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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대로 회사생활 - 직장생활이 어려운 당신을 위한 처방전
댄 지그몬드 지음, 최영열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5월
평점 :
우리는 자신을 톱니바퀴의 날,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재미, 즐거움, 기쁨 같은 자극을 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비슷비슷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요? 저자는 퇴근 후에도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 ‘거대한 기계 시스템 속에서 깨어 있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10쪽) 일터에서만 깨어 있다고 느끼지 않고, 일터 이외의 공간에서도 깨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제목에 ‘회사생활’이 들어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각각의 공간에서 깨어 있는 시간의 합계를 내 보세요. 아마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길 것입니다. 정규 시간만 계산해도 그러한데, 야근이나 출장 시간을 더하면 더 길어지겠지요. 그래서 깨어 있는 시간이 가장 긴 직장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저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말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글에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바로 이 책에서 인용한 부처의 말은 누군가 부청의 가르침을 암기한 내용을 부처 사후 수 세기 후에 최초로 글로 옮긴 뒤 번역에 번역을 거듭한 사본을 출처라는 것입니다.(48쪽) 즉, 부처의 말은 시대 상황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회사생활>은 2021년도에 출판된 <회사에 부처님 오신 날>의 개정판입니다. 2021년과 2026년. 5년 동안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등장이 직장인에게 기회 또는 위기 중 어느 쪽인지 대두되는 2026년, 부처님은 어떤 조언을 할까요?
부처는 일을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았다고 합니다.(30쪽) 일 자체가 자아실현인 사람도 있습니다. 반대로 일이 자아실현이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됩니다. 일을 통해서 얻은 돈과 경험으로 자아실현을 할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든 후자든 일을 해야만 돈과 경험과 성취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부처가 일을 필수 요소로 본 이유겠지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와 직면합니다. 일과 쉼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일을 제대로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에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장 동료와 대화를 잘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저자는 부처의 말을 현대 방식에 맞게 바꾸어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승가의 규칙 중에는 “얼버무리듯 말하고 좌절을 안기는 것을 금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합니다.(200쪽) 즉, 구체적이지 않은 지시와 요청은 올바른 결과를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현대사회의 일의 규칙은 애매모호합니다. 현대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합니다. 규칙을 구체적으로 세우기도 전에 현대사회는 바뀌기 때문입니다. 사회 변화를 다 포용할 수 있도록. 규칙과 실무를 구분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사수를 두어 일의 실무를 가르칩니다. 이 때, 사수는 부하의 수준에 맞는 세부 설명의 범위까지 고려해서 가르쳐야 합니다. 부하의 수준에 따라서 업무 지시에 대한 이해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하가 잘못 이해하고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언급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하도 다음 업무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승가의 규칙은 직장생활에서는 구체적인 지시와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승가의 규칙을 직장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면 되는지, 승가의 규칙처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구체적인 방법의 근거로서 수많은 연구와 사례를 듭니다. 그러나 사람은 각자 환경도 성격도 다릅니다. 책 속의 방법들을 모든 독자에게 일률천편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자도 이 점을 짚고 넘어갑니다. 당신은 당신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혹은 맞지 않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215쪽)
부처의 깨달음은 계시가 아닙니다. 부처는 자신의 언행을 일관되게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언행이 잘못됐다면 과감히 바꾸었습니다. 일관되게 적용하는 기간이 다를 뿐, 언행을 새롭게 바꾸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부처는 자신의 깨달음을 언행으로 드러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깨달은 바가 있다면 자신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기를 바랍니다. 어차피 부처의 말은 누군가의 기억과 해석, 번역을 통해서 여러 사람의 특성에 맞게 전해지는 이야기이니까요. 어쩌면 우리도 부처의 말을 새롭게 해석하는 중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