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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
제럴드 잼폴스키 / 한국경제신문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제는 [Forgiveness].
그냥 <용서>라 하면 될 것을,
<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를 제목으로 한 것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은 부담스런 제목이다.
알라딘을 돌아 다니다가,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을 알라딘에서 만난 날,
나는 누군가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이 책의 제목에, 제목만으로 가슴이 뻐근했던 책이라는 별다섯개짜리 독자리뷰에 마음이 갔다.
그 날 기분이 아주 좋았다면,
뭔가에 한껏 들떠 있었다면,
이 책을 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용서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면,
난 용서하는 방법을 절실히 배우고 싶었다.
누구를 그렇게 용서하고 싶냐구?
바로 나.
물론 나에게 잘못했던 사람들,
나를 정말 아프게 했던 사람들,
너무도 위악적이고 이기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떠올리기도 싫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 있다.
그런데...
내가 용서 못하고 괴롭히는건 그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들들 볶는건 바로 나다.
예를 들어 이렇게.
- 나는 왜 그 사람을 만났을까? 나는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없을까? 나는 바보다.바보 바보 바보.
- 나는 왜 그런 일을 했을까? 그렇게 판단력이 없을까?
조금만 조심했어도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 나는 왜 그때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내가 이것 밖에 안되는 걸까?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히고, 들들 볶고, 혼자 괴로워하고...
내 자신에게 좀 잘 대해주고 싶었다.너그럽게.
이 책에는 용서에 대한 정의가 여러개 있는데,
그 중 이런 나에게 가장 어필하는 표현이 있었다.
용서는 그런 과거가 아니었으면 하는 미련을 떨쳐버리는 것.
그렇다.
용서의 목적은 과거에서 놓여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추천의 말"을 쓴 닐 도널드 월쉬.
이 책을 "인생을 바꾸어줄 만한 책"이라고 극찬했는데,
심지어 이 책은 "하느님의 메시지"라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대단한 책이라고 하기는 사실 어렵지만
마음 속에 일렁이는 분노에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이 책에 제시된 방법 중 하나.
용서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감정을 모조리 표현한 다음 편지를 찢어 버리도록.
한번 해볼까?
잊었다고 생각하는 일을 들추어내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사실 난 알고 있다.
내가 잊어버린 척 하고 있다는 걸....
외면하고 있는 척 하지만 그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한번 해볼까?
미친 척 하고 한번 해보고 찢어 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