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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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트리거> 드라마를 시청중이라 이 책의 몰입도가 상당하면서 드라마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관찰하고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들을 더불어 떠올리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불안을 대처하는 현명한 대안들이 하나둘씩 제시된다. 몇 년 전 갑자기 복통이 찾아오면서 병원 검사와 결과를 듣고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떠올리게 된다. 내려놓고 지켜보는 것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제시되는데 그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대로 받아들였음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질병을 예방하고자 노력한 것들이 좋은 결실이 되고 있음을 건강검진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처음으로 죽음을 제대로 직시하면서 모든 상황들을 응시한 시간은 두려움마저도 내려놓게 하고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확인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분별하면서 살아가는 힘을 매일 책을 통해서 얻고 있다. 정신건강을 위한 기본 생활 수칙들이 제시되는데 수면, 식단, 운동, 여가, 관계가 해당된다. 이러한 기본 생활 수칙은 오랜 기간 꾸준히 실천할수록 효과가 나타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적당히 잘해 나가는 수준을 목표로 습관화하라고 전해진다. 완벽이 아닌, 적당히 잘해 나가는 수준이 중요하다. 매일 운동을 하고 있는데 피로도가 느껴지는 날이면 하루 정도는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된다.



불안에 대한 경직된 반응유연함 반응에 대해서 설명한다. 불안을 통제하거나 없애려 들지 말고 경험하면서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려보라고 한다.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경험하다 보면 시간에 익숙해지고 불안이 사라진 것을 어느 날 발견하게 된다. 경험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일이지만 경험한 것들이 있었기에 건강관리와 식단 관리, 운동일기와 식단 일기를 기록하고 제한 음식들을 먹지 않는 절제가 3년을 지나 4년을 향해 가고 있다.

호흡법, 점진적 근이완법, 가벼운 활동, 운동, 얼음찜질이 불안할 때 도움을 준다는 것도 제시된다. 더불어 여러 자세들도 그림 자료와 함께 제공되어 마음에 든 내용 중의 하나이다. 음악도 마음을 이완시켜준다는 것도 알려주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숫자를 세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준다. <여인숙>이라는 시가 인상적이라 여러 번 읽었던 시이다. 기쁨, 우울, 심술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어떤 자세로 맞아들여야 할지 안내해 주는 시이다.

생각과 감정, 행동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자료도 기억에 남는다. 생각은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해진다. 이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좋은 점이 있는지, 이 생각은 쓸데없는 행동을 종용하는지 질문을 던지면서 생각부터 점검하게 된다. <트리거> 드라마에서 사건을 일으킨 인물들이 어떻게 통제되지 못하였는지 이 질문들과 함께 접목하게 된다.

생각은 현실이 아니다 132


생각은 현실이 아니다 - P132

두려움 마주하기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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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여름 2024 <천사들>소설에 이어 읽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천사들 소설에서 '악취나는 의도'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과 흑백영화를 보는 이모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여름에 만난 이 소설집에는 세 명의 작가 단편소설과 인터뷰로 구성된 문학과 지성사의 계절마다 만나는 책이다.

책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충분히 사로잡아서 구매한 소설집이다. 뜨거운 여름을 함께 보낸 소설로 천천히 읽고 완독하여도 쉽게 보내지 못한 소설집이다. 소도시와 대도시 삶은 매우 대조적이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은 소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이 익숙해지지 않고 낯설기만 하다. 그래서 훌쩍 여행을 떠나는 여행지가 조용한 여행지가 되고 있다. 작가도 여행지에서 경험한 장면들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인터뷰에서 설명한다.

소와 돼지의 부산물을 받아먹는 독수리를 사람과 비슷한 자태라고 관찰한 장면이 꽤 인상적이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진중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노아라는 개신교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데 지방 공무원이 직업인데 민원인이 드러낸 불안의 근원이 자신의 이름이었다는 것도 상기한다. 다른 종교에 예민함을 불안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성이 공존하고 수용하고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이분법적 사고로 구별하고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까지도 함께 짚어보게 된다. 노아라는 이름을 지은 부모의 기대감으로 바라볼 수 여유와 이해보다 다름이라는 차별적 시선이 깊게 자리잡고 있음이 민원인들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적은 무엇인가. 적이라고 단정 짓고 살아가는 인간적 한계를 민원인들의 불안한 모습, 천문대에 거주하는 선화라는 인물, 녹원의 타이어를 의도적으로 파손하고도 개의치 않는 표정 없는 얼굴의 소년, 무엇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 녹원이라는 동료 공무원 직원에게서 보여준 소설이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적은 누구이며 어떻게 명명되어 삶의 뿌리를 이루었는지 고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모호한 태도로 친절하지 않는 인간의 한계를 인물들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적을 찾게 하고 그들의 대면하는 인간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모호함을 보여준 소설이다.

모든 책에서 구원은 적의 공습 뒤에 찾아왔다. 적이 온다는 것은 긴긴 괴로움으로 뭉쳐진 기다림,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가 되어버린 기다림이 끝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156

적의 공습을 기다린 사람들은 구원을 찾고자 했고 구원을 찾고자 기다린 긴 괴로움으로 뭉친 하나의 세계가 어떤 자태로, 어떤 향기로 응집되었는지 여러 인물들의 거짓된 말과 태도, 표정이 없다고 느낄 정도의 얼굴로 살아가고 모호한 태도로 구원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다시 질문하게 되는 작품이다.


선명하고 맑고 아름다워야 하는 삶이지만 이 세계 너머의 구원을 기다리며 혼탁하고 어둡고 불투명한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 구원을 기다리는 태도인지 거듭 질문하게 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 혼자만 살아남기를 의도하는 '악취나는 의도'가 구원으로 반의된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종교의 진정한 의미, 방향성을 잊고 자신만의 구원을 구축하고 대립하고 분쟁하는 사회적 문제의 중심에 종교가 자리잡고 있음을 떠올리면서 책장을 덮게 된다. 지금 도래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독수리처럼 소와 돼지의 부산물을 먹는 종교인이 되지 않도록, 동료 직원에게도 모호한 태도로 친절하지 않는 녹원의 모습까지도 적이 누구였는지 생각해 보는 인물로 남는다.



무엇 하나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 P144

독수리 / 소와 돼지의 부산물을 받아먹었다. - P126

묘하게 사람다운 면이 있었다. 둥글게 구부린 어깨나 축 늘어뜨린 목 등이 특히 그랬다. - P126

아무런 표정 없는 얼굴 - P140

모든 책에서 구원은 적의 공습 뒤에 찾아왔다. 적이 온다는 것은 긴긴 괴로움으로 뭉쳐진 기다림,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가 되어버린 기다림이 끝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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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 - 사회 운동과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지점
야마구치 슈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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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사회 운동과 비즈니스가 교차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경영전략과 혁신에 대한 읽기 쉬운 도서이다. 불합리함에 저항한 파리 레지스탕스 저항운동을 예시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 지배에 저항한 그들에게 나누어준 총은 실제적 효력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하는 요점과 실천적 방안 제시가 사회적으로 미래를 위해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켜줄지 사뭇 기대된 책이다. 활동가로 동참을 권유하는 글은 깊고도 큰 파장으로 밀려온 내용으로 남는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불합리함에 저항 레지스탕스 저항운동 나치 지배 저항 11

이 책은 안내서이며 크리티컬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설천하도록 이끄는 도서이다. 비즈니스의 사회적 의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대답은 크리티컬 비즈니스라고 강조한다. 책 마지막 코너에 활동가를 위한 북 가이드도 소개되어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읽은 내용이기도 하다. 도래하지 않았던 19세기에 산업혁명 위험성을 선구적으로 통찰한 인물들 중의 한 명 윌리엄 모리스 『에코토피아 뉴스』 SF 소설이 소개된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에서 기차를 응시한 그의 통찰과도 교차하는 내용이다. 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현대사회에 이 책의 저자가 제시하는 크리티컬 비즈니스는 혁명과 다름없었다.

투자자의 기대치를 제어한 구글의 혁신적인 크리티컬 비즈니스 자세, 화석연료에 종지부를 찍은 테슬라, 지구 환경보전에 관심을 가진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애플. 전 세계를 자신의 거처로 삼는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으로 열거된다. 이탈리아 캐시미어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책을 투자자들에게 선물하면서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문장은 교양 없는 사업가는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하는 사실이다. 전문화, 세분화, 효율주의, 단기 이익주의가 사회를 얼마나 위협하는 악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 조명하면서 사회 비판과 정치 비판 역할을 버리고 대기업과 정부 이익 증대를 위한 홍보 기계로 전략한 현재 미디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미디어의 역할이 문명을 위협한다면 미디어 사업가는 교양 없는 사업가라는 말로 명명되면서 대조적으로 문명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떠올리면서 대조하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반항하는 인간> 알베르 카뮈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엘버트 허시먼

<인간주의적 경영> 브루넬로 쿠치넬리

< 누가 세상을 바꾸는가> 프랜시스 웨슬리 외

<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외.

읽은 책들이 등장하면서 이 책의 내용과 접목하면서 다시 음미하는 문장들도 마주한 시간이다. 3장의 "반항은 사회적 자원이다." (74쪽) 내용에서 등장한 비판하는 것과 날카로운 질문에 응시하게 된다. 알베르 카뮈 『반항하는 인간』에 나오는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78쪽) 문장은 시의적절하게 이 책의 크리티컬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고비용을 지불하지만 미래지향적인 테슬라를 구매하고 지속적으로 승차하면서 매우 만족스러운 만족도를 유지하면서 다음 차량도 역시 테슬라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크리티컬 비즈니스와 함께하는 이유로 남는다. 여러 자료가 제시되는데 사회를 바꾸는 소비 액티비즘 기반이 현저하게 취약한 일본에 대한 그림 자료가 인상적이다. 일본이 보여준 "그 사회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에 대한 관심', '미래의 타인에 관한 관심'에 관한 수준에 달려 있다" (207쪽)이 떠오르는 내용으로 남는다.

교양 없는 사업가는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 29




교양 없는 사업가는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 - P29

사회 비판, 정치 비판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대기업과 정부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홍보 기계로 전략 - P31

투자자의 기대치를 제어한다 - P67

이탈리아 캐시미어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책 투자가들에게 선물.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중요성 역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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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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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위협적이고 슬픈 것인지 자각하게 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책을 읽지 않고도 글을 적을 수 있는 기술이 이미 성큼 우리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읽지 않고도 읽은 것처럼 글을 적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독서의 의미를 모른 상태로 책을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간추려 놓은 내용 요약이 책의 진가를 전부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가는 문장에는 작가가 호흡하는 것과 응시한 것들이 무엇인지 독자는 비로소 공감하기 때문에 요약한 책 내용과 줄거리는 결코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른 것이다. AI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시간을 공들여서 한 땀씩 수를 놓듯이 읽는 독서의 의미를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기에 저자가 우려하는 것들을 깊게 공감하게 된다.

직접 경험하여야 나의 것을 발견하고 도전하고 지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자아를 확립하게 된다. 과학의 발전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환대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선별하고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생활한다.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고 밑줄을 긋고 여백에 생각들을 메모하면서 읽는다. 재독할 때 펼쳐드는 책은 꽤 의미있는 독서 활동으로 이어진다. 불편함이 사라지고 편리함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텅 빈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불편함이 사라진 공간에는 모든 삶의 능력을 기술에 맡겨버린 텅 빈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의 종말, 독서의 종말, 창작의 종말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경고하는 문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잔상으로 남는다.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마무리는 언제나 책과 함께 한다.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서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에 책을 펼쳐든다. 이 책도 다르지가 않았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매일 책을 통해서 얻기 때문이다. 작가가 발견한 것들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었고 자주 꺼내서 반질반질하게 닦으면서 깊은 호흡을 가다듬는 방향등이 되어주는 것이 책이다.

'경험은 했으되 의미를 놓쳤다'는 T.S 엘리엇 <4개의 사중주>글귀가 의미심장하게 와닿는다. 기술이 요약한 것이 책의 전부가 되지 못한다.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독서의 힘과는 비교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무수히 수놓는 작가의 문장들을 통해 독자가 생각하는 것과 발견하는 것은 천차만별하며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는 파급력이 대단한 것임을 매번 발견하게 된다. 일독과 재독의 의미는 엄청난 놀라운 발견이 되고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보물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거듭 고개를 주억거린 문장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놓치지 않도록 무엇을 분별하고 노력하고 생각하는 힘을 고수해야 하는 이유를 확인시켜준 저자이다.

호모 파버』에서 막스 프리슈는 기술은 세상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경험의 필요성을 없애는 재주가 있다고 전한다. 편리하다고 기술에 의존하면서 놓쳐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자각하도록 이끄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직접 경험이 왜 중요한 것인지 거듭 강조하면서 손에 있는 휴대폰이 당신의 무엇을 빼앗아가고 있는지 경고하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알고리즘, 인터넷 플랫폼, 스마트폰 등을 기술로 명명하는 만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노출되는 인터넷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상당히 불편해서 응대하지 않는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행동을 유도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맞춤화 알고리즘을 필터월드책을 통해서 이해하고 있어서 동화되지 않고 관찰하는 편이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매번 관찰하는 것이 매번 흥미롭기만 하다. 주도권이 기술에 있는지 자신에 있는지 매번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는 것은 중요해진다. 기술의 공격성에 어떤 대응책을 가질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저자는 제안을 제시한다. 확실한 것은 직접적인 경험을 사랑하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힘을 가지도록 이끌어준 책이다. 경험의 소멸을 부추기는 기술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자문하도록 이끄는 현대인에게 필독서이다.

경험의 소멸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다. 19


직접 경험은 우리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 P11

손에 성경보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3

기술이란 컴퓨터,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기구는 물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인터넷 플랫폼을 의미 - P12

경험의 소멸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다. - P19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맞춤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해 실시간으로 행동을 유도한다 - P16

디지털 기술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훨씬 더 공격적인 도구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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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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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가 운영하는 백반집에서 기거하면서 식당 일을 돕고 방까지 이용하고 있는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이 정리와 청소라 요양원 일을 소개받고 가끔 일을 하기도 한다. 그곳에 머무르는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돌보기도 하면서 종종 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들을 종종 굽어 살피시는지, 어둑한 이곳을 향한 신의 관심을 향한 기도를 의미하는 문장이 자주 반복된 소설이다.

어떤 사연으로 바닷가의 백반집에서 남매와 함께 생활하면서 일자리를 얻어서 살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에 머무르면서 화자는 삶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반집 남매에 대한 흉흉한 소문의 근원은 남매의 눈에 깃든 슬픔임을 보게 된다. 얼마나 깊은 슬픔이 그들을 압도하였기에 마을 사람들은 추측이 아닌 확실한 것처럼 소문이 확산되기 시작한다. 그들 남매가 함께 슬퍼하는 일이 무엇이며 그리워하는 근원이 무엇인지는 소설에서 드러난다. 그들이 점점 어린아이처럼 몸이 작아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 슬픔의 근원은 수목장을 방문하는 날과 백반집 누나가 가끔씩 말하는 가정법이 그녀의 슬픔을 짓눌렸다는 것을 보게 된다.

요양원은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공동체라 죽음이 너무나도 가깝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어제의 삶과 오늘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자신의 죽음까지도 예견하면서 농담을 아낌없이 던지면서 웃음을 잊지 않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할머니 딸과 사연이 있는 반지를 자신을 돌보고 책을 읽어달라고 말하는 젊은 직원에게 반지를 주고 책을 준 것은 어떤 의미였는지 소설은 후폭풍처럼 잔상을 남긴다.

환상소설처럼 화자 앞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과 백반집 남매가 보여주는 보살핌과 사랑, 요양원 할머니가 죽는 날까지 보여준 모습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소설이다. "슬픔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커다란 보드를 끌 시간... 생의 무게를 끌 시간이었다." (100쪽) 저마다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말하지 않아도 침묵 속에서 보여주는 슬픔들이 엿보인다. 개발이 중단된 바다가 보이는 공터를 찾는 인물이 서로 우연히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그러하다. 그들이 사람이 없는 공터를 찾는 이유, 공터에서 바다를 멍 때리면서 찾아내는 치유와 위안을 짐작하게 된다.

슬픔을 어떤 방식으로 끌어안고 어떻게 해결할지는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 서핑하는 방법처럼 슬픔과 삶을 대처하는 방식도 다르지가 않다. 순탄하지 않았을 인생이지만 파도를 타듯이 순례를 시작하여야 하는 이유를 만나게 된 작품이다. 살아가야 하는 삶, 죽음을 앞둔 삶에서 어떤 유품을 남기고 어떤 추억을 남길지는 질문을 아낌없이 던진 소설이다.

파도를 바라보는 관점, 바다를 바라본 시선이 남매와 화자에게서 다르게 전해진다. 남매가 즐긴 파도와 바다는 분명히 화자가 보는 파도와 바다와는 확연한 차이를 이룬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떠난 며칠 전의 여행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을 오랜 시간 지켜보았다. 그들이 느끼는 파도와 바다는 분명히 화자가 느끼는 것처럼 다른 의미일 것이다. 삶도 다르지가 않다. 어떤 슬픔, 어떤 삶이 밀려올지라도 파도를 타듯이 살아내는 것이 삶이다. 어떤 슬픔 앞에서도 책에 밑줄을 치면서 삶을 응시한 할머니의 삶과 슬픔, 화자에게 자신의 것을 선물한 이유까지도 짐작하게 된다.


모든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책에 밑줄을 그었던 할머니처럼. 99


내게 좋은 파도란 없다. 죄다 견디기 힘들고 고달픈 파도일 뿐이다. - P79

내게 바다는 장소였지만, 그들에게는 온몸으로 일렁이며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물체였던 것이다. - P78

백반집 남매 마을에서 소문이 안 좋았다. 마약보다는 슬픔을 들이마신 사람들 같았다. - P65

모든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책에 밑줄을 그었던 할머니처럼.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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