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우의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미술문화)에서
뭉크의 작품 <병든 아이the Sick Child>
1885~6년작, 유화, 119.5-118.5cm
뭉크는 말했다.
"두려움과 병마가 없었더라면 나의 인생은 키가 없는 배와 같았을 것이다."
뭉크가 얼마나 공포와 병의 위협 속에서 살았는지를 가늠케 하는 말이다.
죽음은 늘 잠재의식에서 그를 괴롭혔다.
뭉크는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누이 소피에가 병마에 시달리는 모습을 그렸는데 그것이 <병든 아이>이다.
소피에가 죽은 지 8년이 지났다.
죽음을 앞둔 15살 소녀의 애처로운 모습과 슬픔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인 이모의 모습을 통렬한 장면으로 묘사했다.
또한 두 사람 주위의 것들을 과감하게 생략하여 죽음의 그림자를 선명하게 나타내려고 했다.
이 그림에 관해 뭉크는 훗날 말했다.
"이 작품으로 해서 나의 예술 전체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 작품은 나의 예술의 돌파구였다.
이후 거의 모든 작품이 이 작품 덕택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
이 그림은 나의 어린 시절, 집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 집안을 잘 아는 이만이 나의 어린 시절의 체험이 이 그림을 그리게 했음을 알 것이다.
...
난 확신한다.
어느 화가라도 작품의 주제에서 내가 <병든 아이>에서 체험한 것과 같은 심원한 슬픔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고 ..."
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음을 다음 말에서 알 수 있다.
"일 년 동안 이 그림을 수 차례에 걸쳐 그리고 또 그렸다.
물감을 긁어낸 후 테레빈오일로 녹여내는 등 처음의 인상, 투명한 피부, 진동하는 입, 떨리는 손을 캔버스에 생생하게 표현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이렇게 해서 깨달은 점은 내 눈이 나 자신의 인상에 달렸다는 것이다."