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최은영의 작품들 - 그레이스
아픔을 끌어안는 밤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 문화,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인생에 파문과 흔적을 남기고 삶에 조용한 변화를 일으키는 내용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유와 쇼코, 나에게 투이, 엄마에게 응웬 아줌마, 순애언니, 한지, 미진선배, 시청광장에서 만난 미카엘라의 어머니... 등- 타자들과의 만남이 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그들과 가까워진다. 환대의 힘이다. “환대는 자기 자신에 도달한 보편적 이성의 가장 높은 표현이다. 이성은 동질화하는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 이성은 친절함을 통해 타자를 그 타...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을 읽을 때의 딜레마, 그리고 소소하게 - 페넬로페
‘나쓰메 소세키’작가의 작픔을 읽고 있다.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산시로>를 읽었고 그의 산문과 강연, 편지글들을 모아 정리한 <인생의 이야기>도 읽었다. 일본 소설들에서 많이 보이는 지나친 유미주의적 경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다시 읽으면 나의 느낌이 조금 바뀌어 질 수도 있겠지만) 나쓰메의 소설은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과 함께 현실을 직시한 내용도 많이 들어있어 지금까지는 좋은 느낌으로 읽고 있다. 10월까지 계속해서 그의 작품을 읽을 예정이다. ‘도련님’과 ‘...

인생의 계기를 만들어 준 책들 - 초딩
민음사의 그 장대한 시간 속에 책을 빚어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정도 되면 그 스펙트럼을 나의 인생으로 옮겨봄직하다.나의 인생에 계기를 만들어준 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책들을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하고 몇 개씩 꼽아 본다. 나도 오늘 그 꼽아 봄을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려고 한다. 연대기처럼 나열하기에는 기억이 희미해서 생각나는 대로 가능한 이른 시간순으로 써본다.(덧붙임: 북플에 있는 읽은 책 목록을 광속으로 스크롤 해보니, 여기에 추가하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나에게 많은 계기를...

우주의 모양 : 결코 관찰될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추론에 대하여 - 겨울호랑이
우주론의 핵심적인 쟁점은 우주의 시작이 있었는지 혹은 없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 특이점은 단순히 물질의 시작이 아니다. 이것은 공간의 시작이자 시간의 시작이고 물리학 자체의 시작이다. 즉 모든 것의 존재의 시작이다. _ 니콜라스 하이엄 외,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 p933 제프리 R. 윅스(Jeffrey R. Weeks)의 <우주의 모양 The Shape of Space>은 위상수학의 곡면, 다양체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우주의 기원, 모양에 대해 설명하는 위상수학, 우주학 입문서다. 여러 그림과 ...

7,8월에 읽은 책 - 스파피필름
여름의 그 더위는 어디로 간걸까요? 분명 7,8월에 책을 잘 못 읽은 이유가 더위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기가 시원해지고 하늘은 애국가에 나오는 것처럼 공활!하고 미세먼지는 10미만이고! 더위가 잘 생각나지 않는 9월초의 넋두리입니다.비루한 독서 목록이지만 최대한 분량을 쥐어짜 적어봐야겠습니다 ㅋㅋ 십대, 이십대에 했던 생각들, 만났던 사람들, 그 마음들, 인연들.. 지금쯤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을까. 어색하고 어리숙하고 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감정들을 이렇게 그려낼 수 있다니.. 주말에는 새벽에 집앞 공원에 가서 책을 읽곤 하...

낯선것은 두렵다 - 미미
전쟁이란 크게 두 가지에서 온다. 먹고사는 것과 믿고 사는 것. 다시 말해 경제와 종교이다. 결국 인간은 가장 눈에 보이는 문제와 가장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로 싸우는 셈이다.-손석희오바마 대통령이 내한 했을 때 그가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는데 아무도 질문을 던지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보다못한 중국인 기자가 대신 능숙하게 질문했던 망신스러운 사건이 있었다.(그렇다 이건 사건이다.) 설마 영어가 안되어 벙어리가 된 것은 아닐테고(요즘은 기자들도 스팩이 중요하다고 하니)아마도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적 특성...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 scott
'하밀 할아버지는 빅토르 위고의 책을 들고 다녀요. 나도 크면 ‘불쌍한 사람들‘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을 쓸 때면 늘 불쌍한 사람들 이야기를 쓰잖아요. 로자 아줌마는 내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서 자기 목을 자르려고 덤비지나 않을까 두려워했어요. 내가 유전성 정신병자가 아닐가 겁을 냈던 거죠. 하지만 자기 아버지가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창녀의 아이는 없거든요. 그리고 나는 절대로 아무도 죽이지 않을 거라구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크면 안전을 위한 것들을 모두 갖춰 놓고 내 마음대로 ...

야금야금 조금씩 확신하기 - 봄밤
오늘은 돈을 좀 아껴보겠다고 서울과 경기를 이리저리 오가며 발품을 팔았다. 시간은 금이라는데, 금쪽같은 시간을 써서 돈을 좀 아꼈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금보다 비싼 게 지금이라던데. 요즘 같으면 그런 아재개그 누가 하냐고 비웃음 당할 일이지만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만해도 난 그게 좀 센스있다고 생각했다.(지금도 아재 개그 좋아함..) 그렇게 종일 고생한 다리를 이끌고 허름한 분식집에 들어갔다. 카카오 지도를 켜고 살펴보면 별점 4점 이상의 맛집 리스트가 즐비하건만, 왜 하필 그곳이 눈에 띄었을지. 그러나 선택...

무슨 말을 하려는걸까? - 다락방
어제 화이자 2차 접종을 했는데 어제는 괜찮더니 오늘은 아침에 눈 뜨는게 괴로웠다. 어제는 하루 백신 맞겠다고 연차를 냈고 오늘은 아니었는데 정작 내야 하는 건 오늘이었던 것 같다. 꾸역꾸역 출근준비를 하고 가는 내내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아팠다. 내가 내 손으로 살며시 내 팔위에 얹으면 그 팔이 또 아팠다. 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주고 조금 괴롭네, 답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는데 그것도 백신의 부작용일까? 회사에 도착해 보쓰의 출근 후, 내가 아프니 집에 가겠노라 말했다. 그리고 조퇴를 했다. 집에 오는 길 내내 몸이 점점 더 무...

아내를 고공행진하는 주식으로 착각하는 남자 - PaperXray
인간이 얼마나 기이한 존재인지를 내게 알려준 책은, 1993년에 처음 번역·소개된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였다.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교양을 키우려는 의도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나는 가난하고 피곤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주식투자를 해보려고 했다. 우선 서점에 갔다. 처음에는 주식투자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의 책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어딘지-모르게-근본주의-성향을 지닌 나는 나도 모르게 투자에 관한 지혜나 철학이 담긴 책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이 바로 <지혜와 성공...

임종은커녕 추리 소설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 잠자냥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추리 소설에 푹 빠지는 때가 있는 것 같다(물론 그렇지 않은 이도 있고, 특정 시기랄 것 없이 내내 미스터리 장르에 열광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여전히 종종 추리 소설을 읽기는 하지만, 어린 시절, 청소년기에 비하면 이제는 미스터리 장르에 크게 열광하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 그토록 매력적으로 느껴지던 것들- 도저히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맞히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꼬인 사건, 그러나 해결사처럼 탐정이나 수사관이 나타나 머리를 굴려 문제를 해결하고 이러저러해서 범인은 당신이야! 하는 점들이 ...

2021년 추석의 보다, 읽다, 회상하다. - 막시무스
드디어 오늘 백신을 맞았다. 시간일 갈수록 열이 조금씩 오르고, 팔이 뻐근해오고 있다. 드러누워 생각해 보니 여름휴가가 없었던 나에게 이번 추석은 정말 오랜만에 긴 휴식이었고, 별다른 일정 없이 책상, 침대, 쇼파를 뒹굴며 소일한 보람되게 긴 연휴였다. 연휴동안 읽다가 방치해둔 몇 권의 책들을 세이브해서 ‘읽었어요’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아울러, 새로운 책도 읽어 낼 정도로 여유가 많았던 기억에 남을 추석이었다. 특히, 기억이 남는 3편의 책과 영화에 대해 간략히 리뷰 하고자 한다. 1. 영화 &...

예술, 고단한 영혼을 위로하다 - 자목련
예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살아가는 내내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예술이 궁금하다.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는 채 바라보는 그림, 웅장함에 놀라는 건축물, 어떻게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하며 보는 영화, 끌리는 자꾸만 생각나는 연주와 그림들. 그것들이 있기에 팍팍한 우리네 삶은 작은 여유로 느슨해질 수 있다.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싶어서 작품을 통해서 예술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닿을 수 없어 매력적이다.예술가를 생각하면 고독한 이미지가 따라온다. 항상 예술 그 자체에 매몰되어 있는 듯한 형상이라...

210927Mon - syo
수염할배는 이미 모든 것을 알았지 1 요 며칠 읽고 쓰는 일이 퍽 권태롭다. 눅눅해진 호밀빵 같다. 손이 잘 가지 않고 억지로 입에 구겨 넣으면 목이 턱턱 막히는 읽기. 베어 물 때마다 가루는 흩날리고 테이블은 어떻게 해도 깨끗해지지 않는 문장. 답지 않게 하루 한 권 읽는 데에도 꽤 많은 양의 아등바등이 필요한 중이고 한 주간 글을 쓰지 않았다. 2 별일은 없고, 그저 가을 오는 소리, 들리지 않는 그 소리가 한창 시끄럽다. 하늘은 매일 새로 그리는 그림 같다. 계...

9월에 읽은 그밖의 책들 - 난티나무
이번달에 읽고 페이퍼나 리뷰를 쓰지 않은, 몇 권의 책을 여기 모아본다. 박혜윤 <숲 속의 자본주의자> 김선우 <40세에 은퇴하다>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40세에 은퇴하다>는 옆지기가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몇 개월 전에 사서 갖고 있었다. <숲 속의 자본주의자>를 빌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두 책의 저자가 부부다. 책을 읽는데 크게 상관은 없다. 비슷한 이야기가 간혹 나오기는 한다. 솔직함이 독자의 눈으로 찾아지는 것이라면 어디까지, 어떻게 말해야 솔직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