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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21일 째.
금요일 회식 때 술 마신 걸 빼면 별 다섯 개! 약속은 점심 때만 했고(저녁 약속 일체 사절), 초콜릿, 아이스크림, 콜라, 피자.... 피해야 할 음식은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다이어트 전에는 "드림 카카오 72%", 갈색 플라스틱 병이 항상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비타민 병처럼.
피곤하거나, 갑자기 열을 확~받을 때 드림 카카오 몇알을 약 먹듯이 먹곤 했다. 할머니들이 우황청심환을 먹는 것처럼.
내가 드림 카카오를 즐겨(?) 먹는걸 본 후배들이 선물을 하기도 해서, 드림 카카오 병은 항상 책상 위에 자리를 떡~하니 잡고 있었다. 모니터나 전화기처럼.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 책상 위에 남아있던 드림 카카오를 마른 체형의 K과장에게 선물(?)했다. 그 후로 한번도 초콜릿을 먹지 않았다.
월요일 오전, 열을 확~받는 사건이 있었다. 순간.... 넘넘 초콜릿이 땡겼다. 초콜릿, 핫초코, 치즈 케익, 피자빵.... 이런 것들이 머리를 빙빙 돌았다.
먹을까? 아니, 참자. 그냥 먹어 버리자. 아니야, 참자. 마음 속에서 100만번은 갈등했다. 결국... 먹지 않고 월요일 오전이 갔다.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서, 화가 나서, 우울해서, 이상하게 마음이 헛헛해서, 초콜릿, 아이스크림, 치즈 케익 같은 무진장 단 것들을 먹은 적이 많았다.
편두통이 심할 때 타이레놀을 찾는 것처럼 스트레스를 참지 못할 때 달고 자극적인 음식들이 땡겼다. 먹고 나서는...먹었단 이유로 또 스트레스를 받고...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인 이유"로 음식을 먹는다. 전혀 배 고프지 않은데도! 화가 나서, 우울해서, 피곤해서, 외로워서, 마음이 헛헛해서...
문제는 먹고 나서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거다. 심한 경우, 죄책감까지 느낀다.
[MY BIG FAT GREEK DIET](번역 제목: 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의 저자 Nick Yphantides는 그의 나이 서른 살, 고환암 판정을 받은 날, 잠시 바람을 쐬러 간다며 혼자 나가 KFC에서 치킨을 먹었다.
" 이 이야기를 다시 하자니 몸이 다시 아파오는 것 같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 자신을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해준 가족들 곁을 버리고 프라이드 치킨과 몇몇 메뉴들에 의지한 것이다.
그 동안 먹는 것이 얼마나 나를 지배해왔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다이어트 여행 8개월 동안 음식을 멀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음식은 마음의 괴로움과 고통을 가라앉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p131)
그래...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음식은 배 고플 때 먹는거지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먹는 게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기간, 다이어트 21일 째. 이제 39일 남았다.
이번 주는 절대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불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