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2024년 하반기에 좋았던 책 - 잠자냥
2024년 하반기 결산 페이퍼를 써달라는 요청을 지난 12월 마지막 날에 은곰탱이로부터 받았으나, 그날은 연차라 작업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1월 1일은 빨간 날이라서 집에서는 노트북을 켜지 않는 관계로 작업실에 출근한 오늘 이 페이퍼를 정리해본다. 2024년에는 이런저런 일로 책을 많이 못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죠? 상반기에 90권 조금 넘게 읽고 하반기에는 100자평 남긴 책 위주로 대충 세어보니 80권쯤 읽었더라. 그래서 모두 170권쯤 읽은 한 해. 아마도 ‘밀리의서재’ 때문에 출퇴근길에도 책을 읽게 되어서 ...

계속되는 독서.. 읽은 책들 - 스파피필름
어쩌다 보니 이제는 분기도 아니고 상반기, 하반기로 독서기록을 쓰고 있다. 올해는 좀더 분발해야지. 좀더 기록하는 한해가 되길. 이 소설은 1869년에 일어났던 라리카마리와 오뱅의 대규모 탄광 파업 사건을 소재로 쓰여졌다. 그때까지 다루는 것이 금기시되었던 노동자와 부르주아간의 계급 투쟁이라는 사회문제를 제기하는데 탄광촌의 묘사, 탄광내 작업 환경에 대한 묘사가 실로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문제의식을 갖고 투쟁을 하는 민중들 사이에도 서로 분열되어, 생계를 위해 다시 일을 하러 갱도로 들어가는 무리와 이런 ...

2024년 독서기록, 12월 + 독서괭의 내맘대로 어워드 2024! - 독서괭
아니 2024년 끝난 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이제라도 합니다. 신정을 끼고 여행을 가서, 해외에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만 나라에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아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우리우리 설날을 새해로 생각하고, 새해는 밝게 맞이할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12월 산 책: 2권.. 4권인가?? 엘살바도르 드립백 이제 안 파나요? 안 나오네.. <어떤 어른>은 애정하는 김소영 작가님 신간. 100자평만 쓰고 리뷰를 못 썼네.. 너무 좋으면 잘 정리해서 쓰려고 욕심 부리다가 아예 못 쓰는 사태가 발생 ㅜㅜ <한강 스...

어쩐지 점점 늘어나는 사투리 어린 왕자... - 나귀님
언젠가 알라딘 중고샵을 기웃거리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경상도 사투리로 옮긴 <애린 왕자>라는 책을 발견했다. 지역 방언으로 구술하거나 저술한 책이 나온 경우는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해외 유명 고전까지 사투리로 옮긴 경우는 처음 보는 셈이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십중팔구 누가 진반농반으로 만든 이벤트성 출판물이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최근 다시 알아보니 경상도 버전 <애린 왕자>에 이어서 전라도 버전 <에린 왕자>와 강원도 버전 <언나 왕자>까지 나와 있었다. ...

간밤에 읽은 책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하나의책장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저자 태수페이지2(page2)2024-11-04에세이 > 한국에세이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 달달한 사랑이나 찐한 우정도 결국 다 건강해야만 가능했다.…… 어쩌면 그래서 혼자가 좋다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혼자만 될 수 있으면 이 모든 귀찮음과 짜증, 쓸모없는 대화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 그러나 알다시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멈춤과 지속, 둘 중 무엇이 더 맞는 일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오래된 유행어처럼 그때그때 다르겠지.그래도 노곤한 퇴근길에 ...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불멸로 가는 길 - 단발머리
진짜 무서운 건 아픈 게 아니라 죽는 거다, 라고 생각한다. 생각했다. 아파보니 다르다. 진짜 무서운 건 아프다가 죽는 거다. 죽을 만큼 아픈 것. 아픈 데도 죽지 않는 것. 그런 게 진짜 무서운 일이다. ​마지막 주에 너무 바쁘기도 했지만, 그간 피로가 쌓여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출근하는 날, 퇴근 인사를 할 때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아, 아, 아.... 안녕히 계세요!"를 말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래도 그날만은 아플 수 없어서 알약 털어먹고, 물약 마시고, 뜨거운 물 마시고, 입안이 화~안 사탕을 세 개 물고, 마...

호르메시스 효과는 결국 정도의 문제다. 아예 운동을 전폐하는 것보다는 조깅으로 몸에 자극을 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은 금물이다. 과훈련 증후군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같은 논리로 바람에 노출된 나무가 더 튼튼하게 자란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치게 강하면 튼튼하게 만드는 건 고사하고 나무를 거꾸러뜨리거나 부러뜨릴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유발한 손상에서 자신의 몸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도 내에서만 호르메시스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이다. - P81


혐오의 언어, 지속적으로 잽을 맞다보면…… - 그레이스
영국으로 망명한 아프리카인 라티프 라흐무드는 거리를 걷다가,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에게 ‘히이죽거리는 블랙어무어’라는 말을 듣는다. 모퉁이를 세 번 돌면 한 번쯤은 듣게 되는 혐오의 말이다. 사전에서 ‘블랙’을 찾아본 그는 한 페이지에서 그렇게 많은 의미의 ‘블랙’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는 “미움 받고 있다는 기분, 그러한 연상에서 오는 일종의 공포에 갑자가 나약한 느낌”이 든다. 그는 OED(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 ‘블랙어무어’를 찾아본다. 거기서 영문학의 대가들에게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은 ...

돌봄의 늪에 빠져야만 한다면... - 구단씨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내가 이 자격증을 갖게 되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머릿속에서 이게 현실인가 싶은 생각이 잠깐 머물기도 했다. 그럼 내가 이 분야로 일을 하려고 그랬을까 싶지만 딱히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 일을 모르는 거라서, 언젠가는 내가 이 자격증으로 밥을 먹고 살게 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뭐든 배우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보통은 2~3개월 과정으로 이론 수업을 듣는데, 나는 다른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2주 정도 이론 수업을 듣고 하루 실습을 하고 시험을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초스피드로 ...

경이롭고 아름답다 - 자목련
한 권의 책은 다른 책으로 연결된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작가가 같을 때 이런 경우가 많다. 배리 로페즈의 『호라이즌』를 읽게 된 이유가 그렇다. 『북극을 꿈꾸다』로 그를 알았지만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를 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탐험하고 방문한 장소에 대한 기록과 사유를 섬세하게 그려낸 『호라이즌』은 내가 읽기에 어려운 책이었으니까. 때문에 꼼꼼하게 읽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아름다운 책이고 놀라운 책이라는 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저자 배리 로페즈는 여행자이자 탐험가이...

헤로도토스의 <역사>, 1권~3권 - 페넬로페
페르시아 전쟁 중인 BC 485년경 태어난 헤로도토스는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는 많은 곳을 여행하며 직접 체험하고 자료를 모아 『역사』를 집필했다. 중국 사마천의 방법과 비슷하다. ‘역사’를 읽으며 든 기시감의 출처는 사마천의 ‘사기’였다. 헤로도토스는 헬라스(그리스연합)인과 비헬라스인이 전쟁을 하게 된 원인을 찾고, 그것이 망각되는 것을 막고자 ‘역사’를 집필했다고 서언에서 밝힌다. 헤로도토스는 이 책을 사건 중심의 역사적 사실만을 내용으로 한 것이 아닌 여담 형식으로 지리학적, 인종학적, 민속학적, 역사적 자료들을 다...

고전 해석은 고전이 될 수 없다 - cyrus
호메로스(Homeros)는 물음표가 많은 음유시인이다. 그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언제 태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나마 알려진 정보는 호메로스가 시력을 잃은 걸인이었다는 점이다. * [개정판 절판] 알베르토 망겔, 김헌 옮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세종서적, 2015년) * [구판 절판] 알베르토 망겔, 김헌 옮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세종서적, 2012년) * 새뮤얼 버틀러, 한은경 옮김, 이인식 해제 《에레혼...

2024년 독서정산 - 책잡힌사람
1. 2024년 독서정산알라딘에 매년 독서정산을 끼적인 지도 어느새 8년 차다. 매년 반복하는 연말 정리 행위 중에서 가장 빠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행사인 만큼 11월부터 읽었던 책의 목록을 정리하는데, 올해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 뭐 붙잡거나 읽은 책이 30권은 넘는 것 같지만 밀도 있게 읽지 못했으니 무슨 소용인가. 부끄럽다. 바쁜 부서에서 갈렸다는 핑계를 대기에는 여유 시간을 주로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알기에 할 말이 없다. 작년과 달리 어느 정도 일에 더 적응이 되었고 사회 생활에...

읽고 나서 나를 달라지게 만든 책 - 하이드
“i wasn’t the same person i was before i read this book”영어로 하면 좀 더 깔끔한데, 우리말로 뭐라고 하면 좋을까. 이 책을 읽기 전과 같은 사람이 아닌 책,'읽고 나서 나를 달라지게 만든 책' 내가 원하는 뉘앙스는 딱 이 정도다. 책계에서는 누군가가 리스트를 만들어내고, 그 리스트에 동참하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그 와중에 내 장바구니는 간만에 '1000개'가 넘어서 더 이상 담을 수 없습니다. 메세지를 띄우기도 했다. 중고책 보이면 지점마다 다 담아둬서 그럼근래 책계에 올라오는 ...

체호프에 대하여 - blanca
체호프는 생전에 600여편의 단편을 썼다. 그의 희곡이 현대 연극 무대에서도 여전히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그의 단편집 또한 잊을만 하면 나오는데 출판사가 다르다 보니 겹치는 작품이 많다. 체계적 선집 형태로 정리가 좀 됐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이 있다. 가장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체호프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의 이야기들은 서정적인데 가볍지 않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울림이 크다. 여성의 시점에서 쓴 이야기들도 어느 하나 남성 작가의 시선에서 노출되는 괴리가 없다. 상류층 귀족의 이야기...

면도날 서머싯 몸 중증외상센터 흔적없는삶 - 구름모모
얼굴과 눈동자는 인물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가면이었다는 얼굴과 눈동자로 표현되는 문장도 등장하지만 영혼을 모두 감추기는 어려운 만큼 한강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중의 <진달래 능선>에 등장하는 주인 황씨의 모습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넷플릭스 영화 <흔적 없는 삶>에서도 다르지가 않다. 참전한 군인의 황폐한 영혼을 다루는 영화를 보면서 서머싯 몸 작가의 <면도날> 세계문학전집 소설이 생각나면서 파괴된 영혼이 얼마나 오랜시간 부유하면서 현재의 삶을 살지 못하는지 보여준다. ​​언급한 세 ...

그가 택한 삶의 방식이나 그만이 지닌 강인함과 장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 점점 더 커다란 영향을 끼쳐... 매우 비범한 인간이 하나 살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지도 _ 면도날 세계문학전집 - 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