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문드 버크의 숭고한 감정
인간의 숭고한 감정이 예술의 과제로 떠오르기 전까지 미학사에는 미에 대한 이론이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했다.
숭고는 근본적으로 미와는 달라서 미는 기쁨과 명랑한 감정을 생기게 하지만 숭고는 경탄과 두려운 감정이 일어나게 한다.
18세기가 막 시작될 무렵 영국에서는 애디슨이 상상력을 끌어당기는 특질로서 미와 숭고를 연결시켰다.
“아름다운 것과 숭고한 것”이 계몽주의 시대의 영국 미학에 있어 하나의 보편적 공식이 되었다.
에드문드 버크Edmund Burke(1729-97)가 1756년에 출간한 『숭고와 미에 대한 우리 관념의 기원에 관한 철학적 논구 A Philosophical Enquiry into the Origin of Our Ideas of the Sublime and the Beautiful』의 제목과 내용에서 숭고와 미를 병렬한 후 더욱 그랬다.39)
버크의 저서는 영국인의 미적 취미에 영향을 주어 18세기 초 고전적 형식주의로부터 후반의 낭만주의로의 전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현상학적 그리고 심리학적 두 측면에서 오브제들의 어떤 특성들이 우리로 하여금 미에 대한 느낌, 즉 욕망이 없는 ‘사랑’과 숭고, 즉 실재 위험이 없는 ‘경악’을 자극시키는지에 관해 논했다.
숭고한 것에 대한 느낌은 그것을 응시하는 것에 의해 정신에 가득 차는 공포의 정도, 즉 조절된 전율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고통과 위험의 개념들을 자극할 수 있거나, 그런 대상들과 연합된 것들이나, 혹은 유사한 방법으로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특성들을 지닌 대상들 어떤 것이라도 숭고한 것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버크에게 미는 즐거움의 개념으로 인간의 사회적 본능과 관련이 있는 반면 숭고는 고통과 위험의 개념으로 낯선 감성을 야기하는데 그의 낯선 표현으로 말하면 자아보존의 원리와 관련이 있다.
미는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반면 숭고한 감정은 감성적으로 격렬하게 만든다.
숭고는 증명되거나 제시될 수는 없더라도 갑자기 와서 감성을 흔들어놓고 느끼게 하는 경이로운 것이다.
이런 상이한 경험은 상호 모순된다. 어둡고, 불확실하며, 혼돈된 숭고한 감정은 앞서 플라톤이 『필레부스』에서 이상적인 미에 대한 미적 가치에 논한 것에 상반되는 것으로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던 전통적인 플라톤의 예술론을 무용하게 만들었다.
그는 상응하는 미와 숭고를 조화시키기 위해 미에 상반되는 개념 추함을 부분적으로 숭고와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는 “왜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이 재현된 실재를 바라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가” 하는 문제에 집착했다.
그는 진정한 고뇌와 재난은 관람자에게 순수한 고통을 주기보다는 경험이 증명하듯 매혹시키고 황홀하게 만드는 것을 알았다.
버크는 숭고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강력하며, 결성과 공허, 무한에 가까운 광대함 등을 꼽았다.
이런 것들은 미를 죽은 것으로 그리고 효력 없는 것이 되게 한다.
플라톤에 따라 미를 유일한 가치로 받아들일 경우 이와 상반되는 추함은 미적 가치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게 된다.
버크는 추함조차도 미적 감상의 한 오브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인데 이런 사고는 19세기와 20세기 표현 개념의 초석이 되었다.
버크는 훌륭한 예술에서 명백함이 본질적 특성이라고 주장한 이성주의자와 고전주의자들을 공격했다.
그는 명백함보다는 오히려 무한한 것이 가장 훌륭하고 가장 고상하다면서 경계가 없는 무한한 것은 명료하거나 구별될 수 없다고 했다.
더구나 상상력은 대부분의 경우 명백하게 나타낸 것이 아닌 암시되거나 시사된 것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는 숭고한 감정의 즐거움에 주로 두려움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두려움은 지식에 의해 점차 줄게 되지만 숨은 암시에 의해 심해진다.
그에게 예술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특성은 명백함이 아니라 불명료함이었다.
그는 “사물들에 대한 우리의 무지가 모든 우리의 감탄의 원인이 되고, 전적으로 우리의 열정을 흥분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패러다임 감성은 여성미에 반응하며 정욕을 제거하고, 작고,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다양하고, 섬세한 것 등은 미의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지각적 특성들이 미와 숭고함을 느끼게 하는 이유를 그것들이 실재 사랑과 공포 같은 심리적인 효과들을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미는 전체 시스템의 단단함이 편안하게 되는 데서 행동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훗날 생리학적 미학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