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리디너 여러분~
넘넘 오랜만이예요. 모처럼 페이퍼를 쓰려니 뻘쭘하기도 하고... 어색하네요^^:; 그 동안 넘 정신이 없다보니 서재가 거의 1년 동안 개점휴업상태였답니다.
제 2번째 책이 나왔어요. 제목은 <밑줄 긋는 여자>. 이번에는 "독서에세이"랍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부터 공지영,김훈의 베스트셀러까지 50여권의 책 이야기들을 제 일상과 맞물려 쓴 28편의 에세이들입니다.
시비돌이 지승호님이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요즘... "독서에세이"들이 참 많죠. 서점에 가면 아예 별도의 매대가 있잖아요. 출판사에서 독서에세이를 써보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많이... 망설였어요. 전업작가, 유명인들이 쓴 독서에세이들이 쏟아지는데, 책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 어려운 책들로 가득한 독서에세이들을 보면 주눅까지 드는데... 그 대열에 동참(?)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았어요. 물리적으로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할 자신이 없기도 했구요.
하지만... "너 이런 책 읽어봤어?" 하는 독자를 기죽이는 현학적인 글이 아닌, 책을 위한 책 이야기가 아닌, 일상과 책이 하나가 된 진솔한 에세이를 써보고 싶었어요. 특히... 저 같은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읽으며 빙긋 웃기도 하고 자그마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에세이를 써보고 싶었답니다.
누군가 제 책을 읽고 "오늘 일찍 퇴근하고 서점에 들려볼까?"하고 생각한다면, 제 집필 목적이 이루어진 거예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앞뒤 재지 않는 성격 때문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같아요.
작년에 <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 간다>가 나왔을 때, 넘 기뻐서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였어요. 아마도... 제 인생에서 제일 기뻤던 순간 같아요.
근데 이번 책이 나왔을 때는, 기쁨 보다는 길고 긴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드디어....책이 나왔구나! 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끝났구나!
작년부터 제가 저녁에 대학원을 다녔는데, 책을 쓰려고 대학원을 휴학하려 했었거든요. 그런데... 야간 대학원은 한번 휴학하면 못 다닌다는 주위의 만류로 미친 척하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책을 썼어요.
회사, 대학원, 책쓰기를 병행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하루하루 카페인으로 버텼어요.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점심을 먹다가 저도 모르게 울어버렸어요. 그냥...너무 두려웠어요. 제게 닥친 그 많은 일들이... 다 때려치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 뭔가 대형 사고를 친 그럼 심정이었어요.
몇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는데, 포기하려 했었는데, 너무도...다행이고 또 기뻐요.
이제 오랜 개점휴업 끝의 먼지 쌓인 서재를 청소도 하고, 조금씩 가꾸어 가야 겠어요.
저를 잊지 않고 가끔 연락주신 알라디너 여러분, 넘넘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