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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나를 알고 있는가 - 숨겨진 무의식을 발견하는 10가지 심리 프레임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부제가 '숨겨진 무의식을 발견하는 10가지 심리 프레임'이다. 책의 뒤표지에는 '현대 심리학이 주목한 무의식의 세계 나를 변화시키는 행복한 심리학을 만나다!',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동기, 소질, 창의성, 습관 ....' 이런 홍보 카피들이 있다.
조금 더 주의 깊게 이 문구와 제목의 상관관계를 살폈다면 애초에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기에 '무의식을 발견하는 심리 프레임'이라는 말에 낚였으나 뒤표지의 카피는 이 책이 심리학 책이라기보다는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고 나는 그걸 그저 지나치고 말았다.
심지어 책의 편집도 엉성했다. 스탁사진을 가져다 쓴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였다고 해야 할까? 본문 내용이나 인용구와 별로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 않은 어색한 사진이 툭툭 튀어나와 맥이 끊겼다. 본문 내용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자기계발서라고 외치고 있었다. 결국 나는 챕터별로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발췌독을 했다. 사실 작가의 톤은 마음에 들었다. 이 분이 강의를 한다면 꽤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암스테르담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있다.
분주히 발췌독을 하다가 드디어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빛을 발하게 만드는 부분에 이르렀다. 지극히 전형적인 자기 계발서다운 챕터 '동기부여'에 대한 내용이었다. '기대 * 가치 = 동기'라는 것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으나 '보상을 포기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는 문장은 곱씹어 볼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심리학 책이나 자기계발서에서 나오는 자기보상(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했을 때 받을 보상을 미리 설정해 두고 목표를 달성하면 예정된 보상을 주는 것)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아니, 더 들어가서 보자면 거기에 일정 부분의 손해(시간적, 물리적, 감정적)를 감수하고라도 꼭 하고 싶은 것이라고 가정을 하는 셈이기도 하다. 그것이야말로 저자가 말하는 기대와 가치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엄청난 동기를 만들어내 부여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 문장을 읽고 나서 곧바로 나는 어떤 것이 동기의 극대화를 이끌어내는지 생각해보았다. 운 좋게도 곧 하나의 일이 떠올랐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몇몇 손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감내하고서라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의 동기부여는 해야만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의 경우에 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리고, 본인도 하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질 지경이 되어도 끝까지 매달려서 해내려고 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기대와 가치가 모두 높은 일, 상당한 동기를 부여하는 일을 가진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 비교했을 때 그 질의 차이가 엄청날 것이다. 당근을 앞에 두고 달래보고, '이랴~ 이랴~' 채찍질도 해가며 겨우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 삶이 있다. 당근도 없고, 채찍도 없지만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자갈밭도 굽은 길도 온 힘을 다해 걸어나가는 삶도 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보다 먼저, 내 삶에는 그런 동기부여가 되는 무엇이 존재하는지 한 번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