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두툼한 사람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를 찾은 올해 42세의 남자 오씨는 속이 답답하고 명치끝이 거북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하니 위궤양 증세가 약간 있다고 합니다. 입이 자꾸 마르면서 쓴맛이 심하고 만사가 다 귀찮다고 했습니다. 의류 계통의 일을 하고 있는데, 무거운 짐을 많이 나르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 늘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식욕이 어떠냐고 물으니 “요샌 통 먹지를 못합니다. 잠자는 것도 힘들어서 꼭 지옥에 있는 것 같아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오씨는 입술이 두툼하고 코가 낮으며 콧구멍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생김새였습니다. 오씨처럼 입술이 두툼하고 코가 낮은 사람은 대개 밑불(양기)이 시원찮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한의학의 판단입니다. 밑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없으므로 소화가 안 되고 식욕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조성태는 맥을 살핀 후 환자에게 위가 약간 처져 있고 소화 기능이 허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나누어 식사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아침은 많이 저녁에는 적게 먹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오씨처럼 선천적으로 약한 체질은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이 찾아오는데,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맑지 않으며 늘 피곤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등살이 아프고 허리가 뻐근할 때도 있습니다. 방광이 좋지 않으므로 소변보는 것도 시원찮습니다. 그는 환자에게 팔미탕八味湯을 처방했습니다. 팔미탕은 비위脾胃가 허한虛寒하여 기氣가 정체되어 소통되지 않고 심복心腹이 찌르는 듯이 아픈 데 처방하는 약입니다.
입술이 두툼한 사람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으며, 음식을 먹을 때에는 허겁지겁 빨리 먹어치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는 움직이기 싫어하고 그대로 자리에 누우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꾸 살이 찌고 몸이 무거워집니다.
입술이 두툼한 사람은 입맛이 당긴다고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에 비위의 기능을 상하게 하며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키지도 못합니다. 따라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므로 늘 기운이 없고 눈동자에 힘이 없으며 땀을 많이 흘립니다. 이는 기력이 쇠한 까닭입니다.
요즘 비만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대체로 입술이 두툼합니다. 아이 때는 혈기가 왕성하기 때문에 부산하게 돌아다니며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정상인데, 비만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기 싫어합니다. 이렇게 되니 자꾸 옆으로만 살이 찌고 키가 잘 자라지 않습니다. 비만으로 인해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에 걸리기 쉽고, 비위가 상해 팔다리나 관절 통증을 호소합니다.
입술은 혈血에 해당하므로 입술이 두툼하면 변비로 고생하거나 혈허두통血虛頭痛(혈血이 부족해서 두통頭痛이 생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입술이 얇은 사람은 먹는 데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식사 때만 되면 무얼 먹을까 하고 고민하며 식사량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먹는 데 관심이 없을 분이지, 맛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미식가 중에 얇은 입술을 한 사람이 많습니다.
입술이 얇은 사람은 음식을 먹을 때 깨작거리며 잘 먹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적은 양을 자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잠시도 가만히 잇지 않고 끊임없이 뭔가를 하며 움직이는 특징이 있는데, 이처럼 먹는 양이 적으면서 활동량이 많으므로 당연히 살이 붙지 않고 마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