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눈이 오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포기하지 않고 오늘, 내일 눈이 오기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눈 대신 쏟아진 많은 비로 아파트 입구는 미끄럽고 위험하다.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아니다, 기다린 건 친구였고 책이었다. 지난주 친구를 만났고 엊그제는 책이 도착했다. 친구와 책은 다 좋고 반갑다. 길고 긴 수다로 다음 날은 피곤한 하루였지만 즐거운 피곤함이었다. 그리고 즐거움을 예고하는 책이 있다. 그 즐거움을 언제 만끽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책은 좋지 아니한가.





많은 책은 아니다. 작은 책탑이다. 세 권의 책 가운데 수잰 스캔런의 『의미들』은 도착한 지 꽤 된 책이다. 앨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고 『의미들』이란 제목에 끌려 구매한 책이다. 앤솔러지 ‘얽힘’의 네 번째 프로젝트 『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은 예소연 작가가 참여해서 선택했다.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은 잠자냥의 5별로 궁금해서 땡스투 하고 구매했다.


알라딘 통계를 보니 올해는 정말 책을 많이 사지도 않았고 읽지 않았다. 그러니 리뷰를 쓴 책도 적다. 내년에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게 될까. 목표를 세우는 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올해보다는 조금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 주구장창 책을 읽던 예전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책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크리스마스이브이니 인사를 전해야겠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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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12-24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눈이 왔는데 자목련님 사시는 곳엔 비가 내렸군요 날씨가 춥지 않아서 빙판길이 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자목련님 메리 크리스마스🎅

자목련 2025-12-24 16:02   좋아요 0 | URL
제가 있는 곳은 꽤 많은 비가 내렸어요.
망고 님, 해피 크리스마스 🎄

페넬로페 2025-12-2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겨울엔 비가 많아요.
비 내리는 날은 겨울의 색깔을 좀 더 어둡게 하는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책읽기는 좋네요.
집중이 잘 돼요.
자목련님!
메리 크리스마스^^
내년에도 같이 열심히 책 읽자고요.

자목련 2025-12-24 16:06   좋아요 0 | URL
저는 이래저래 집중을 못해서 걱정입니다.
페넬로페 님의 깊고 알찬 책읽기, 응원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잠자냥 2025-12-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진다고는 하지만....)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자목련 2025-12-24 16:08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도 냥이들과 포근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해피 크리스마스 🐱 🐱 🎅 🎅

독서괭 2025-12-2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메리 크리스마스!!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저도 궁금하네요~
 
에티오피아 구지 G1 우라가 고고구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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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오렌지선셋>이 제일 좋아서, 비교하는데 디테일하게 커피의 맛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마실수록 점점 더 좋아지는 맛이다. 그리고 알게 됐다. 콜롬비아보다는 에티오피아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점점 나만의 커피 취향을 알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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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12-1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랜드 오렌지선셋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게 하는 100자평이네요.

자목련 2025-12-24 10:5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냥 저한테는 최고의 커피입니다!
 
장미
로베르트 발저 지음, 안미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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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내게 있다. 붉고 탐스러운 장미를 기대했으니까. 로베르트 발저의 문장을 흠모하지만 해석하고 이해하기엔 나의 능력은 한참 부족했다. 철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에 반하면서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아직 책장에는 그의 책이 남았으니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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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과 공터 문학과지성 시인선 624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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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시를 읽으면서 좋아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대견했다. 그냥 그랬다. 지나온 계절의 상흔을 더듬는 시간이라 홀로 아파하면서. 다시 맞이할 계절의 풍경은 비슷하거나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알 수 없는 미지의 그것이라는 것이 위로가 된다. 이 시집이 좋아서, 좋아서, 좋다고 계속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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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12-1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를 잘 모르는 저도 허연 의 시는 읽고 싶어요! 한국 가면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허연 의 <오십 미터>를 좋아합니다.

자목련 2025-12-24 10:57   좋아요 0 | URL
<나쁜 소년이 서 있다>로 처음 허연의 만났는데 그 시집을 좋아해요. 다락방 님이 좋아하는 <오십 미터>도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이 시집도 좋습니다!

자목련 2025-12-24 15:5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허연의 신간이 나오면 분명 샀을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페이퍼도 썼더라고요 ㅠ,ㅠ
아,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이 가득입니다.
다락방 님 덕분에 <오십 미터>를 다시(아니, 처음 읽는 것일수도 ㅎㅎ)읽을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12-1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부터는 자목련 님을 본받아 시집 좀 읽어보려구요.
좋은 시집 추천 많이 부탁드립니다.^^

자목련 2025-12-24 10:59   좋아요 1 | URL
시를 잘 모르지만 시는 좋습니다, 시집을 정리하고 있지만요 ㅋㅋㅋ
 

서랍에서 산타를 꺼냈다. 밤마다 별이 반짝인다. 밤새 켜져 있는 줄 알았는데 몇 차례 시도를 해 본 결과 5시간 켜지고 자동으로 꺼진다는 걸 알았다. 5시간의 기준은 뭘까, 깊은 밤이 유지되는 시간이라는 걸까. 제품을 만든 이만 알 수 있을 터. 누군지 모르는 그는 나처럼 궁금해하는 이가 있다는 걸 알까.


새벽에는 꽤 많은 겨울비가 내렸다. 이제 비는 내렸다 하면 폭우 수준이다. 비가 그치고 한파가 온다는 알림 문자를 받고 나니 겨울의 추위를 실감한다. 12월이니 이 추위는 하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중수, 고수의 추위가 남았다는 말이다.





책과 커피를 샀다. 정확하게는 소설과 커피를 샀다. 최은미의 짧은 소설 『별일』, 과 정이현의 단편집 『노 피플 존』이다. 오랜만에 마음산책 짧은 소설을 만나고 정이현의 소설은 특히 더 오랜 만이다. 원두를 가는 일이 귀찮아서 핸드드립으로 구매했다. 원두를 가는 건 나보다 작은언니가 많이 하지만. 알라딘에서 출시되는 원두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지만 먼저 마셔본 이들 덕분에 선택은 어렵지 않다. 땡스투는 오늘도 새로운 커피와 함께 오늘도 반할 리뷰를 쓰신 그분에게!


산타의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웃게 된다. 인위적인 웃음이지만 미소는 언제나 좋다. 택배 상자를 열자마다 퍼지는 커피향은 더 좋다. 맛을 보면 좋음이 더 커질 것이다. 소설도 그렇겠지 기대한다. 최은미의 아주 짧은 단편과, 정이현의 적당한 단편이 들려줄 이야기. 겨울을 함께 보낼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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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 2025-12-1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향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맛과 향이 잘 어우러진 독서 커피 되셔요~^^

자목련 2025-12-16 12:32   좋아요 0 | URL
커피향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날들 이어가세요^^

독서괭 2025-12-1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산타 푸근하고 예쁘네요~ 성탄절 분위기 확 납니다^^

자목련 2025-12-16 12:33   좋아요 1 | URL
근데 산타가 선물은 안 줄 것 같아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5-12-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주 잠깐 외출했을 때 눈 앞에 싼타 인형? 동상?이 있는 거에요. 예뻐서 사진 찍었는데 웃는 눈 모양이 자목련 님의 싼타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어요.ㅋㅋ
그리고 책 두 권 다 눈길이 갑니다.
원두 커피향은 벌써 상상이 가구요.^^

자목련 2025-12-16 12:36   좋아요 1 | URL
트리는 없지만 산타랑, 루돌르, 눈사람 인형을 연말 분위기를 내고 있어요^^
나무 님, 따뜻하고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