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8
조해진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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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을 살피지 않고 조해진의 소설이라 선택했다.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물이 내가 생각한 그분인가 싶었는데 맞았다.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의 삶. 개인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 속 고통을 조해진만의 시선과 감각으로 상처를 위로하고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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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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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의 단편 <무덤을 보살피다>가 궁금해서 주문한 책으로 기억하는데 전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하긴 그게 뭔지 내가 어찌 알 수 있겠냐마는. 다른 두 작가의 단편도 크게 인상적이지 않다. 모르겠다. 뭔가 많이 아쉽고 부족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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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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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내가 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종종 어제의 나를 부정한다. 아니, 어제의 다른 나가 존재했기를 바란다.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나를, 실수를 해 창피한 나를, 실패한 나를, 게으름으로 가득했던 나는 사라지기를 바라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지만 말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새로 태어날 수 있다면 전혀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럴 수 없기에 우리는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사랑해야 한다. 그게 안 돼서 삶이 힘들다.

이희영의 소설 『이벤트』의 주인공 ‘슬목’과 그가 만나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 사실, 모두가 그러하다. 복잡한 도시와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겪은 슬목은 퇴사하고 호텔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합격할까 싶었는데 합격 소식을 받고 도착한 곳은 깊은 산속에 위치한 한옥 호텔 ‘담야(談夜)’다. 말이 호텔이지 일곱 개의 객실과 열 명도 안 되는 직원이 전부다. 거기다 대표는 호텔 경영에 관심도 없어 보이는데 직원들의 건의사항은 모두 수용한다. 누가 봐도 이상한 호텔이다. 누가 보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 같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걱정이 있다.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까. 그래서 오픈 일 주년을 기념으로 홍보 이벤트를 기획하기로 한다.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진해하기로 한 이벤트는 슬목의 아이디어였다. 개개인의 맞춤형 이벤트를 원하는 고객을 초대하고 그 내용을 홍보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 호텔 담야에 과연 이벤트를 신청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신청자가 있었다. 기쁜 마음에 호텔 직원들과 술을 마시고 집으로 향하는데 일어나 보니 낯선 곳이다. 옷차림도 수상하고 눈앞에는 경찰이 서 있다. 분명 집에 들어가서 씻고 잠들었는데 집에 가 보니 잃어버린 건 없고 탁자에는 쪽지가 놓여있다. 짧은 내용과 함께 연락처를 남겼다. 과연 누가 슬목의 집에 다녀간 것일까. CCTV를 설치하고 확인하며 놀라고 만다. 그리고 오래전 기억을 떠올린다. 이른둥이로 태어나 부모님의 극진한 돌봄을 받는 시절, 심각한 아토피로 고생하며 놀림을 받던 순간,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절망하던 순간에 벌어진 사건까지. 화면에 등장한 이는 바로 자신이었고 메모를 남기는 것도 같은 사람이었다. 슬목은 몽유병 환자일까.

이상한 일은 뒤로하고 출근을 했고 첫 이벤트에 집중한다. 남자친구에게 여자친구가 프러포즈를 하는 내용이었다. 첫 이벤트로 제격이다. 남자가 프러포즈를 해야 한 하는 건 아니니까. 고객이 원하는 대로 준비를 하고 도착한 손님을 맞이하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소꿉친구로 시작해 연인이 된 두 사람. 형편이 어려운 남자 친구는 더 이상 여자친구의 배려와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사랑과 믿음은 확실했다. 담야의 첫 이벤트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고객의 사랑은 실패라 할 수 없다. 훗날 두 사람에게 담야의 이벤트는 가장 멋진 과거가 될지도 모르니까. 그야말로 가장 멋진 이벤트.


소설 『이벤트』는 호텔 담야를 배경으로 고객의 사연과 슬목의 과거를 들려주는 이야기가 함께한다. 몽유병이 아니라면 밤 열시 이후 존재하는 다른 슬목은 누구인가. 십이 년 전 스무 살의 슬목은 긴 잠에 빠져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서른둘의 자신을 만난 것이다. 스무 살의 자신은 서른두 살 미래의 자신에게 쪽지를 남기고 서른두 살의 슬목은 스무 살의 자신을 위해 냉장고를 채우고 주의 사항을 건넨다.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는 일이지만 스무 살의 자산의 생각과 일상이 나쁘지 않다. 이것은 슬목만 아는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벤트’는 누군가에게는 멋진 일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사건처럼 다가올 수 있다. 담야에 사연을 보내는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조카의 취직을 축하하는 이모의 사연,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엄마의 사연도 그러하다. 이모를 떠올리면 조카보다 나이도 많고 아들의 생일이라면 당사자가 함께 호텔을 찾을 거라 여기는 건 하나의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는 다른 존재이고 다른 삶을 살아가니까.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우리가 바라는 '이벤트'는 무엇일까. 스무 살의 슬목에게는 입시의 실패가 커다란 사고였을 것이다. 좌절에 절망하면 주변을 돌아보고 살필 여력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서른두 살의 슬목이 돌아본 그 시간은 실패가 전부가 아니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고 성장했으니까. 그때의 자신이 존재했기에 스물하나의 삶도 존재했고 지금의 자신이 존재하고 그 곁에는 여전한 부모님의 사랑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저마다의 경험은 삶을 살아가는 풍부한 자양분이 된다는걸.

인간의 선택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나온 나름의 결괏값인지도 모르겠다. 그사이 덧없이 지나가 버린 삶의 중요한 순간들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영원히 함께하자던 우정과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온 세상이 환희로 넘쳤던 첫사랑까지. 그 아름다웠던 시간은 지금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지만 낙엽처럼 시간이 분해되어 삶의 밑거름이 되고 그 힘으로 모두 고된 하루하루를 버텨 내는지도 모른다. 힘듦에도 불구하고 아침이면 눈물을 닦고, 슬픔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웃음을 그린 채, 아픔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며, 이렇듯 아무렇지 않은 척 굳건히 살아갈 수는 있는지도. (267~268쪽)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어떤 날은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고 어떤 날은 조금 괜찮고 어떤 날은 아주 기분 좋은 날이 될 것이다. 삶이란 모조리 실패로 채워지지 않고 성공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물론 저절로 알게 되지 않는다. 소설 속 인물이 겪는 다양한 이벤트처럼 자신만의 이벤트가 있기 마련이다. 지나간 이벤트는 수정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다. 앞으로 다가올 이벤트도 알 수 없다. 다만, 그 모든 것이 나를 채우고 존재하게 만든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살아가며 나만의 이야기로 나의 이벤트를 만들어 가는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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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9-1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책 표지가 너무........
창비 요즘 표지가 너무...... ㅋㅋㅋㅋ

자목련 2026-09-20 10:2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창비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
 
칼리타 드립필터 - 화이트, 1~2인용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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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퍼의 종류에 따라 필터가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집에 새로운 도자기 드리퍼가 생겨서 필터를 새롭게 주문했다. 그런데 사용하면서 잘 펴지지 않아서 불편했는데 리뷰를 쓰려고 상품을 검색하고 찾아보니 필터지 접는 방법이라고 설명이 있었다. 뭐든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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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9-17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써요. 하리오 필터(그리고 원추형 드립퍼)보다는 칼리타/납작한 드립퍼가 커피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필터를 접어서 드립퍼에 넣은 후에 뜨거운 물로 중심부에서 가장자리까지 골고루 부어서 필터가 드립퍼에 밀착되도록 적셔주세요. 이걸 페이퍼 린싱(Rinsing)이라고 하는데 커피 맛과 향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밀착시킬 때 사용하면서 서버나 컵에 고인 물은 당연히 버리셔야 합니다!) 바리스타한테 직접 배운 방법!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6-09-17 16:09   좋아요 1 | URL
아, 그니까 커피 갈아서 넣기 전에 물을 먼저 붓는 거군요?

잠자냥 2026-09-17 16:19   좋아요 1 | URL
🙆🏻‍♀️ ㅋㅋㅋ 그러면 커피 필터 종이 맛도 제거되고 서버나 잔이 따뜻하게 한번 데워지는 효과도 있습니다...(근데 저는 잔을 따로 한 번 따뜻하게 만들어놓기는 해요)

자목련 2026-09-18 10:54   좋아요 1 | URL
커피 맛을 잘 아는 잠자냥 님의 추천대로 내일은 맛있는 커피를 내려보겠습니다!
제 친구가 믹스 커피를 탈 때도 뜨거운 물로 컵을 데우는 것도 같은 이유지 싶어요, 그 친구도 오래 전 취미로 커피 내리는 걸 배웠거든요.

페넬로페 2026-09-1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리오보다는 칼리타가 더 좋더라고요.

자목련 2026-09-18 10:55   좋아요 1 | URL
맛있는 커피를 함께 마시는 알라디너, 좋아요!
 
한낮의 불운 - 2024 공쿠르 단편소설상 수상작
베로니크 오발데 지음, 이세진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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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편인가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면 처음에 가졌던 시선이 안쓰러운 쪽으로 급격하게 변할 테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이제 나는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선택할 안목이 조금 생겼다. 인생은 알 수 없고, 그래서 신비로우며 생을 살아가는 일은 대단하다. 그러니 대놓고 『한낮의 불운』이란 제목의 소설에도 크게 두려워하지 말기 바란다.


2024 공쿠르 단편소설상 수상작인 베로니크 오발데의 『한낮의 불운』은 그런 불운이 가득하다. 불운으로 치닫기 쉬운 기질은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는 「오귀스트 바라카가 겪은 낭패들」의 주인공 ‘오귀스트’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열여덟 번째 생일 전날 아버지가 죽었다. 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자 않고 방법도 가리지 않고 찾아오니까. 그렇다 해도 아버지가 죽었으면 어머니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우리의 주인공 오귀스트의 어머니는 진즉 그의 곁에 없었다. 당연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고 아들에게는 과일 바구니를 보냈다. 폭탄을 받은 기분이라는 오귀스트의 마음이 알 것 같다. 세상에는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세상에는 다양한 사고를 지닌 사람이 있으니.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 사정이 있고 그의 삶이 있었으니라.


아무튼 그래도 아버지가 남긴 유산과 어머니가 보내준 약간의 돈이 있었다. 사실 오귀스트의 불운은 차고 넘쳤는데 자잘한 것은 설명하기도 입 아프다. 가장 큰 불운을 꼽자면 음향 기사 국가고시를 낙방이었다. 근데 동명이인이 있어 합격이 바뀐 것으로 6개월이 걸려 정정되었다. 사소한 일상이나 연애의 불운은 오죽했겠는가. 이쯤 되면 내 인생은 왜 이런가 한탄하고 세상과 단절하고 싶을 수 있겠지만 오귀스트는 익숙해진 탓인지 인간에게 큰 기대를 하지고 실망을 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소리에 매진할 준비가 되었고 스튜디오를 위한 건물을 보려고 부동산 중개인과 만났다. 오귀스트보다 연상이며 딸이 있는 그녀가 바로 ‘에바 코파’로 이 소설집의 중심에 있다. 여기까지만 하자. 딸을 부양해야 하는 에바는 어떻게든 이 계약을 성사시켜야 했고 오귀스트는 건물의 자세한 정보가 아닌 에바에게 이미 반해버렸으니. 그의 불운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고 상상해도 나쁘지 않다.


이제 「“당신은 성공으로 빛나고 있네요”」 속 주인공 에바의 삶으로 들어가 보자. 파리에서 운전면허 없이 지내는 에바는 지하철, 버스 파업에 퇴근길이 지옥이다. 낮에 지상층에 습기 많은 집을 보고 간 남자 때문에 슬프기도 했다. 맞다. 그 남자는 오귀스트다. 그러나 남의 슬픔을 봐 줄 여유가 없다. 원하지 않고 꿈꾸지 않았던 부동산 중개인으로 생활해야 한다. 이해할 수도 없고 무대에 올릴 수도 없는 희곡을 쓰는 전 남편이 양육비를 보내주지도 않으니까.





거기다 딸의 문제도 머리 아프다. 딸 ‘마르그리트’가 자신의 이름을 남자 이름 ‘보브’라고 불러달라고 하질 않나. 공부에 관심도 없으니. 그나마 딸이 요리를 좋아하고 재능을 보여 요리학교에 진학하고 대형 레스토랑에서 실습을 하게 됐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집에 들어오자 마주한 소식은 잘렸다는 딸의 이야기. 딸의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그럴만한 사정인데 매니저는 복귀시킬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속상해하는 에바에게 딸은 내가 알아서 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여 엄마를 위로한다. 그리고 에바는 딸을 믿는다. 어쩌면 그거야말로 에바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고 기대할 수 있는 운 인지도 모른다.

에바의 딸 마르그리트는 왜 이름을 보브로 바꾸고 싶었을까. 그 이유는 「자기에게로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데 다른 독자를 위해 말을 삼가기로. 이처럼 『한낮의 불운』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연작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소설에서 모두가 주연이자 조연인 것이다. 마지막 「동네의 여왕」 속 ‘릴리’와 ‘조’를 보자면 특히 그렇다. 릴리와 조는 단짝 친구다. 예쁜 릴리는 모두가 좋아하고 추앙하는 소녀, 조는 그런 릴리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녀를 지켜보고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릴리이므로. 어느 날 동네를 촬영할 일이 생기고 영화감독이 오디션을 보기로 한다. 릴리와 조는 오디션에 참가하고 당연 릴리가 뽑힐 거라 생각하는데 결과는 릴리가 아닌 조였다. 그 일로 조와 릴리는 결별한다. 그 뒤로 사람 사귀는 일은 어려웠고 결혼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은 에바와 카페를 하며 동네의 여왕으로 살고 있다. 조 자신만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각각의 소설에서 죽음, 상실, 해고, 이별, 사기 등 굵직한 불운이 등장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소설 속 인물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건 아니다. 운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이렇게 보면 대단한 운이라고 저렇게 보면 별거 아닌 운에 불과하고. 그러니 운 만 쫓는다면 불행한 나날이 될 것이다. 운은 없다가도 있는 것이니까. 좋다가도 나쁘고 나쁘다가도 좋은 것,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에바의 말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찾기를 반복하는 일 말이다.


살면서 잃는 것은 하나뿐인데 그 하나를 끊임없이 잃어가는 거지. 그게 뭐가 됐든. 어떤 느낌일 수도 있고 작은 기쁨이나 희망일 수도 있는 그것을 되찾고는 해. 그것의 메아리라도 되찾았다가 또다시 잃어버리기를 무한 반복하는 거야. (「“당신은 성공으로 빛나고 있네요”」,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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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6-09-1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잘 읽으셔서 저도 기쁩니다! ㅎㅎㅎ 이래서 한 작가의 팬이 되는 거 같네요.
저도 오발데가 마음에 들어 독후감을 하나 더 썼답니다. 10월 마지막 날에 얼로드 예정이라 ㅎㅎ 너무 멀지요?

자목련 2026-09-17 10:15   좋아요 1 | URL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그 독후감은 혹 <불한당들에게도 은총이>일까요? 업로드 일정 기억해야겠네요 ㅎㅎ

구단씨 2026-09-17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할 때 펼쳤다가, 괜히 읽다 덮다 반복하다가 초반을 넘어가지 못하고 완독을 못한 책이네요.
자목련님 별점 보니 다시 펼치고 싶어졌어요.
마지막 단락 발췌해주신 문장에 오래 눈길이 머물러요.
살면서 읽은 것을 하나뿐이라는데, 뭐가 하나야 싶다가도
그 하나를 끊임없이 잃어가는 거라는 게 맞는 말 같기도 해서요.

자목련 2026-09-18 11:06   좋아요 0 | URL
그 초반, 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한 번에 읽은 게 아니라 덮었더가 한참 뒤에 다시 처음부더 읽었거든요.
분명 재밌게 읽으실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