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침마다 출근길에 스타벅스에 들려 오늘의 커피 grande를 하나 산다. 환경 보증금 50원까지 합해 3,550원! 어느날 아침, 옆팀의 L팀장이 내게 물었다. " 성과장, 그거 하나 얼맙니까? " 난 뻘쭘해 하며 대답했다. 뭔가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 삼천....오백원요." 40대 중반의 L팀장이 놀라며 말했다." 허...디게 비싸네.. 공제회관 밥값 보다 비싸네." 그렇다. 커피 한잔이 밥값보다 비싸다. 별다방의 부르조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재수 없어 보일 수 있다. 왜 커피 값 얘기를 하는가? "살림 지식 총서"는 스타벅스 커피 보다 싸다. 정가 3,300원.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15% 할인(2,800원)에 무료 배송!이렇게 싸도 되는가....미안하기 까지 하다.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는 강준만의 <인간 사색>을 읽다가 알게 된 책이다. 인용과 편집의 황제 강준만 교수의 레이더에 이 책도 걸려 들었던 것! 만약 이 책이 만원짜리 단행본이었다면 솔직히...돈이 좀 아까웠을 것 같다. 왜냐?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헤겔의 "주인-노예 변증법"을 성실히 요약설명한 "범생이표 개론서"이기 때문이다. "인정"을 향한 욕망은 인간의 본질, "인정 투쟁"은 인간의 역사! 그 어떤 훌륭한 저자라 하더라도 이 손바닥만한 책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요 작고 앙징 맞은 책의 역할은 맛배기? 마트 시음대에서 소주잔 크기의 종이컵에 따뤄주는 커피 한잔?이 책을 읽으며 강유원이 제시한 "공부법"이 생각났다. 요런 얇은 개론서들을 야금야금 읽지 말고 그가 말한 대로 힐쉬베르거의 <서양 철학사>를 무식하게 50번 읽어야 겠다고!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 상권을 샀다. 상권만 761페이지! (들고 다니면서 읽는 게 거의...불가능하다. 분권을...해야 할까?) p.s) 김윤식 선생님 특강 때, 헤겔의 주인-노예 변증법 얘기를 하시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얘기를 하셨다. 아...<노인과 바다>를 "주인-노예 변증법"으로 해석할 수도 있구나! 도대체...그 짧은 4일간의 강의시간에 김윤식 선생님은 얼마나 많은 얘기를 하셨나? 그를 존경하지 않는 건.......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