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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 주신다면 상무님 발가락이라도 핥겠습니다."

무슨 3류 소설도 아니고, 변태 에로 영화도 아니고
내가 직접 들은 말이다.

前회사에서 품질 불량으로 한 해외법인이 반품 및 대량 클레임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문제의 제품을 생산한 중국 생산법인의 부장이
노발대발한 해외법인의 법인장에게 사과하며 한 말이다.
둘만 있는 자리도 아니고, 몇 명이나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난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이런 구차하다 못해 스스로의 인격을 모독하는 인간들의 공통점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떤 모욕도, 치욕도 감수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는다는 거다.

김훈의 <남한산성>이 왜 많이 팔리는가?
왜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중년 남자들이 열광하는가?

인조의 굴욕을 보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며
스스로의 구차함을 합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데 오버하는 사람들까지!

문학 평론가 김영찬도 이 점을 지적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지난한 생물학적 당위에 압도된 비루한 삶에 대한 위안과
속화된 보편주의-나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고래로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라는-의
알리바이를 제공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한산성>을 읽은 많은 회사원들이
<남한산성>을 읽으며 자신의 회사생활을 떠올렸다고 말한다.
치사하고 더러워도 견뎌야 하는, 참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일상을 떠올리며
감정이입을 느꼈다나?

김훈은 CBS 라디오 손숙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이 남성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남자 분들이 세상의 고통이나, 더러움이나, 억울함, 비리, 모순, 치욕...
그런 것들에 대해서 여성 독자들보다 훨씬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 역시 가부장답다.
요즘 어디에 가나 여자들이 더 용감하고 바른 말을 잘하는 건
부양 가족이 없어서, 즉 가부장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김훈은 툭하면 "삶이란 치욕을 견디는 나날이다!"라고 외치며
밥타령을 한다.
내 청춘의 소망은 작가가 아니라 밥이었다!
( 이명박 아저씨랑 친구하면 되겠다. 오...영원한 친구, 친구친구~ ♬)

이제 일년에 세금만 8천만원을 내는 인기 작가가 되었으니
사회적 지위에 맞게 밥타령은 좀 그만 하는 게 어떨까?

김훈의 소설이 치욕을 견딜 수 밖에 없는 약자들 뿐만 아니라
일신의 안위 또는 야망을 위해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는 사람들에게,
안 그래도 되는데 스스로의 자존감을 짓밟는 사람들에게,
알리바이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훈의 소설이 벙어리를 대량 양산하는 기폭제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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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직원 모임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8-16 08:26 
    모 상무님이 여직원 모임을 주선하였다. 까닭을 묻자 여직원 복장규정이나 복지 관련한 의견수렴이라는 이유를 대셨다. 다른 여직원들에게 사전모의를 독려했다. 평소 화장실이나 탈의실에서 삼삼오오 하던 잡담이나 불만불평을 수면 위에 끌어올릴 때라고. 모두 동조하는 분위기인데 나서기는 죄다 꺼려 한다. 이유는 가지각색. - 인사팀이라 - 부문장님이 주선하는 모임이라 - 신입이라 - 안 좋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 엉뚱한 불똥이 튈까봐
 
 
Jade 2007-08-1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수선님 글 읽으니 괜시리 시원(!)한데요 ㅋㅋ "영원한 친구, 친구친구" 압권이예요 ㅎㅎㅎ

2007-08-15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7-08-15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명바기는 8천만원 세금 내려나 궁금해지네요? 칭구사인데...

kleinsusun 2007-08-1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ade님, 이 노래 가끔 제가 노래방에서 부르는데...영원한 친구,친구친구~ ㅋㅋㅋ

속삭님, 묵묵히, 다른데 두리번거리지 않고 꿈을 향해 걷는 님을 보면 정말 기뻐요.
쭈~욱 홧팅!^^

글샘님, 글쎄요... ㅋㅋ 오늘은 형님까지 신문에 크게 나셨던데... 쩝

Mephistopheles 2007-08-1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저는 김훈의 소설은 "칼의 노래"만 읽었군요..
그래도 꼭 가부장..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부양가족이 딸린 사람(남녀불문)은
밥벌이가 제법 중요하긴 해요..^^

kleinsusun 2007-08-1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당근 밥벌이가 젤 중요하죠.^^
제가 말하려 한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데 알아서 "기는" 사람들 얘기예요.
오버하는 사람들요. 스스로의 자존감을 짓밟는 사람들을 회사 생활하며 많이 봤거든요. ㅠㅠ

Mephistopheles 2007-08-15 22:33   좋아요 0 | URL
하긴..그렇게 알아서 기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보다 약자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지나칠정도로 모질더군요..^^

드팀전 2007-08-1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벌이에 모든 걸 올인하라고 하고, 간쓸개 다빼놓으라하고,그래도 너만 그런 것 아니니까 쪽팔릴거 없어..라고 하는 것들은 누구일까요? 그런 올인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들은 누구일까요? 밥벌이외에 사람들이 다른 것을 생각하면 가장 두려워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들이겠지요...

kleinsusun 2007-08-1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김훈 아저씨도 크게 일조하고 있죠. ㅠㅠ

nada 2007-08-1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난 김훈이 왜 싫을까.. 하다 말았는데 이래서였나 봐요. 명쾌해요.

kleinsusun 2007-08-1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가부장의 대명사 김훈!^^

2007-08-15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5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5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1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첫 문장의 실제 들으신 대사라니요, 놀랍습니다.
남자들이 밖에서 그렇게까지 한다구요. 일부겠지요, 물론.

kleinsusun 2007-08-15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실제상황이랍니다. 그 자리에 있던 저는 정말 놀랐어요.
네...근데 소수이긴 하지만 극소수는 아니랍니다. 쩝

antitheme 2007-08-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생활하다보면 정말 간혹 그런 분들을 볼 기회가 생기죠...
슬픈 현실입니다. 불쌍한 직장인들...

kleinsusun 2007-08-1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런 사람들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빠져요.
모두 "알아서 기는" 분위기로! 쩝

마늘빵 2007-08-1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양배추님이 내가 하고픈 말을 해버렸네. 김훈에 대해 판단중지였던 이유는, 어떤 원인 모를 불쾌감이었는데, 그게 이거였구나. 근데 전 <남한산성>은 안봤어요. 소설을 안봐도 그의 인터뷰 내용만 봐도 이 정도는 '느낄'수 있었어요.

kleinsusun 2007-08-1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아프님도 불쾌함을 느끼셨군요. 이제 더이상 밥타령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조선인 2007-08-1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은 참 싫은데, 그의 문장은 좋아라 해서 아이, 싫어, 정말 싫어, 이러면서 보는 전. 켁.

kleinsusun 2007-08-16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김훈은 싫은데도 막상 책이 나오면 사게 되는 뭔가가 있어요. ㅋㅋ

라로 2007-08-1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김훈이 어렵게 글을 쓰니까 그의 책 몇권(그래도 글 잘쓴다고 해서 거의 다 읽었다.)읽었는데
지금은 김훈이 책썼다고 해도 시큰둥해요.
남한산성 거들더도 안봤어요....>.<
괜히 김훈 읽었다면 좀 나아 보이려나 했었던거죠~!
그런데 제 사고능력은 변함이 없네요~.ㅋㅋㅋ
그가 낸 8천만원의 세금엔 연루되어 있지만...ㅎㅎ


kleinsusun 2007-08-16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세금 8천만원 내는데 일조하셨네요. 전 여태까지 3권 샀어요.^^

누에 2007-09-1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녕하세요. 조용히 추천누르고 갑니다. ^^

kleinsusun 2007-09-1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휴가 4일 째.
원고 세 꼭지를 더 썼다. 60% 달성!

모처럼 조조영화를 봤다. 그 말 많은 <디 워>를.
하도 시끌시끌하기에 궁금해서 봤다.
그래도 뭔가 있으니까 그렇게 인터넷이 <디 워> 얘기로 화끈거리겠지?

조조라 인당 4,000원에 카드 할인까지 받아 둘이서 5,000원에 봤다.
휴...다행이다! 제 값 내고 받으면 돈 아까워서 쓰러질 뻔 했다.

" <디 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는 점이다.
'헐리우드적 CG의 발전', '미국 대규모 개봉' 등 영화 개봉 전부터
<디 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으로 등장한 이런 담론들과
박정희 시대에 수출 역군에 관한 자화자찬식 뉴스들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논란이 된 이송희일 감독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좀 심하다 싶었다.
뭐 이렇게까지야! 하며.

영화를 본 지금 이송희일 감독한테 술이라도 한 잔 사고 싶다.
(농담 아님. 이송희일 감독의 연락처를 아시는 분은 제보를 부탁 드려요!^^)
그 보다 <디 워>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디 워>는 영화라기 보다는
중소업체가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밤새 공장을 돌려 만든
수출을 위한 "제품" 같다.

심형래는 감독이라기 보다는 사장 같다.
영화 끝나고 사진과 함께 자막으로 보여 주는 심형래의 제작 후기에는
"우리 직원들"이라는 말이 반복된다.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말도 나오는데
제조업체 공장들에 펄럭거리는 현수막에서 보던 말을
극장에서 보니 기분이 묘하다.

도대체 "세계 최고"의 뭐란 말인가?
CG? 매출액? 극장 점유율?

"세계 최고"의 영화란 없다. 있을 수가 없다.
아카데미상을 타도, 칸 그랑프리를 타도
"수상작"일 뿐이지 "세계 최고"는 아니다.
예술에 있어서 "세계 최고"란 존재하지 않는다. 공산품이면 몰라도.

심형래는 충무로가 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항의할 필요가 없다.
충무로 대신 무역업계에서 인정과 지지를 받으면 된다.
요즘 수출 업체들은 쉬지 않고 오르는 해상운임 때문에 난리다.
물류비도 안 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화, 제발 많이 수출하시라!
수출이 생업인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심형래 사장님을 존경하고 지지한다.

허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모두 결말이 뻔한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물들의 "갈등"과 "감정"이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디 워>도 여의주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를 이무기한테 바쳐야 하는
남자의 갈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면
그토록 영화가 밋밋하지는 않았을 거다.

사랑하는 연인이 이무기한테 쫓겨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500년 후 환생해서도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그 놈의 여의주 때문에
여자가 죽는다면 슬퍼야 되는 게 정상 아닌가?
충분히 감정을 우려낼 수 있는 스토리를 살려 내지 못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디 워>는 CG만 보라고! 정말 볼만한 CG라고!
그런데...영화를 보면서 영화 음악만 떼어 내서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어떻게 CG만 보나?

어렸을 때부터 심형래를 좋아했는데,
고3때 심형래가 칙칙이로 나오는 <내일은 챔피언>을 보면서
넘 웃겨서 울기도 했는데(녹화 해 놓고 봤다),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 같은 심형래가 돈키호테처럼 멋져 보였는데
아....넘 실망이 크다.

다른 건 몰라도 수출, 세계최고 이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감독으로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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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7-08-10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분한 관객으로서 영화 이야기를 하셨네요. 요즘 디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과열돼서 숨돌리며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디워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서 오늘은 100분 토론까지 하더군요. '심사장님' 표현이 재밌고 적절한 것 같아요. 심형래 씨가 '우리 스탭'이라고 소개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논쟁이 좀더 지속되기를 바래요. 뜨거워지고 격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중요한 것은 디워 논쟁이 지금 핵심에 있다는 거죠. 그런데 주위에서는 자꾸 앓는 소리를 한다거나 덮어놓으려고 하는 것이 속상하네요. 심형래 씨가 '여의주'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스파피필름 2007-08-10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대체 어느정도길래.. 하는 생각에 영화가 더 보고 싶어져요 -_-;
휴가 재미나게 보내세요.. 수선님 ^^

kleinsusun 2007-08-10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오늘 100분 토론을 했어요? 정말 최고의 광고네요.100분 동안! ㅋㅋ
영화도 영화지만 심형래의 제작 후기에서 심한 심리적 저항을 느꼈어요. 그건 제작 후기라기 보다 대기업들 견학가면 보여주는, 불굴의 의지로 신화를 이룩했다는 홍보물 같았어요. 스스로를 감독으로 인식한다면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ㅠㅠ

스파피필름님, 네...보세요, 조조로!^^
요즘 <디 워> 안보면 대화가 안된다니깐요. ㅋㅋ

Mephistopheles 2007-08-10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살짝 비꼬아서 생각을 해봤는데요..이송희일감독의 노골적인 악평의 진실유무를 떠나서 그 감독이 분명 엄청난 악플과 비방을 받을 것을 과연 모르고 저러한 영화평을 올렸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어찌 되었던 단편영화를 만든 아직 메이저의 발판을 밟지 않은 감독이 상당히 짧은 시간에 엄청난 주목을 받아버렸으니까요..^^ (음모론을 너무 많이 접했어.)

kleinsusun 2007-08-10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력도 풍부한 Mephistopheles님^^
막상 <디 워>를 보니 제가 이송희일 감독이라도 화가 날 것 같았어요.
예산이 없어서 만들고 싶은 영화를 포기하는 감독들이 넘쳐나는데,
<디 워>를 만든다고 300억이나 썼다는 생각을 하면! 아..그 분한 마음이 이해가 되요.^^

드팀전 2007-08-1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는 안봤고 앞으로도 안 볼 생각입니다.괴수 영화와 CG가 많이 쓰인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반지의 제왕도 전 그냥 그냥 했어요.
<디워>는 영화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도 영화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유통하는 현상이 재미있는 담론들을 모으고 있는 듯 합니다...

kleinsusun 2007-08-1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오랜만이예요.^^ 근데...영화 자체의 문제이기도 해요. 영화가...완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게 하거든요.ㅠㅠ

시비돌이 2007-08-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송희일 감독 연락처 아는데, 술 살때 저도 끼워주면 연결해 드리죠. ㅋㅋ

깐따삐야 2007-08-1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래저래 할인 받아서 3500원 주고 봤거든요. 하프더즌 도넛 세트나 사먹을 걸 그랬다는. ㅠ.ㅠ

kleinsusun 2007-08-1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비돌이님, 연결해 주세요! 원츄! 오늘 서점가면 책 있어요?^^

깐따삐야님, 전 보기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제 100분 토론 등 그 어떤 논란에도 관심이 없거든요. ㅋㅋ

라로 2007-08-1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다 주고 봤으면 아까와서 쓰러지실 뻔 했다면서요?ㅎㅎㅎ
그 말에 완전 쓰러질뻔 했잖아요11ㅋㅋ
이것도 다 지나가겠죠..

kleinsusun 2007-08-10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bi님, 돈 다 주고 받으면 진짜 기절했을 꺼예요.ㅋㅋ
네...다른 사건이 생기면 이것도 곧 잊혀지고 지나가겠죠. 늘 그렇듯이...

어머 2007-08-10 19:05   좋아요 0 | URL
저도 조조로 봤는데... 나오면서, 조조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들 똑같군요 ㅎㅎ

프레이야 2007-08-1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보셨군요. 시원하게 잘 쓰셨네요. 전 안 보고 싶은 영화라 쓸 말이
없지만 다들 '현상'들에 대한 생각과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품고 있지요.
휴가는 잘 보내고 계신거죠? ^^

BRINY 2007-08-10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조금전 9시 뉴스에서도 '또' [디워] 뉴스가 나왔어요. 어제 MBC100분 토론 장면과 말이죠. 거의 심형래 옹호 분위기로 나가길래, 별로 관심없었지만 한번 봐 볼까하고 기울어지던 마음에 수선님 글 보고 다시 제자리에 섰습니다.

kleinsusun 2007-08-1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네...조조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ㅋㅋ 근데 제작후기 보면서 울~컥 했다는 사람들도 은근 많더군요.

혜경님, 오늘 휴가 마지막 날이랍니다.^^ 심형래는 정말 대단한 이슈 메이커인 것 같아요. 유명인들이 다들 말하기를... 안티가 많은 게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 보다 낫데요.ㅋㅋ

BRINY님, 뭐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보고 나면 떠들썩한 논란들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지거든요. 정말...영화라기 보다는 공산품 같아요. ㅠㅠ

twinpix 2007-08-1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갈등이 입체적이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왜 각본을 딴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는지 의문이에요. 워낙 인터넷에서 난리라 볼 수밖에 없었던 영화. 미국에서는 과연 어떤 평을 받을지 걱정이 들더라고요. 주말 잘 보내세요~!^^

kleinsusun 2007-08-1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winpix님, 저도 영화 같이 본 친구랑 그 얘기했어요. 꼭 각본까지 직접써야 했을까? ㅋㅋ 능력있는 시나리오 작가만 참여했어도 이렇게까지는 안됐을텐데...아쉬워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게다예요 2007-08-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보여주는 제작후기... 좀 촌스럽죠? 세계최고, 대한민국, 아리랑... 뭐 이런 발언들은 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단순히 국민들의 정서만 자극하는 말 같아서 아... 심감독이 극복해야 할 것이 이런 촌스러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CG 하나로 밀고 가기엔 영화 내적인 문제들이 다소 심각해 보이죠? 오랜만이에요^^

kleinsusun 2007-08-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다예요님, 오랜만이예요^^
네...제작 후기 넘 촌스러워요. 압권은 단연 세계최고!
영화를 만드는 건지 새마을 운동을 하는 건지. 잘 살아 보세~ ㅋㅋ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가 분노에 떨었다.

외국인 노동자 9명이 불타 죽었다. 쇠창살에 매달려 울부짖다가.
고매한 한국 정부가 관리하는 외국인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다가.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 외무부의 엘리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무총리는 어떻게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안타깝다고?
한국인 불법 체류자가 일본 외국인보호시설에서 불타 죽었다면?
그때 아베 아저씨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면?

아...오늘은 정말...한국인인 것이 부끄럽다.

前회사에서 일할 때 이런 일이 있었다.

02년 월드컵 때, 태국 바이어들을 초청했다.
그 중 한명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뇌졸증으로 쓰러졌고,
그는 인천공항에서 인하대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그 사실을 들은 가족들은 울부짖었고,
밤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한국 도착 시간은 토요일 아침.

그 날 아침,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다.
(가족들 앞으로 발행한 회사 명의의 초청장에 내 연락처를 적어 놓았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JFK 공항의 출입국 관리소 직원 보다 더 싸가지 없는 목소리로,
미국 대사관 비자과 직원보다 더 퉁명스럽고 뻣뻣하게 말했다.

"왜 회사 전화를 안 받습니까?"

난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주 5일 근무라 토요일에는 근무를 하지 않습니다."

그때 그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반말로.
"그럼 내가 당신이 브로컨지 뭔지 어떻게 알아?
뭘 믿고 이 사람들을 내 보내?"

난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지금 그 사람들 가족이 뇌졸증으로 입원해 있다구요.
회사에서 발행한 초청장이니 빨리 그 사람들을 내보내 주세요."

그 아저씨는 비웃기까지 하며 말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믿냐구?"

결국....당직 근무자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그 가족들은 나올 수 있었다.
그 동안 그 가족들의 심정은 도대체...어땠을까?
그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은 백인들을 보면 되지도 않는 영어로
손짓 발짓을 하며 말을 한다.
"Please!"를 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예의도 바르시지!

한국 보다 못사는 나라, 중국,동남아,서남아 사람들을 보면
"서 있어!" 하며 한국말로 호령을 한다.
세상에 있는 권력은 자기들이 다 가진 것 같은 모양새로!

공항이라는 열린 공간에서도 그런데
"보호"라는 명목으로 외국인들을 "감금"한 공간에서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안타까운"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다.

한국인 불법 체류자가 일본에서 불타 죽었다면
일본 대사관 테러하고 난리 났을 꺼다. 그렇지 않은가?

담당자 몇명 문책하고 말 문제가 아니다.
"방화 사건"이라고 책임을 회피할 문제가 아니다.
며칠 떠들썩하다가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또한....외국인들의 인권에 한정된 문제도 아니다.
사람 몇명 죽는거 우습게 아는 정부는
자국민들의 인권도 보호할 수 없다.

김선일 피랍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했는가?
평소의 굼뜨는 스타일과 다르게
"결코 파병 철회는 없다."는 신속한 성명을 발표해 그를 외면했다.
파명 철회 외에 다른 방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한국 정부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부끄러워 해야 한다.

분노는....외부에만 터뜨리라고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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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2-1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런 면에선 대한민국이나 일본이나 다를 바 없어요. 슬프고 창피하게도.

kleinsusun 2007-02-1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부끄러워요. ㅠㅠ

바람돌이 2007-02-12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 노동자의 인권문제는 어제 오늘이 아닌데도 늘 제자리죠. 이럴때 내가 대한민국에 산다는게 부끄럽습니다.

kleinsusun 2007-02-13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또 며칠 시끄럽다가 잊혀지겠죠? 아....부끄러워요.

사마천 2007-02-1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식민지 경험하고 중간 하청업체 하던 사람들이 더 목소리가 크고 권위적입니다. 한국군이 월남에서 한 것도 그렇고 미국 대사관 근무하는 한국 사람들이 더 웃기지도 않는 행태를 보이는 것도 그렇고... 뭐 따지면 많죠.
우리 내면의 민주화를 제대로 해야죠. 노무현 하는 꼴도 보고 있으면 박정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수요일 아침, 눈을 뜨니...9시였다.

너무 놀라서,
너무 황망해서,
너무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서,
그저 무기력하게...패닉 상태에 빠졌다.

핸펀을 보니 회사에서 온 부재중 전화가 5통!
후배에게 문자도 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예요?"

후배의 친절한 문자에 의하면
상무님이 디~따 열 받아서
"1팀은 긴장감을 가져!" 라고
마.구. 소리를 지르셨고,
상무님의 고함에 팀장님의 얼굴에 살기가 돌았다고 한다.

아....어쩌지?
데굴데굴 구르면서 응급실에 입원이라도 할까?
UFO가 나타나서 나를 납치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외계인들은 다 뭐하나? 나를 납치하지!

도.저.히 출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난...공포에 휩쌓였다.
왜? 도대체 왜? 어쩌라고 알람 소리를 못들었을까?
제.대.로 미쳤다. 미쳤어!

난 시간을 판 회사원.
나의 시간은 내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도대체 어쩌자고, 늦잠을 잤단 말인가?

살기를 띤 팀장의 고함을 들을 생각을 하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랴?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

기왕 늦은거 어쩌랴...
애써 모른 척 하며 버스에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었다.
Ray Charles가 "It was a very good year"를 열창하며 나를 위로했다.
아...고마운 Ray!

엘레베터를 타면서 부터 다시 공포에 휩쌓였다.
비.굴.하.게 눈치를 보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갔다.

다행히 팀장이 자리에 없었다.
살포시 가방을 놓고 자리에 앉아 pc 전원을 켜고,
죽은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전화가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성과장님! 메일 봤죠? 그 엑셀 쉬트 한번 열어봐요!"
"성과장님! 가격 cfrm 하셔야죠!"
"Susan! Can we have your quotation by today?"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팀장에게 불려갈 시간이 없었으니까...

점심시간이 됐다.
뭘 먹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텅빈 사무실에 앉아 있기도 싫어서
후배를 데리고 자주 가는 사람 없는 cafe에 갔다.

푹신한 쇼파에 앉아 코코아를 시키고
쩍 팔리게, 정말 쩍 팔리게,
후배 앞에서 엉엉 울었다.

잘한 거 하나도 없는데,
그냥...그렇게...너무나...서러웠다.

난 시간을 팔았다.
하지만......영혼은 팔지 않았는데....
그런데......지각 한번에 너.무.도 비굴했고 또 비참했다.

요새 몸도 마음도 힘들었는데,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가방에 옷을 꾹꾹 눌러 담듯
새어 나오는 감정을 꾹꾹 눌러 억제시키고 있었는데,
수욜의 지각 사건으로 눌러져 있던 감정이 폭발했다.
어쩔 줄 몰라하는 후배 앞에서 엉엉~울어 버렸다.

사무실로 돌아와 내내 불안했다.
팀장한테 언제 불려갈지 몰라서...

부르기 전에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옳다.
그건.... 회사원의 FM이다. (물론 아예 지각을 하면 안되지만!)

하지만....도.저.히 내키지가 않았다.
지각했으면 그 시간 만큼 남아서 일하면 될꺼 아니야?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제대로 미친 하루였다. 제.대.로!

결국...팀장한테 불려 갔다.
"넌... 생각이 있는거야?
과장씩이나 되가지고...뭐하는거야?
너 혼자 잘하면 돼? 팀 전체가 욕 먹는거 몰라?"

그 몇분이 하염 없이 길~게 느껴졌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죽은 듯이 서있었다.

목욜 저녁, 독일에서 함께 공부한 선배들과 송년회가 있었다.
난 선배들을 보자마자 말했다.
"나 오늘...술 마시면 안돼!"

대학 교수님들인 선배들은 뭐가 그렇게 우습다고 껄껄 웃었다.
"야...그래도 학교가 낫네.
근데...너 참 고생한다.
니가 그렇게 회사를 오래 다닐지 누가 알았냐? 음하하하"

수요일 이후 계속 마음이 무겁다.
너무나...우울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뒹굴거리며 잠을 잤다.
너무....지친다.

육상선수였으면 좋겠다.
그럼 그 힘든 마라톤을 하더라도 끝이 있잖아!
다 뛰고 쓰러진다 해도 42.195km를 뛰면 되는 거잖아!
근데...난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경기를
두 다리에 무식한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고 있는 거 같다.
헉,헉, 숨이 차~

차라리 번잡한 송년회 일정으로 가득 찬 올해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새해가 되면 뭔가 새로운 마음, 새로운 의욕이 생길까?

왜 이렇게...도망이 가고 싶지?
나를 납치하고 싶은 외계인,
나랑 어디 도망가서 살고 싶은 남자,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던 키다리 아저씨... 어디 없나?

난 시간을 팔았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자. 한 순간도!
"프로답게"이런 거창한 말 필요 없이,
욕 먹을 짓을 하지 말자.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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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다락방 2006-12-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그래서 우울하신 거였어요.
자, 저도 아프락사스님처럼 토닥토닥..
푹 쉬고 기운내세요, 수선님.

BRINY 2006-12-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많이 힘드시네요. 가능한 쉬세요. 그깟 송년회! 자기자신이 제일 중요한 거여요. 자기자신을 위해 회사도 다니고 돈 벌고 그러는 거 아닌가요. 퇴근하면 그냥 도망치세요!

2006-12-17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2-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이 엉터리 세상아! 우리 수선님 좀 괴롭히지마!

2006-12-1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17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지각한번에 그리 다운되시다니.... 뭘 지각 가지고...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죠. 다 그러구 살아요. 힘내세요. 저는 일년에 한번쯤 꼭 알람 못들어서 저렇게 늦게 일어나는 일이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정말 미치겠더니 그것도 연례행사로 치르다보니 요즘은 그냥 그런날은 에구 에구 하고 맙니다. ^^

kleinsusun 2006-12-18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네...푹~쉬고 기운 내려고 내일 하루 휴가 냈어요.^^

BRINY님, 맞아요, 자기자신이 젤 소중해요. 홧팅!^^

속삭이신님, 감사합니당. 지금은 괜찮아요.^^

정군님, 세상이 엉터리가 아니라....제가 엉터리예요.ㅋㅋ

속삭이신님, 네...맞아요. 급여가 노동 이전에 시간에 대한 대가라는 걸 깨닫는 순간..무서워요. 정말! 님도 느끼셨군요. 아...섬세한 님이 좋아요.^^

바람돌이님, 근데....지각하면 교사들도 교장샘이나 교감샘한테 그렇게 혼나나요? 궁금해용.^^

2006-12-18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2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나냐구요? 그야 정말 사람따라예요. 기회다싶어 사람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교장교감도 있구요. 허허 웃고 넘어가주는 사람도 있구요. 근데 전 요즘 요령이 생겨서 일년에 한번쯤 있는 일이니 이때는 그냥 침착하게 일어나서 학교에 전화합니다.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아이가 좀 아파서 병원에 들렀다 가야될 것 같으니 1교시 수업 좀 바꿔 달라고요. (멀쩡한 아이를 팔아먹는 비정한 엄마...ㅠ.ㅠ) 그러고 학교 가면 아무도 뭐라 못합니다. 오히려 위로를 받죠. (아 정말 그럴땐 저도 제가 싫어요. ㅠ.ㅠ)
 

출장을 나올 때 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가건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꼭 들리는 곳이 있다.

그 곳은 바로 "대형 서점".

오늘 오후,
Taipei 시내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는,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빌딩 "Taipei 101" 4층에 있는
대형서점 "PageOne"에 들렸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최첨단 빌딩,
그 으리으리한 빌딩의 4층,
천문학적인 임대료는 도대체 얼마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는 대형서점 PageOne의
빈약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베스트셀러 진열대 앞에서
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 아시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학부문 1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문학부문 2위.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

비문학부문 1위.
[M형 사회]

비문학부문 2위.
칼리 피오리나 자서전 <힘든 선택들>.

[M형 사회]를 펼쳐 보니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살 떨리는 경고를 담은
<하류사회> 비슷한 책이었다.

일본 서적 [ロウアーミドルの衝撃]를 번역한 책인데,
한국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 같다.

일본,대만,한국...
모두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대다수의 소시민들이
얼마나 큰 공포와 상실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책들은
"지금처럼 살면 하류로 전락한다. 정신 차려라!"하며
개인들을 몰아 붙이고, 공포감을 조성한다.

[M형 사회],[하류사회] 이런 책을 읽고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며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하고,

근검하고 부지런한 아시아인의 근성으로
도쿄, 타이페이, 서울 하늘 아래서
각국 언어로 번역된 피오리나 여사의 자서전을
밑줄을 치며 읽는 Pan Asia의 하나된 모습!

아...한국,일본,대만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쏟아 부은 돈은 또 얼말까?
아시아 출판시장은 진정...."봉"인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최첨단 빌딩에 위치한
럭셔리하고 노블하기 그지 없는 대형 서점에서 나오면서
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세계화란...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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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0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는 프라다 그 책으로 완전 엄청 떼부자됐겠어요. -_-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닌데. 그냥 잡지같은 책인데.

비연 2006-12-0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Taipei 101에 들르셨었군요...알라디너들의 공통점.
어딜 가나 서점을 찾는다..ㅋㅋ 악마는 프라다는 영화의 힘이 컸던 듯.

BRINY 2006-12-0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빌려서 봤는데, 상권은 후다닥 읽어버리고 하권은 읽기 싫어져요. 어차피 뻔한, 그냥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23살 여자아이의 수다같은, 알맹이 없는 내용이네요. 이게 왜 세계적 베스트셀러?? 영화가 좋아서 봤는데, 책은 아니네요.

2006-12-09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12-0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의 의미가 다시 생각되네요 ㅜㅜ

이리스 2006-12-0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근데 베스트셀러라는 건 원래 <악.프>같은 책이 되는거 아닌감? ^^; 스테디 셀러랑은 다른거잖아. 아시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려면 판매 1, 2 순위 책들 보다는 스테디셀러 1, 2 위를 보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

끼사스 2006-12-09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외국어>-원작은 1994년에 나왔고 한국에선 10년 전에 번역됐지요-가 지금 와서야 베스트셀러라니 대만에 뒤늦게 '하루키 열풍'이 불고 있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치적 인간'→'개인주의적 인간'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하루키가 많이 읽힌다는 '해석'과 대만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서로 맞물리는 데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외신에서 보면 천수이볜 퇴진 운동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이야말로 대만 사람들은 '슈퍼정치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은데…. 직접 가보신 입장에서 논평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여하튼 수선님의 문명에 대한 (비판적) 단상은 구체적 관찰에 기댄 개성있는 것이라 늘 흥미롭고 인상적입니다.

비로그인 2006-12-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죠, `처음 드시는 분들을 위한 초밥'이라는 소설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와 비슷한 컨셉의 소설인데 하나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하나는 별 빛도 못보는 것이 제게는 신기했어요. 무엇의 차이인지, 스토리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말이죠. 하루키에 대해서는, 저는 소설가로서의 하루키보다 에세이스트로서의 하루키의 글이 더 좋아요. 폴 오스터 역시도 소설가보다는 에세이스트로 더 좋아하고 있는 걸 보면, 저는 종종 전공보다는 친구 전공 도강하기, 부업에 매혹되는 모양입니다.

끼사스 2006-12-09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Jude님 말씀에 비춰봤을 때 <슬픈 외국어>가 대만에서 어떤 연유로 하루키의 다른 작품보다 늦게 소개돼 (우리 입장에서 보면) 뒤늦은 베스트셀러 등극을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군요. 사실 저도 하루키가 내놓은 웬만한 소설보단 <먼 북소리>나 <슬픈 외국어>를 더 좋아합니다. 분명히 에세이스트로서 매력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06-12-10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벼워 후-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내용이 아무래도 일에 쫓겨 책 읽을 시간조차 없는 이들에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뭐, 당장 가족과 보낼 시간 조차 없는 우리네에게 1년 평균 독서량이 1권이 되네 안 되네를 탓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도...

근데 <하류사회>라는 책이 그런 내용이었나요? 제목에 끌려 구입해놓곤 아직 안 읽었는데... 전 사회학적인 시각에서 무언가 심오하게(?!) 풀어낸 책이길 바라고 구입한 거였는데...

kleinsusun 2006-12-1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가치" 있는 베스트셀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_- 방학 언제해요?

비연님, 네...영화의 위력!!! 근데... 또 바꿔 말하면... 영화화 될만큼 소설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죠.^^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ㅋㅋ

BRINY님, 주인공이 결국은 NY times 가나요?^^
<악.프> 작가처럼 직장생활 1년 쩜 넘게 하고 그 길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리다니! 그녀야 말로 신데렐라? ㅋㅋ

kleinsusun 2006-12-1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네...외면하기도, 사랑하기도 힘든 베스트셀러!^^

구두야, <악.프> 보다 더 씁쓸했던 건 [M형 사회], [.....10가지 방법] 같은 책들이었어."살아 남자!" 이런 함성과 구호가 들리는 듯...근데 문제는...나도 그런거 읽으면 무서워.ㅋㅋㅋ

kleinsusun 2006-12-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사스님, 제 허접한 "감상"을 문명에 대한 (비판적) "단상"이라 말해 주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어요. ㅋㅋ 그래도 흥미롭다니 좋네요.^^

요즘 한국 시장도 "일본 소설"이 대세잖아요. 작가들 폭도 넓어졌고,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만드는 영화/드라마도 엄청 많고!

대만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아요.
<공중그네>같은 오쿠다 히데오 소설도 베스트셀러더라구요.

<미들섹스>(제프리 유제니디스)가 베스트셀러 5위인 것으로 보아(광고도 많이 해요!), 한국에 비해 번역/출간 자체가 느린 것 같아요.

이런 맥락(?)에서 추측해 볼 때...
<슬픈 외국어>는 일본소설 붐을 타고 뒤늦게 출간된 하루키의 에세이가 아닌가 하는... ^^

kleinsusun 2006-12-1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 예전에 Jude님의 <왜 쓰는가?> 리뷰를 보고 "에세이스트"로서의 폴 오스터를 사랑하는 님의 취향을 알고 있었죠.^^ 제가 워낙...Jude님에게 관심이 많거든요.호홋

끼사스님, 네...하루키는 분명 매력있는 에세이스트예요.
저도 하루키 에세이를 좋아해요. 그의 에세이를 읽으며 몇달씩 이 나라, 저 나라 옮겨 다니며 사는 그의 삶을 동경했다는...^^

콸츠님, <하류사회>는 흥미로운 책이예요. 책 속의 "통계"들이 무척 흥미로워요. "사회학적 고찰"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통계들이 보여주는 "신분/계급의 문제"는 상당히 예리하기도 해요.

다만...."성찰" 보다는 "훈화말씀"으로 읽히는 책이라는 점,
"이렇게 살면 당신은 하류!"라고 말하며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점,
결국.....주제가 "하류로 몰락하지 않도록 빈둥거리지 말고 열심히 살자!"로 귀결된다는 점이.....아쉬워요.

외로운 발바닥 2006-12-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 씁슬한 풍경이네요. 조금 측면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얼마전 파장이 일었던 '마시멜로 이야기'가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하긴 며칠전 알라딘 총결산에도 당당 1위에 올라있더라고요. -0-;;

kleinsusun 2006-12-1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 발바닥님, 몇달 전 비행기에서 옆 자리에 앉은 대학생이 <마시멜로>에 형광펜으로 줄을 치면서 열씨미 읽더라구요. 불끈! 언제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말아야 할까요? 전...넘 많이 먹은 거 같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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