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삶의 해를 구하는 공부
카를 지크문트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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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저자:카를 지그문트.



원제는 이성의 왈츠 쯤 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상대의 발을 밟고 동작을 잊고 박자를 놓쳤다.
무척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4장 논리학의 무수한 기호들로 표현된 명제와 결론을 말로 설명해주는 건 책을 포기할 생각이 들게 했다. 읽어도 아무 말도 모르겠는 부분… 마지막 장에서는 예시 폭탄으로 수학의 쾌감을 전하고자 애쓰시지만 거기가 더 힘들었고요...
그러니까 책 뒷표지의 ‘명쾌하고 술술 읽히며 매혹적이다.’에서 술술 읽히며는 빼 주세요.

수학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3년 간 안 되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을 뿐이다. 통찰과 즐거움이 조금이라도 따랐으면 좋았겠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간은 유한하고 다른 할 것이 있으니까 수학에 오랜 세월 바칠 게 아니라면, 잠시 두고 쓸 수단이라면, 나는 다른 도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미련은 오래 남아 수학, 과학에 대한 책을 가끔 펼친다. 재치있게 쓰려고 애쓴 티는 난다. 쉽게 쓰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쉬움은 상대적인 거니까 아마도 나한테 쉬운 수학 교양서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진작 안 덮고 (일부 아니고 다수 페이지는 훌훌 넘기기도 했다. 읽어도 몰라…) 읽은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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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에 의한 지배를 수백 년째 경험한 오늘날 우리는 예전만큼 낙관하지 못한자. ‘백과전서’ 저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아득한 지평선에 걸린 지복의 약속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차악에 불과하다. 칼 포퍼에 따르면 민주주의 선거는 무엇보다 혼란과 유혈을 최소화하면서 나쁜 정부를 몰아내는 방법이다. 투표가 언제나 ‘옳은’결정을 낳는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결정이 다음 선거에서 수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87)

-파스칼은 신을 믿기가 매우 힘든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불운한 이들이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311-312, 저자가 뒤에서 세뇌라고 한다…ㅋ)

-그러므로 ‘이면, 그리고 그런 경우에만if and only if‘은 ’이면if‘을 특별히 강조하는 표현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을 나타낸다. “...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는 “이것은 당신이 직접 풀어야 한다”라는 뜻이며 “그것은 쉽게 알 수 있다”는 세세하게 검증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일반인에게 무척 거슬리는 것으로는 ’자명하다trivial‘의 남발이 있다. (423, 농담반 진담반)

-수학은 끈기를 가르친다. 겸손도 가르친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457, 그래서 포기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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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이옥전집 2 :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 완역 이옥 전집 2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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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저자:이옥.

책의 제목을 보고 작은어린이가 ”왜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지?“ 했다. 읽어 놓고도 기억이 안 나서 그 부분을 다시 보았다.
그물 하나로 고기잡이를 생업 삼던 어부가 호랑이와 이무기의 방해로 겨우 그들을 물리쳤지만, 이런 시련이면 하늘이 나보고 고기 잡지 말라는 거야, 그물 찢고 굶어 죽자, 했다는 거다.
이옥은 성균관 생활도 했고, 과거 급제도 몇 번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뽑아 놔도 정조가 볼 때마다 에헤이, 이딴 잡스러운 문체, 걔 군대 보내(충군), 하고 지방으로 내쫓겼다. 사면복권이 되긴 했는데, 그러면 다시 과거 응시 가능하도록 본인이 서류를 내는 절차가 있었는데 실수인지 일부러인지 안 내서 결국 벼슬길 근처도 못 갔다.
그물 찢은 어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왕한테 내침 받은 걸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옥의 글이 담긴 책 네 권째(중복된 글 많음) 읽다보니, 그의 삶이 불행했다 단정할 수도 없겠다. 글쓰기가 좋아서, 내키는 대로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썼고, 왕한테 혼나면서도 그냥 제 글투가 이렇게 생겨 먹은 걸, 하면서 계속 썼다. 여기저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들으면 적었다. 담배도 뻐끔뻐끔 피워가며 국순전 비슷하게 담배 의인화 한 글도 썼고, 아예 담배에 대한 책도 따로 하나 썼는데 전집3권에 실려 있어서 아직 안 읽었다. 생전에는 자기가 전을 쓴 류광억처럼 양심 팔아 글을 돈으로 바꾸지는 못했겠지만, 지금도 널리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백 몇 년 지나서도 읽는 사람이 있다. 아, 살아있을 때도 김려란 친구가 후히 읽어주고, 이옥이 죽은 후에도 그 원고 챙겨서 필사해서 여러 권의 책으로 내주기도 했다. 독자란 그렇게 한 명만 꾸준히 있어도 만족할 일 같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독자가 되어도 좋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살아생전에 뭔 덕 보겠다고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자기가 쓰는 게 재밌고, 자기 거 읽는 게 재밌으면 쓰는 거다. 딱히 할 일 없고 한가하면, 그런데 그 한가함이 불안한 사람들은 또 쓰는 거다. 흰 바탕을 빽빽하게 검은 글자로 가린다. 누가 읽어주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죽어버린 쓴 이는 절대 모르겠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발견하고 읽고나서 하하호호 하는 거다.

하하호호하면서 적당히 읽고 적당히 쓰면서 살 수 있는 삶이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면 조금 만족해도 되지 않겠니? 그렇게 읽고 쓸 에너지를 마련해주는 돈벌이를 조금 덜 미워해도 되지 않겠니? 이옥처럼 밭에 오이며 담배며 이거저거 키워 적당히 먹고 살 정도의 땅 있는 양반이면 조금 더 자유롭겠지만, 도시의 현대인은 자기 몸뚱이를 밭뙈기려니 하고 그럭저럭 삶을 꾸려 나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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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때에는 그 모습이 해산하고 갓 일어난 것 같고, 목욕하고 빗질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사내에게 매 맞고 버림을 받아 울면서 대충 머리를 추슬러 놓은 것 같았다. (87, 미감 심하게 섬세한, 외모품평 오지는 이옥 선생. 영남 젊은 아낙들의 머리 모양-생채계- 흉보는 글마저 남겼다.)

-요컨대, 종이는 흔한데 글씨는 귀한 까닭이다. (112, 입춘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춘첩을 써달라고 해서 사흘 낮밤 몇 백 폭을 썼다 한다. 웹소설 작가 조르는 독자들 줄선 느낌이다..)

-천재지하에 이목을 괴롭히는 음란한 소리를 하는 자는 그 죄가 진실로 큰 것이다. 어찌 저 거짓말로써 거짓말을 불려 스스로를 짐짓 망언하는 부류로 만들어 다만 남의 한 번 웃음을 더하는 것과 같단 말인가? 그러나 떡갈나무 판에 새기고 닥나무로 만든 흰 종이에 찍으니, 두 나무 또한 원통할 일이다. (132, ‘언문소설’ 중. 나무야 미안해의 원조. 그나저나 픽션 안 좋아하셨던 옥이씨. 본인 글은 팩션이라 봐주는 거냐.)

-사람들이 말하기를, “폭포가 거쳐 오는 길에 옛날에는 돌부리가 있어서 마치 기름장수가 기름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 폭포 물이 멀리 날아가 더욱 기이하였는데, 주민들이 감사와 고을 원이 놀러 오는 것을 괴롭게 여겨 그것을 쪼아 무너뜨렸다”고 한다. 지금도 쪼은 흔적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슬프다, 벼슬아치가 명승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 많다. (159, ‘폭포 구경’ 중. 예나 지금이나 높은 사람들은 있던 돌부리도, 산도 막 없애고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

-세상에 그대가 없다고 하여 손실될 바 없고, 그대에게 세상이 없어서 또한 욕될 바가 없다. 그러니 그대는 그대의 뜻을 행하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따를 것이다. 그대가 돌아가지 않으면 누가 돌아갈 것인가? (207, ‘매미의 권고’ 중. 자호 ‘매암’이 매미소리 같다며 얼른 집에 가! 하는 소리로 듣고 있다.)

-한 번 휘두르면 술에 취한 듯하고, 두 번 휘두르면 병든 듯하고, 세 번 휘두르면 비로소 고요해진다.
(222, ’파리채에 새긴 글‘ 중. 이옥의 파리 잡기 삼단계)

-천하가 버글거리며 온통 이끗을 위하여 오고 이끗을 위하여 간다. 세상이 이를 숭상함이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끗을 위하여 사는 사람은 반드시 이끗 때문에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이를 말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이끗을 위하여 죽기까지 한다. (350, ‘류광억 전‘ 중. 문제집에 가끔 나오던 과거 대리 시험 봐주던 류광억 이야기가 재밌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끗, 이재에만 몰두하는 삶이 많다. 나도 점점 그러는 거 같아서 싫으네.)

-“내가 너희들에게 이 풍류 소년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일에 당해서 진실로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뜻을 세우면 규중의 처자라도 오히려 감동시킬 수 있거늘, 하물며 문장이나 과거야 왜 안 되겠느냐?”하셨다. (362, ‘심생 전’ 중. 이것도 문제집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였다. 특이한 게 욕먹을까 봐 그랬는지 기이한 연애담 뒤에 사실 이건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돌려막는 게 잔망스러웠다. 과거급제보다는 그래도 연애가 더 쉬울 것 같은데…)

-그러므로 그 사람에 가탁하여 장차 시가 될 적에, 물 흐르듯이 귀와 눈을 따라 들어가 단전 위에서 머물다가 줄줄 잇달아 입과 손끝으로 따라 나오는 것으로, 그 사람의 주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석가모니가 우연히 공작의 입을 통해서 뱃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에 공작의 꽁무니로 다시 나온 것과 같다. (405, 그렇다면 소설은 소설의 신이, 독후감은 독후감의 신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이렷다)

-그 마음이 간질간질하여 마치 천 마리, 백 마리의 이가 간에서 두루 달리는 것과 같다. 나는 또한 오장육부를 다 기울여 이 이들을 쏟아내 놓은 뒤에야 그만둘 수 밖에 없다. (415, 왜 쓰냐건 웃지요)

-한가함은 진실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중략)
다만 한가함을 해소하는 데 소용이 된다면 또한 반나절의 도움은 될 것이다. (447-448, ‘김신사혼기제사’ 중. 공부도 안 되고 한가해 죽겠어서 3일 만에 쓴 희곡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재미로 봐라, 한다. 글 안 쓰면 병나는 병에 걸린 옥이 아저씨)

-임장: 한성부 공문에, 오부 안의 각 동네 늙은 도령을 책으로 엮어 보고케 하고, 관가에서 혼례를 도와 며칠 내로 혼인을 이루어준다 하였소. 좋구나 좋아. 늙은 도령 장가갈 시절이니 좋은 술 한 잔으로 나에게 대접하지 않을 수 없겠소. (457, 스물여덟 늙은 도령이 혼인 못한다고 한탄하는 중에 국가에서 중매해 줌. 시장이 아니라 나라에서 공영화 중매 서비스를 운영하면...다 망하려나. 전과 같은 건 잘 걸러줄 듯. 완전 픽션인지 알았더니, 정조실록에 비슷한 공공서비스 기사가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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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
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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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3 저자:이시형


휴일인데 알람을 안 꺼놔서 평일 일어나는 시간대로 깼다. 오늘 쉬는 날인 걸 기뻐하기 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내일은 이 알람 듣고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군…’

친구의 몹시 슬픈 일도 있었고, 중병은 아니지만 가족이 1일 입원해 수술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이달 겨우 3일차인데도 몇 주를 흘려보낸 기분이다.

한달을 달리던 글쓰기도 이런저런 상황 앞에 내려놓고, 글쓴다고 독서 습관도 내려놓고, 나는 내 여가 시간에 무엇을 채워야 하지? 하고 골몰했다.

오전에는 가족의 퇴원을 맞이하러 갔다. 걸어 귀가하기로 했는데, 더우니까 뭔 코코넛커피스무디 이런 걸 사 마셨다. 궁금함에 카페인 부담스러우면서도 이걸 먹는데, 너무 달고, 맛있지도 않고, 검색해보니 700키로칼로리가 넘고 당분도 거의 60~90그램… 1/3을 남겨서 버렸다.
때로는 그렇게 남았을 때 버리는 게 맞다.

이런 나날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끌렸나보다. 책을 읽으며 쉬어야지, 하면서 쉬어도 피곤한 이유가 궁금했나 보다.

이 책은 뇌 피로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것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놨다.

들어둬서 나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다 보고 나서는 이걸 왜 봤지...싶었다.

지금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맞지 않는 직업을 버티는 것이다. 그외에는 뭐 건강이고 운동이고 취미고 인간관계고 가정사고 쏘쏘, 별일 없이 산다. 저자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고 한다.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 중에 부정적이 되라는 사람은 내가 본 중에는 하나도 없다. 다 같은 말을 하는 거 보면 긍정과 명랑과 감사 같은게 행복에 닿는데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그렇지만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안전하지 않다 느끼고, 굴욕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떻게 긍정적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밤마다 대부분 열한시도 안 되서 자고, 여섯시 사십분까지 약 기운으로 잘 자고, 책에서 먹으면 피로에 좋다는 닭가슴살도 매일 먹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대개의 시간은 잘 지낸다. 그냥 난 돈을 포기하든가 멘탈을 포기하든가 두 가지 밖에는 답이 없다. 생각을 바꾸고 자연으로 산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85살 전문직 80권 넘게 책 쓴 사람은 가능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안 가고 싶어 안 가냐!

그래도 뭐 그냥 이렇게 행복회로 돌리면서 열심히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했다.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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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적으로도 피로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품보다 오히려 우리가 즐겨 먹는 닭 가슴살에 다량 함유된 성분이 뇌의 피로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퍽퍽 살을 오래오래 씹으며 식사라기보다 연료 공급이라는 생각을 매일 하는 나는 나도 모르게 피로회복제를 먹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중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라 뇌 피로가 극심했다.(아 그래서 내가?)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뇌 피로는 결국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을 혹사하면서 일어나는 피로이기 때문이다.(건강검진 하면 늘 교감신경과활성화가 나온다.)

-위급 상황이 종료되면 긴급 반응도 끝나지만, 어떤 사람은 계속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당시의 긴급 반응이 또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 부른다.(지피티한테 나도 피티에스디 아니냐?했더니 그냥 상시 과각성 상태라 그렇다고 한다. 얘도 전문가는 아니니 뭐…)

-문제는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가치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내가 모르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뇌의 피로를 덜 수 있다.(아무리 찾아봐도 이젠 돈 벌기 위해서, 말고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게 내 직업이다. 굴욕감과 무력감을 대가로 돈을 받고 있구나 싶은 게 일상이다.)

-과로로 죽는 건 인간뿐이다. 깊은 만족감과 충만함을 주는 일일수록 보다 절제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좋다고 너무 꽂히면 과로사 한대…)

-
• ·•일단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며, 그때까지는 휴식이나 일을 중단하는 일이 없다
• ••실패하는 경우를 미리 가정하는 등 굳이 생각 안 해도 될 일까지 세세하게 생각한다
•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처럼 생각만으로 지치는 상태를 ‘사고 피로‘라 부른다. 외부의 자극에 더해 스스로 뇌 피로를 만드는 것이다 (저거 세 개 다 나라서 움찔)

-밤 11시 전 취침
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 20분(얘들아 일찍 자자 재미는 내려놓고...그런데 낮잠 20분은 정말 은퇴한 노인들이나 가능한 게 아닐지...나도 주말에는 가끔 책보다가 짧은 낮잠 잘 때가 있긴 하다.)


-따라서 어쩌다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수면 주기가 원래대로 빨리 회복될 수 있다.(그러니까 휴일 아침 알람도 잘 한 거네)


-뇌에서 지속적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항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루 200mg의 이미다졸펩타이드를 최소 2주간 섭취해야 한다. 이는 하루에 닭 가슴살 반쪽 분량만 섭취하면 충분한 양이다.(피로 회복엔 닭가스(ㅁ살))


-하루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먹고, 한입에 30회 씹고, 한 끼에 30분 걸려 먹자.(점심 식사가 30분 걸리긴 한다. 뻑뻑한 닭가슴살 꾸역꾸역 방울토마토 포도 피칸 한 알 한 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쑥스럽지만, 나는 글을 한 꼭지씩 쓰고 나면 혹은 쓰는 중에도 ˝난 천재야” 하고 곧잘 혼잣말을 한다. 그러면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글이 더 잘 써진다. 긍정적인 혼잣말은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뻔뻔함도 건강의 비결일 듯)


-뇌에 정보를 입력할 때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최저한의 것만 정리해서 기억하려 노력하자. 그리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정보를 끄집어내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자.(모르는 게 약인데 에이아이 생기고서는 오히려 더 파고들게 되지 않았나 정보 넘침. 최소한의 노력이란 게 뭘까 잘 모르면서 깝치란 소린가)

-감정이 폭발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참다 못해 폭발하는 경우고, 둘째는 그래야 내 진심이 강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나만 손해다. 첫째 경우라면 그 인격의 문제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할 것이다. 둘째 경우라면 진심이 전달되기는커녕 상대방의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요즘 너무 많이 겪어서 부끄럽다. 사회 생활 힘들다.)

-몸을 꾸준히 움직이자. 앉고 일어서는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율신경은 반응한다. (앉아, 일어서, 라도)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할 때는 30분마다 일어섰다 다시 앉자.(뽀모도로라도 써야 할듯)

-대책은 단 하나, 도심을 떠나 산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단 하나의 대책이 90퍼센트의 한국인에겐 소용이 없으니 다 그냥 계속 그러고 살아라 느낌)

-아무리 일이 바빠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천천히‘ 하고 되뇌어야 한다.
그 순간 어지럽던 세상이 바로 보인다.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좁혀졌던 시야가 넓어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려 허둥대면 심신도 문제지만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하는 당신에게는 아무 생각도 떠오를 수 없다.(천천히 천천히)

-˝아침 태양빛을 받으며 연인의 손을 잡고 30분만 걸어라.˝
이 한 문장 안에 햇볕과 걷기 운동, 그루밍, 스킨십 등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는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 있다.(엄청 이상적인 삶이다. ‘아침’, ‘연인’, ‘30분’, 저걸 다 채우며 살고 있다면 누구든 부럽다.)


-우리는 감동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좋은 기분이 뇌의 피로를 줄여준다. 한마디로 감동은 뇌 피로 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감동의 순간, 교감신경 흥분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편안한 부교감신경 우위가 연출된다.(좋은 시간을 공상과 회상으로 소환하는 능력은 행복해지는 방법 같긴 하다. 그게 쉽진 않다…)

-만약 당신이 감동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따분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우울증에나 안 걸렸으면 다행이다. 매사에 빈정거리고 비평적인 사람은 감동 불감증 환자다. 부정적인 성격부터 고쳐야 감동 인생을 살 수 있다.(감동이 없고 재미도 없는 당신은 애송이라고 갑자기 후드려팬다.)

-정신노동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일감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휴식이다. 가령 정원 일이나 방 정리, 청소도 괜찮다. 너무 머리를 쓰거나 힘이 드는 일만 아니면 된다.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이면 그만이다.(청소나 정리 같은 걸 자주 해야겠다.)


‘-밝고 떳떳한 가치관이 우리의 건강을, 뇌를 지킨다.‘(공익광고협회)

-반대로 사회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자칫 건강뿐만 아니라 인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삶. 그래도 살아지는 삶이면 그게 건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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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어요 - 틱낫한 스님이 추천한 어린이 '화' 우리 아이 인성교육 1
게일 실버 지음, 문태준 옮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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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30 게일 실버 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작은 어린이 학교에서 독후감 써 오라고 대출해 준 책이었다. 숙제하게 이걸 읽으라고 했더니 책속 얀처럼 블록 쌓기 놀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거실에서 신나게 주절거리며 혼자 놀고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문태준 시인이 번역했다고 하니까 더 궁금했다.

요즘 마리오 게임을 하는 작은 어린이는 보스전을 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 끄라고 하면 아직 저장을 못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악당을 물리치려다 잘 안 되어도 운다. 그러다가 또 익숙해지니 감정 기복이 좀 줄었다.

작은어린이는 얀처럼 밥을 먹으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것만 하고요,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만 보고요, 한다.어른들은 어른들 기준으로 밥이 식는다, 어서 앉아서 먹어라 이러고 다그친다.

따지고 보면 나도 내 할일 하다가 밥먹어라 해도 꾸무적거리긴 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걸 적당히 먹는다. 스스로 차려먹을 나이가 되면 알아서 먹어라 해야지만, 지금은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는 나이이니 먹으랄 때 먹고 치우는 게 맞긴 하다.

화가 옆에 있다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라는 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불안 상태에서는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붙들 생각을 해서 벗어날 텐데, 화가 나면 그렇게 차분해지기 위한 노력을 순간 붙잡을 여유가 있긴 할까, 일단 멈춤이 제일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

현대 의학 덕분인지 별탈 없는 인생인지 요즘은 화를 내거나 불안한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았다. 슬프고 빡치고 속상한 일이 있기도 했는데, 여전히 내가 일하는 공간이 불편한데, 그래도 시간아 가라, 하면 그 순간들도 지나간다.

슬픔도 기쁨도 화도 지나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책인데, 또 생각해 보면 왜 지나치면 안 돼? 싶기도 하다. 왜 고통스러우면 안 돼? 왜 불행하면 안 돼? 마음의 평안과 행복에 가까운 상태를 위해 잔잔해지라고 하는 거겠지만 잔파도 말고도 큰 해일이 자주 뒤흔드는 삶도 있단 말이다. 화를 다스리라는 말을 보니 왠지 더 화가 날 것 같은, 굳이 일부러 평온을 깨는 심보이다.

어쨌거나 작은 어린이를 자리에 앉히고 이 책을 읽게 해야 하는데, 어린이는 자신이 심은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가 우와 진짜 많이 자랐다 하고 베란다에서 신나하고 있다. 어린이의 숙제는 늘 어미아비의 숙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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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야. 어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에게서 뛰쳐나오는 너의 한 부분이야. 네가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바로 이렇게 네 곁에 있어. 내가 가까이 있으면 네가 무서워한다는 것도 잘 알아. 나는 널 울게 할 수도 있고, 네가 물건을 부수게 만들 수도 있어. 게다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만들 수도 있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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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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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6 저자: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얼마 전 까마귀가 비둘기를 낚아채 가는 장면을 보았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는 이미 많이 다친 것처럼 보였다. 겨우겨우 도로 중앙분리대 사이에 서서 인도로 걸어가려고 시도했지만 잘 안 되었다. 길 양옆 가로수에 까마귀가 한 마리씩, 두 마리가 번갈아 차가 오면 다시 원래 자리로 갔다가 또다시 비둘기를 공격하러 도로로 내려왔다. 어느 순간, 한 까마귀가 입에 뭔가를 물고 날아올랐고, 다른 까마귀는 그 뒤를 따랐다. 까마귀는 다시 오지 않았다. 까마귀가 청소 동물인 건 알았지만 이번엔 좀 성질이 급했다. 아직 숨이 붙은 비둘기를 잡아가는 장면이 충격이었다.

같이 지켜보던 곁의 사람과 까마귀는 그럼 까마귀 사체도 먹을까? 하고 궁금해했다. 검색해보니 까마귀 장례식이란 게 있다고 했다. 죽은 까마귀를 산 까마귀들이 둘러싸고 한참을 있는다고 했다.

생물학자이자 균류학자인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까마귀 장례식 이야기가 나와서 약간 반가웠다.

제목에 끌려 고른 책이다. 자연도 나오고 퀴어도 나온다. 원제는 Forest Euphoria, 숲의 희열 정도겠다. 그런데 둘다 센 제목이지만 글은 그냥 평범한 에세이나 일기장으로 읽혔다. 중간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균류 묘사도 나오지만, 저자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대한 수사로만 읽혔다. 이전에 그리 좋지 못하게 읽었던 퀴어 작가의 에세이가 생각났다. 비슷했다.

그래도 도움되는 한 구절은 찾았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나오는 부분인데 저자와 다르게 짧고 소중한 시간이 아닌, 곧 흘러갈 시간이라는 마음이 남았다.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이게 계속되지는 않을 것을, 지나가고 변화할 것을 알았다.

균류와 버섯에 관한 이야기가 기대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다. 퀴어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연의 다양성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여러 번 사용한 용어이지만, 그냥 선언 내지 두루뭉술하게 갖다 붙인 느낌이었다. 양면에서 다 새로운 앎이나 느낌을 주지 못했다.

나는 하루 대부분이 자연과 멀다. 가장 가까운 자연은 매일 마주치는 비둘기와 까치, 까마귀, 인공조성된 가로수와 조경수 정도이다. 그마저도 늘 실내에 갇혀 시간을 보내느라 짧게 본다. 걸어 오가는 출퇴근 시간이 그나마 위안의 시간이다. 서울의 숲과 산은 사람이 너무 많다. 단 몇 분도 혼자 오롯이 산을 즐기기 어렵다. 혼자서 10분 만이라도 아무도 없는 야외에 있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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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식물에 대해 죄를 저지르고(비록 잔가지 하나를 꺾었을지언정) 속죄하지 않으면 이승을 하직했을 때 세상 모든 식물의 정령이 그의 앞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천국에 들여보내면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25-26)

-종을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은 존경과 칭송의 행위다.(98)

-까마귀와 도래까마귀는 장례를 치른다. 죽은 까마귀 주위로 모여들어 서로에게 열성적으로 이야기한다. 몇몇은 작대기나 반짝거리는 물건 같은 제물을 사체에 올린다. (125)

-“여긴 숨을 데가 없어!” 그가 물었다. “무엇으로부터 숨으려고?” 내가 대답했다. “모든 것으로부터!”(179)

-궁극적 특권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으면서도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고 자신을 물질적으로 지탱할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세계가 더워지고 오염되면서, 숨을 곳이 끊임없이 파괴되면서 보이지 않을 공간은 점점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180, 내가 원하는 게 이런 거 였나 보다. 상류층이 되어야 하는가…)

-10년은 가늠할 수 없는 기간이다.
45분은 금세 지나간다. (242, 이것이 오늘의 위로)

-“균류는 따돌림받는 식물로 치부된다. 요란한 복장으로 길가에서 구걸하는 거지처럼 그들은 관심을 사려 하지만 조금도 얻지 못한다.”(253, 균류학자 배닝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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