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신자들을 우리 쪽에서 일방적으로 도와주고

접대하고 교육을 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새신자들을 기독교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더 나아가 새신자 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교회는 새신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반드시 반영하고

교회의 사역을 그들 요구에 맞추어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교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그들을 존중하고 상호 대화에 열려 있는

안전한 공동체임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정재영 외,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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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 - 통념을 바꾸는 성경 읽기 믿음의 글들 398
김구원 지음 / 홍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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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책이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된다. 일단 구약성경의 내용을 다루면서,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해 보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보인다. 성경 자체를 아예 처음 읽는 사람들 보다는, 어느 정도 구약의 내용에 익숙한(읽어서든, 들어서든) 사람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고대 근동 문화를 전공한 저자의 배경의 영향인지, 책 초반의 몇 장들에는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대교 배경의 학자들을 인용하면서 내용을 진행해 나간다. 현대에 활동하는 유대교 배경의 학자들이 쓴 글을 읽다보면, 확실히 이 책의 저자가 추구하는 인문학적 해석이 두드러지는 면이 있다(다만 이게 종종 그냥 ‘윤리 중심의 해석’으로 치우치는 느낌이 좀 있긴 하다).


책 초반 저자는 “인문학적 읽기”를 해 보겠다고 선언한다. 아마도 이 말은 성경에 대한 신화적 해석, 혹은 신앙적 해석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해석을 해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잘만 사용한다면 이런 식의 배경지식과 새로운 관점은 성경을 이해하는 폭을 더 넓고 깊게 만들도록 도와줄 수 있다.





몇몇 본문들에서 흥미로운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사 중 하나였던 삼갈이 실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었을 가능성,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개인적 다산과 연결시키는 것이 왜 무리한지에 관한 설명, 사무엘하와 역대상에서 이른바 “다윗 언약”의 내용을 설명하는 문구의 변화(“네 집”에서 “내 집”으로) 같은 부분은 신선했다.


물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의외”가 아니었던 내용들도 있던 셈. 뭐 하루 이틀 읽은 게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이런 내용들을 한 데 모아서 학술적인 설명과 함께 읽을 수 있게 해 준 건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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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책방 인터뷰.

오늘은 반려동물 등록 및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페오펫의

최바울 대표님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계시는 분들은 특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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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만 피는 버섯은 아침저녁을 모르고

여름 한 철 쓰르라미는 봄가을을 모릅니다.

……

몸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앎에도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습니다.

<소요유>


- 장자, 『마음으로 읽는 장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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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기원 - 아기를 통해 보는 인간 본성의 진실 아포리아 4
폴 블룸 지음, 최재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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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하는 질문은 인류의 지성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물어왔던 질문이다. 철학과 종교에서는 이 질문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는데, 쉽게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오늘날에는 좀 다른 측면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들도 있다. 이른바 뇌과학의 영향으로, 선악과 같은 도덕, 윤리의식을 뇌의 기능으로(그러니까 순수하게 물리적인 효과로) 치환하려는 태도다. 그러나 이 역시 모든 질문에 합리적인 대답은 아니기도 하다.


이 책은 영유아들의 행동을 연구하면서 인간이 선과 악을 언제부터 구분하게 되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한다. 사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실험 변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한계(비윤리적이니까)를 지니는데, 저자는 그런 변수가 최소한으로 생기는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실험을 꾸밈으로써 이 문제를 피해가 보려고 시도한다.


물론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는데, 말을 할 줄 모르는 아기들의 의사를 어떻게 파악할 것이냐는 점이다. 이 부분은 아아들의 표정과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분석하는 최신 기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선택지에 더 오랜 시간 눈길이 머문다는 것. 이게 절대적으로 맞는 추측인지는 모르겠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실험이고, 저자의 결론도 명쾌하다. 아기들은 생후 1년이 되기 이전에 이미, 가장 단순한 형태의 선한 행위와 악한 행위를 구분할 줄 알고, 대다수가 선한 행위 쪽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실제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는 그렇게 단순하게 선악을 구분하기 쉽지 않은 것들도 잔뜩 있기에, 아기들의 행동에서 발견된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해석 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실험 결과는 책에서 묻는 “도덕은 타고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소위 진화심리학의 상투적인 표현(어떤 것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면, 그것은 생존을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존재론과 정의론의 기괴한 융합)을 사용해 가며, 어떻게든 (입증되지도, 관찰된 적도 없는) 과거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하며 이어져 온 진화적 생존 적응설을 꺼내지만, 애초에 그런 설명을 할 거라면 굳이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필요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연구의 방법론은 신박하긴 했지만, 선악이 무엇인지를 묻기에 아기들은 그리 적합한 스승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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