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의 문답법 - 개싸움을 지적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피터 버고지언.제임스 린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9월
평점 :
대화. 실시간으로 서로 반응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 이 방식에 얼마나 적응하셨나요? 저는 여전히 서투릅니다. 단어 선택을 잘못 선택하지 않을까, 아까 한 말과 모순되는 의견을 말하지는 않을까 같은 걱정 때문에 말을 꺼내기 어렵습니다. 이 책에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직접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표정, 제스처, 강세, 억양을 통해 상대 의견의 핵심, 이야기의 이해도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류가 생기면 바로 정정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와 의견을 주고받는 방법을 설명한 책입니다. 즉, 토론·토의·대화에 최적화된 말하기 방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말하기 방식을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 단계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읽을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데 섣불리 고급 단계의 말하기 방식을 활용하다 자신이 오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규칙을 따르며 상대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말하기 방식도 글쓰기 방식과 꽤 유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쉽게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온라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대에는 온라인에 글을 써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견해를 자기 개인 페이지에 올릴 만큼 그 견해에 동조하는 사람이라면, 그 견해를 남들에게도 알리려는 것이지 비판을 청하는 건 아닐 것이다.(81쪽)’
과연 소셜미디어에 글을 쓰는 사람들만 이럴까요? 직접 육성을 제시하는 사람도 비판을 청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사람들은 비판을 원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며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과정이 이어질 따름입니다. 이 책의 핵심과도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이 소셜미디어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는 논쟁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공간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육성을 나눌 때도 용어의 정의, 배경지식 습득 여부 등에 따라 의견 제시와 이해를 위한 설명을 끊임없이 주고받습니다. 그렇게 해도 오해의 소지가 생깁니다. 반면에 소셜미디어에서는 즉각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오해가 생길 여지가 더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논쟁을 피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겠지요.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필터를 거치는 공간입니다. 공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여러 요소를 검토합니다. 자신의 주장과 근거가 정확한지, 논리에 어긋나지 않는지 고려합니다. 이런 용어를 써도 좋은지 검토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정제해서 제시합니다. 지적으로 논쟁하기 위한 최소한의 밑바탕을 갖춘 셈입니다. 더불어 저자가 강조했던 침묵의 시간을 저절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서로 의견을 읽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다시 검토합니다. 의견을 바꾸기도 하고 바꾸지 않기도 합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검토 과정을 거친 뒤, 소셜미디어에 올라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는 논쟁하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를 논쟁의 공간으로 활용하려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의 종류는 많아집니다. 필터를 거치지 않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는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제시해야 하는지 배우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덕적, 윤리적, 사회적 규칙을 지키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을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름길은 없습니다. 꾸준히 필터를 거치면서 자꾸 써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비판을 받고 수용하며 발전해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 모두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충실한 이야기가 오가는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