 용도>
얼마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셨던 함윤이작가님의 첫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를 읽었습니다.(자개장의 용도)할머니에서 어머니로 대대로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었던 자개장이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멀리있는 부모님의 집에서 서울의 대학교 기숙사로 자개장의 문을 열고 한발 짝 내딛으면 바로 갈 수 있고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놀이공원과 클럽을 갈 때도 기다리지 않고 아주 편리하게 갈 수 있고 심지어 저 머나먼 타클라마칸 사막까지도 돈 한푼들이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

10점
대기의 역사에서 미래 전망까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어떻게 늦출 것인지... - 벤투의스케치북
<하늘 읽기>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에서 희박한 공기 부분을 만난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란 책 생각도 했다. 이 책의 원제는 'Into thin air'인데 sparse와 thin의 차이는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생긴다. Into sparse air라 해도 되는 것일까? 신대륙으로부터 흘러들어 온 부(富), 아랍세계의 수학, 베네치아 유리의 결합은 유럽이 현대 물리학, 화학, 생물학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갈릴레이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는 공기는 무게를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4원소설의 잔재 때문이었다. 고도가 높아질...

10점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은 왜 평화를 실현하지 못했나. 탐욕과 모순의 파리강화회의 - 구데리안
<파리 1919>
한솥밥 전우로 보이는 병사 둘이서 명령서 한장 들고 하루종일 최전선을 내달리며 겪는 모험을 다룬 영화 <1917>은 영국군에게는 지옥도였던 파스샹달 전투가 배경이라고 한다. 영화 자체는 어디까지나 이름없는 쫄다구의 시각에서 묘사되다보니 돌아가는 전황이나 왜 그런 임무를 맡게 되었는지, 양측 군대 사정 따위의 복잡한 얘기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런 건 원래 높으신 분들만의 전유물이라. <1917>에서 러닝타임 내내 정신없이 구르며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를 보내야 했던 주인공. 특히 영화 막판에 영국군의 돌격과...

8점
먼저 온 미래, 진부 한 과거 - Heath
<먼저 온 미래>
이 책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의 매치 이후 바둑계의 변화에 대한 르포와 그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감상, 혹은 에세이를 덧붙인 르포타주라고 할 수 있다. 용어가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딱히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런건 llm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기도 하고.목차를 펼쳐보면 장은 10장이지만 그 중 1-7장은 알파고-이세돌 매치 이후 바둑계의 변화에 대한 취재 및 저자의 코멘트이고 8-9장은 빅테크 및 과학기술의 현황에 대한 비판이며 마지막 장은 과학기술로부터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는 에필로그 정...

10점
기억의 집 - 나비종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오래된 기억이 있다. 15년 전이니 오래되었다 표현하기엔 다소 애매하지만. 2010년 봄, 나는 42명의 학생들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을 방문한다. 윤정모 작가의 소설 『봉선화가 필 무렵』에 2차원으로 박제된 인물들을 현실로 마주한다. 독서 모임을 함께했던 아이들은 특히 생생한 표현으로 그날의 후기를 남긴다.탐방 후기 양식을 제작하며 책 속의 문구 '기억의 집'을 인용한다. '여러분들은 어떤 기억의 집을 지었나요?' 역사관 탐방 일정, 관련 용어의 정의, 뉴스 기사 등으로 구성된 참고 자료도 곁들인다. 일본...

8점
세계의 다양한 모습 - 닷슈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이 책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양태는 주거, 자원, 인구 등 다양하다. 각 나라는 각각 고유의 문제를 갖고 있다. 얼핏 보면 다른 나라들은 마냥 평화로워 보이는데 이 책을 보니 그들도 우리처럼 적잖은 문제와 혼란을 갖고 있는 듯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씩 살펴보겠다.1. 환상의 주거 대책을 펼친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이유는 높은 녹지율과 인프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낮은 주거비 때문이다. 세계의 대도시들은 대개 땅이 부...

8점
새해를 기다리며 - 꼬마요정
<새해 연습>
내가 초등학교 그러니까 국민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담임 선생님이 일기를 확인했더랬다. 5학년이던 시절, 나는 뭔가 특별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안네의 일기>를 읽고 감명 받았던 터라 나는 일기장에게 '안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일기는 늘 '안네에게.'로 시작했다.중학교 3학년이었던가. 나는 중, 고등학교 시절이 좀 어두운 편인데, 엄마와 사촌언니의 억압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사촌언니가 과외를 명목으로 오면 나는 화장실 가서 변기를 끌어안고 잠들곤 했다. 여러 힘든 일들이 있었기에 나는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