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질병, 돌봄, 노년 - 하이드
사람들이 좋다 좋다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다. 항상 그런건 아니지만, 이 책은 정말 좋았다. 6개의 글이 있는데,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들이 평소 관심 있는 돌봄, 노년에 대한 생각의 틀을 깨고 더 크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전희경의 글이 3개, 이 책을 엮은 메이, 이지은, 김영옥의 글이 있는데, 메이는 질병학자로 ‘아픈몸을 살다‘를 번역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하다. 책은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로 시작한다. 기억해 몸의 고통과 거리 위의 고통은같지 않지만 흐려지는 경계로부터 당신은 배울 수 있지 오 명확한 경계를무엇보다 사랑하는 ...

이 책은 이 번역으로! - 김민우
1. 플라톤플라톤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3종류의 번역본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박종현 역본이다. 박종현 선생님은 국내 고대 그리스 철학계의 대부이시다. 플라톤 저작 전체 완역은 아니지만, 중요한 저작들은 모두 번역하셨다. 특히, <국가>는 정암학당에서 번역이 나오지 않는 한, 박종현 선생님의 <국가/정체>(서광사, 2005)가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 아닐까 싶다. 고어투 문체가 읽기 힘들 수 있지만, 번역의 정확성만큼은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천병희 역본이다. 고전문학을주로 ...

아들이란 부모의 슬하를 떠나는 법,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 - oren
투르게네프의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을 소개합니다. 투르게네프는 러시아를 빛낸 위대한 소설가에 반드시 포함되는 작가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덜 알려져 있고 또 그만큼 덜 친숙한 작가이지요. 그가 다루는 주제는 1840년대와 1850년대에는 정말 매력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호소력을 지니지 못한 탓도 있는 듯합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0년 전에 태어난 작가가 우리에게 과연 얼마나 친숙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러시아 작가인데 말이지요. 어쨌든 그의 작품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하자면 우선 그가 살았던 시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

Various forms of Eulogy - JYOH
이 책들의 공통점은 뭘까. 그냥 내가 요즘 읽은 책들인데, 특이하게도 저자들 모두 육친의 죽음을 경험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는 점이 공통점이라면 너무 논리적 비약이 있을까. 뒤늦게 '박준'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운다고~'를 아주 괜찮게 읽었다. 시집도 찾아 읽고 있는 중인데 시집보다는 이십만부가 팔렸다는 '운다고~'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책 표지의 그림도 좋고. 20만부 특별판과 원래 책과 그림이 다르긴 한데 화가는 같은 사람이었다. 시와 에세이가 섞여있는 형식이 주효했던 것 같다. 에세이에 더 특화된 시...

자신의 역사, 자신의 궤적 - 다이달로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지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의 최신작이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등으로 한국에도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있는 독자라면 매일 같이 읽고 쓰는 그의 괴물같은 독서력과 필력에 대해 잘 알것이다. 그가 7만 권이 넘는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고양이 빌딩 내부를 취재한 책도 있을 정도다.다치바나 다카시는 1940년생으로 어느덧 80세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은 2013년 출판된 책으로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쓴...

201008Thu - syo
아달다 1 三네 어머니가 반찬과 함께 보내주신 참외를 syo가 혼자 다 쳐묵고 있다. 이 달고 맛있는 참외를 三 은 구경도 못 해봤다. 소식만 들은 상태다. 하루에 한 번씩 카톡으로 ‘아달다’를 보내고 있다. 三은 그저 속수무책이다. 그는 원래 참외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아달다 공격을 받으면 오이도 꿀처럼 달 것만 같은 게 인간이라는 작은 동물의 심리인지라 약이 좀 올라 보인다. 심지어 syo 역시 참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달다 공격을 시전하다 보니까 괜시리 꿀맛이다. 그리고 니가 돌아올 때쯤, 아달...

“호기심과 인간애가 충만한 삶을 보고 싶다면, 올리버 색스를” - 초란공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로런스 웨슐러(Lawrence Weschler) 지음 | 양병찬 옮김 | [알마]&《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김승욱 옮김 | [알마]“호기심과 인간애가 충만한 삶을 보고 싶다면, 올리버 색스를...”오늘은 올리버 색스에 관한 책 두권을 위주로 살펴보려 한다. 올리버 색스의 사망(2015) 이후 이제 5년이 지났다. 그 와중에 작년(2019)에 미국의 문학 중심의 잡지 <뉴요커>의 전속작가였던 로런스 웨슐러가 올리버 색스 평전 《And How Are You, Dr. ...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나는 삐딱한 사람, 도덕률 폐기론자, 변절자, 영지주의자 등 기존 질서를 뒤집어엎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혹되었던 적이 있었어. 그러나 지금은 도덕률 폐기론의 전통 - 사실은 전통 자체 - 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 (올리버 색스의 말)
-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P191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기 - 그렇게혜윰
도서관이 문을 연 10월 4일부터 도서관 나들이가 다시 시작되었다. 책을 사는 건 사는 것이고, 빌리는 것은 빌리는 것이다. 대체로 빌리는 책을 더 집중해서 빨리 읽는 경향이 있다. 사는 건 언젠가 읽기 위함이니까....그렇게 최근에 읽은 책들이 좋아서 정리해 본다. 1. 짧게 잘 쓰는 법 내게는 생소한 작가이기도 하고, 그간 글쓰기 책에 큰 도움을 못 받았기에 지나치려고 했지만 출판사를 믿고 한 번 읽어보고자 희망도서를 신청했다. 그래서 내가 1번 대출자가 된 책이다. 읽다가 내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글쓰기버릇의...

모든 것들이 순환하는 인생 - 자목련
그 집은 2층 양옥집이었다. 시골에서 온 나의 시선에 그 단독주택은 양옥집이 분명했다. 1층에는 상가를 두었고 2층에는 주인집과 셋방이 있었다. 그리고 주인집 거실을 지나 계단으로 오르면 옥탑방이 나온다. 천장이 낮아서 키가 큰 사람은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그 방에서 3년 하고도 3개월 정도를 살았다. 옥탑의 특성상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런 시절을 견뎠을까 싶기도 하다. 혼자가 아니라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하나의 방. 그러나 나에겐 돌아갈 유일한 곳, 집이었다.루시아 벌린의...

우리 등 뒤에 천사가 있으니. - 잠자냥
오래 전에 읽은 ‘아버지의 뒷모습’이라는 수필이 있다. 중국의 주자청(주쯔칭)의 글인데, 담백하고 소박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뜻밖의 감동을 준다. 멀리 공부하러 떠나는 자식이 걱정되어 역까지 배웅 나온 아버지가 이것저것 챙겨주다가 귤을 사주려고 비대한 몸으로 철길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 정확히는 그 뒷모습이 자식의 눈으로 그려진다. 다 큰 자식은 주자청 본인이었을 텐데, 이것저것 챙겨주는 아버지의 보살핌이 부담스럽고 못마땅하던 아들은 그 뒷모습을 보고는 그만 마음이 허물어지고 만다.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는 ...

배고픈 작가 - blanca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는 비단 지금만이 아니었다. 아니,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이 만연하는 시대는 결과적으로 더 참혹했다. 19세기 런던에 실재했던 '그럽 스트리트'는 생계를 위해 통속적인 글을 마구 써냈던 작가들이 모여 살았던 거리였다. 이는 점차 '저급 문학의 대명사'처럼 회자되었다. 조지 기싱의 <뉴 스럽 스트리트>는 이 거리에서 청춘을 불살랐던 비참한 청춘들의 사실적인 이야기다. 이야기는 직업적 문필가들 재스퍼, 리아든, 비펜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중 리아든은 유일한 기혼자로서 율 가의 에이미라는...

폭력에 맞서는 공감과 연대의 힘 - 바람돌이
황정은 작가의 새책 <연년세세> 사인본에는 이런 글귀로 인사를 전한다.책 제목도 뭔가 年年歲歲 이렇게 한자로 쓰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해마다 해마다 해마다 해마다.....이렇게 제목을 읊어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책을 읽는다. 황정은 작가는 글씨도 예쁘구나!'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라는 저 사인은 뭔가 의미심장한 것 같다.맞다.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

내 안에 두꺼운 책있다 - stella.K
올해는 이래저래 코로나에 발목 잡힌 한 해로 기록될테지만 이게 또 아주 나쁜 것마는 아니어서 전반으로 울고 웃는 분야가 있는가 보다. 물론 당연 우는 분야가 더 많겠지만 말이다. 그중 의외로 도서 분야야가 웃고 있단다. 그동안은 매년 울상만 지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반전의 해로 거기엔 코로나가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 사람들이 집에만 있게되니 비로소 책 읽을 마음도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오디오북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나도 가끔 인터넷 서점에서 맛보기로 들어보곤 했는데 나쁘진 않지만 아직은 구매할 생각은 별로 없다. 나이가 좀 더...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 - kinye91
시집을 살 때, 사실 시집에서 몇 편의 시를 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느 한 시라도 마음에 꽂히면 좋고, 그런 시가 없더라고 어느 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꽂히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언어는 언어끼리 모여 형태를 이루고, 그 형태가 온전하게 내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언어 자체만으로도 다가올 때가 있다. 시란 그런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시를 읽는 데 정답이 있을 리가 없고, 시집을 사는 데도 정답이 있을 수가 없다. 그냥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사면 되고, 읽으면 된다. 비록 머리 속에 남아 았지 않더...

콕콕 찍는 환한 낮 - 다락방
처음 몇 장을 읽고 연애소설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김이설 작가가 연애 소설을 쓴건가? 단순히 여자와 남자가 만나 다정하다가 헤어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이런 이야기가 김이설의 것이라고? 고개를 갸웃하며 그 다음 장들을 읽노라니, 그렇다면 이들이 왜 헤어졌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고, 그 이야기는 결코 당신과 나의 오해와 갈등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여자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무게에 무게를 더하는 가난과 꿈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를 사랑하고 시인이 되고 싶고 어렵게 조금 늦은 나이에 대...

새벽, 글, 책 - transient-guest
지난 9월부터 독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런 깨달음. 뭘 해도 좋은 시간이 새벽의 조용하고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인데 특히 독서와 글을 쓰는데 이처럼 좋은 시간이 없다는 것. 새벽에는 주로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무래도 힘이 넘치는 시간이기도 하고 평일에는 새벽부터 이른 오전까지가 아니면 운동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없는 삶의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만, 역시 이 고요한 시간의 에너지와 밤과 아침의 경계에서 발산되는 집중과 맑음은 책에 바쳐져야 온당하다. 기도나 명상도 이 시간에 어울리는 마음의...

화학물질, 인간을 파괴하다. - 닷슈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 올해 장마기간은 무려 52일이었다. 2018년의 폭염을 경험했고 비슷한 경고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더위를 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오랜 비로 기온은 오히려 평년이하였다. 말로만 듣던 지구 온난화가 열기가 아닌 기후 격변으로 체험된 순간이었다. 50년수계나 100년수계로 설정하고 만든 홍수방지 시설들은 이제 300년수계 이상으로 재설계되어야 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자신의 지배력을 전 지구에 행사해온 인간에게 그 반대급부는 외부환경파괴만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파괴, 즉, 여러...
 
율리 체 그리고 솔 벨로 - 레삭매냐
이번 10월에는 두 명의 작가와 만났다. 한 명은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독일 출신의 작가 율리 체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지난 2005년에 작고하신 캐나디언-아메리칸 작가 솔 벨로다. 일단 율리 체는 지금까지 12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 국내에 소개된 네 권의 소설들을 10월에 부지런히 읽었다. 법학 박사님 출신으로 현직 법조인으로도 활동하면서, 소설가로도 자신의 본업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연상되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에 평...

니체 책 정리 - mini74
니체관련 서적들을 읽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고 그랬던가. 그래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니체 책을 그나마 쉬워 보이는 책으로 세 권을 골랐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건 아직도 ~언젠가는 읽겠지~ 책장에 꼽혀 있다. ㅎㅎ) 철학자들은 깡이 있는걸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한 말대로 살기란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당장 방금 내가 한 말도 기억이 나지 않거니와상황과 분위기에 맞춰 대략 혹은 얼추 거짓과 은폐를 하며 살아가는게 인간아닌가. 그리고 이런 현혹적인 말솜...

2020년 10월 - 코로나19 최적의 취미는 독서 - AgalmA
휴일이니 신문처럼 미셸 우엘벡 매거진을 펼친다. 내 리뷰와 다른 관점의 분석 글이라 재밌다. 우엘벡은 이제 무슨 포즈를 취해도 심각하고 폭삭 늙었어ㅜㅜ ​📚 종이책 구경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과 같은 디자인으로 나온 보르헤스 가명 소설 모음집 『죽음의 모범』은 어떤 내용일라나 궁금. 올가 토카르추크 신간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보다 『낮의 집, 밤의 집』이 더 끌려서 이것부터 구매.​돈 드릴로 『침묵』(2020, 창비)그의 책 『화이트 노이즈』 로 매우 인상적인 작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