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색 -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먼저...딴지를 걸자면,
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가
제목에서 너무 "오버"했듯이,
강준만의 <인간 사색>도 "사색" 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감.히 생각한다. 시건방지게도!

수많은 "인용"으로 가득한 이 책에서
"사색"의 흔적을 발견하기는.... ???
(물론... 행간의 숨은 뜻을 읽어내지 못하는 독자의 우매함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단...놀랍고 재미있다.

"그러나 늘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컸다. 그래서 신문 1단 기사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인간학 사전' 이라는 이름으로 <월간 인물과 사상>에 그 관심을 나타내 보이기도 했으며, 이 책에 실린 글의 대부분은 그때 썼던 글을 발전시킨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신문 1단 기사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렇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준만은 한국인의 "인간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읽고 연구했다.
일반 독자가 투고한 신문 오피니언 면에서 학부생의 레포트까지!

이 책은 앞으로 "한국인의 인간 관계"를 심화시켜 연구하기 위한
좋은 "시발점"이며 효과 만빵인 "촉진제"이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뒤에 실린 16페이지 짜리 "주註"만 봐도
절대 돈 아깝지 않은 책이다.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해 한번 마음 잡고 공부해 보고 싶다면
일단 이 책을 읽고,
"주註"에 있는 수많은 책과 기사를 찾아 읽으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강준만의 글쓰기는
참으로 "경제적"이며 또한 "영악하다"...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저술이라기 보다는 "편집"에 가깝다.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내지 않고,
그 자리에 자신의 주장에 대응하는 인용을 넣는다.
예를 들어, 정희진도 ........라고 했다.
( 이 책의 인용 중 상당부분이 정희진의 한겨레 연재 기사다.)

할 말 다하면서 감정이 배제된 글,
이런 글이 독자를 설득한다.

장정일처럼 독서일기도 아니고 <공부>를 쓰면서
격앙된 감정으로 디따 "들이 대면"
오히려 독자가 멈~칫 경계를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강준만의 글쓰기는 단련되고 또 단련된
"식자"만이 쓸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강준만의 책을 읽으면 항상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 잡힌다.불~끈!

※ 이 책에 인용된 수많은 저서 중 읽고 싶은 책 목록.

김영민, <사랑, 그 환상의 물매>(마음산책,2004)
애드리언 블루, <키스의 재발견 : 에로틱한 접근에서 철학적인 고찰까지>(예담, 2004)
파트릭 르무안, <유혹의 심리학>(북폴리오, 2005)
황혜진, <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살림, 2005)
필립 튀르셰, <유혹, 그 무의식적인 코드>(나무생각, 2005)
지그문트 바우만,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한길사, 2003)
이정은,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살림,2005)
마광수,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 마광수 철학에세이>(오늘의 책, 2005)
이성용, <한국을 버려라! : 한국, 한국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청림출판,2004)
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2005)
노르만 핀켈슈타인, <홀로코스트 산업 : 홀로코스트를 초대형 돈벌이로 만든 자들은 누구인가?>(한겨레 신문사,2004)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12-10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1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씨의 책을 보면 항상 그 놀라운 자료수집력과 편집력에 놀라게 돼요. 도대체 그게 한사람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어서.... 때로는 그러한 글이 목소리만 높은 글보다 더 설득력을 가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책은 저도 보고 싶네요. 보관함에 넣어놓을게요.

글샘 2006-12-10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사실 세상의 숱하게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내 생각을 다 했더라구요.
강준만은 그 사람들의 글을 다 읽었고, 그걸 스크랩해 두었고, 그걸 다 외었다가 이런 편집을 낸 거고요.
영화도 사실은 편집자의 생각을 <이야기>라 착각하고 보는 거거든요.
강준만씨, 정말 엄청난 사람이라 생각해요. ^^

외로운 발바닥 2006-12-1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전에 이 책 보고 싶어 보관함에 넣어 두었었는데 수선님 리뷰 보니 당장 사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마태우스 2006-12-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왕팬인지라 벌써 샀지요. 그의 책들이 먼저 읽히려고 경쟁하고 있는 중...보통 다작가라야 말이죠...^^

마태우스 2006-12-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곤 별반 재미없겠다 싶었는데 재밌단 말이죠 흐음.

2006-12-10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12-1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의 책은 안본지 오래되었는데..아마 이것도 안볼듯 합니다.^^
뭐 언젠가 우리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훌륭한 학자란 모든 걸 다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내용이 어느 책 어느 곳에 있는 지 아는 사람이다.....라는
강준만 교수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겠지요.사실 스크랩의 왕으로 치면 월간조선 조갑제 아저씨나 고인이된 홍사중 아저씨등도 국내 최강의 스크랩 능력을 자랑하셨드랍니다.그 아저씨들은 강교수보다 기자네트워크와 정치인맥을 통해 저인망 정보까지 모아놓았지요...결국 그 칼로 무얼 잡느냐가 관건이 되겠네요.
요즘 최고의 정보 지식인은 네이버 지식검색이나 구글일껄요 ㅎㅎ

잉크냄새 2006-12-1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보관함에서 먼지 쌓이고 있는데, 다음 주문때 먼지좀 털어줘야겠어요.

2006-12-11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12-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된 책 중에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만 읽었는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거든요. 일반 심리학 서적과 별반 다른 게 없다고 말해도 할말없겠지만, 저술한 사람이 글솜씨가 빼어났다는 거...

장정일의 공부.. 그랬다구 했죠.
오늘 중고서점에서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라는 책을 발견하고...한참을 살까말까 쪼물락 거리다가 다른 책 사갖구 나왔는데...

marine 2006-12-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